유진그룹 황태자의 애매한 성적표

승계 절차 밟지만…성과는 언제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유진그룹 오너 3세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전무를 건너뛴 채 부사장으로 영전시킬 만큼 그룹 차원의 기대가 큰 상황. 정작 밀어준 것에 비하면 지금까지 보여준 건 그리 많지 않다. 

유진그룹은 1954년 유재필 유진그룹 명예회장이 세운 대흥제과에 뿌리를 두고 있다. 유재필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그룹은 창업주의 세 아들이 운영하고 있다. 장남인 유경선 회장이 유진기업, 차남인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은 금융 계열사, 삼남인 유순태 유진그룹 부사장은 레저 부문을 관장하는 형태다.

주목받는
유 부사장

유진그룹은 연이은 M&A를 거치며 준 대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유진그룹은 공정 자산 기준 재계 63위에 올라 있다. 산하 계열회사는 52곳, 자산총액은 5조5280억원이다. 

그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곳은 사업형 지주회사의 틀을 갖춘 유진기업이다. 유진기업은 본업인 레미콘 사업을 영위하면서 대다수 계열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운송업, 골프장, 금융업 등의 사업 영역 전반에 유진기업의 영향력이 닿는 구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유진기업 최대주주는 지분 11.54%를 보유한 유경선 회장이지만, 유경선 회장의 지배력이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다. 유재필 창업주는 물론이고 오너 2~3세가 골고루 유진기업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유진기업 지분을 보유한 오너 일가 구성원은 14명에 달하며, 특수관계인 지분율의 총합은 38.74%다.


그럼에도 유경선 회장의 입지는 제법 탄탄하다. 유경선 회장이 그룹의 총수직을 수행한다는 점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이런 이유로 재계에서는 유경선 회장 일가를 중심으로 승계 작업이 가동될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유경선 회장의 장남인 유석훈 부사장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쭉쭉쭉∼
파격 인사

1982년생인 유석훈 부사장은 2015년 3월 유진기업 등기임원에 선임된 이후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해왔다. 부사장에 선임된 건 최근 일이다. 지난해 12월27일 유진그룹은 임원 승진인사를 발표했는데,  유석훈 상무는 해당 인사를 통해 올 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유석훈 부사장이 전무 직급을 건너뛴 채 승진하자, 재계에서는 유진그룹이 오너 3세 경영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를 내놨다. 후계구도를 조기에 확립하려는 의중이 명확해졌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게다가 유석훈 부사장은 후계구도에 걸림돌이 될만한 경쟁자가 없는 상태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유석훈 부사장의 유진기업 지분은 3.06%로, 3세 경영인 가운데 지분율이 가장 높다. 그보다 지분율이 높은 특수관계인은 유경선 회장, 유창수(6.85%) 부회장, 유순태(4.38%) 부사장 등 세 명에 국한된다.

다만 유석훈 부사장이 총수로 등극하려면 다소 시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 유경선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68세)다.

아버지 세대가 보유한 유진기업 지분을 넘겨받는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지배력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유경선 회장의 지분뿐 아니라 유창수 부회장과 유순태 부사장이 보유한 유진기업 지분까지 흡수하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다.


문제는 승계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하느냐다. 아버지와 삼촌들이 보유한 유진기업 주식의 가치는 지난 3일 종가 기준 848억원에 달한다.

본격 가동된 승계 플랜
전무 건너뛴 초고속 승진

가장 눈에 띄는 승계 재원 확보처는 우진레미콘이다. 우진레미콘은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로 2013년 7월에 설립됐다. 최대주주는 지분 45%를 보유한 유석훈 부사장이다. 당초 우진레미콘은 개인 소유의 회사였으나 유석훈 부사장 등 오너 일가가 2017년 지분 전량을 취득했다.

우진레미콘은 2020년 말 기준 총자산이 153억원,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17억원, 14억원이다. 우진레미콘은 2019년과 2020년에 계열사와 각각 20억원, 6억8800만원 규모의 매입거래를 했다. 매출거래는 2019년 8700만원, 2020년 4억2200만원이었다.

우진레미콘은 최근 2년간 8억원씩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2019년 110%, 2020년 90%였는데, 유경선 회장 일가가 유진기업 주식을 매입한 것도 우진레미콘의 배당과 관련이 있다. 유경선 회장의 장녀 정민씨와 차녀 정윤씨는 2020년 3월27일부터 31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5만여주씩 유진기업 주식을 매입하면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남부산업은 향후 다방면에서 쓰임새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석훈 부사장이 지분 21.14%를 지닌 남부산업은 유진기업 지분 4.6%를 보유 중이다. 유진기업으로부터 매년 5억원가량 배당 수익을 얻고 있다.

밀어주고
당겨주고

유석훈 부사장은그룹의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기 앞서 경영 능력에 대한 물음표를 확실히 지워내야 하는 상황이다. 유석훈 부사장은 임원으로 활동한 이후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특히 유진에너팜을 안착시키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

유진에너팜은 유진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영위하고자 2014년 10월 설립된 법인이다. 출범 당시 유석훈 부사장은 지분 32.8%를 보유한 2대주주로 참여했다. 유진에너팜은 2018년 매출 109억원을 달성했다. 당시 내부거래율은 99.45%였다. 

하지만 유진그룹이 비주력 사업 정리 차원에서 유진초저온을 매각하기로 결정하자, 거래 관계였던 유진에너팜은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실제로 유진에너팜의 매출은 2019년 23억원(내부거래율 97.48%)으로 급감했다.

또 2020년에는 매출이 1억3900만원으로 축소된 상태에서 3억7700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유석훈 부사장은 기대를 모았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서도 끝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2020년 유진기업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에 현대중공업지주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에선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유진기업에선 유석훈 부사장이 인수 작업을 주도했다.


해당 인수전은 경영 능력을 증명하고 그룹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한 시험대라는 의미가 더해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결과적으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승리로 끝났다. 애초부터 현대중공업지주가 유력한 분위기였지만, 한 방이 절실했던 유석훈 부사장에게는 다소 아쉬운 끝맺음이었다.

이처럼 거듭된 시행착오를 겪었음에도 유진그룹은 유석훈 부사장에게 측면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유진기업의 자회사인 나눔로또는 벤처펀드 조성 등을 목적으로 50억원을 투자해 스프링벤처스라는 투자사를 설립한 상태다.

성과는
언제쯤?

해당 과정에서 유진기업은 큰 손 역할을 맡았다. 지난 1월 유진기업은 나눔로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80억원을 지원했다. 이미 그룹 안팎에서는 스프링벤처스 설립에 유석훈 부사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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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