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잠룡 3인 ‘세 결집’ 승부수

지지율은 허상…인해전술로 진격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들이 몸을 풀고 있다. 국정 철학과 다름없는 메시지를 던지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식이다. 동시에 지지층 결집이 눈길을 끈다. 이들의 대선 행보와 발맞춰 곳곳에서 출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는 3명이다. 최근까지 그렇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달 24∼25일 전국 유권자 1008명을 조사한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33.8%), 이재명 경기도시자 (24.1%),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11.3%), 무소속 홍준표 의원(5.1%), 정세균 전 국무총리(4.2%) 순이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유력 3인방
신호탄 쏘다

종합해보면 민주당에서는 이 지사,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순이다. 민주당의 5·2 전당대회가 종료되면서 이들의 출마선언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 지사의 경우, 지난달 28일 “먼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국민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당장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이번 달 안으로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해진다.


정 전 총리 역시 지난달 21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국민에게 보고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 달 예정인 대선 예비경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때는 오는 9월이다.

경쟁에는 점점 불이 붙는 분위기다. 최근 이 지사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소득’ 띄우기에 나섰다. 이 지사는 지난달 28일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에 참석하며 축사를 전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호남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두 호남 출신인 이들은 지지기반이 겹치는 만큼 앞 다퉈 지역을 방문하고 있다. 동시에 호남이 민주당의 대표적인 텃밭인 만큼, 이를 기점으로 1강의 이 지사에 대항하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세 명의 주자들의 대권 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들의 지지층 역시 결집을 이어가고 있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포럼’을 이번 달 안으로 발족시킬 전망이다. 이른바 성공포럼에는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속속 이름을 올렸다. 좌장격인 4선의 정성호 의원과 김영진·김병욱 의원 등 이재명계 핵심 인사들이 참여한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결집이 예상되며 다수 의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출마 선언 전 예열 작업 시작
3인3색 지지층 결집…어디서?

눈길이 가는 인물은 5선의 조정식 의원과 4선의 노웅래 의원이다. 정책통인 조 의원은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정책위의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노 의원은 지난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지사는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만큼, ‘여의도 경험’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조 의원 등 중량감 있는 인물들이 이 지사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조 의원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자 경기도 인수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 지사의 또 다른 약점은 ‘비문(비 문재인)’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지지율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까지 지지율을 살펴볼 때, 이 지사는 야권의 강력한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유일한 대항마다. 실제로 친문(친 문재인) 의원들이 이 지사의 포럼에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성공포럼은 대선캠프 성격보다는 정책 연구 성격이 강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포럼은 지난 4·7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요인 중 하나인 ‘공정’을 다루면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 등 ‘기본시리즈’를 구체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지사의 지지층도 활동에 나서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의 ‘서민의 벗 더불어k’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모여 지난달 4일 광주에서 창립 출범식을 가졌다. 이 지사는 창립기념 토크쇼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강위원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과 ‘기본소득과 광주’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한 바 있다.

이외에도 ‘희망22포럼’ ‘개국’ 등이 활동에 나섰다. 희망22포럼의 경우 지난 1월 출범했다. 약 550여명의 지역 경제계, 문화계, 법조계 인사들이 모였다.

기본 국가포럼 개국은 지난 3월 출범했다. 포럼은 출범식과 동시에 소득 관련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에는 이 지사를 지지하는 제주 지역 지지층 모임인 제주희망사다리포럼이 출범했다. 지난 3월에 출범한 제주도 청년층 중심의 ‘촛불백년 제주도 이사람’ 등이 함께했다. 공동대표단은 출범 선언문을 통해 “소수 기득권 세력에 휩쓸리는 현재의 정치구도를 타파하고 공정사회를 통한 일반시민 다수에게 기회의 사다리가 열리는 희망의 사회를 표방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자체 차원의 우회 지지도 얻고 있다.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회에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전국 기초·광역 지자체 243곳 가운데 74곳이다.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회는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공감, 정책의 보편화와 제도화를 논의하는 기구다. 이 지사가 2018년 10월 시도지사 협의회에서 처음 제안했다.

하나 둘…
출범 릴레이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서 공식 활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이 전 대표는 이번 달 개최 예정인 ‘신복지2030 광주포럼’를 기점으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오는 8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릴 광주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한다. 포럼 발기인에는 100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으로 이개호·이병훈·이형석 의원과 광주 지역 구청장,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 등이다.

특히 김 의장은 광주포럼 집행위원장으로 “광주에서 솔선수범해 코로나19로 변화된 새로운 역사와 시대적 흐름을 만들어가는 개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광주포럼은 출생부터 교육, 주거, 노후 복지까지 평생을 책임지는 신복지 정책을 2030년까지 추진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광주포럼 회원은 지역 인사 2만명으로 추산된다. 광주에 있는 여권 관련 모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전 대표가 전남 영광 출신인 만큼 호남을 시작으로 대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광주에서 출발해 오는 6월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지지층을 결집시킬 예정이다.

호남 이외 지역에서도 이 전 대표 지지모임이 문을 열었다.


대구 지역 지지모임인 ‘플랫폼 더 숲’은 대구 벤처센터에서 지난달 24일 창립식을 개최했다. 이 전 대표는 동영상으로 보내온 축사에서 “더 숲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며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대구·경북이 앞장서서 나라를 구했다”고 환영했다. 행사에는 민주당 설훈 의원 등이 참석했다.

또 다른 지지층 모임인 ‘행복국가포럼’은 지난해 7월부터 활동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1일 토크콘서트 형식의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주제는 ‘이 시대 키워드, 이낙연’이었다. 행복국가포럼은 사회 각계 인사들의 자발적 참여로 꾸려졌다. 전국 단위 모임으로 회원은 5000여명이다.

정의평화포럼 역시 전국 단위 지지층 모임이다. 지난해부터 각 지역본부가 출범식을 마쳤다. 규모는 1만명으로 추산된다. 강원 지역 정의평화포럼은 이 대표가 지난 3월 춘천 방문 당시 계란을 맞은 사건에 대해 “물리력을 이용한 폭력적 해결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을 포함해 이 전 대표의 지지모임은 무려 70여개에 달한다. ‘낙연포럼’ ‘아이러브NY’ ‘인연포럼’ ‘NY플랫폼’ ‘생활ESG행동본부사’ ‘NY포럼’ 등이 대표적이다. 이 전 대표는 이따금씩 SNS 채팅방에서 지지자들과 소통을 하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 전 대표는 ‘신경제·신복지’를 중심으로 대선 공약을 발표하며 지지율 회복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추후 자신의 대권 행보에 대해 “신복지와 신경제 (관련 정책을) 다듬어서 차근차근 내놓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올해 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꺼냈다가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이 지사와의 2강 구도는 이 지사의 1강 구도로 넘어갔고, 지지율은 바닥을 쳤다. 특히 집토끼를 잃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보선 참패 이후 숨고르기에 나섰던 이 전 대표는 정책에 승부를 걸어 지지율 반등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차근차근
다시 시작

정 전 총리는 민주당 내 공부모임 ‘광화문 포럼’을 중심으로 당내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화문포럼에는 이원욱·안규백·조정식·김영주·김성주·임종성·안호영 의원 등 15명 안팎의 정세균계 의원들이 포진해있다. 광화문포럼은 지난 4월 ‘4·7 보궐선거 분석과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강연회를 시작으로 활동에 나섰다.

당시 포럼에는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초청돼 2030 유권자 지형 분석이 이뤄졌다. 

정 전 총리의 싱크탱크는 ‘국민시대’다. 국민시대는 오랜 기간 정 전 총리를 물밑에서 지원한 단체다. 지난 2011년 정 전 총리의 제안으로 결성됐고, 2012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당시 정 전 총리가 후보로 나서자 그를 지지하며 세간에 알려졌다.

국민시대는 지난 2월에 3기 출범식을 열면서 정 전 총리의 대권 출마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당시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정 전 총리는 명예고문 자격으로 축사를 전했다. 이어 김성주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과 안호영 의원의 축사가 이어졌다.

당시 정 전 총리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과 함께하고 K-방역에 총력을 기울여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로운 희망의 봄을 맞이하자”고 선언했다.

정 전 총리의 팬클럽 ‘달려라 세균맨’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달려라 세균맨은 지난 3월 SNS를 통해 “정 총리를 국민 아빠로 만들겠다”며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정 전 총리의 또 다른 포럼 ‘나의소원’은 오는 4일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팬클럽 ‘광주·전남우정포럼’과 현직 의원 2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우정 특공대’도 정 전 총리를 위해 활동 중이다. 

캠프 구축 전 싱크탱크 구축
전국 단위 지지모임 ‘눈길’

정 전 총리는 일찌감치 대선 출마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총리직에서 물러나면서 “앞으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사회통합과 격차해소를 통해 정의롭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완성을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며 ‘새로운 출발’을 언급한 바 있다.

정 전 총리는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둘 전망이다.

정 전 총리는 지난달 28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 지지율 정체에 대해 “당장 지지율에 연연하기보다는 어떻게 국민의 마음을 얻을 건가, 어떻게 신뢰를 확보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지율은 사실 결정적인 시기에 나와야 한다. 지금부터 움직이기 시작하면 결정적일 때 지지율이 나올 수 있다. 그런 희망을 갖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한 자릿수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총리직 퇴임 이후 첫 일정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양시 일산 사저를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정 전 총리는 “다시 김대중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확히 일주일 뒤에는 봉하마을을 찾았다. 정 전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믿는다. 노무현처럼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을 만났다.

정 전 총리의 전국 순회는 계속됐다. 지난달 27일 정 전 총리는 대구를 찾아 임시 선별진료소 등에서 방역 현장 의료진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김부겸 총리 지명에 대한 질문에 “대구·경북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없어서 아마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집권 여당과 관련해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한다”며 “그런 면에서 보면 아주 잘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팬클럽
광폭행보

정 전 총리는 지난달 28일에는 1박2일 일정으로 호남행을 택했다. 이날 정 전 총리는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방명록에 ‘위기 극복에 함께하시는 국민 여러분, K-회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일상 회복, 경제 회복, 공동체 회복 꼭 이루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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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