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서울시 대책은?

“2026년 5명 중 1명 노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이 늙어가고 있다. 전체 인구는 줄어드는 와중에 고령층의 비율은 매년 증가 추세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도시는 활력을 잃어간다. 나이 먹은 도시가 받아들 청구서는 미래세대의 몫이 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노인들이 갈 곳을 잃었다. 경로당과 복지회관은 문을 닫은 지 오래. 답답한 노인들은 지하철로 모여든다. 역사 내 쉼터에 앉아 사람을 구경하고, 지하철을 타고 서울을 한 바퀴 돌기도 한다. 이미 수년 전부터 일상이 된 모습이다. 

빠져나가고

지난해 기준으로 ‘1000만 서울’은 옛말이 됐다. 지난해 말 기준 관내 내국인 주민등록인구(행정안전부 통계)와 외국인 등록인구(법무부 통계)를 더한 총 인구는 991만1088명으로 집계됐다. 1988년 처음 1000만명을 넘은 이래 32년 만에 그 벽이 깨진 것이다. 

서울 인구는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유입으로 1990년대 초반까지 증가하다가 1992년 1097만명을 찍은 뒤 점차 감소했다. 내국인 인구는 이미 2016년부터 993만명으로 1000만명을 밑돌았고,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국인 인구까지 줄어든 것이 전체 인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 인구 변화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저출산·고령화’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서울시 연령별 인구는 25~29세가 85만8648명으로 가장 많고, 45~49세(81만9052명), 50~54세(80만7718명)가 뒤를 이었다. 0~4세 인구가 10.3% 감소한 반면, 85~89세 인구는 11.4% 증가해 급격한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보였다. 


지난해 ‘1000만 서울’ 깨져
10년새 고령자 50만명 늘어

특히 고령화 추세는 더욱 뚜렷하다. 2011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층은 104만9425명이었는데, 2020년 156만8311명으로 50만 이상 늘었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령화율은 2020년 15.8%로 2019년과 비교해 1.0%포인트, 10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해 5.8%포인트 증가했다. 

생산 가능(15~64세) 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인구(14세 이하, 65세 이상)를 나타내는 총부양비는 35.2명으로 1년 사이 1.3명 늘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젊은 세대의 부양 부담이 시간이 갈수록 점차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단적인 예로 지하철 무임승차로 발생한 손실액 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최근 5년간 전국 지하철에서 무임승차로 발생한 손실액은 2조9000억원에 달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이 서울·부산·대구·광주·인천·대전 등 전국 6개 도시철도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중 서울교통공사의 손실액은 1조824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액이 매년 늘어나는 것은 고령화로 무임승차 가능 인원이 계속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전국도시철도공사의 경우 적자 부분을 정부가 지원하는 한국철도·버스·여객선과 달리 지자체와 운영기관이 손실액을 떠안는 구조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시민들의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고령화율이 7% 이상인 경우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율은 지난해 15.8%에서 16.6%(3월 기준)로 0.8%포인트 증가했다. 세계 평균인 9.6%와 비교해 7.0%포인트 웃돈다.

올해 3월 기준 서울은 고령화율 16.2%로 전국 평균을 살짝 밑돌고 있다. 17개 시도 중 세종·울산·경기·인천·광주·대전·제주 등에 이어 8번째로, 중간지점에 걸쳐 있다. 서울은 2005년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데 이어 2018년 말 전국 11번째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인구 변화는 도시의 흥망성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고령층의 증가는 도시 활력에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진행으로 ▲노동인구 감소 ▲사회적 비용 증가 ▲도시 활력 저하 등을 문제점을 꼽는다. 실제 서울은 고령화율이 높아지면서 그에 비례해 도시 경쟁력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래세대 부양비↑
세계 도시경쟁력↓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3월 미국 컨설팅기업 AT커니의 <글로벌 도시 보고서>와 일본 모리기념재단의 ‘세계 도시 종합경쟁력 랭킹’을 분석한 결과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서울은 AT커니가 기업 활동과 인적자본 등 현재 도시경쟁력 수준을 평가한 글로벌 도시지수에서 2015년 11위에서 지난해 17위로 6계단 떨어졌다. 상위 30개 도시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서울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행정 역량, 민간투자 유치 등 미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한 글로벌 도시전망지수에서도 2015년 12위에서 지난해 42위로 무려 30계단이나 떨어졌다. 

일본 모리기념재단의 도시전략연구소가 세계 주요도시 40개를 대상으로 경제와 연구개발, 문화·교류, 주거, 환경, 교통·접근성을 평가한 세계 도시 종합 경쟁력 순위에서도 2015년 6위에서 지난해 8위로 하락했다. 

전경련은 서울이 도시환경과 문화에선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국내총생산 성장률·임금 수준·인재 확보 용이성 등 13개 지표로 이뤄진 경제 부문에선 순위가 대폭 떨어져(8위→20위) 종합 순위를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나이 들고

전문가들은 고령화율 증가로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인 기준 연령 조정 ▲ 정년제도 폐지 혹은 연장 ▲실질적인 노후 준비 보장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기 울음소리도 사라졌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4명으로 나타났다.

여성 1명이 가임 기간(15~49세)에 아이를 채 1명도 낳지 않는다는 뜻이다. OECD 37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2018년(0.98명)에 이어 3년째 1명 미만이다. 

시도별 출생 통계를 보면 서울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지난해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64명에 그쳤다. 사상 최저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서울 출산율은 0.5명대에 진입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비싼 집값과 높은 미혼 가구 비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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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