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체험 마을 ③슬로시티대흥

정겨운 마을 길 따라 걸으며 느끼는 겨울 정취

충남 예산군 대흥면에 자리한 슬로시티대흥은 교촌리와 동서리, 상중리 등 예당호 주변 마을을 아우른다. 슬로시티답게 자연과 문화, 역사적인 요소를 두루 갖췄다. 2009년 9월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슬로시티로 공식 인증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6번째, 세계에서 121번째다.

슬로시티(slow city)는 ‘느린 도시 만들기 운동’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치타슬로(cittaslow)의 영어식 표현이다. 1986년 패스트푸드(즉석식)에 반대한 슬로푸드(여유식) 운동의 정신을 삶으로 확장해, ‘전통과 자연 생태를 슬기롭게 보전하면서 느림의 미학을 기반으로 인류의 지속적인 발전과 진화를 추구하는 도시’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슬로시티는 조금 더 느리고 세심하게 여행해야 한다. 인간이 걷는 속도는 평지 기준으로 시속 4㎞라고 한다. 슬로시티는 시속 3㎞ 정도로 걸어보면 어떨까. 슬로시티대흥은 천천히 걸으며 정다운 마을 풍경을 담기 좋은 곳이다.

정다운 마을 풍경

출발점은 슬로시티방문자센터다. 이곳에서 각종 정보가 담긴 지도와 홍보물을 구할 수 있다. 본격적인 마을 여행에 나서기 전, ‘의좋은 형제’ 이야기를 잠깐 알아보자.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접한 분도 있을 것이다. 옛날에 우애가 좋은 형제가 살았다. 어느 가을날 밤, 추수를 끝낸 형제는 서로의 살림을 걱정해 자기 볏단을 지고 가 상대 볏단에 쌓았다. 둘 다 똑같이 행동한 나머지, 볏단은 줄지도 늘지도 않았다. 그러다 어느 밤, 볏단을 지고 가다 만나 진실을 알게 된 형제는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옛이야기라고 여기던 이 이야기는 1978년 대흥면에서 ‘우애비’가 발견되며 실화로 확인됐다. 마을 입구에 이들 형제의 이야기를 테마로 의좋은형제공원을 꾸몄다. 옛집과 당시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조형물, 볏짚으로 만든 학과 움집 등이 볼 만하다.

슬로시티대흥 여행은 복잡할 것 없다. 마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웬만한 명소는 다 거치게 된다. 마을 곳곳을 잇는 ‘느린꼬부랑길’은 3개 코스로 나뉜다. 방문자센터에서 얻은 지도를 참고해 걷고 싶은 길을 택하면 된다. 1코스(옛이야깃길)는 5.1㎞로, 90분 정도 걸린다. 처음 만나는 곳은 ‘배 맨 나무’다.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나당 연합군과 백제 부흥군을 공격하러 왔다가 배를 묶은 나무라고 해서 이렇게 부른다. 수령 1000년이 넘은 느티나무다. 여기서 봉수산자연휴양림과 애기폭포 등을 지나 대흥동헌으로 내려온다.

2코스(느림길)는 4.6㎞로, 약 60분이 걸린다. 애기폭포, 대흥동헌이 1코스와 겹친다. 대흥동헌(충남유형문화재)은 예산군에 유일하게 남은 관아 건물이며, 1914~1979년에는 대흥면사무소로 쓰였다. 대흥동헌 건너편에 자리한 달팽이미술관은 대흥보건지소 건물을 개조했다. 슬로시티대흥에 대해 알아보고, 느린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2코스는 겨울에 걷기 적당하다. 동서리천 물길을 따라가며 봉수산 중턱을 거친다. 중간중간 만나는 마을 풍경도 정겹다. 애기폭포를 지나면 야트막한 언덕을 걷는 ‘사색의 길’이다. 겨울 숲 내음과 콧속으로 스미는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고즈넉한 시간을 만끽하자. 사색의 길 뒤에는 한때 보부상이 다녔다는 ‘보부상 길’이 나온다. 예산은 조선 후기 보부상의 근거지인데, 이 길을 따라 보부상이 홍성과 예산을 오갔다고 한다.

보부상 길을 지나 쭉 내려오면 대흥향교에 닿는다. 대흥향교(충남기념물)는 3코스(사랑길)와 겹친다. 대흥향교 앞 은행나무는 수령이 600년이 넘고, ‘사랑나무’라는 애칭이 있다. 약 150년 전, 은행나무 몸속에 느티나무가 뿌리를 내렸고 지금은 한 몸으로 살기 때문이다. 3코스는 3.3㎞로, 다 돌면 50분 정도 걸린다. 교촌리 들녘 사이로 난 논두렁 길을 지나며, 가을에 특히 운치 있다. 느린꼬부랑길은 어느 코스나 60~90분이면 걷기 충분하고, 전체를 돌아보는 데 3시간 남짓 소요된다.

자연·문화·역사적 요소 갖춰져
국제슬로시티연맹 공식 인증

마을에서 소원 모빌 만들어 달기, 부채 만들기, 제기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은 달걀 꾸러미 만들기. 마트에서 파는 달걀판만 보던 아이들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억세 보이는 짚이 부드러워, 설명을 듣고 따라 하면 만들기 쉽다. 달팽이미술관에 주민들 작품을 전시한다. 항아리와 바구니·가방이 있는데, 짚으로 이 모든 걸 만들다니 놀랍다. 체험 프로그램은 현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단한 상태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완화될 경우 진행이 가능하다. 방문 전에 대흥슬로시티 홈페이지(www.slowcitydh.com)를 확인하자.

마을 건너편은 예당평야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예당호다. 1963년 완공했으며, 둘레가 40㎞에 달한다. 호숫가를 걷는 약 5.2㎞ ‘느린호수길’이 있다. 호수 위로 난 나무 덱을 따라가며 겨울 호수의 정취를 느껴보자. 얼어붙은 호수 가운데 띄엄띄엄 떠 있는 낚시 좌대가 비현실적인 풍경을 빚어낸다. 2019년 개통한 예당호출렁다리, 예당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예당호조각공원도 들러볼 만하다.
예산에는 추사 김정희가 태어난 고택이 있다. 조선 시대 전형적인 대갓집 형태인 ㅁ자 집인데, 방 어디선가 추사의 칼칼한 헛기침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고택 왼쪽에 추사의 묘소가 있다. 경기도 과천에 있던 것을 1930년대에 이장했다고 한다. 그 옆으로 추사기념관이 자리한다.

예산 여행에서 내포 지역을 대표하는 고찰, 수덕사를 빠뜨릴 수 없다. 수덕사 대웅전(국보)의 배흘림기둥은 보는 이에게 아, 하는 탄성을 절로 불러일으킨다. 장식 하나 없는 문살은 그 앞에 선 이의 마음을 지그시 눌러준다. 대웅전 옆으로 돌아가면 수덕사 대웅전이 지닌 아름다움의 극치를 만난다. 맞배지붕의 멋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측면은 군더더기를 배제한 단순미의 정수다.

수덕사

수덕사 아래 수덕여관이 있다. 수덕여관(충남기념물)은 가수 윤심덕과 함께 한말 3대 신여성으로 불리던 문인 김일엽·화가 나혜석의 자취가 있고, 고암 이응로 화백이 1958년 프랑스로 유학 가기 전까지 살던 곳이다. 수덕여관 앞의 바위 조각은 고암이 남긴 암각화다. 동백림 사건으로 귀국했을 때 새겼으며, 글자 같기도 하고 사람 모양 같기도 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슬로시티대흥→예당호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슬로시티대흥→예당호
둘째 날: 추사고택→수덕사→수덕여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예산군 문화관광 www.yesan.go.kr/tour
- 슬로시티대흥 www.slowcitydh.com
- 수덕사 www.sudeoksa.com  

문의 전화
- 예산군청 문화관광과 041)339-7114
- 슬로시티대흥 041)331-3727
- 예당관광지 041)339-8281
- 수덕사 041)330-7700

대중교통
[기차] 용산역-예산역, 무궁화호·새마을호 하루 14~15회(05:37~20:45) 운행, 1시간40분~1시간50분 소요. 예산역 정류장에서 314번 버스 이용, 대흥 정류장 하차, 도보 약 17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예산,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7회(07:10~20:40) 운행, 약 2시간 소요. 예산종합터미널 정류장에서 320번 버스 이용, 대흥 정류장 하차, 도보 약 170m.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hticket.co.kr 예산종합터미널 041)333-2921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당진영덕고속도로→예산수덕사 IC에서 예산·홍성·수덕사 방면→예산수덕사IC교차로에서 보령·홍성 방면→응봉사거리에서 청양·광시 방면→의좋은형제길→슬로시티방문자센터

숙박 정보
- 스파뷰호텔: 덕산면 온천단지2로, 041)337-1000, http://spaviewhotel.com
- 하이엘라키즈펜션: 덕산면 남은들로, 070-4464-7881, http://hiella.kr
- 스플라스리솜리조트: 덕산면 온천단지3로, 041)330-8000, www.resom.co.kr/spa

식당 정보
- 호반식당(어죽): 대흥면 예당로, 041)332-0121
- 고덕식당(갈비): 덕산면 덕산온천로, 041)337-8700
- 수덕골미락(산채정식): 덕산면 수덕사안길, 041)337-0606

주변 볼거리
봉수산자연휴양림, 덕산온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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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