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나와’ 민주당 13잠룡 등판론

싹싹 모으니 ‘잡룡’ 세탁기 넣고 돌린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여당 대권주자 구도는 양강 체제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선두다. 그러는 사이, 여권 안팎에서 ‘13잠룡 등판론’이 제기됐다. 선거판을 키워 흥행을 도모하자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여권의 고민으로 해석한다. 두 인물만으로 대선 완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공동취재단

차기 대선은 내년 3월9일 치러진다. 여당은 재집권을, 야당은 정권 탈환을 바라본다. 여야는 4·7 재보궐선거에 집중하고 있다. 4월 재보선은 대선 전초전으로 여겨진다. 선거 결과에 따라 각 당은 전열을 가다듬고, 대선 정국을 맞이할 전망이다.

재집권
재탈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권 후보군에서는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분 대부분을 쥐고 있다. 초기에는 이 대표의 독주였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전체 후보군 가운데 번번이 1위를 기록했다.

최근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이 대표 선호도가 하락하는 대신, 이 지사가 치고 올라왔다. 이른바 ‘추-윤 갈등’으로 급부상한 윤석열 검찰총장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2일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전국 성인 1013명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1위는 이 지사(26.2%)였다. 2위는 윤 총장(14.6%), 3위는 이 대표(14.5%)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


대권주자 윤곽이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지만, 예단하기엔 시기상조다. 대선 때까지 여러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여당 내 차기 대권 후보가 대선 레이스 중간에 이탈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식이다. 문제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 정세균 국무총리 ⓒ사진공동취재단

앞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4위부터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4.6%), 오세훈 전 서울시장(3.0%), 유승민 전 의원(2.4%), 정의당 심상정 의원(1.6%), 원희룡 제주지사(1%) 순이다. 여당 주자는 없다. 그나마 김부겸 전 의원(0.9%)이 겨우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결국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를 제외하면, 경쟁력을 보유한 여당 대선후보는 부재 상태다.

그래서일까. 이른바 ‘13잠룡 등판설’도 부재의 연장선에서 비롯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잠룡은 여권 내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소속과 지역에 따라 나눠볼 수 있다. 우선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으로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있다. 전·현직 국회의원으로는 김부겸 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 의원, 이광재 의원, 박용진 의원이 있다. 시도지사로 범위를 넓혀보면 김경수 경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 양승조 충남지사까지 언급된다.

여, 이낙연·이재명 2강 체제 구도
재보선 이후 대권 레이스…그때도?

지역별로도 살펴볼 수 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권에는 이낙연 대표와 정세균 총리, 그리고 임종석 전 실장이 있다.

민주당 동진 정책 지역인 부산·울산·경남에는 김경수 지사와 김두관 의원을 꼽을 수 있다. 대구·경북에는 이재명 지사와 추미애 전 장관, 그리고 김부겸 전 의원이 묶인다. 강원 지역은 이광재 의원과 최문순 강원지사, 충청권은 이인영 장관과 양승조 충남지사와 이인영 장관이다. 서울에는 박용진 의원이 있다.


이들 중 대권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인물은 정세균 총리와 박용진 의원이다. ‘미스터 스마일맨’으로 불리는 정 총리는 요즘 들어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평소 정 총리의 행보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정 총리의 변화가 대권 도전과 맞물려 있다고 해석한다.

정 총리는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맹공을 유례없이 적극적으로 받아쳤다. 재난지원금을 두고는 이 지사와 대립각을 보였다. 소상공인 등이 코로나19로 겪는 고통을 언급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이인영 통일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대선 캠프 마련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직 총리인 만큼 직접 움직이지 않았다. 대선 캠프도 공식적으로 꾸려지지 않았다. 다만 측근들을 중심으로 정책 구상 등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계로 일컬어지는 민주당 의원들의 공부 모임 ‘광화문포럼’은 지난 25일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오는 4월 재보선 이후 정세균 총리의 국회 복귀를 점치고 있다. 측근들을 통해 밑그림을 그려 놓고, 복귀 이후 곧바로 대선 레이스에 돌입하는 그림이다.

주변에서도 불을 지피고 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지난 27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보름 전만 해도 이낙연·이재명을 거론하던 언론이 지금은 정 총리까지 거론하고 있다”며 “국민들도 정 총리가 갈등을 치유하고 새로운 경제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점에 대해선 최고의 지도자라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 총리의 최측근이다.

박용진 의원은 일찌감치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유치원3법’을 주도하면서 짧은 시간 내에 얼굴을 알렸다.

소속별
지역별

박 의원은 ‘조금박해(조응천 의원·금태섭 전 의원·박용진 의원·김해영 전 의원)’라는 민주당 소신파 타이틀까지 쥐고 있다. 박 의원은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도 ‘언젠가는 건너야 할 강’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진보진영에서는 금기에 가까운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선 공과 과를 구분해야 한다며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지난 2019년 청와대를 나오면서 선거 등판설에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다. 최근 임 전 실장은 법원이 윤 총장의 직무 복귀 결정을 내리자 ‘할 일을 찾겠다’고 밝히면서 재보선과 대선 출마설에 올랐다.
 

▲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다만 임 전 실장은 이번 재보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4일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민주당 우상호 의원을 공개 지지하면서 “제게도 시장 출마를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때마다 ‘제 마음 다 실어서 우 의원을 지지한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김부겸 전 의원은 TK(대구·경북)의 선택을 받은 인물이다. TK는 진보 진영의 대표적 험지다. 당에서는 어떻게든 공략하고자하는 지역이다. 김 전 의원이 여권 대선 후보 물망에 매번 오르는 배경이다.

김 전 의원은 경기도 군포에서만 3선을 하고도 대구에 문을 두드렸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미끄러졌다. 하지만 결국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깃발을 꽂았다. 김 전 의원의 ‘몸값’이 오른 시점도 이 때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지역구를 뺏겼다. 이어 지난해 8월에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도전했지만 21.37%로 2위에 그쳤다. 재선의 박주민 의원이 17.85%로 3위를 기록한 점을 봤을 때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친문 표심을 단번에 확보한 인물이다. 추 전 장관은 친문 진영에서  문재인정부의 기조인 검찰개혁의 선봉에서 맞서 싸웠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반면 정제되지 않은 표현과 검찰총장과의 갈등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끼쳤다는 평도 있다.

정중동
급돌변

추 전 장관 역시 경력으로 따져보면 여느 잠룡들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 추 전 장관은 현재 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구을에서만 내리 5선을 했다. 민주당 대표로도 활동하며 대선과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 승리로 이끌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서울 구로갑 4선 의원이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내다가 통일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인영 장관은 당내 ‘86 운동권 그룹’의 맏형이다. 당내 개혁 성향 의원들의 모임 ‘더좋은미래’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장관은 국무위원임에도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 그의 발언 때문이다. 이 장관은 지난해 12월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점에 대해 “제가 할 일은 남북관계를 푸는 것”이라면서도 “또 다른 한편에서 정당 정치인 출신으로서 정권 재창출과 관련해서 저를 던져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또 그런 대로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이어 “올해는 정권 재창출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저를 던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남북관계를 풀고 한반도평화를 확고하게 만드는 데 저의 소명을 다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출마를 위해 몸을 풀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오는 4·7 재보선 이후 대선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친노 인사다. 행정자치부 장관, 경남도지사 등을 거친 재선 국회의원이다.

지역구는 경남 양산이다. 보수 표심을 확보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지고 있다. 외연 확장이 시급한 민주당에게는 필요한 인물인 셈이다. 김 의원은 여당의 경남권 대선주자들(김경수 경남도지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하나둘 힘을 잃어가는 가운데 살아남았다.

김 의원은 평소와 달리 최근에는 강경한 발언들을 쏟아내며 관심을 받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론을 언급하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한을 돌리는가 하면, 정 총리와 이 대표, 이 지사를 싸잡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와의 전쟁종식을 위한 준비는 우리 정부·여당이 반드시 준비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손실보상제와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총리, 민주당 지도부에서 계속된 엇박자가 나오고 있고 경기도지사까지 가담해 국정 운영이 산으로 갈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자천타천 13명 거론…저마다 가지각색
“아니다”란 말은 못 해…타이밍 노리나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친노 적자로 꼽힌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회 보좌관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당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함께 ‘좌희정·우광재’로 불렸다.

이후 17·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며 승승장구했다. 반전은 5회 지방선거 이후 발생했다. 당시 이 의원은 강원도지사에 당선됐지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이 의원을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시켰고, 사면복권된 이 의원은 지난 4·15총선에 출마해 3선 고지를 밟았다.

현직 시도지사들도 언급된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대표적이다. 김 지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다. 친노의 상징적 인물이다.

김 지사는 경남 김해에서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까지 당선돼 여당 대권주자로 단숨에 올라섰다. 민주당 계열에서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사례는 김 지사가 처음이었다.
 

▲ 김경수 경남도지사 ⓒ고성준 기자

하지만 김 지사는 드루킹 논란과 관련해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권 경쟁력이 희석된 셈이다. 지난해 11월6일 재판부는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지사에게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1심 유죄에서 무죄로 변경됐다.

해당 사건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양승조 충남도지사도 잠룡으로 거론된다. 최 지사는 단체장 연임 제한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8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뒤, 3선째 강원도지사직을 수행하고 있어서다. 이를 두고 강원도지사 경력을 바탕으로 정치 경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 지사는 지사직 재선 또는 대선이라는 선택지가 있다. 양 지사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정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한 뒤, 충청 대망론을 이을 적임자로 여겨진다. 양 지사는 충남 천안 지역 4선 국회의원이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 이인제 전 경기지사,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 이어지던 충청 대망론을 이어 받게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상승
추락

실제로 양 지사는 대권 출마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송년 기자회견에서 “지금 상황에선 도정에 전념하는 게 최선이지만, 4선 국회의원으로 당 최고위원을 거친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경선에 나갈 자격이 있다”며 “지지자들과 도민이 원한다면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정치인의 자세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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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