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로’ 소셜 카지노의 미래

게임? 도박? 누구냐 넌?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소셜 카지노가 한국 게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외에서 성장기반을 다졌던 소셜 카지노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바이러스(코로나19) 수혜를 입고 급격히 성장 중이다. 국내에서도 몇몇 게임사들이 발 빠르게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동시에 소셜 카지노를 과연 도박으로 볼 것이냐는 논쟁도 다시 점화됐다.

소셜 카지노의 국내 유료서비스 합법화를 놓고 찬반 논쟁이 점증되는 분위기다. 소셜 카지노(Social Casino Game, 이하 SCG)는 룰렛, 포커 등 오프라인 카지노를 모사한 온라인 게임을 뜻한다. 초창기에는 PC 기반의 온라인 카지노형태였다면 현재는 코로나19 등으로 모바일로 수요가 이동해 사용자 80% 이상이 모바일을 통해 SCG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조원

시장의 성장세도 견조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글로벌 SCG 시장규모가 매년 5.1% 성장해 2025년에는 79억달러(한화 약 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전 세계 소셜 카지노 게임업체는 약 500개에 달한다. 

시장의 성장이 전망되는 만큼 국내 게임업계도 투자 및 협력에 적극적이다. SCG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넷마블, 선데이토즈, 네오위즈 등이 있다. 이미 해당 시장에 진출한 게임사는 더블류게임즈, 미투젠, 플라이셔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SCG 카테고리인 룰렛, 블랙잭 등 오프라인 카지노를 모사한 게임을 찾기 힘들다. 이는 지난 2014년 게임산업법 시행령 제정으로 카지노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한 소셜 카지노 게임은 등급분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각종 게임 내에 무료 미니게임 형태로 접목된 형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고스톱, 포커 같은 웹보드 게임은 주요 게임포털에서 유·무료로 서비스되고 있다. 게임업계는 이를 놓고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명확한 기준 없이 소셜 카지노 서비스를 금지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고스톱 게임 같은 경우는 이용자가 캐시를 구매하고 있지 않나. 명확한 기준 없이 카지노게임을 금지시키는 건 형평성에서 어긋난다. 시장의 폭을 넓혀 간다면 오히려 국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SCG를 가벼운 게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 윷놀이 개념이다. 현재 게임들과 결합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선 내년에는 관련 규제가 풀릴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는 분위기”라면서 “규제를 풀면 불법 도박을 근절할 수 있는 효과도 생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찬반 논쟁 “합법화” “사행성” 엇갈린 시선
고스톱·포커는 되고? 룰렛·블랙잭 안되고?

실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국내 불법 온라인 카지노 규모 조사에 따르면 2019년 10조6000억원에 달한다. 
SCG가 정체된 게임시장과 산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불법 도박 근절에 오히려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와 김태경 광운대 교수의 ‘소셜 카지노 게임 도입에 의한 웹보드게임 시장 경제적 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SCG는 연간 5135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증가 효과도 7214억원 규모가 기대된다. 소셜 카지노 게임의 활성화 1년 뒤 불법 온라인 카지노 이용자의 최대 13.9%가 제도권으로 흡수될 것으로 내다봤다. 

IT업계 관계자는 “세계 소셜 카지노 게임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는 주요 선두 업체들은 아시아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알려져지고 있다”면서 “국내의 경우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없어 국내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사행성 논란과 불법 온라인 도박 조장 우려에 SCG 합법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들은 최근 불매운동까지 일어난 ‘확률형 게임’ 논란과 ‘바다이야기’ 사태를 주 사례로 든다. 현재 정체된 국내 게임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SCG같은 사행성과는 거리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확률형 게임과 바다이야기 사태로 게임사들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 SCG를 합법화 한다는 건 이런 악순환을 또 다시 반복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게임들은 소셜 카지노를 수익모델이라고 판단하겠지만 결국 도박을 조장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요즘 국내 게임산업이 정체기에 접어든 분위기인데 SCG를 합법화시킨다면 더 큰 리스크를 야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전문가는 “한국은 카지노나 파친코가 대중적으로 자리한 미국·일본 등과 문화적으로도 다르다”면서 “현 시점에서 소셜 카지노 유료서비스 합법화를 논하는 것은 게임산업 발전에도 도움될 게 없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소셜 카지노까지 게임으로 인정되면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도박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고려해 건전한 게임 산업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악순환

이처럼 SCG에 대한 찬반이 극명히 나뉜 가운데 정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 게임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한 것은 사실이지만 게임의 중독성에 대한 우려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업계·학계·시민단체까지 이 사안에 대한 찬반 의견은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며 “(규제 개선 등과 관련해)여러 의견을 앞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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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