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돈 몰릴 복덩이는?

2022년 임인년 새해 부동산 전망은 안갯속이다. 대선을 비롯해 추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실물 경기 회복 등의 변수에 따라 집값이 하향 안정세에 진입할 수도 재반등할 수도 있어서다.

지난해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꼬마빌딩(중소형 빌딩), 생활(형)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 성장세가 심상찮았다. 정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주택시장 전반에 걸친 규제로 반사이익의 수혜자가 된 것. 분양시장에서도 그 인기를 체감할 만한 반응들이 보였다.

하향 안정세?
재반등 기회?

지난해 11월 분양한 경기도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오피스텔은 89실 공급 분양에 12만4426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398대1로 역대 오피스텔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분양을 진행한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AK푸르지오’ 오피스텔 97실 공급은 분양가 9억원을 훌쩍 넘어섰음에도 12만5919명이 분양 경쟁에 몰렸다.

생활숙박시설(생숙시설)도 연이어 흥행을 터뜨렸다. 지난해 8월 서울 강서구 생숙시설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평균 657대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충북 ‘힐스테이트 청주 센트럴’역시 862대1의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수익형 부동산 인기몰이도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집값 상승세 기조로 유지 현상과 공급 부족 등 현재 부동산 시장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보다 전매 제한 규제가 자유로운 것을 물론, LTV(주택담보인정비율) 70%로 비교적 수월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이다.


소형 평형의 오피스텔은 ‘아파트 대체재’라 하기엔 3~4인 가구가 살기 비좁아 선호도가 낮았지만, 최근 1~2인 가구 비중이 크게 늘면서 틈새 주거 상품으로 업계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도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맑음’이 계속되는 한편, 시중 금리 인상 분위기와 내수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달부터 대출 규제 강화까지 예고돼 수익형 부동산 거래가 위축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빨간불 켜진 아파트 여전히 안갯속
대선 등 변수 따라 집값 들쭉날쭉

지난해 하반기 몰린 수익형 부동산 분양 행렬도 올해 예고된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는 ‘가계 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올해 1월부터 잔금 대출도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에 포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나오는 입주자 모집 공고분부터 곧장 적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디레버리지(자산에 투자된 자금 중 부채 비율이 줄어드는 것) 효과로 수익률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은행 대출을 이용한 부동산 매입의 결과는 매달 얻은 임대료 소득의 상당 부분을 대출이자로 상쇄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과도한 대출을 통한 부동산 매입에 신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조언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낙관하는 분위기다. 고점에 다다른 아파트 분양가 영향으로 오피스텔은 이를 대체할 중심 대체재로 꼽히며 가격 상승세까지 더해지고 있다.

또 다른 상업 부동산 유형인 물류센터에도 활발한 투자가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다. 전자 상거래 업체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물류센터 수요가 늘었고, 아직 짓지 않은 건물까지 거래하는 등 물류센터 시장은 성장 중이다.

토지 시장에도 부동산 투자금이 몰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새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 평균 10.1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3기 신도시 조성 등 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 대규모 토지 보상금이 풀릴 예정이고, 물류센터가 주목받으며 교외지 토지 가치가 올라 가격 상승세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토지는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토지 투자에서 가장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입지인데, 입지적 요건에 따라 투자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구조·기능 중시 럭셔리 라이프
입지적인 요건 따라 투자 성패

다세대연립주택과 같은 빌라 시장에는 실거주 목적의 수요가 꾸준히 유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정부 임기 동안 아파트 값의 가파른 상승에 따라 빌라가 대체재로 각광을 받았는데, 올해도 유사한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차선책으로 수요가 몰리는 오피스텔 역시 빌라와 유사한 양상을 띨 것으로 관측된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조사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2억4978만원이다. 지난해 1월 10억6108만원에서 1억8870만원 급등했다. 중위가격도 10억8250만원이다. 평균가격과 중위값 모두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규제가 강화되는 9억원을 훨씬 웃돈다.

서울 외 지역을 포함한 전국 시세로 놓고 봐도 아파트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1월 전국 평균 가격은 4억5961만원이었는데 지난달에는 5억5322만원으로 상승했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도 7500여만원 뛰었다.

대체재
찾아라!

반면 연립다세대 주택의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서울 기준 3억4490만원이다. 중위가격은 3억277만원이다. 전국 기준으로는 평균값은 2억2518만원, 중위가격 1억9526만원이다.

 이처럼 아파트 가격의 부담이 커지면서, 자금 마련이 어려운 실수요자들은 값이 저렴한 빌라로 선회할 가능성이 새해에도 높다. 특히 주거공간으로서 상품성이 준수하고 중심 업무지구와 가깝거나 교육환경이 양호한 곳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며,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실수요와 달리 투자수요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재개발이나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등으로 개발 기대감이 부풀고 있지만, 자칫하면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주거지 인근
쾌적한 삶

세컨드하우스 시장은 틈새시장으로 급부상 중이다. 최근 삶의 질 향상을 원하는 사람이 늘면서 주택시장에도 ‘워라벨’ 열풍이 불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주거지 인근에서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곳에 수요자들의 시선이 머물고 있다.

그 중 하나는 강원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규제 사각지대’라는 장점이 강원도를 주목하게 만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강원도 전 지역은 비규제지역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최대 70%까지 적용된다. 이런 장점에 전문가들은 세컨하우스 수요와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동시에 몰려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바다, 강, 산 조망권 등을 기반으로 한 휴가용 별장·세컨드하우스에 외지인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관광지 개발 사업 등의 영향으로 향후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점도 강원도 투자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실제 강원도 내 주택에 대한 외지인 매입량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 결과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도내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2만6436건) 중 서울 및 기타 지역 거주민의 매입량은 1만508건에 달했다. 외지인의 매입 비중은 전년보다 9.47%포인트 늘어난 39.74%에 육박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작년과 달리 유난히 부동산에 변수가 많은 해”라며 “아파트 시장의 경우 하락과 상승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등 전망이 불투명한 반면 아파트 대체용 시장, 수익형 부동산, 토지, 세컨드하우스 등은 여전히 아파트의 규제의 반사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2022년 임인년 주목받을 주요 분양단지.

 

▲더 그로우 서초=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명품 하이엔드 오피스텔 ‘더 그로우 서초’가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584-7번지 일원에 지하 7층~지상 19층, 총 221실의 주거용 오피스텔로 구성된다. 이 단지는 기존의 과시적 럭셔리를 선보이는 상품성이 아닌, 구조와 기능을 중시한 합리적 럭셔리 라이프를 기대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셉트의 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단지는 기존 소형 오피스텔과 달리 모든 유닛에 투룸 구조를 도입했으며, 3Bay 설계로 거실과 주방, 안방은 물론 알파룸에서도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유닛 내부 및 커뮤니티 시설에서 우면산 조망이 가능한 점도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 요소이다. 1층 상업시설을 배제하고 필로티 구조로 정원과 공원 등의 휴식공간으로 연결하며, 지하 1층에는 호텔식 발레공간인 세컨드 로비를 운영하여 지하에서도 호텔처럼 입장할 수 있다.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고색2지구에 들어서는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가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15층 12개 동, 총 806실 모두 전용 84㎡ 단일 면적으로 꾸며진다. 금호건설은 B1-1블록(1단지)과 B1-2블록(2단지) 중 1단지 513실을 먼저 공급하고, 추후 2단지 293실을 분양할 계획이다. 입주는 다음 해 12월 예정.


4베이, 맞통풍(일부 호실 제외) 위주의 설계로 통풍과 환기가 좋다. 계절용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팬트리와 안방에는 옷과 다양한 물품을 수납할 수 있는 드레스룸도 들어선다. 가변형 벽체 설계로 가족구성원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필요에 따라 공간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주변 입지여건도 좋다.

 

▲신사역 멀버리힐스= 지하철 신사역 일대에 10년 만에 공급되는 분양형 상가 ‘신사역 멀버리힐스’가 2차 선착순 분양을 시작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해 있다. 총 2개 동으로 지하 8층~지상 13층 주거동과 근린상업시설동 등 상업시설 136호, 메디컬타워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은 전용 20~33㎡ 총 83실, 도시형생활주택은 전용 30 ~37㎡ 총 12실로 구성돼 있다.

단지 내 의료업종들을 위한 차별화 특화설계가 적용된 의료전문공간인 ‘메디컬&클리닉’시설을 갖추고 있어 성형, 뷰티, 헬스케어 등 관련 업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1차 상업시설 청약에서도 최고 61대 1의 경쟁력을 기록하며 2차 상업시설 일부 층이 이미 완판된 바 있다.

 

▲홍천 리빙웰타운=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 720-5번지 일대에 2층구조 테라스형 타운하우스인 ‘홍천 리빙웰타운’이 분양 중이다. 국내 유일 강변온천인 홍천 온천지구 내 고품질 온천을 각 가정에서 즐기는 타운하우스로 총 50세대의 대단지로 조성계획에 있다. 현재 건축된 타운하우스는 전용 89㎡(구 27평형), 99㎡(구 30평형), 109  ㎡(33평형), 145㎡(44평형) 등 4가지 타입이다.

새로운 콘셉트
합리적 가격

전용 89㎡(구 27평형)의 경우 3억도 안 되는 2억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된다. 서비스 공간인 테라스를 포함하면 분양면적이 357㎡(108평)~403㎡(122평)까지 된다. 도시에 집이 있어 1가구2주택이 돼도 양도세는 비과세 된다. 홍천군 지역에서 대지 200평 미만, 기준시가(분양가 혹은 실거래가 아님) 2억원 미만 주택은 양도세 비과세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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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