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몰리는 ‘MZ세대’ 보고서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8.17 13:10:03
  • 호수 13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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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워라밸…그래도 도시로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서울에 MZ세대가 몰리고 있다. MZ세대는 기존 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와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서울시가 우리 사회에 떠오른 MZ세대 특징과 인식 변화에 대해 살펴봤다. 

서울시가 서울서베이와 주민등록인구 통계자료를 확인해 최근 사회·문화·경제 변화의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 특징과 경제활동·사회 인식 변화를 처음으로 분석했다. 

가장 큰 
세대집단 

MZ세대는 1980~2004년생(2020년 기준: 16~40세)을 지칭한다. 1980~1994년생(2020년 기준 26~40세)을 일컫는 ‘M세대(밀레니얼 세대)’와 1995~2004년생(2020년 기준: 16~25세)을 뜻하는 ‘Z세대’를 합한 것이다. 서울에 사는 MZ세대 인구는 약 343만명으로, 전체 서울시 인구의 35.5%를 차지하며 서울에서 가장 큰 세대 집단으로 조사됐다. 

전체 서울 인구의 35.5%를 구성하고 있는 MZ세대 중 23.9%(231만명)는 M세대, 11.6%(112만명)는 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에 대한 가치관에 있어 ‘더 좋은 직장이 나오면 언제라도 이직하겠다’ ‘수입을 위해서 일하기보다는 여가시간을 더 갖고 싶다’는 경향이 5년 전보다 더 커졌고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더 뚜렷하다.

‘더 좋은 직장이 나타나면 언제라도 옮기는 것이 좋다’는 문항에 MZ세대는 10점 만점 중 7.14점을 매겼다. 이는 서울시민 전체가 준 6.67점을 넘어선 수치다. ‘수입을 위해 일을 더 하기보다는 여가 시간을 갖고 싶다’는 문항에는 6.7점으로 서울시민 전체의 6.36점을 앞섰다. 1955~1963년 출생한 베이비부머 세대는 동일 문항들에 6.11점, 6.23점을 각각 매겼다.


이직 가능성 열어놓는다
수입보다 여가시간 중시

전문가들은 직장생활로 부모 세대와 같은 삶을 담보할 수 없게 되면서 직업 가치관이 변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흙수저로 태어났어도 취업하고 몇 년 일하면 대출받아서 내집 마련에 성공하는 등 직장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인식이 컸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며 “‘연봉에 따라 공정한 대우를 받는다’는 인식과 ‘근로소득으로 자아를 실현하겠다는 인식이 공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MZ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7.2%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 66.3%를 추월했다. 이는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MZ세대 전 연령층의 경제활동 인구 편입이 맞물려 발생한 현상으로 이해된다. 1인 가구 MZ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84.1%로 전체 MZ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 67.2%보다 높은 수치다.

이는 전체 MZ세대의 학생 비율(22.9%)이 1인 가구 MZ세대(9.8%)보다 높기 때문이다. 

1인 가구
큰 폭 증가 

지난해 MZ세대 직업으로는 사무종사자(36.1%), 학생(22.9%), 서비스종사자(11.3%) 순으로 많았다. M세대의 61.8%는 사무종사자, 전문가 등 화이트칼라 직업, Z세대의 72.6%는 학생의 비중이 높았다.


세대는 전문가·관련 종사자(2015년 3.6%->2020년 11.5%, 7.9%p 증가), 사무종사자(2015년 40.9%->2020년 47.2%, 6.3%p 증가)에서 직업 비중이 증가했으며, Z세대는 사무종사자(2015년 5.0%->2020년 9.4%, 4.4% p증가), 서비스 종사자(2015년 3.0%->2020년 7.1%, 4.1%p증가)에서 직업 비중이 증가했다. 

1인 가구 MZ세대의 직업 비중은 사무종사자(44.3%), 전문가·관련 종사자(14.9%), 서비스종사자(12.1%) 순으로 컸다. M세대는 사무종사자(48.4%), 전문가·관련 종사자(16.5%), 서비스종사자(11.8%) 순이었으며, Z세대는 학생(40.4%), 사무종사자(23%), 서비스종사자(13.7%) 순이었다.

MZ세대는 더 좋은 직장이 나오면 언제라도 옮기고 싶어하나 수입을 위해 일을 더하기 보다는 여가 시간을 더 갖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는 ‘여가 시간을 갖고 싶다’는 의견이 2015년에 비해 2020년에는 더욱 높아졌으며, 1인 가구 MZ세대보다 더 강한 특성을 보이고 있다. 

기존 세대와
다른 가치관

이와는 대조적으로 베이비부머는 MZ세대보다 ‘이직’과 ‘여가 시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1인 가구 베이비부머에서는 2015년에 비해 2020년에는 ‘이직’과 ‘여가 시간’ 선호 경향이 감소했다. 

MZ세대를 비롯해 서울 시민 전체는 지난 5년간 본인뿐만 아니라 자녀의 사회계층 이동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본다. 특히 지난 5년간 자녀에 대한 사회계층 이동 가능성이 본인보다 더욱 큰 폭으로 하락했다. 또 1인 가구 지속 기간이 길어질수록 세대를 불문하고 본인과 자녀의 사회계층 가능성에 대해 희망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2020년 1인 가구 MZ세대는 자녀의 사회계층 이동 가능성이 본인보다는 긍정적이라는 다른 세대와의 생각과는 달리 자녀의 사회계층 이동 가능성은 본인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특징을 보였다. 

MZ세대는 ‘자녀의 사회계층 이동 가능성’(10점 만점)을 지난해 기준 4.99점으로 평가했다. 이는 2015년(5.98점)보다 1점가량 하락한 수치로, 같은 기간 ‘본인의 계층 이동 가능성’(5.16점→4.74점)보다 낙폭이 컸다.

사회계층 이동가능성 낮아져
결혼·자녀출산 부정적 인식 

이 같은 결과는 매년 9월 서울에 사는 2만 가구 15세 이상 시민 약 4만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서울서베이를 분석한 것이다. MZ세대 표본은 2015년과 2020년에 각각 1만6649명, 1만6187명이다.

자녀의 사회계층 이동 가능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M세대(6.02점→4.91점)가 Z세대(5.86점→5.18점)보다 부정적인 편이다. 경제활동 경험에 따른 차이가 MZ세대 내에서도 차이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M세대는 2020년 기준 26~40세로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5년 76.7%, 2020년 85.5%이었다.

반면 16~25세인 Z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5년 12.4%, 2020년 23.1%로 상대적으로 작다.


세대와 상관없이 서울시민 전체에 계층 이동 가능성을 물은 결과에서도 점수는 2015년 5.91점에서 2020년 4.92점으로 떨어졌다.

MZ세대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가치관은 베이비부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결혼과 출산에 긍정적인 베이비부머 세대와는 달리 MZ세대는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4.46점, ‘자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4.22점으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M세대보다는 Z세대에서 부정적 시각이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기존 세대와
다른 가치관

박종수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MZ세대는 기존 세대와 다른 생활과 가치관을 갖고 있다”며 “해당 지표가 서울을 이끌 중심 세대인 MZ세대를 더욱 이해하고, MZ세대 특징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 추진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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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