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없는 윤석열 꼭두각시 그림자

이리 치이고 저리 까이고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를 둘러싼 갈등이 극적으로 회복됐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윤석열 대선후보의 존재감이 줄었다는 평가가 내려진 탓이다. 이준석 당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는 여파 때문이라는 시선이 강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공식 대선 출마 선언 전부터 존재감이 컸다.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존재감이 연일 부각되며 차기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문재인정부에 대립각을 세워 정권교체의 적임자로 여겨졌다. 윤 후보의 존재감이 커진 데는 정부와 맞서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모시기
후유증?

여당에서 윤 후보를 타격하면 할수록 윤 후보의 존재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윤 후보가 대권후보로 떠오르자 국민의힘에서는 그에게 연일 러브콜을 보냈다. 

일각에선 일시적인 컨벤션 효과일 뿐 존재감이 금방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파다했다. 윤 후보가 정치 신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우려와는 달리 윤 후보는 연일 존재감을 입증해왔다. 정치에 입문하자마자 고발 사주 의혹과 처가 리스크 등이 지속적으로 불거졌으나 여전히 윤풍(윤석열 돌풍)은 거셌다. 


결국 지난달 치러진 최종 경선 결과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 결정됐다. 하지만 윤 후보의 대선 행보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선대위 구성과정에서 크고 작은 내홍을 겪은 탓이다. 이 대표와 김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갈등도 연일 떠올랐다. 

이 대표와의 갈등은 극적으로 봉합됐고, 김 총괄위원장 역시 결국 선대위에 합류했다. 김 총괄위원장은 선대위 합류 동시에 자신의 측근들을 선대위에 영입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두 킹메이커에 밀리는 정치 신인
선대위 내 역할 두고 연일 뒷말

또 출범과 동시에 엇박자가 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여전히 윤 후보와 김 총괄위원장, 이 대표 간 정책적 이견과 각자의 존재감을 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윤 후보가 손실 보상과 연관된 추경에 대해 50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언급하자, 김 총괄위원장은 대선후보가 이야기할 게 아니라며 반박에 나섰다. 윤 후보는 또다시 자신의 의견을 내세웠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역시 후보가 중요하다며 윤 후보의 존재감 띄우기에 나섰다.  

갈등을 봉합했다고 말한 이 대표 역시 김 총괄위원장이 옳다며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논란이 격화되자 김 총괄위원장이 직접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메시지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논란 진화에 나섰다. 일각에선 김 총괄위원장의 발언이 자신의 존재감을 내부에서 과시하기 위해 정책본부를 거치지 않음을 차단하려는 시도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그도 그럴 것이 국민의힘 선대위는 정권교체 중심에는 윤 후보가 위치해 있고, 청년층 공략은 이 대표, 외연 확장은 김 총괄위원장이 맡는 이른바 삼각편대 구조를 이룬다.

또한 선대위 중심에는 중진들을 비롯해 김 총괄위원장의 측근들이 대거 포진돼있다. 더욱이 선대위는 김 총괄위원장을 보좌하는 기구가 가장 두드러진 형태의 이중구조다. 

삼각편대
이중구조

이 같은 구조는 윤 후보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로 보이는데 김 총괄위원장과 이 대표가 나서 윤 후보의 실책을 막아줄 수 있는 방파제인 셈이다. 

앞서 윤 후보의 실책이 이어지자 맹공이 가해지는 것을 분산시키려는 전략이라고 풀이된다. 다만 김 총괄위원장의 존재감이 연일 커지면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김 총괄위원장이 전권을 가지게 되자 선대위에 대한 불안감이 표출된 여파라는 평가를 내렸다. 또 김 총괄위원장의 존재감만 부각되면 윤 후보의 리더십이 또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선대위 구조와는 대비된다. 이 후보의 경우 본인이 선대위를 진두지휘 중이다. 앞선 선대위 구성에는 민주당 의원이 전원 참석했으나 이를 쇄신하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는 자신의 측근을 전면에 배치해 이 후보 본인의 존재감이 부각된다. 사실상 통합형 수직구조인 셈이다. 반면 톱이 많은 국민의힘 선대위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의 존재감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반응이다. 

더욱이 앞선 갈등 상황에서 울산 회동을 기점으로 이 대표의 존재감은 더욱 상승했다. 윤 후보도 이 대표를 연일 챙기면서 함께하는 중이다. 이 같은 챙기기가 윤 후보의 입지를 좁혔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과거엔 때리면서 쑥쑥
지금은 맞으면서 뚝뚝

갈등이 해결되기 전에는 이 대표와 김 총괄위원장의 선대위 배제까지 나돌면서 일부에서는 윤 후보가 고집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잠행하자 윤 후보가 직접 수습하며 한 발 물러났다. 


이후 이 대표와 윤 후보는 함께 부산을 찾았다. 해당 자리에서 이 대표와 윤 후보는 빨간색 후드티까지 맞춰 입으며 ‘원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윤 후보 역시 이 대표의 계획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비치면서 갈등을 종식시켰다고 봐도 무방한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등이 쉽게 봉합될 것으로만 보이지 않는다는 관측이 다수였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이 대표와 윤 후보는 현장에 함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가는 곳마다 연일 투샷을 받는다. 두 인물은 이른바 ‘깐부’로서 현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마포를 비롯해 대학로, 강릉 등지를 함께 나섰다. 두 인물이 연일 동행을 택한 이유는 전통 보수층과 청년층을 동시에 껴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후보보다
더욱 부각

최근 이 대표의 존재감이 윤 후보보다 커진 모양새다. 윤 후보의 존재감이 작아진 배경에는 지난 8일, 윤 후보가 이 대표와 함께 청년문화예술인 간담회에 참석하면서부터다.

해당 자리에 함께 참석하면서 이른바 ‘마이크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이 대표에게 윤 후보가 마이크를 넘기는 모습들이 담긴 게시물이 퍼졌다. 해당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으나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한편에서는 해당 논란 자체가 발생하는 게 문제라는 걱정스런 시선이 존재한다. 이 대표는 함께 일정을 동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최근 윤 후보보다 이 대표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선대위의 홍보미디어본부장직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에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이 대표가 윤 후보의 방패막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윤 후보의 단점 부각과 더불어 존재감을 앗아간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자기 정치만을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대선 주인공의 자리를 가져갔다는 비판도 나온다. 

메시지 구체성 떨어져
자신만의 색깔 찾아야

또 이 대표의 입지가 넓어지면서 윤 후보 측근의 입지는 다소 줄어든 상태다. 더욱이 이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면서부터 윤 후보의 측근들이 쉽게 반대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필요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자신의 약점인 청년 층의 표심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을 함께 챙기는 이 대표가 윤 후보를 돕는 역할을 맡아야 대선후보의 존재감이 상승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여권에서도 윤 후보의 존재감을 두고 적극적인 공세를 가하는 중이다. 이는 선대위 출범 직후 발생한 김 총괄위원장과 윤 후보 간의 이견에 대한 틈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윤 후보와 김 총괄위원장 사이의 존재감 대결구도를 부추기면서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 후보 대 김 총괄위원장의 대결로 보인다”며 “윤 후보는 노룩(no look)”이라고 비꼬았다.  

최근 등판한 이해찬 전 대표 역시 “전부 왕 노릇을 하고 있는 탓에 바다로 갈지 산으로 갈지 모르겠다”며 “오합지왕(오합지졸+왕)”이라며 선대위 지도부를 저격했다. 윤 후보의 존재감이 선대위 지도부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윤핵관’ 위축
전부 왕 노릇?

이에 후보의 존재감 문제가 윤 후보 본인에게도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서의 목소리나 자신의 메시지 구체성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존재감을 키울만한 콘텐츠 개발이나 자신만의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 정치 전문가는 “윤 후보는 그동안 할 말은 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말실수 탓에 자신만의 메시지를 내고 있지 못하다”며 “후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격 등판 홍 역할은?

국민의힘 최종 경선에서 2위를 기록한 홍준표 의원이 지역 고문역으로 선대위에 합류했다.

홍 의원은 자신이 만든 플랫폼인 ‘청년의꿈’에서 대구 선대위에 고문역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직접 돕는 게 아니라 형식적 합류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동안 홍 의원의 선대위 참여 여부를 두고 당내에서는 엇갈린 시선이 존재해왔다. 

홍 의원이 최근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두고 당내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고문역으로 참여하는 것을 선택한 모양새다.

앞선 상황에서 홍 의원은 경선이 흥행했으니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며 선대위 참여에 선을 그은 바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윤 후보에게 비판을 가하며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왔다. 

홍 의원은 선대위 참여와 관련해서 “고문으로 참여하는 것 마저 거부하면 방관자라고 또 시비를 걸테니 불가피한 조치였다. 양해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차>

<기사 속 기사> ‘권성동 의혹’ 윤석열 딜레마
중요한 길목서 발목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현 시점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권 의원과 윤 후보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다고 전해진다.

윤 후보가 외가인 강릉에 방문할 때마다 권 의원을 만났을 정도로 둘 사이는 각별하다. 

국민의힘 경선 초반에도 권 의원은 윤 후보 캠프에서 총괄지원 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현재는 선대위에서 사무총장과 종합총괄지원 본부장을 역임하며 실세 중 실세로 불린다.

후보만큼 막강한 존재감을 가진 셈이다.

윤 후보의 실책 등에 대해서도 권 의원이 적극적으로 방어해올 만큼 둘 사이는 언제나 굳건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권 의원 본인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윤 후보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앞선 상황에서 권 의원에게 과거 강원 랜드 채용비리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여전히 해당 의혹이 권 의원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또 지난 9일 막말 논란으로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비니좌’ 노재승씨에 대해 “살다보면 그럴수 있다”며 실수를 옹호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최근에는 성희롱 의혹까지 발생했다. 지난 11일 강릉경찰서에는 신고전화가 걸려왔으며 신고 횟수는 총 2차례다.

신고자는 권 의원이 아내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자에 따르면 권 의원이 신고자의 아내에게 신체 접촉을 하며 “이쁘다”고 말했고, 신고자에게 “안다리를 걸어도 아주 잘 걸었네”라는 발언을 했다는 것.

현장에 출동한 인원은 12명이다. 

강릉경찰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지는 중이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악의적 공작” 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일각에선 지속적인 측근의 실수가 이어질수록 윤 후보에게도 타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 입장에서는 이 대표와 갈등 중 권 의원 사무총장 임명 등을 강행해왔던 터라 취할 수 있는 조치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