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 무시' 막가는 KBO 막전막후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7.26 13:39:40
  • 호수 13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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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타석 뒷짐 지고 있다 헛스윙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최근 한국프로야구위원회는 헛스윙만 하고 있다. 야구계에서 사건·사고가 터지는 데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구팬들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이대로 가면 한국프로야구가 망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프로야구가 위기를 맞았다. 지난 9일 NC 다이노스 1군 선수단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후 두산 베어스 1군 선수단 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3일 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프로야구리그(이하 프로야구) 중단을 선언했다. 

사상 초유
리그 중단

3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KBO는 코로나19 확산, 선수단 내 확진자 발생, 다수의 밀접 접촉자 지정 등으로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KBO가 ‘호텔 술판’의 전모를 다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구단과 공모해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리그 중단 과정에서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KBO는 지난 3월2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1 KBO 리그 코로나19 매뉴얼’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매뉴얼에 따르면 ‘엔트리 등록 미달 등 리그 정상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긴급 실행위원회 및 이사회 요청을 통해 프로야구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고 규정돼있다.

하지만 KBO는 지난 12일, 리그 중단 발표를 앞두고 해당 매뉴얼에 ‘코치진을 제외한 1군 엔트리의 50% 이상이 이탈하는 경우 리그를 중단할 수 있다’는 새로운 규정을 추가했다. 이를 근거로 프로야구를 전격 중단을 발표했다.

KBO가 발표했던 기존 매뉴얼에 따르면 현재 상황에서 전체 리그를 중단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KBO는 2021시즌이 시작하기 전 이미 확정된 입장을 시즌 도중에 변경했다. 너무나 쉽고 빠르게 변경된 매뉴얼에 KBO가 리그 중단을 발표한 것이 과연 정당한 결정이었는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야구팬이 많은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를 위해 리그 중단을 선언한 것이라는 의혹이 난무했다. 주력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전력 누수를 우려했다는 것이다. KBO의 이번 결정은 기존의 규정을 휴짓조각으로 전락시킨 것이라는 비난도 이어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긴 두산 베어스 선수 2명에 엄중경고를 내리면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었다. 두산 베어스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 2명이 발생해 선수 17명, 코치진 14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등 리그 중단에 일조한 구단이다. 

정지택 KBO 총재가 두산 출신이어서 KBO가 사실상 두산 봐주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정 총재는 두산건설 사장,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등 두산 계열사 요직을 거친 경영 전문가로,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1년간 두산 구단주 대행을 지냈다.

NC·두산…선수 확진자 발생해 중단
‘호텔 술판’ 알면서 축소·은폐 의혹

KBO는 한국프로야구를 총괄 관리하는 단체다. 여러 가지 역할을 맡지만 가장 중요한 임무는 안정적으로 프로야구리그를 관리하는 것이다. 야구계에서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KBO 결정에 잡음이 불거져 나왔다. 

야구 인기가 식은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3월 말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조사 발표때 2021 프로야구 개막 직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전화 조사한 결과 34.1%만 프로야구에 관심 있다고 응답했다. 2014년만 해도 성인 둘 중 1명(48%)은 야구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올해 조사 대상자 78%는 선호하는 팀도 없다고 대답했다. 

청년층이라 불리는 18세부터 29세까지의 답변은 야구 관계자들에게 숙제를 안겼다. 4명 중 1명(26%)만이 야구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013년 조사에서는 전체 평균(44%)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017~2019년 30% 내외, 작년과 올해는 20% 중반에 머물렀다.

2013년 때 20대였던 그들이 현재 30대가 되었으니 10대 유입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대 대상으로 좋아하는 야구선수에 대해 물어도 68%가 좋아하는 선수가 없거나 선수 이름 자체를 몰랐다. 

올해 초 한 구단 관계자는 “야구장에 팬들이 오지 않는 건 입장 비율 제한과 코로나19 상황을 탓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그렇게 야구장에 오지 않는 팬들이 야구 경기를 시청하지 않는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최근 국민들 사이에서 프로야구가 ‘핫이슈’로 작용하지 않는단 건 오랜 기간 쌓았던 프로야구 인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단 경고등”이라며 큰 우려를 내비쳤다. 

프로야구 인기가 떨어진 데는 최근에 불거진 사건사고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최근 10년간 선수들의 불법 원정도박, 심판 금전 요구와 구단의 접대, 승부조작, 이면계약, 성추문, 폭행, 구단 직원 횡령과 사설토토 베팅, 금지 약물 복용 등이 매년 반복됐다.

“야구선수? 
몰라요!”

연이은 사건 사고가 잇달아 터지는 데 KBO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KBO는 사건이 터지면 원인이 무엇이고, 향후 어떤 대책을 펼지 깊이 고민하기보다 사태를 일단락하는 데 급급했다. 

KBO는 인기 스타 선수에 솜방망이 징계를 내리면서 팬들의 원성을 샀다. 지난해 5월 KBO는 강정호의 음주운전에 대해 1년 유기실격(자격정지)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 KBO 규약 151조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3회 이상 적발되면 3년 이상 유기 실격 처분이 내려지게 돼있다.

강정호가 세 번째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일으킨 때는 2016년 12월2일이고 개정으로 해당 조항이 생긴 시점은 2018년 9월11일이기 때문에 관련 내용이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KBO는 음주운전 조항을 적용할 수 없어 품위손상행위 조항을 근거로 징계 수위를 정했다.

KBO가 음주운전으로 ‘삼진아웃’을 당한 선수에 스스로 만든 규정을 어겨가면서 내린 솜방망이 처벌로 사실상 한국 복귀 길을 열어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강정호는 프로야구 최초로 40홈런을 친 유격수였다. 김재박-이종범-박진만 등 유격수 계보를 잇는 선수로 주목받았고 최초로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기도 했다. 리그 흥행에 꼭 필요한 선수였다. 그러나 팬들은 차가웠다.

강정호의 거듭된 사과와 “국내 복귀 시 연봉을 사회환원하는 데 쓰겠다”는 의지도 보였지만, 결국 여론의 반대에 막혀 복귀가 무산됐다. 

야구팬들은 아무리 스타라도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그가 뛰는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KBO의 솜방망이 처벌에 질타할 뿐이었다. 팬들은 정정당당한 스포츠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를 싫어한다. 선수가 능력을 보여주는 데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금지 약물이다.

2011년 김재환, 2015년 최진행과 최경철 등이 ‘경기력 향상 약물 복용’으로 적발됐다. 김재환의 경우 2011 야구월드컵 출전 과정에서 적발됐지만, 이미 KBO도 자체 금지 약물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고작 1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김재환의 사례를 기점으로 퓨처스(2군)에서도 금지 약물 검사가 시작됐다. 4년 뒤 최진행은 30경기 출전 정지를 받은 반면 최경철은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들의 차이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이하 KADA) 개입 여부다. KBO 도핑 검사 및 징계는 2016년 KADA 이전과 이후로 나뉘기 때문이다. 2016년 이전 KBO 규정상 가장 무거운 징계는 30경기 출전 정지였다. 이마저도 김재환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하지만 KADA는 KBO와의 협의하에 적발 횟수에 따라 1차(72경기)-2차(144경기)-3차(퇴출)의 징계 수위 및 관련 규정을 확정지었다. 이후 적발과 징계는 KADA의 몫이고, KBO는 관련 정보를 전달받을 뿐 징계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약물 전력
MVP의 과거

2012시즌을 앞두고 김재환은 공식 석상에서 “실력으로 속죄하겠다”고 말해 야구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4년 뒤 김재환은 엄청난 활약을 했다. 2015시즌 0.235였던 타율이 1년 만에 0.325로 급상승했다. 홈런도 37개로 리그 3위, 타점도 124개로 리그 3위를 기록했다. 2018년에도 44개 홈런을 치며 홈런왕까지 등극했다. 

결국 2018시즌 MVP에 선정되기까지 했다. 기자들이 좋아하는 홈런, 타점 1위에 등극했고 다른 타격 지표도 매우 훌륭했다. 하지만 기자단 투표로 뽑게 되는 MVP는 기자 양심에 따라 충분히 주지 않을 여지도 많았다. 그런데도 기자들은 김재환을 선택했다.

야구팬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고 미국, 일본야구 리그와 비교하며 약물 전력이 있는 최초 MVP라며 비아냥대기도 했다. 

예전부터 KBO는 프로야구 간판스타들에 대한 징계가 약했다. 지난 2019년 LG 트윈스 선수 3명(차우찬, 임찬규, 오지환)이 호주 전지훈련 중 카지노에 들렀다. KBO 상벌위워회(이하 상벌위)는 세 선수에게 엄중경고 처분을 내렸다.

심수창은 이들과 함께 카지노에 갔지만, 실제 베팅은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이어 LG 구단엔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야구팬 사이에서 “KBO가 또 ‘갓중 경고’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물론 이때 등장한 접두사 ‘갓(god)’은 ‘최고’라는 뜻이 아닌 ‘불 보듯 뻔한 결론’이라는, 비꼬는 의미로 붙인 것이었다. 야구 팬 사이에서 KBO의 엄중 경고는 이미 놀림감이 된 지 오래다. 

오죽하면 인터넷 커뮤니티에 ‘갓중 경고의 역사’라는 글과 함께 역대 엄중 경고를 받은 사례를 나열한 자료가 공유되기도 했다. 엄중 경고를 받은 사유로 판정항의, 몸싸움, 선수단 관리 책임 등이 있으며 2013년에는 심판위원의 규정 미숙지 등이 있었다.

프로야구리그 규정에 프로야구 구단, 감독, 코치, 심판 위원, 기타 관련 해당자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다고 판단되면 정 총재가 ‘벌칙 내규’에 따라 징계를 가할 수 있다. 실제 제재를 내릴 때는 정 총재가 혼자 결정하기보다 총재 자문기관인 상벌위를 열어 수위를 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벌칙 내규 23개 중 엄중 경고라는 수위는 없다. 

매뉴얼 안 지키고 그저 솜방망이 징계?
반복되는 사건사고…급한 불끄기 급급

경우에 따라 제재금과 출장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엄중 경고도 받는 일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엄중 경고를 받은 선수는 따로 제재금을 내거나 출장정지를 당하지 않는다. 엄중 경고는 그냥 경고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각에선 KBO가 외부 시선을 의식해 엄중 경고를 내렸다고 시선도 존재한다. 제재를 통해 내부 변화를 이끌어내기보다 ‘우리가 이렇게 신경쓰고 있다’고 대외적으로 보여주려는 목적이라는 의미다. 엄중 경고는 벌칙 내규보다 더 센 표현이다.

이처럼 KBO는 야구팬들은 물론 다른 종목 스포츠팬들에게까지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2004년 병역비리 사건, 2012년과 2016년 승부조작 사건 등 팬들의 실망을 저버리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때도 KBO는 미흡한 대처로 질타를 받았다. 

이순철 야구 해설위원은 “(이번 사태 관련해)KBO가 강력하게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야구선수는 사회적으로 선망받는 직업이다. 돈도 많이 벌고, 인기도 있고 언론에 노출도 많이 되는데 윤리의식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하면 팬이 야구장을 떠나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 팬을 다시 모으는 건 정말 어렵다. 한국프로야구에 속해 있는, 야구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대오 각성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거 안 하면 프로야구 망하는 건 순간”이라고 조언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KBO 관계자는 “(리그 중단과 관련해)새로운 규정을 추가한 건 맞지만 프로야구를 중단한 이유는 아니다. 기존 매뉴얼에 따라 중단시킨 것이고 새로운 규정은 향후 비슷한 사례를 대비해 신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단과 공모했다는 의혹도 억울하다. 방역당국에서 해당 선수에게 통보했고 경찰서에서 확진자 발표가 난 뒤 대응했다. (KBO가 호텔 술판 의혹과 관련해)축소나 은폐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보여주기식
엄중 경고

아울러 “음주운전과 관련해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다. 강정호 선수의 세 번째 음주운전은 2016년이었고 삼진아웃 규정이 생긴 시점은 2018년이었다. 2016년 당시(강정호는) KBO리그 소속이 아닌 메이저리그 소속이었기 때문에 삼진아웃 제도를 적용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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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