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미친 존재감

야권 맏형이 떴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정치권에 ‘홍준표 돌풍’이 불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하락세가 계속되는 반면 홍 의원의 지지율은 상승을 거듭해 윤 전 총장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홍 의원은 추석 전후로 ‘골든크로스’를 자신하고 있다.

'독고다이(혼자 하길 좋아하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 야권의 대권후보로 나선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의 대표적 별명이다. 홍 의원은 ‘대선 재수생’이다.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보수정당의 얼굴로 나선 바 있다. 탄핵 정국 이후 유승민계로 꼽히는 개혁보수가 당을 나가고 유력주자로 여겨졌던 인물들이 줄줄이 불출마를 선언했을 당시다. 

지난 총선
‘팽’ 신세

나라가 두 쪽 나는 싸움에서 홍 의원의 패배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그는 득표율 24.03%를 기록하며 고배를 마셨지만, 이후 ‘무주공산’이 된 자유한국당을 이끌었다. ‘친이(친 이명박)’도 ‘친박(친 박근혜)’도 아닌 독고다이 정치인이 보수정당의 수장직으로 오른 것.

무너져 가는 당을 살리겠다고 나선 이에 대한 보상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정치적 부침은 끊이질 않았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당에서 ‘팽’당해 무소속으로 지역구를 옮겨 다니는 신세가 됐고, 논란 끝에 당선됐다. 이후 많은 설전 속에도 불구하고 결국 당 복귀에 성공하면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두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섰다. 

그런 홍 의원의 상승세가 최근 심상치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1강’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바짝 좁히는 결과가 나오면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조사한 결과, 범보수권 대선후보 적합도에 윤 전 총장은 25.9%, 홍 의원은 21.7%를 기록했다. 

홍 의원이 선두권을 형성하던 윤 전 총장을 오차 범위 내로 따라잡은 것이다. 이는 사실상 홍 의원 자신이 일으킨 이변으로 볼 수 있다. 경선 전까지만 해도 홍 의원은 한 자릿수의 미미한 지지율을 보였다. 정치권에서도 ‘꼰대 정치인’ ‘강경 보수’ 이미지를 벗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이 때문에 야권은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양강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했다. 최 전 원장은 ‘윤석열의 대항마’로 불리면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인물이다. 8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분을 그대로 흡수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락세 윤석열 바짝 추격
꼰대서 ‘무야홍’으로?

하지만 최 전 원장의 과도한 ‘우클릭’은 패착이 됐다. 최근 최 전 원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가에서는 홍 의원이 ‘윤-홍’ 양강구도 굳히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여야를 불문하고 2030세대에서 홍 의원의 선전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홍 의원은 위 여론조사에서 20대 23.7%, 30대 24.5%, 40대 23.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윤 전 총장을 앞서는 지지율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문가들은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 요인을 복합적으로 보고 있다. 우선 윤 전 총장에게 등을 돌린 2030세대가 홍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게 공통적인 분석이다. 윤 전 총장의 실책이 계속되면서, 재수생인 그에게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홍 의원에게 돌아오고 있는 표심은 애초에 5년 전 홍 의원이 받았던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으로 향할 표가 홍 의원에게 가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에 실망한 2030대 남성은 시원시원하게 말이라도 잘하는 홍 의원에게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2030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이란 용어가 유행세를 타고 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파생된 ‘무야호(무지하게 신난다)'라는 인터넷 밈을 패러디한 것이다. 홍 의원 역시 ‘돌돌홍홍(돌고 돌아 홍준표)’ 등 신조어를 내세워 꼰대 이미지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2030 공략
이미지 변신

아울러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홍유(홍준표·유승민 지지) 연대’를 결성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둘은 정치권 주요 현안에 대해 일심동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역선택 방지’ 룰에 대해 같은 입장을 내거나, 윤 전 총장의 공약에 대해 한 배를 탄 듯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2030을 공략한 홍 의원의 상승세는 다소 의외다. 보수색이 짙은 홍 의원은 꼰대 정치인의 전형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유 전 의원은 줄곧 청년, 중도를 강조하며 개혁보수의 길을 걸어왔다. 

이 배경에는 ‘이준석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당내 윤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 간 벌어진 갈등 국면에서 홍 의원은 “나이는 어려도 당 대표는 당의 최고 어른”이라며 적극적으로 이 대표 편에 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와 발맞추는 모습이 청년들에게는 인상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홍 의원은 2030세대가 열광하는 이슈를 빠르게 선점했다. 고시제 부활, 흉악범에 한한 사형제도 부활과 같은 공약이 대표적이다. 홍 의원은 자신의 이니셜을 딴 ‘JP의 희망편지’라는 이름으로 13차례에 걸쳐 공약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그는 법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국립외교원을 없애고 사법시험과 외무고시를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대입 수시 제도 폐지와 정시 선발 공약도 있다. 이는 모두 2030세대의 역린으로 꼽히는 ‘공정’과 직결되는 이슈들이다. 

실제 홍 의원은 2017년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며 고공 농성을 벌인 시위자를 찾아가 사법고시 존치를 약속한 바 있다. 당시 홍 의원은 양화대교를 전격 방문해 “대통령이 되면 사법시험, 행정고시, 외무고시를 4년 유예 없이 존치할 테니까 내려와서 대화하자”고 설득하기도 했다.

양강 이변
중도 확장

홍 의원의 이미지 변신 역시 지지율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스타일 변화는 그의 노력이 가장 쉽게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다. 홍 의원은 최근 자신의 상징인 빨간색 넥타이를 벗고 푸른색 넥타이를 즐겨 매고 있다. 대선 출마 선언에서도 홍 의원은 남색 계열의 정장을 입었다.

이와 관련해 홍 의원은 “붉은색으로 자꾸 매니까 고집스럽게 보인다는 지적이 하도 많아 우리 당 상징색 중 하나인 파란색을 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집스러운 이미지를 벗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중도 확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의 ‘사이다 발언’에 2030세대가 열광하고 있다. 그를 특정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말’이다. 실제 그를 대선 무대로 끌어올린 가장 큰 무기는 적재적소에 날리는 언변이었다. 가장 반대 편에 있는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 대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야권 정치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홍 의원의 사이다 발언과 발빠른 행보로 인해 젊은 층에게 인기가 좋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홍 의원의 사이다 화법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30세대를 말로 사로잡고 있지만, 말로 망할 수도 있다는 것.

속 시원한 ‘사이다’ 발언 “좋아할 만하네”
역선택 논란? 추석 전후 ‘골든크로스’ 자신

홍 의원은 지나친 공격성으로 인해 ‘안티’가 많은 정치인으로 꼽힌다. 의원 시절에는 거친 발언으로 ‘홍트럼프’란 별명이 따라다닐 정도였다. 과거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을 당시에는 무죄를 강변하려 “유죄가 나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을 검토해보겠다”는 극단적인 발언으로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사형제도 부활에서도 그의 그런 면모가 드러났다. 홍 의원은 “흉악범에 한해서는 사형 집행을 부활하겠다”며 1997년 이후 중단된 사형 집행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20개월 된 아이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구속기소 된 가운데, “이런 놈은 사형해야 한다”고 강경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정치가 기분만 띄워주는 ‘선동정치’로 변질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 의원의 과격한 발언이 본질적인 정책과는 멀다는 지적이다. 같은 보수진영 내부에서조차 홍 의원의 발언을 두고 ‘대선주자의 자격을 의심케 하는 망언’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홍 의원의 상승세가 ‘역선택’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경쟁 정당 지지자들이 다른 정당 선거에 고의적으로 ‘약체’ 후보에 투표해 투표 결과를 왜곡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실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 지지율은 호남, 진보, 여권 지지층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역선택이 여론조사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역선택이 작용하기 위해서는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대선처럼 투표율이 높은 선거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여러 연령층으로부터 선택받는 홍 의원을 약체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곧 보자”
자신만만

이와 관련해 홍준표 캠프 관계자는 “홍 의원의 부인이 호남 출신이고 지난 대선부터 호남에 공을 들여왔기 때문에 호남에서 인기가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의원은 역시 “추석 전후로 골든크로스로 갈 것”이라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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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이 종료됐다. 12·3 내란과 관련된 수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 국수본으로 이첩됐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한 이들이 없었다면 확인이 어려운 의혹이 산적했다. 이 중에는 정보사 공작 업무와 내란 당일 계엄군의 움직임을 알린 군인들이 있다. 대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 간 판단이 다른 걸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3 내란에는 여러 수사기관이 뛰어들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국방부 내란 특수본,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등이다. 복수의 군인들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일부는 혐의가 있었다.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랐다는 게 핵심이다. 국방부 검찰단의 경우가 그렇다. 누군가의 공작이나 의도, 내란 당일 같은 행위를 했음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조차 받지 않는 사례가 존재했다. 협조했는데 다른 판단 내란 특검팀과 검찰 특수본에 협조한 데 이어 재판에서 핵심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1명은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대령)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월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두 달 뒤인 4월에는 법령준수의무위반 및 성실의문위반으로 파면됐다. 김 전 단장은 수사기관에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로 국회로 갔던 계엄군의 움직임에 대해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이 내란의 리허설이라고 판단한 국군방첩사령부 자유의 방패(FS) 훈련과 이 전 사령관의 이례적인 지시가 담긴 녹취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내란 특검팀에 제출된 적 없는 자료도 포함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관련 녹취에는 방첩사의 전시 합동수사본부 훈련 과정에서 수방사 실무진들이 병력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 전 단장을 포함한 전·현직 수방사 관계자들은 “‘합수단 수사관들은 경호 대상이 아니다’ ‘합수단 경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병력 지원 자체에 난색을 표했다”고 진술했다. 수방사 관계자들은 “전시 상황이라면 검토가 가능하지만 평시에 병력을 지원하려면 수방사 작전계획부터 변경해야 한다. 육군본부 군사경찰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이 전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이 전 사령관과 방첩사의 압력에 못 이긴 수방사는 당시 훈련에 군사경찰단 50명과 35특임대대 20~25명 등 70여 명 규모 병력을 지원했다.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종합특검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2024년 3월 전시나 계엄 시 부대별 임무와 병력 운용 등을 규정한 군 내부 계획 문서인 ‘전시 비문’ 개정을 추진하며 기존과 다른 방식의 합수본 운영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수방사 병력 지원을 추진하며 실무진의 반대에도 병력 파견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두 사령관을 지난달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모든 특검에 자료 넘겨 김 전 단장을 비롯한 복수의 군 관계자들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대로 행위가 비슷했던 조성현 대령(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훈장을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말 조 대령을 조사한 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령은 합참 지휘통제2팀장 직을 수행하다 최근 인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령이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51분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그렇게 지금 임무를 줬고”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고 라고 언급한 녹취와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1시2분 김 전 단장이 “(이진우) 사령관이 울타리를 넘어서라도 국회에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라고 말하자 조 대령이 “우리는 그렇게 들어왔습니다” “경찰과 협조해 한적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을 확인한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하고 국회 침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중간 실행자’ 역할을 했다고 결론 냈다. 김 전 단장이 기소된 점도 기소 근거로 꼽혔다.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조 대령은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했다. 실제 35특임대대는 계엄 당시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종합특검팀의 판단은 내란 특검팀의 수사 결론과 배치된다. 내란 특검팀은 조 대령이 “상부의 위헌·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일부 군인들 특검에 핵심 진술·자료 제출하고 불기소 군검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재판 넘기고 대거 파면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같은 해 12월4일 새벽 1시4분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제2특임대대 2지역대장 윤덕규 소령에게 총 세 가지를 지시했다고 봤다. ▲총기와 탄약을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서강대교를 넘어올 것 ▲진입 방법은 국회에 이미 들어가 있는 부대와 상의할 것 ▲임무는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 등이다. 조 대령은 “2지역대장에게 정확하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종합특검팀의 질문에 “윤덕규에게 2024년 12월4일 1시20분경 다시 북으로 올라가라고 말한 것이고, 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고 진술했다. 조성현 대령 측은 문자 그대로 “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시가 회군의 취지였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윤 소령은 “조 대령이 ‘너희가 (서강대교를) 넘어왔을 때 시민과 충돌하게 되면 크게 다친다.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끝까지 반대 김 전 단장과 동시에 파면된 핵심 증인 중 1명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다. 그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처장은 검찰 특수본에서 진술했던 것처럼 “여인형 전 사령관이 당시 선관위 전산실을 통제하고 이후 민간 수사기관에 넘기며, 여의치 않으면 서버를 복사하거나 ‘떼어오라’는 3단계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정 전 처장을 비롯해 방첩사 법무실 간부들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에 대해 기술적·법률적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제 기억으론 정성우 증인한테 서버를 복사해라, 떼오라고 이야기한 기억은 분명히 없다”며 “정성우에게 서버를 떼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을까 정도를 문의했다면 모를까, 명시적으로 카피해라, 떼서 가져오라고 했을 것 같지 않다. 카피도 안 되는데 어떻게 떼서 가져오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전 처장은 내란 사태 당일부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총 6차례 통화했다.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50분 정 전 처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의 전화번호를 넘겨받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전 사령관은 정 전 처장에게 “(병력이) 출발을 했느냐”라고 물었고 정 전 처장은 “이제 영외 거주자를 소집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란 특검팀에 협조했던 정 전 처장은 김 전 단장처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수본은 정 전 처장이 방첩사 인원 115명을 4개 팀으로 긴급 편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과천·관악 청사, 선관위 수원 연수원, 여론조사 꽃 등 4곳에 출동하게 하는 등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복수의 군 간부들이 기소되자 내란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에 ‘‘사전 협의’가 있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불만을 전했다고 한다. 군 일각에서는 정 전 처장은 아니더라도 김 전 단장과 소수의 영관급 장교들은 국방부 조사본부 차원에서 무혐의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김창학 대령 외에도 여러 사람이 협조했고 그들 덕분에 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컸다”며 “군검찰의 기소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기관의 판단이지만 복수의 군 관계자들을 기소했을 때 ‘왜 저 사람은 기소 안 하느냐’는 등의 뒷말이 상당했다. 특검팀도 관련 내용을 알았기에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음모·모해 명확한데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노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예비역 준장)이다. 그는 2025년 초 국회 청문회에서 ‘노상원 수첩’에 관한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로 주목받았다. 박 준장의 증언 후 실제 관심이 크지 않았던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의 신빙성과 중요도가 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를 내란에 동원하려 사실상 박 준장을 축출했다. 여 전 사령관의 검찰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 준장의 비위, 비밀은닉, 업체 로비 등 4~5건의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노 전 사령관이 비위 제보를 하지 않았으면 연락을 하지 않았을 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는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및 암호 부정사용,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다. 당시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도 방첩사가 초동수사해 사건을 군검찰로 넘겼다. 여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건 박 준장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간 갈등 전후다. 박 준장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시기와도 일치한다. 박 준장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직도 고집이 세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말한 게 전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내란에 동원하려 일종의 간보기 차원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노상원에 의해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본다. 여단장이 공석이 되자 이 자리 진급을 미끼로 김봉규, 정성욱을 노상원이 조종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상원 수첩 '핵심 증언자' 박민우, 사실상 노·여 모해로 좌천 신원식 “노상원·여인형에 의해 피해 본 것 맞다” 특검에 진술 문 전 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이 2024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정보사 갈등’ 교통정리를 위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고 경질될 예정이었다. 신 전 실장은 박 준장과 문 전 사령관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했지만 문 전 사령관이 거부했다. 문 전 사령관은 유임됐고 노 전 정보사령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개입하면서 신 전 실장은 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옷을 벗었다.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이에 관해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2024년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진술했다. 박 준장의 주장은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신 전 실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박민우 장군은 여인형과 노상원에게 피해를 봤다. 문상호가 유임되지 않았으면 박 장군도 재판에 넘겨지거나 좌천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며 “큰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둘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얘기를 했던 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