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만나다> 전 세계 강타 '오징어 게임' 루저가 된 이정재

“제대로 눌린 오징어 됐죠”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국내 콘텐츠 업계는 넷플릭스로부터 극진한 대우를 받는다. 이야기적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한국 고유 문화가 가진 신선함을 확실히 드러내서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높은 인기를 얻는 국내 배우의 매력도 한몫한다. 하지만 국내 작품이 전 세계에서 1위를 한 적은 없었다. 동서양을 아우르기엔 한국의 색감이 진해서였을까, 세계의 벽은 높았다. 그런 가운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기존의 한계를 극복했다. 전 세계 인구가 <오징어 게임>에 심취하고 있다. 그 중심에 배우 이정재가 있다. 

1993년에 SBS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해 <모래시계>의 보디가드 재희로 얼굴을 알린 배우 이정재는 ‘X세대의 아이콘’이었다. 귀공자 유형의 수려한 외모와 귀족 같은 엘리트 이미지에 더불어 그 어느 배우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미소는 그만이 가진 무기다. 

귀공자의 변신

연기파 배우보다는 비주얼 스타로서 더 각인된 그는 영화 <도둑들> <신세계> <관상> <암살>을 거치며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최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이정재의 독무대라 할 정도로 존재감이 강렬했다.

이정재의 필모그래피를 거칠게 분류하면, 극과 극으로 나뉜다. 맡은 인물의 성정이 지나치게 가볍거나, 혹은 지극히 무거운 역할로 분류된다. 가벼운 쪽에는 영화 <태양은 없다> <오 브라더스> <도둑들>이 포함되고, 반대편에는 영화 <하녀> <신세계> <관상> <암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이 있다.

최근에는 무거운 역할이 대체로 많았다. 선의 영역에 있기 보다는 악한 면모를 가진 인물을 소화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랬던 그가 성정이 가볍다 못해 무식하고, 무일푼의 백수를 표현했다. 나이 마흔을 넘어서도 엄마의 지갑에 손을 대기도 하고, 도박에 빠져 빚에 허덕인다. 10대 어린 딸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징어 게임>에서 이정재가 연기한 성기훈은 어디서도 대접받을 수 없는 루저다. 

국내에서 귀족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를 가진 그로서는 파격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그의 새로운 도전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신드롬을 낳고 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가 <오징어 게임>으로 들썩이고 있고, 유럽과 미국 전역에서도 넷플릭스 상위권에 랭크 중이다. 

출연 배우들의 SNS에는 단 며칠 만에 수백만의 팔로우가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가 <오징어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팅’이라고 하죠. 게시글을 올리지는 않고 읽기만 하는 걸 두고요. 눈팅으로 <오징어 게임>이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실감하고 있어요. 사진도 많이 보고, 저에 대한 관심도 많이 늘었더라고요. 사실 이렇게까지 인기를 얻을 줄은 몰랐는데, 색다른 기분입니다.”

456억 상금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X세대 아이콘’ 확실하게 망가지다

국내 최고의 비주얼 스타였던 이정재의 과거를 모르는 해외 팬들은 “한국은 중요한 작품에 인기 스타보다는 연기파 배우를 캐스팅한다”며 이정재의 연기력만을 치켜세우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한 한국 팬들은 “이정재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다”며 20여년 전 이정재의 사진을 여기저기 뿌리고 있다.

수십년이 지난 이정재의 고왔던 시절마저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확실하게 오징어가 됐죠. 그냥 인물을 표현하려고 했을 뿐이에요. 망가지는 것에 고민이 많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됐어요. 한국 팬인인지는 모르겠는데 ‘이정재가 이런 것만 하는 배우는 아니다’면서 해외 팬에게 저를 알리는 모습을 봤어요. 보고 많이 웃었습니다. 연기자는 개인이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기 보다는, 캐릭터가 더 잘 드러나는 게 중요하거든요. 제가 누군지는 몰라도 기훈 역할은 잘했다고 해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긴 해요.”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 그 가운데 이정재가 연기한 성기훈은 선한 성품을 갖고 마지막까지 많은 사람과 협업하며 살아남길 희망한다. 

자신보다 나약한 할아버지 일남(오영수 분)을 발 벗고 돕고, 몸이 아픈 새벽(정호연 분)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마지막에는 456억원 대신 의리를 선택하는 등 휴머니즘이 가득한 인물이다. 

“기훈은 평소 스스로 약자라고 생각할 거라고 봐요. 자신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못 받을지언정, 자기보다 더 나약한 사람을 봤을 때 측은지심이 더 강하게 발동하는 인물로 해석했어요. 회사 다닐 때 죽어가는 친구를 구하지 못한 트라우마도 있는 인물이고요. 타인을 돕는 마음이 강한 친구죠. 우리가 잃지 말아야하는 성정이라는 게 있잖아요. 드라마가 TV쇼이긴 하지만, 요즘 많은 사람이 힘들고 때론 지나치게 이기적이어서 성기훈의 성격 자체가 메시지처럼 반영된 게 아닌가 싶네요.”

패자들의 목숨을 짓밟고 456억원을 품에 안은 기훈은 오히려 더 피폐한 삶을 산다. 돈을 쓰지도 못하고 은행에 묶어두기만 하고, 노숙자처럼 살아간다. 먼저 삶을 마감한 455명에 대한 죄의식 때문이다.

인간이 인간의 목숨을 두고 게임을 벌인다는 발상에 끝내 분노한 기훈은 머리를 빨갛게 물들이고, 게임 주최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떠나면서 작품은 마무리된다. 이 마지막 장면은 자연스럽게 <오징어 게임> 시즌2를 예고한다.

용기와 정의

“시즌2가 만들어지면,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더 펼쳐질 수 있을 것 같아요. 힘도 능력도 없는 기훈이 무시무시한 세계로 뛰어드는 용감함과 정의가 느껴져서 저는 좋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너도 기훈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세요. 기훈의 성품이 워낙 영화적이어서 그렇게 물어보시는 것 같아요. 고민을 많이 해봤지만, 참 어렵네요.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끔 열심히 살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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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