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없는 윤석열 꼭두각시 그림자

이리 치이고 저리 까이고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를 둘러싼 갈등이 극적으로 회복됐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윤석열 대선후보의 존재감이 줄었다는 평가가 내려진 탓이다. 이준석 당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는 여파 때문이라는 시선이 강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공식 대선 출마 선언 전부터 존재감이 컸다.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존재감이 연일 부각되며 차기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문재인정부에 대립각을 세워 정권교체의 적임자로 여겨졌다. 윤 후보의 존재감이 커진 데는 정부와 맞서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모시기
후유증?

여당에서 윤 후보를 타격하면 할수록 윤 후보의 존재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윤 후보가 대권후보로 떠오르자 국민의힘에서는 그에게 연일 러브콜을 보냈다. 

일각에선 일시적인 컨벤션 효과일 뿐 존재감이 금방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파다했다. 윤 후보가 정치 신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우려와는 달리 윤 후보는 연일 존재감을 입증해왔다. 정치에 입문하자마자 고발 사주 의혹과 처가 리스크 등이 지속적으로 불거졌으나 여전히 윤풍(윤석열 돌풍)은 거셌다. 


결국 지난달 치러진 최종 경선 결과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 결정됐다. 하지만 윤 후보의 대선 행보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선대위 구성과정에서 크고 작은 내홍을 겪은 탓이다. 이 대표와 김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갈등도 연일 떠올랐다. 

이 대표와의 갈등은 극적으로 봉합됐고, 김 총괄위원장 역시 결국 선대위에 합류했다. 김 총괄위원장은 선대위 합류 동시에 자신의 측근들을 선대위에 영입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두 킹메이커에 밀리는 정치 신인
선대위 내 역할 두고 연일 뒷말

또 출범과 동시에 엇박자가 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여전히 윤 후보와 김 총괄위원장, 이 대표 간 정책적 이견과 각자의 존재감을 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윤 후보가 손실 보상과 연관된 추경에 대해 50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언급하자, 김 총괄위원장은 대선후보가 이야기할 게 아니라며 반박에 나섰다. 윤 후보는 또다시 자신의 의견을 내세웠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역시 후보가 중요하다며 윤 후보의 존재감 띄우기에 나섰다.  

갈등을 봉합했다고 말한 이 대표 역시 김 총괄위원장이 옳다며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논란이 격화되자 김 총괄위원장이 직접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메시지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논란 진화에 나섰다. 일각에선 김 총괄위원장의 발언이 자신의 존재감을 내부에서 과시하기 위해 정책본부를 거치지 않음을 차단하려는 시도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그도 그럴 것이 국민의힘 선대위는 정권교체 중심에는 윤 후보가 위치해 있고, 청년층 공략은 이 대표, 외연 확장은 김 총괄위원장이 맡는 이른바 삼각편대 구조를 이룬다.

또한 선대위 중심에는 중진들을 비롯해 김 총괄위원장의 측근들이 대거 포진돼있다. 더욱이 선대위는 김 총괄위원장을 보좌하는 기구가 가장 두드러진 형태의 이중구조다. 

삼각편대
이중구조

이 같은 구조는 윤 후보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로 보이는데 김 총괄위원장과 이 대표가 나서 윤 후보의 실책을 막아줄 수 있는 방파제인 셈이다. 

앞서 윤 후보의 실책이 이어지자 맹공이 가해지는 것을 분산시키려는 전략이라고 풀이된다. 다만 김 총괄위원장의 존재감이 연일 커지면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김 총괄위원장이 전권을 가지게 되자 선대위에 대한 불안감이 표출된 여파라는 평가를 내렸다. 또 김 총괄위원장의 존재감만 부각되면 윤 후보의 리더십이 또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선대위 구조와는 대비된다. 이 후보의 경우 본인이 선대위를 진두지휘 중이다. 앞선 선대위 구성에는 민주당 의원이 전원 참석했으나 이를 쇄신하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는 자신의 측근을 전면에 배치해 이 후보 본인의 존재감이 부각된다. 사실상 통합형 수직구조인 셈이다. 반면 톱이 많은 국민의힘 선대위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의 존재감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반응이다. 

더욱이 앞선 갈등 상황에서 울산 회동을 기점으로 이 대표의 존재감은 더욱 상승했다. 윤 후보도 이 대표를 연일 챙기면서 함께하는 중이다. 이 같은 챙기기가 윤 후보의 입지를 좁혔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과거엔 때리면서 쑥쑥
지금은 맞으면서 뚝뚝

갈등이 해결되기 전에는 이 대표와 김 총괄위원장의 선대위 배제까지 나돌면서 일부에서는 윤 후보가 고집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잠행하자 윤 후보가 직접 수습하며 한 발 물러났다. 


이후 이 대표와 윤 후보는 함께 부산을 찾았다. 해당 자리에서 이 대표와 윤 후보는 빨간색 후드티까지 맞춰 입으며 ‘원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윤 후보 역시 이 대표의 계획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비치면서 갈등을 종식시켰다고 봐도 무방한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등이 쉽게 봉합될 것으로만 보이지 않는다는 관측이 다수였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이 대표와 윤 후보는 현장에 함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가는 곳마다 연일 투샷을 받는다. 두 인물은 이른바 ‘깐부’로서 현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마포를 비롯해 대학로, 강릉 등지를 함께 나섰다. 두 인물이 연일 동행을 택한 이유는 전통 보수층과 청년층을 동시에 껴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후보보다
더욱 부각

최근 이 대표의 존재감이 윤 후보보다 커진 모양새다. 윤 후보의 존재감이 작아진 배경에는 지난 8일, 윤 후보가 이 대표와 함께 청년문화예술인 간담회에 참석하면서부터다.

해당 자리에 함께 참석하면서 이른바 ‘마이크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이 대표에게 윤 후보가 마이크를 넘기는 모습들이 담긴 게시물이 퍼졌다. 해당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으나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한편에서는 해당 논란 자체가 발생하는 게 문제라는 걱정스런 시선이 존재한다. 이 대표는 함께 일정을 동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최근 윤 후보보다 이 대표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선대위의 홍보미디어본부장직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에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이 대표가 윤 후보의 방패막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윤 후보의 단점 부각과 더불어 존재감을 앗아간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자기 정치만을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대선 주인공의 자리를 가져갔다는 비판도 나온다. 

메시지 구체성 떨어져
자신만의 색깔 찾아야

또 이 대표의 입지가 넓어지면서 윤 후보 측근의 입지는 다소 줄어든 상태다. 더욱이 이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면서부터 윤 후보의 측근들이 쉽게 반대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필요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자신의 약점인 청년 층의 표심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을 함께 챙기는 이 대표가 윤 후보를 돕는 역할을 맡아야 대선후보의 존재감이 상승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여권에서도 윤 후보의 존재감을 두고 적극적인 공세를 가하는 중이다. 이는 선대위 출범 직후 발생한 김 총괄위원장과 윤 후보 간의 이견에 대한 틈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윤 후보와 김 총괄위원장 사이의 존재감 대결구도를 부추기면서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 후보 대 김 총괄위원장의 대결로 보인다”며 “윤 후보는 노룩(no look)”이라고 비꼬았다.  

최근 등판한 이해찬 전 대표 역시 “전부 왕 노릇을 하고 있는 탓에 바다로 갈지 산으로 갈지 모르겠다”며 “오합지왕(오합지졸+왕)”이라며 선대위 지도부를 저격했다. 윤 후보의 존재감이 선대위 지도부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윤핵관’ 위축
전부 왕 노릇?

이에 후보의 존재감 문제가 윤 후보 본인에게도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서의 목소리나 자신의 메시지 구체성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존재감을 키울만한 콘텐츠 개발이나 자신만의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 정치 전문가는 “윤 후보는 그동안 할 말은 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말실수 탓에 자신만의 메시지를 내고 있지 못하다”며 “후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격 등판 홍 역할은?

국민의힘 최종 경선에서 2위를 기록한 홍준표 의원이 지역 고문역으로 선대위에 합류했다.

홍 의원은 자신이 만든 플랫폼인 ‘청년의꿈’에서 대구 선대위에 고문역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직접 돕는 게 아니라 형식적 합류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동안 홍 의원의 선대위 참여 여부를 두고 당내에서는 엇갈린 시선이 존재해왔다. 

홍 의원이 최근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두고 당내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고문역으로 참여하는 것을 선택한 모양새다.

앞선 상황에서 홍 의원은 경선이 흥행했으니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며 선대위 참여에 선을 그은 바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윤 후보에게 비판을 가하며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왔다. 

홍 의원은 선대위 참여와 관련해서 “고문으로 참여하는 것 마저 거부하면 방관자라고 또 시비를 걸테니 불가피한 조치였다. 양해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차>

<기사 속 기사> ‘권성동 의혹’ 윤석열 딜레마
중요한 길목서 발목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현 시점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권 의원과 윤 후보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다고 전해진다.

윤 후보가 외가인 강릉에 방문할 때마다 권 의원을 만났을 정도로 둘 사이는 각별하다. 

국민의힘 경선 초반에도 권 의원은 윤 후보 캠프에서 총괄지원 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현재는 선대위에서 사무총장과 종합총괄지원 본부장을 역임하며 실세 중 실세로 불린다.

후보만큼 막강한 존재감을 가진 셈이다.

윤 후보의 실책 등에 대해서도 권 의원이 적극적으로 방어해올 만큼 둘 사이는 언제나 굳건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권 의원 본인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윤 후보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앞선 상황에서 권 의원에게 과거 강원 랜드 채용비리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여전히 해당 의혹이 권 의원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또 지난 9일 막말 논란으로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비니좌’ 노재승씨에 대해 “살다보면 그럴수 있다”며 실수를 옹호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최근에는 성희롱 의혹까지 발생했다. 지난 11일 강릉경찰서에는 신고전화가 걸려왔으며 신고 횟수는 총 2차례다.

신고자는 권 의원이 아내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자에 따르면 권 의원이 신고자의 아내에게 신체 접촉을 하며 “이쁘다”고 말했고, 신고자에게 “안다리를 걸어도 아주 잘 걸었네”라는 발언을 했다는 것.

현장에 출동한 인원은 12명이다. 

강릉경찰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지는 중이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악의적 공작” 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일각에선 지속적인 측근의 실수가 이어질수록 윤 후보에게도 타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 입장에서는 이 대표와 갈등 중 권 의원 사무총장 임명 등을 강행해왔던 터라 취할 수 있는 조치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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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