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감싸는 집권 여당 박현종 회장 봐주기 막전막후

고발한다며… 말과 행동 다른 이중플레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불거졌던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박현종 bhc 회장에 대한 위증 고발 논란이 7개월이 지나도록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 의아한 부분은 집권 여당 의원이 요청한 고발 조치가 야당도 아닌 같은 여당 의원 선에서 막혀 있다는 점이다. 

“선서, 본인은 국회가 실시하는 2020년도 국정감사와 관련하여 정무위원회에서 증언을 함에 있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및 제8조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진술이나 서면답변에 거짓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서합니다.”(박현종 bhc 회장, 2020년 10월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박 회장이
대표 선서

박현종 bhc 회장은 지난해 10월22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이종민 광복회 의전팀장,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를 대표해 증인 선서를 했다. 

윤관석(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장은 박 회장의 증인 선서에 앞서 “선서를 받는 이유는 국회가 국정감사를 실시함에 있어서 증인으로부터 양심에 따라 숨김없이 사실대로 증언하겠다는 서약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국회증언감정법) 14조(위증 등의 죄)에는 ‘이 법에 따라 선서한 증인 또는 감정인이 허위의 진술(서면답변을 포함한다)이나 감정을 했을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돼있다.

국정감사에서 위증을 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국감에서 박 회장은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박 회장의 국감 잔혹사는 2018년 첫 출석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치킨업계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이익구조 때문에 해마다 논란이 됐지만, 3대 치킨업계(교촌·bhc·BBQ) 경영진이 국감에 출석한 것은 박 회장이 처음이었다. 

2018년 10월15일 정무위 국감에 등장한 박 회장은 당시 전국 bhc가맹점협의회(이하 가맹점협의회)가 지적했던 광고비 횡령과 치킨 기름값 폭리 의혹 등에 대한 질의를 집중적으로 받으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앞서 가맹점협의회는 박 회장을 비롯한 bhc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당시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박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부당한 광고비 의혹 ▲보복성 가맹 계약 해지 ▲불공정 거래행위 ▲갑질행위 등 bhc와 가맹점협의회 간에 불거진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국감 위증 고발 7개월째 감감무소식
여당 의원 요청…여당 간사가 뭉개?

bhc가 국감에 앞서 전 의원에게 제출한 상생방안도 질의사항에 포함됐다. 

박 회장은 전 의원의 질의에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 기업 의무 차원에서 상생방안을 추가로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신선육 가격 인하가 상생방안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bhc 상생방안에는 ▲매주 첫째 주 월요일 가맹점협의회와의 대화 정례화 ▲정기회의와 별도로 이슈 발생 시 수시 설명회 개최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2년 뒤인 지난해 국감에서 박 회장은 또다시 증언대 앞에 섰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박 회장이 2018년 국감에서 언급한 상생방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전 의원은 “(2018년 국감에서)보복 가맹 계약 해지 철회, 신선육 가격 인하 등 이런 상생방안을 약속했는데 이후에 지켜진 내용은 전혀 없고 오히려 점주들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소송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재 조사와 처분을 앞두고 있는 만큼 공정한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묻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단체행동을 한 가맹점의 계약을 끊은 bhc에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bhc는 가맹점협의회 설립과 활동을 주도한 울산 옥동점 등 7개 가맹점에 대해 계약을 끊었다. 

위증 논란이 불거진 부분은 bhc와 경쟁사 제네시스BBQ 간의 갈등에 대한 박 회장의 답변이었다. 당시 bhc는 경쟁사인 BBQ 윤홍근 회장의 회삿돈 횡령 수사 배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지난해 정무위 국감을 앞두고 언론보도를 통해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것.

경쟁사 갈등
해명했지만…

2018년 11월 윤 회장이 회삿돈으로 자녀의 미국 유학비를 10억원 넘게 댔다는 언론보도가 나왔고 경찰 수사가 뒤따랐다. 이후 지난해 10월 <한국일보>는 언론보도와 경찰 수사의 배후에 bhc가 깊숙이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박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경쟁업체 죽이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고 보도한 것이다. 

사건의 단초가 된 윤 회장의 횡령 사건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제보자 A씨는 윤 회장의 횡령 의혹을 제보하는 과정에서 bhc와 박 회장 등의 사주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회장은 A씨를 언론사에 연결해준 일 밖에 관여한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bhc는 A씨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전 의원은 박 회장의 해명을 ‘거짓’이라고 봤다.

그는 A씨와 bhc 홍보팀장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bhc가 담당 임원의 주소, 차 번호 등 경찰에 진술해야 할 내용을 ‘밀착 코칭’했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의 해명과는 달리 사건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직원이 개인적으로 일을 진행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현재 사건과 관련해 법적 조치가 진행 중인 만큼 답변하기 어렵다”며 “(증거로 제출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은) 대화 맥락의 앞뒤를 모두 확인해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항변했다. A씨에게 변호사를 선임해준 사실이 있느냐는 전 의원의 질문에도 박 회장은 “제가 알기로는 선임해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 변호사라는 사람이 제보 내용을 요약하고 의도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라며 “변호사가 누군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bhc는 경쟁사인 BBQ를 무너뜨리기 위해 온갖 파렴치한 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저는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bhc 분리매각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전 의원이 “BBQ 부사장으로 있으면서 2013년 당시 계열사인 bhc를 분리매각할 때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고 주장하자 박 회장은 “매각 업무는 제가 총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전 의원은 “당시 업무 기록을 갖고 있다”고 박 회장을 압박했다.

위원장도
“협의해야”

전 의원은 박 회장의 발언 중 ▲‘A씨에게 변호사를 선임해주지 않았다’ ▲‘매각 과정을 총괄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위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bhc 분리매각)업무 기록을 포함해 증거자료를 행정실에 제출할 수 있도록 위원장님께서 해 주신다면, 정무위원회에서 위증 고발 조치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윤관석 정무위원장은 “전 의원님이 의사진행발언 때 요청한 자료는 간사님들과 협의해서 다시 알려 드리겠다”고 했다. 문제는 전 의원이 박 회장에 대한 위증 고발을 요청한 지 7개월이 넘도록 아무 조치가 없다는 점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이를 두고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현행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국회에서의 위증죄는 해당 상임위원회의 고발이 전제돼야 한다. 국회증언감정법은 ‘친고죄’(범죄의 피해자 또는 기타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고발이 있어야 공소할 수 있는 범죄)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상임위원회 등의 고발이 없다면 기소되지 않는다. 

국회증언감정법 15조(고발)에는 ‘본회의 또는 위원회는 증인·감정인 등이 12조(불출석 등의 죄), 13조(국회모욕의 죄), 14조(위증 등의 죄)의 죄를 범했다고 인정한 때에는 고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때 고발은 증인·감정인 등을 조사한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의장 또는 위원장 명의로 한다고 제한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해 박 회장을 위증죄로 고발하기 위해서는 정무위원회 의원들의 통일된 의견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무위원회는 박 회장의 위증 고발 조치를 두고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병욱 의원 측에서 박 회장에 대한 위증 고발을 뭉개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상임위원회에 안건이 올라오면 논의를 거쳐 고발 조치를 진행한다”며 “이때 여야 간사들이 의원들의 의견을 모은 후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속조치 두고 여당서 핑퐁
야 “테이블에도 안 올라와”

당시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는 김 의원, 야당 간사는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었다. 하지만 박 회장의 위증 고발 조치와 관련해서는 여야 간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성 의원실 관계자는 “박 회장의 위증 고발 관련 논의는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적이 없다”며 “당초 민주당 의원들끼리 자체적으로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간사인 김 의원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민주당에서 (박 회장에 대한)위증 고발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온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이 고발 조치를 요구한 사안인데, 야당에서 나서서 고발 조치하자고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박 회장을 위증죄로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처음 주장했던 전 의원실 관계자는 “(김병욱)간사 쪽에 계속 이야기를 했는데, 그쪽이 협상을 해줘야 하는 문젠데 안 된 걸로 알고 있다”며 “여당 간사실에서 논의가 멈춰 있는 상황이다. (야당 간사인)성일종 의원실에 확인해 봤을 때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오면 크게 반대 의견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런데 협상 테이블 자체에 안 올라간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님께서 직접 현장에서 위증 고발을 하겠다고 했고 일반적으로 국정감사 보고서를 채택할 때쯤 협의가 다 끝나는 편인데, 이번에는 좀 이상하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도 “저희들은 위증이라고 확신하고 고발했으면 하는데, 제 개인 이름으로 고발하는 게 아니고 상임위 전체 이름으로 고발하는 것이다 보니(어떻게 할 수가 없다). 우리 김병욱 간사가 굉장히 신중하다.(박 회장의 위증 고발 조치는)김 의원실에 딱 멈춰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반면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실에 바뀐 보좌진이 많아서 내용을 잘 모른다. (박 회장에 대한 위증 고발 요구는) 전재수 의원실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그쪽에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지난해 국감 이후로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저희가 질의한 사항이 아닌데 이걸 저희가 답변하는 게 마땅치 않은 것 같다. 전재수 의원실에서 주장하셨기 때문에 관련한 진행 상황은 그쪽에 문의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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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