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감싸는 집권 여당 박현종 회장 봐주기 막전막후

고발한다며… 말과 행동 다른 이중플레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불거졌던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박현종 bhc 회장에 대한 위증 고발 논란이 7개월이 지나도록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 의아한 부분은 집권 여당 의원이 요청한 고발 조치가 야당도 아닌 같은 여당 의원 선에서 막혀 있다는 점이다. 

“선서, 본인은 국회가 실시하는 2020년도 국정감사와 관련하여 정무위원회에서 증언을 함에 있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및 제8조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진술이나 서면답변에 거짓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서합니다.”(박현종 bhc 회장, 2020년 10월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박 회장이
대표 선서

박현종 bhc 회장은 지난해 10월22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이종민 광복회 의전팀장,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를 대표해 증인 선서를 했다. 

윤관석(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장은 박 회장의 증인 선서에 앞서 “선서를 받는 이유는 국회가 국정감사를 실시함에 있어서 증인으로부터 양심에 따라 숨김없이 사실대로 증언하겠다는 서약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국회증언감정법) 14조(위증 등의 죄)에는 ‘이 법에 따라 선서한 증인 또는 감정인이 허위의 진술(서면답변을 포함한다)이나 감정을 했을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돼있다.

국정감사에서 위증을 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국감에서 박 회장은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박 회장의 국감 잔혹사는 2018년 첫 출석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치킨업계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이익구조 때문에 해마다 논란이 됐지만, 3대 치킨업계(교촌·bhc·BBQ) 경영진이 국감에 출석한 것은 박 회장이 처음이었다. 

2018년 10월15일 정무위 국감에 등장한 박 회장은 당시 전국 bhc가맹점협의회(이하 가맹점협의회)가 지적했던 광고비 횡령과 치킨 기름값 폭리 의혹 등에 대한 질의를 집중적으로 받으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앞서 가맹점협의회는 박 회장을 비롯한 bhc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당시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박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부당한 광고비 의혹 ▲보복성 가맹 계약 해지 ▲불공정 거래행위 ▲갑질행위 등 bhc와 가맹점협의회 간에 불거진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국감 위증 고발 7개월째 감감무소식
여당 의원 요청…여당 간사가 뭉개?

bhc가 국감에 앞서 전 의원에게 제출한 상생방안도 질의사항에 포함됐다. 

박 회장은 전 의원의 질의에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 기업 의무 차원에서 상생방안을 추가로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신선육 가격 인하가 상생방안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bhc 상생방안에는 ▲매주 첫째 주 월요일 가맹점협의회와의 대화 정례화 ▲정기회의와 별도로 이슈 발생 시 수시 설명회 개최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2년 뒤인 지난해 국감에서 박 회장은 또다시 증언대 앞에 섰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박 회장이 2018년 국감에서 언급한 상생방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전 의원은 “(2018년 국감에서)보복 가맹 계약 해지 철회, 신선육 가격 인하 등 이런 상생방안을 약속했는데 이후에 지켜진 내용은 전혀 없고 오히려 점주들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소송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재 조사와 처분을 앞두고 있는 만큼 공정한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묻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단체행동을 한 가맹점의 계약을 끊은 bhc에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bhc는 가맹점협의회 설립과 활동을 주도한 울산 옥동점 등 7개 가맹점에 대해 계약을 끊었다. 

위증 논란이 불거진 부분은 bhc와 경쟁사 제네시스BBQ 간의 갈등에 대한 박 회장의 답변이었다. 당시 bhc는 경쟁사인 BBQ 윤홍근 회장의 회삿돈 횡령 수사 배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지난해 정무위 국감을 앞두고 언론보도를 통해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것.

경쟁사 갈등
해명했지만…

2018년 11월 윤 회장이 회삿돈으로 자녀의 미국 유학비를 10억원 넘게 댔다는 언론보도가 나왔고 경찰 수사가 뒤따랐다. 이후 지난해 10월 <한국일보>는 언론보도와 경찰 수사의 배후에 bhc가 깊숙이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박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경쟁업체 죽이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고 보도한 것이다. 

사건의 단초가 된 윤 회장의 횡령 사건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제보자 A씨는 윤 회장의 횡령 의혹을 제보하는 과정에서 bhc와 박 회장 등의 사주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회장은 A씨를 언론사에 연결해준 일 밖에 관여한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bhc는 A씨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전 의원은 박 회장의 해명을 ‘거짓’이라고 봤다.

그는 A씨와 bhc 홍보팀장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bhc가 담당 임원의 주소, 차 번호 등 경찰에 진술해야 할 내용을 ‘밀착 코칭’했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의 해명과는 달리 사건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직원이 개인적으로 일을 진행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현재 사건과 관련해 법적 조치가 진행 중인 만큼 답변하기 어렵다”며 “(증거로 제출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은) 대화 맥락의 앞뒤를 모두 확인해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항변했다. A씨에게 변호사를 선임해준 사실이 있느냐는 전 의원의 질문에도 박 회장은 “제가 알기로는 선임해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 변호사라는 사람이 제보 내용을 요약하고 의도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라며 “변호사가 누군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bhc는 경쟁사인 BBQ를 무너뜨리기 위해 온갖 파렴치한 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저는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bhc 분리매각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전 의원이 “BBQ 부사장으로 있으면서 2013년 당시 계열사인 bhc를 분리매각할 때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고 주장하자 박 회장은 “매각 업무는 제가 총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전 의원은 “당시 업무 기록을 갖고 있다”고 박 회장을 압박했다.

위원장도
“협의해야”

전 의원은 박 회장의 발언 중 ▲‘A씨에게 변호사를 선임해주지 않았다’ ▲‘매각 과정을 총괄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위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bhc 분리매각)업무 기록을 포함해 증거자료를 행정실에 제출할 수 있도록 위원장님께서 해 주신다면, 정무위원회에서 위증 고발 조치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윤관석 정무위원장은 “전 의원님이 의사진행발언 때 요청한 자료는 간사님들과 협의해서 다시 알려 드리겠다”고 했다. 문제는 전 의원이 박 회장에 대한 위증 고발을 요청한 지 7개월이 넘도록 아무 조치가 없다는 점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이를 두고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현행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국회에서의 위증죄는 해당 상임위원회의 고발이 전제돼야 한다. 국회증언감정법은 ‘친고죄’(범죄의 피해자 또는 기타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고발이 있어야 공소할 수 있는 범죄)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상임위원회 등의 고발이 없다면 기소되지 않는다. 

국회증언감정법 15조(고발)에는 ‘본회의 또는 위원회는 증인·감정인 등이 12조(불출석 등의 죄), 13조(국회모욕의 죄), 14조(위증 등의 죄)의 죄를 범했다고 인정한 때에는 고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때 고발은 증인·감정인 등을 조사한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의장 또는 위원장 명의로 한다고 제한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해 박 회장을 위증죄로 고발하기 위해서는 정무위원회 의원들의 통일된 의견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무위원회는 박 회장의 위증 고발 조치를 두고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병욱 의원 측에서 박 회장에 대한 위증 고발을 뭉개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상임위원회에 안건이 올라오면 논의를 거쳐 고발 조치를 진행한다”며 “이때 여야 간사들이 의원들의 의견을 모은 후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속조치 두고 여당서 핑퐁
야 “테이블에도 안 올라와”

당시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는 김 의원, 야당 간사는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었다. 하지만 박 회장의 위증 고발 조치와 관련해서는 여야 간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성 의원실 관계자는 “박 회장의 위증 고발 관련 논의는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적이 없다”며 “당초 민주당 의원들끼리 자체적으로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간사인 김 의원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민주당에서 (박 회장에 대한)위증 고발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온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이 고발 조치를 요구한 사안인데, 야당에서 나서서 고발 조치하자고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박 회장을 위증죄로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처음 주장했던 전 의원실 관계자는 “(김병욱)간사 쪽에 계속 이야기를 했는데, 그쪽이 협상을 해줘야 하는 문젠데 안 된 걸로 알고 있다”며 “여당 간사실에서 논의가 멈춰 있는 상황이다. (야당 간사인)성일종 의원실에 확인해 봤을 때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오면 크게 반대 의견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런데 협상 테이블 자체에 안 올라간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님께서 직접 현장에서 위증 고발을 하겠다고 했고 일반적으로 국정감사 보고서를 채택할 때쯤 협의가 다 끝나는 편인데, 이번에는 좀 이상하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도 “저희들은 위증이라고 확신하고 고발했으면 하는데, 제 개인 이름으로 고발하는 게 아니고 상임위 전체 이름으로 고발하는 것이다 보니(어떻게 할 수가 없다). 우리 김병욱 간사가 굉장히 신중하다.(박 회장의 위증 고발 조치는)김 의원실에 딱 멈춰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반면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실에 바뀐 보좌진이 많아서 내용을 잘 모른다. (박 회장에 대한 위증 고발 요구는) 전재수 의원실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그쪽에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지난해 국감 이후로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저희가 질의한 사항이 아닌데 이걸 저희가 답변하는 게 마땅치 않은 것 같다. 전재수 의원실에서 주장하셨기 때문에 관련한 진행 상황은 그쪽에 문의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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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입에 삼키기엔 너무 컸던 걸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이브와의 전쟁서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된 모양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공룡 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불과 몇 년 만에 국민 기업서 밉상 기업으로 전락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메신저가 될 때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미래는 밝았다.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초기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민 기업 밉상 기업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2~3월 하이브와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 과정서 일어난 일이 사법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말이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그 과정서 과도한 비용을 사용해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올릴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지난해 2월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난해 2월16~17일, 27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1100억원을 먼저 투입하고 같은 달 28일 카카오가 뒤이어 13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를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SM 지분 매수 과정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으며 지분 매수는 정상적 장내 매수였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는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한 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영장전담판사가 배정된 점 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이브와 크게 벌인 ‘쩐의 전쟁’ 경영권 차지했지만 사법리스크↑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20시간의 밤샘 조사에서 “SM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8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 임직원 간 메시지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관계자의 통화 녹취,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혈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SM은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연예기획사로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EXO, NCT, 에스파, 라이즈 등의 유명 보이·걸그룹을 배출한 ‘아이돌 명가’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은 K팝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SM 인수전의 시작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서 시작됐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설립자로 SM 소속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 사이에서는 ‘수만 아버지’로 불리는 등 일종의 개척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당시 카카오, 네이버 등이 매수자로 언급되곤 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SM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전 프로듀서 소유의 라이크기획이 SM과의 내부거래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SM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내부 갈등이 촉발됐다. 급히 먹다 탈 났나? 이 과정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 경영진이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이 전 프로듀서 측과 완벽한 대립각을 세운 현 SM 경영진은 ‘SM 3.0’을 발표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로 전환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SM 경영진이 지난해 2월7일 카카오가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분 9.05%를 확보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찾은 동앗줄은 하이브였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공시 다음 날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기했다. 그리고 2월9일 자신이 보유한 SM 지분 18%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추가로 25%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SM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대결로 압축됐다. SM 인수전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가 공개매수가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자 카카오가 반격하는 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7일부터 SM의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약 833만주에 달하는 주식으로 총 1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SM 인수전은 하이브가 카카오가 시작한 ‘쩐의 전쟁’서 한발 물러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쇄신 노력 ‘물거품’ 이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SM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3월12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또 다른 공룡 기업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기 위해 벌인 ‘쩐의 전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하이브는 당시 SM 인수전서 발을 뺀 뒤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한때 13만원까지 급등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비정상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시세를 조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지난해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카카오법인을 검찰에 넘겼다. 지난 11월에는 김범수 당시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카카오 수사에 열을 올렸다. 시세조종 의혹 창업자에 칼끝 댔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잃을 수도 카카오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금감원이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법인까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이때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SM 인수전 과정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는 창업자 구속 가능성과 알짜배기 기업을 놓칠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의 쇄신 노력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바꿨다.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김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쇄신작업은 물론 기업 전체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그룹 덩치를 줄이기 위해 알짜배기만 남겨두고 일부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어렵게 인수한 SM 역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은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몸집 줄여 해결될까?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문어발식 기업 인수, 계열사 확장 과정서의 잡음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카카오의 운명이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잠식되는 모양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