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몰리는 ‘관문상가’ 어디?

전 국민의 백신 접종률 상승으로 상권이 회복될 기대감이 커지면서 프리미엄이 형성되지 않은 신축 상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관문상가(초입상가)가 눈에 띈다.

관문상가는 가시성과 접근성이 뛰어나다. 풍부한 유동인구를 우선적으로 흡수할 수 있어 고객 유입이 수월하다. 게다가 입지가 한정돼 있는 만큼 희소성이 높고, 상가의 가치 역시 꾸준히 높게 나타나는 편이다. 상권의 시작점에 위치해 유동인구를 가장 먼저 흡수할 수 있다는 입지적인 장점 때문이다. 상권 앞자리 입지는 한정된 만큼 물량이 희소하고 그만큼 가치도 높다.

시작점 위치
좋은 접근성

관문형 상가 중에서도 코너·모퉁이에 자리 잡은 상가가 가장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 코너형 상가는 여러 면에서 보이고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가보다 접근성이 더욱 뛰어나다.

일반적으로 관문상가란 상권이 형성돼 있는 길목 초입에 위치한 상가를 말한다. 주로 지하철역 입구에 위치해 있거나 먹자상권, 특화거리, 지역명소, 유명한 나들이 장소로 향하는 길목 초입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아 상가 투자의 성공요인으로 꼽히는 접근성과 가시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상가인 만큼 유동인구를 선점할 수 있어 풍부한 배후수요를 확보하기에도 유리해 인기가 높다. 특히 신도시나 택지지구 내 관문형 상가는 상권의 시작점에 자리하기에 유동인구가 많이 다니는 길목을 선점할 수 있다.


상권 앞자리 입지는 한정돼 있는 만큼 물량이 희소하고 그만큼 가치도 높다. 유동인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보니 권리금은 당연 높게 형성되고 있다. 통계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서울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을 보면 ‘연트럴파크’라 불리며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연남동 관문상가의 개별공시지가는 지난해 1월 기준 ㎡당 1335만원으로 나타났다. 해당 상가는 경의선 숲길 및 연남동 상권으로 들어가는 시작점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고, 집객력 또한 뛰어나다.

상권 초입…집객력·희소성 높아
풍부한 유동인구 가장 먼저 흡수

상가의 ㎡당 공시지가는 지난 3년간(2018~2020년) 약 52.03%(878만1000원→1335만원) 상승했다. 반면 입구에서 500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상가의 ㎡당 공시지가(594만7000원)는 관문상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송도신도시 관문형 상가인 ‘센트럴파크 1몰’은 2012년 당시 분양 당시 입점률이 80%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지금은 송도 최대 랜드마크로 알려져 외지 관광객들도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비슷한 사례는 세종시에도 있다. 세종시의 강남으로 알려진 2-4생활권에서 분양 예정인 ‘세종 리더스포레((HO3)’가 주인공. 배후 아파트 단지를 끼고 국립수목원, 아트센터 등 관광객을 독점할 수 있는 세종 2-4생활권 관문에 자리해 상권 활성화의 주역이 될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역세권이나 나들이 장소 주변 상권은 대형상권으로 활성화되는 경우가 많아 기본적으로 풍부한 배후수요를 품고 있어 고객 유치에 유리하다”며 “이 중에서도 초입에 위치한 관문형 상가는 상권 확장이 한정적이어서 임차인 확보에 수월하고, 임대료도 높게 형성돼 안정적인 투자처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분양(예정) 중인 관문상가.

 


▲건대입구역 더 라움 에비뉴= 건대 더 라움 펜트하우스 단지 내 상가인 ‘건대입구역 더 라움 에비뉴’가 분양한다. 전용면적 58~74㎡으로 구성된 고품격 럭셔리 오피스텔. 지하 6층~지상 25층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2층~지상 2층은 프리미엄 상업시설인 더 라움 에비뉴, 지상 3~4층은 프라이빗 커뮤니티 시설인 더 라움 테라스, 5~25층은 럭셔리 주거공간인 더 라움 펜트하우스로 이뤄진다. 주차 대수는 판매시설 116대, 오피스텔 311대, 공공시설 29대 등 총 456대다.

지상 1층 전면부는 왕복 6차선 대로변을 접하고 있다. 입면부는 카페거리로 넓은 오픈페이스와 특유의 디자인이 조화돼 랜드마크 같은 상징성을 띤다. 후면부는 유명 디저트 브랜드 및 퓨전 레스토랑을 유치하여 대학상권 내 유입 가능한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2호선 및 7호선 환승역인 건대입구역 일대는 서울 10대 상권이자 동부권 최대 상권으로 롯데백화점, 이마트, 스타시티몰, 롯데시네마, CGV, 건대로데오, 먹자골목 등이 모여 있어 풍부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인근 성수동 비즈니스타운과 건국대, 세종대에 자리한 6만 배후수요뿐만 아니라 일평균 유동인구 10만명을 자랑한다. 자동차를 이용해 단지 인근 영동대교와 청담대교를 건너면 강남구 삼성동과 청담동으로 곧바로 연결돼 미래가치도 뛰어나다.

길목 선점
물량 희소

주변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우선 단지 인근에 있는 삼성동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에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인 서울 국제교류복합지구가 추진 중이다. 또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이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고, 성수동 레미콘부지 공원화(2022년 철거 예정), 중곡역 종합의료단지(2021년 말 완공 예정), 청사·보건소·구의회·오피스·호텔 ·판매시설 복합단지인 구의역 행정단지(구의·자양 재정비촉진구역) 조성 등도 추진되고 있다.

 

▲챔버 아케이드= 지하철과 직통 연결 상가인 ‘더챔버’내 ‘챔버 아케이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강서구에 예정된 각종 대형 호재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높은 미래가치로도 시선이 쏠린다.

권리금도
높게 형성

가양동 옛 CJ제일제당 부지에 복합쇼핑몰 및 업무·상업시설 등이 조성될 예정으로, 이 사업은 신세계프라퍼티가 위탁 운영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만큼 스타필드 이상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선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또 서울시는 김포공항 일대 부지를 항공 관련 신산업, 물류 거점으로 조성해 서남권의 미래 산업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화곡동에 들어서는 더챔버는 트리플 역세권으로 거듭나고 있는 화곡역과 직통 연결되는 초역세권 입지로 눈길을 끈다. 지하철 5호선이 지나는 화곡역에 오는 20 23년 서부광역철도 대장홍대선(예정), 2027년 지하철 2호선 청라연장선(예정)이 개통될 예정으로 향후 대중교통 편의성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직주근접도 가능할 전망이다.

분양 관계자는 “여러 개발 호재가 이어지는 강서구에 많은 수요자가 기다려온 지역 최초 하이엔드 주거공간인 더챔버가 완공되면 강서구가 서울 서부권을 대표하는 최고의 입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더챔버는 서울 강서구 강서로 174에 들어선다. 단지 규모는 지상 3층~지상 12층, 총 154실이다. 챔버 아케이드는 지하 2층~지상 2층 단지 내 상업시설에 조성될 예정이다.

 

▲진접 삼부르네상스 더퍼스트=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527-1번지 일대에 ‘진접 삼부르네상스 더퍼스트’단지 내 상가가 분양 중이다. 진접 역세권 4000여 세대 초입상가이자 최고 27층, 3개동, 348세대 아파트 독점 단지 내 상가다. 아파트는 100% 분양이 완료됐다.


1층, 총 5개 호수로 공급돼 업종이 겹치지 않는다. 편의점, 세탁소, 제과점, 과일가게, 미용실, 치킨전문점, 중개업소, 커피전문점, 분식전문점, 반찬전문점, 문구점, 패스트푸드점 등이 권장 업종이다. 전용면적은 약 33~50.5㎡, 3.3㎡당 분양가는 2200만~2300만원 선이다.

남양주 진접 삼부르네상스 더퍼스트 입주자를 고정 고객으로 취함은 물론 단지 앞 수변 공원, 인근 초·중·고등학교의 유동인구 유입에 유리하다. 합리적인 분양가를 가진 단지 내 상가로 독점 업종 보장 및 생활밀착형 업종 구성으로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수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앞자리 한정…그만큼 가치↑
공시지가·입점률 모두 높아

최근 구글이 집계한 ‘코로나19 지역사회 이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에서의 이동 추이는 마이너스 13%,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정거장에서의 이동추이는 마이너스 4% 등 외부 활동에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에 중심가의 대형 상권보다는 주거지가 밀집한 단지 내 상가가 한동안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단지 내 상가의 가치도 크게 오르고 있다. 최근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상가들을 살펴보면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일원에서 분양한 ‘수원 인계 한양수자인’단지 내 상가는 매매가 6억원에 매물이 올라왔다. 2017년 초기 매입가 3억4300만원 대비 약 2억5700만원이 오른 가격이다.

진접 삼부르네상스 더퍼스트 단지 내 상가가 들어서는 진접은 서울 당고개역에서 4호선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인 진접역이 2021년 12월 개통될 예정이다. 진접역이 개통되면 당고개역까지 14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노원역까지 20분 내로 도착, 잠실까지는 30분대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납부조건은 계약금 30%, 중도금 50%, 잔금은 20%며 대출은 문의를 통하면 된다.

 


▲시흥장현 시티프론트 애비뉴= ‘시흥장현 시티프론트 애비뉴’가 시흥 플랑드르와 시너지 효과를 내 장현지구의 새로운 투자처로 관심을 받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 장현지구 업무 5블록, 6블록 총 2개 블록에 들어선다. 2개 동, 오피스 562실, 상업시설 87실로 시흥 장현지구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블록별로 보면 5블록에는 지하 3층~지상 10층에 오피스 421실과 상업시설 64실, 6블록에는 지하 4층~지상 10층에 오피스 141실, 상업시설 23실이 조성된다.

시흥 장현지구 업무 5블록, 6블록 총 2개 블록을 아울러 들어서는 대규모 오피스 타워 내 상가다. 탁월한 입지여건과 탄탄한 배후수요 등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소사~원시선이 지나는 시흥시청역 역세권 상가로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된다. 시흥시청역은 현재 2018년 개통한 소사~원시선이 통과하고 있지만, 향후 신안산선(2024년 예정)과 월곶판교선(2025년 예정)이 추가로 지나게 돼 트리플 역세권이 완성될 예정이다.

개발호재 다양
높은 미래가치

미리 상권을 선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높은 미래가치가 예상된다. 또한 인근으로 다양한 개발 호재도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오는 2024년까지 시흥시청을 포함한 일대에 복합행정타운이 조성될 계획이다. 보건소와 중앙도서관, 문화원, 시민문화복지관 등 다양한 공공청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시흥시청역 인근에는 버스터미널과 주차장, 상가 등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환승센터도 조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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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