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무신사 논란의 흑역사

몸집만 컸지 여전히 철부지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이용자 수 84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몰인 무신사의 수장 조만호 대표가 사퇴의 뜻을 밝혔다. 최근 벌어진 젠더 문제와 쿠폰 차별 지급 논란을 책임지겠다는 이유에서다. 조 대표 사퇴 이후에도 무신사는 과거 논란들이 함께 주목받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무신사는 과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시작됐다. 무신사는 지난 2009년 온라인 샵을 괄목할만한 성장으로 선보이며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의도 없었다?
쏟아진 비난

사업 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세다. 2013년 1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조원을 달성했다.

무신사는 온라인 패션업계서 국내 최초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이상 기업)에도 선정됐다. 그러나 지난 3월 여성회원에게만 할인쿠폰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남녀 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을 대처한 방식이었다. 한 고객이 게시판에 댓글로 쿠폰 차별 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올리자 무신사 측에서는 해당 회원에게 60일 서비스 정지 처분을 내렸다. 


해당 문제가 이슈화되자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무신사 측에서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었고 게시판도 불매하겠다는 글들로 도배됐다. 

결국 조만호 대표가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서 여성고객들의 구매 확대를 위함이었다는 해명과 함께 전체 고객에게 동일한 쿠폰을 발행하기로 약속했다. 커뮤니티 이용자 정지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조 대표는 배려 없이 무신사가 편의주의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며 업무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남녀 차별 논란이 발생한 뒤 현대카드와 협업한 물물교환 프로젝트 포스터도 논란이 됐다. 카드를 잡고 있는 손 모양이 메갈리아(이하 메갈)의 모양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포스터는 여러 개 레퍼런스 중 하나고, 비하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해명을 내놨다. 그럼에도 일부 여론에선 무신사가 논란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데다 부주의로 인해 해명보다는 사과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거 오리온과 진행했던 협업도 함께 문제로 떠올랐다. 기존 초코송이 과자 케이스에 그려진 캐릭터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화이트 초코송이 과자에 그려진 캐릭터에는 메갈이 남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것과 비슷한 손 모양을 하고 있다는 데서 논란이 일었다.

화이트 초코송이 캐릭터가 해당 손 모양을 한 것은 무신사와의 협업 제품이 유일하다.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
잇단 물의로 여론의 뭇매

의도한 바가 없다고 해도 단순 실수로 생각하기엔 무신사의 패션업계 파급력을 따져본다면 절대 간과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조 대표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이메일을 전 사원에게 전송한 뒤 20년간 일군 무신사 대표직을 스스로 내려놨다. 사퇴 당시 회사와 관련된 모든 업무는 내려놓고 신생 브랜드 발굴과 해외진출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발생한 논란들은 모두 무신사 성장의 기반이 된 남성 고객층을 잃을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조 대표의 사퇴를 통해 이번 사태를 최대한 빨리 수습하고자 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은 가중되는 모양새다. 사퇴 전 조 대표는 이메일을 통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의장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전히 조 대표의 기업 의사 결정에 대한 영향력은 남아 있어 ‘무늬만 사퇴’라는 비판적 시선도 나왔다. 

조 대표가 대표직에 있을 때도 무신사는 표절 의혹으로 한때 비판의 대상이 된 바 있다. 지난해 출시한 무신사 한정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인 솔드아웃이 그 대상이다. 

퓨처웍스의 한정판 정보 커뮤니티 앱인 쏠닷과 무신사의 솔드아웃이 여러 측면에서 비슷하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앱의 활용도 면에서 보면 차이점은 있다. 

쏠닷은 커뮤니티 성격이 강하고, 솔드아웃은 마켓까지 운영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문제는 앱의 구성 형태다. 

퓨처웍스 측은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을 비롯해 디자인과 구성면에서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무신사 측은 표절에 대해 이미 2001년에 도메인 등록이 돼있었고 앱을 기획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표절 의혹
갑질 시비

그러자 퓨처웍스는 무신사가 솔드아웃을 출시하기 전 쏠닷 측과 1년간 면담을 진행하며 각종 정보를 제공받았고, 무신사에서 먼저 연락이 와 함께 한정판 재판매 플랫폼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무신사 측은 소송에 대해 퓨처웍스 측에서 서비스 도용 여부, 아이디어 제공 여부 등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현재 퓨처웍스와 무신사는 앱의 표절 여부를 두고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최근 법원 판례에 비춰볼 때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선 무신사의 영향력이 퓨쳐웍스보다 막강한 만큼 문제를 제기한다 해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1위’의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는 무신사는 갑질 논란도 겪었다. 일부 브랜드에 특정 경쟁사에 입점할 경우 거래를 끊겠다고 통보한 점이 문제가 됐다.

갑질 논란이 문제되자 무신사 측은 “비브랜드를 주로 유통하는 플랫폼에 동시 입점한 일부 브랜드로 인해 소비자의 의문이 발생한 점과 비브랜드 상품 중심의 입점 여부를 브랜드와 비브랜드를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로 적용하는 것을 검토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입점 브랜드의 가치 보호를 위한 노력”이라고 부연했다.

패션 플랫폼 초창기엔 각 패션 플랫폼들이 추구하는 분야가 서로 다른 부분이 존재했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종합 패션 서비스의 규모가 겹치는 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무신사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경쟁 플랫폼에서 상위 매출을 올린 브랜드를 선택해 무신사 플랫폼에 독점 공급하도록 유도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무신사의 조치가 규모가 작은 패션 플랫폼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와
다른 행보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의류 플랫폼 특성상 브랜드 독점력이 곧 경쟁력이란 점에서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는 무신사의 독점을 위해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점으로 풀이된다. 

무신사가 처음부터 각종 논란에 대해 현재와 같은 행보를 보인 것은 아니다. 과거 무신사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광고한 양말과 관련된 홍보문구가 문제된 적 있다.

문제의 광고는 양말이 빠르게 마른다며 ‘속건성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랐다’는 내용의 카드뉴스 형식의 광고였다. 해당 광고는 네티즌 사이에서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다며 논란이 일었고 고인 모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해당 사건으로 무신사는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무신사는 즉각 광고를 삭제했고 3일 동안 두 차례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이 성의없다는 반응을 보이자 무신사 측은 잘못을 인정하고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 사무국에 사과했고, 조 대표와 임원진이 기념사업회의 사무국장 등과 만남을 가졌다. 기념사업회 측도 무신사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방문 이후 자체적으로 강사를 초빙해 전 직원을 상대로 강의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고, 컨텐츠 검수자도 영입했다. 콘텐츠를 담당했던 해당 직원은 정직과 감봉, 직무 변경이라는 조치를 취했다. 

해당 논란이 잠잠해진 뒤에도 무신사 측은 진행 상황을 알린 뒤 한 번 더 사과했다. 여론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기업의 진정성 있는 대처와 사과가 대중에게 받아들여진 셈이다. 

이를 두고 무신사가 업계에 끼치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알고,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 책임지려는 노력을 한 점과 개인의 잘못이 아닌 회사가 책임지려 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후속조치를 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표직 사퇴 의장직은 수행
규모 커졌는데 속은 그대로?

칼하트 브랜드 제품의 가품 논란이 있었을 때도 무신사는 정품과 가품을 가리지 않고 환불처리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의심을 불식시킨 바 있다. 현재 대표 사퇴라는 강수를 뒀음에도 무신사의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이유는 과거의 대처 방식과는 차이점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무신사의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으며 홍대입구역의 오프라인 매장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지난 9일 시행된 라이브 방송에서도 무신사는 60분 만에 3억원어치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아직까지 무신사가 업계 1위로써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무신사는 2023년 상장을 목표로 동종 업계인 스타일쉐어와 29cm를 잇따라 인수하며 몸집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또 조 대표의 사퇴 발표 하루 만에 강정구 프로덕트 부문장과 한문일 성장전력본부장이 공동대표로 선임된 점에서 기업운영의 전문화를 공고히 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상장 시점이 다가오면서 기업 이미지를 훼손시키지 않고 대표의 사임으로 논란을 종식시키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 대표의 사임을 ‘준비된 사임’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업계서 그에 대한 평가는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구조를 온라인 중심으로 바꾼 인물로써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 대한 기여가 크다고 인정받고 있다. 동시에 1인 브랜드 성공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다만 추후 논란이 발생했을 때 과거처럼 시원하지 않은 해결책을 내놓는다면 ‘공정’에 민감한 젊은 층들이 결국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돈 벌고
변했다?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에서 빼놓을 수 없는 회사다. 규모가 커진 만큼 논란에서 더 자유롭지 못하다. 일각에선 무신사가 기업적인 책임을 다하려면 규모에 맞는 규율과 규정을 정해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일관성을 가지고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재계는 지금…‘손가락 모양’ 비상

GS25부터 시작된 손가락 모양 논란은 현재도 큰 이슈다. 조윤성 사장이 직접 사과했지만 불매운동은 멈추지 않았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BBQ를 비롯해 무신사, 오비맥주, 다이소 등 손가락 모양의 논란이 연이어 불거졌다. 기업들은 남성 혐오 기업으로 낙인 찍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과거 올렸던 사진이나 홍보물들도 조명돼 기업들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기업들은 문제가 될만한 홍보물과 게시물들을 점검하며 사태 해결에 나섰다.

손가락 이슈로 논란된 기업들은 공식 사과문을 올리거나 대표가 직접 사과하기도 한다. 문제는 사과문이나 해명 글을 올려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손가락 이슈로 비난을 받거나 문제가 되는 기업들은 매출 감소로 이어지거나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된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들도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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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