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붙은 '명동 한복판' 재벌 삼국지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9.07 14: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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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된다" 대기업 우르르…없는 거 빼고 다 판다!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총성 없는 전쟁이다. 최근 이마트가 운영하는 뷰티&헬스스토어(드러그스토어) '분스'가 서울 명동점을 오픈하면서 명동에서 현대판 삼국지가 벌어지고 있다. CJ와 GS의 양강구도에 이마트가 뛰어든 겪이다. 국내 드러그스토어 전체 매출은 2008년부터 3년새 거의 3배로 껑충 뛰었다. 유통업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드러그스토어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뷰티&헬스스토어(드러그스토어) 성장세가 무섭다. 업계에서는 올 들어 드러그스토어 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최대 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 경기 침체와 영업시간 규제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 매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는 드러그스토어가 영토확장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1136억원에서 지난해 약 33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의 소매점 판매 규제가 완화되면서 드러그스토어 시장 규모는 6000억원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규제 피하고
통로 다각화

이에 따라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신규 브랜드들이 속속들이 뛰어들면서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의 양강구도에 변화가 일어날지 시선이 모이고 있다.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의 포문을 연 것은 CJ다. CJ는 1999년 '올리브영'을 론칭하고 서울 신사에 1호점을 선보였다. 처음에는 낯선 형태의 매장에 소비자의 반응이 시큰둥 했지만 한 점포에서 대부분의 물품을 구비할 수 있다는 '원스톱 쇼핑'이 눈길을 끌면서 매출이 급성장했다. 지난달 1일에는 200번째 매장인 전북 군산수송점을 오픈했다. 13년 만에 200호점 시대를 열게 된 것.

CJ올리브영은 1999년 첫 출점 이래 2005년 25개, 2010년 91개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올 하반기 들어서면서 2010년 대비 2년 만에 2배 수인 200개점을 돌파했다. 매출 역시 지난해 2119억원으로 2005년(273억원)원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1억원, 6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배, 2배 상승했다. CJ올리브영은 매장수를 4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5년에는 GS리테일이 세계 최대 드러그스토어 체인인 홍콩의 AS왓슨과 손잡고 홍대에 '왓슨스' 매장을 처음 선보였다. GS왓슨스는 오픈 첫 해 40억원, 2007년 220억원, 2009년 4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에는 7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0년 21억원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7억원 흑자전환했다. 순이익 역시 2010년 26억원 손실에서 지난해 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매장수는 63개에 달한다. GS왓슨스는 올해 80개 매장 오픈과 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뛰어든 코오롱웰케어의 'W스토어'와 농심 계열사인 메가마트가 2010년 론칭한 '판도라'도 있지만 국내 시장은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가 선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난해 매출만 살펴봐도 전체 시장 규모(3300억원)의 3분의 2에 달하는 2100억원의 매출을 CJ올리브영이 올렸다. GS왓슨스는 753억원, 코오롱 W스토어는 92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의 '유통공룡'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기존 드러그스토어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유통파워가 워낙 강한 이마트가 드러그스토어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 6월7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 '분스' 강남점을 오픈했다. 지난해 말 이마트 대전터미널점과 올해 4월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에 '숍인숍' 형태의 매장을 오픈한 이마트가 처음으로 선보인 길거리 매장 형태의 '로드숍'이다. 이마트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문점(카테고리 킬러)을 신세계 계열 유통 점포가 아닌 곳에 독립매장 형태로 낸 첫 번째 사례였다.


이마트 '분스'명동 1호점 진출…주변 상권 긴장
GS왓슨스, CJ올리브영과 함께 3강 구도 예상

분스 강남점은 오픈부터 업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분스가 지난 2009년 CJ올리브영에서 퇴출당한 아모레퍼시픽의 유치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분스는 론칭 전까지 협력사에 브랜드명 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드러그스토어 시장에서 격돌하게 되면서 향후 범상성가 대표 유통기업들의 경쟁구도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분스가 CJ올리브영을 의식한다는 지적을 이끌었다.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 또 다른 이유는 평균적인 기존 드러그스토어 매장 크기의 5배를 뛰어넘는 991m²의 매장규모다.

1층에는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이 있고, 미용실과 피부체형관리점을 비롯해 카페와 베이커리 등도 함께 입점했다.

입점되어 있는 화장품 브랜드 수도 100여 개에 달하고 의약품과·건강식품·보디케어·헤어케어·음료·와인 등을 포함한 총 품목수는 1만개를 넘겼다.

그리고 이마트는 최근 명동 증권빌딩 1층에 매장 면적 277m² 규모로 분스 명동점을 열고 영업에 들어갔다.

강남점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비오템·랑콤·에스티로더 등 고가 브랜드를 포함해 100여 종의 화장품 브랜드와 의약품·건강기능식품·생활용품 등을 판매한다. 특히 일본인과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것을 감안해 김과 김치·고추장 등도 갖췄다.

명동 상권에 맞춰 특화된 매장을 구성하고 20∼30대 여성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라는 게 이마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명동 드러그스토어 시장은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가 선점하고 있었다. CJ올리브영은 폐점한 1호점을 제외하고 명동에서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GS왓슨스도 매장 2곳을 운영하면서 드러그스토어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재벌 기업들의
조용한 영토확장

특히 이마트 분스 명동점 대각선 맞은 편에 있는 건물에는 264m² 규모의 CJ올리브영이 자리하고 있어 치열한 맞대결이 예상된다.

CJ올리브영은 명동역 인근에 있던 명동 1호점을 폐점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중앙로 인근 'ABC마트' 건물로 확장·이전할 계획이다. CJ올리브영은 ABC마트 건물 리모델링이 끝나는 대로 건물 1층에 입점할 예정이다. ABC마트 1층은 495m² 규모로 이 자리에 CJ올리브영이 단독 입점할 경우 명동 상권에서 가장 큰 드러그스토어가 된다.


CJ올리브영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마트 분스의 공세에 몸집을 키워 후발 주자를 압도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CJ올리브영은 가맹점 유치 광고에 집중하는 한편 입지가 좋은 전국 상권에 직영·가맹점을 가리지 않고 매장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CJ올리브영, GS왓슨스, 이마트 분스는 마케팅 전략도 제각각이다.

CJ올리브영은 '트랜디', GS왓슨스는 '알뜰·실속', 이마트 분스는 '다양성'을 내세우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여성 패션 매거진이나 방송과의 연계를 통해 인기가 높거나 입소문이 좋은 제품을 선정하고 이를 매장에 적극 진열 판매하고 있다. 또 가수 씨엔블루를 앞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0∼30대 여성 고객을 겨냥한 이런 마케팅 전략 덕분에 CJ올리브영은 매출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패션 매거진 <슈어>가 자체 진행한 2010∼2011년 '뷰티 어워드' 고객 만족 조사 결과에서 화장품 구매장소 '드러그스토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해외 유명 자연주의·유기농 브랜드 제품을 구입 전 발라보고 미리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것도 CJ올리브영의 큰 장점이다.

분스, 규모로 승부
지각변동 예상


GS왓슨스는 제품 품목별·카테고리별 행사가 많기로 유명하다. 증정품과 '1+1', 할인행사 상품들로 알뜰·실속파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구매 금액별 증정 행사도 화려하다. 매 달 브랜드마다 각종 행사를 진행하는데 지난 7월에는 여름용 제품인 썬 로션, 에센스 마스크, 비타민 등을 1+1 행사를 진행에 많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이 때문인지 GS왓슨스에서는 중저가의 샴푸, 헤어 트리트먼트, 구강용품, 생리대 등의 생활용품들이 특히 판매가 많이 되고 있다. 뷰티 카운슬러를 매장에 배치해 고객 맞춤형 소비를 촉진시켰고 200여 개 자체 상표 브랜드 제품을 개발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 분스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의 제품들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판매되거나 다른 드러그스토어에선 볼 수 없던 생소한 화장품 브랜드들로 다양성을 추구한다.

로디알(영국), 파티카(프랑스)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계 화장품을 비롯해 미샤·더페이스샵·이니스프리 등 브랜드숍 매장들까지 입점했다.

랑콤·SK-Ⅱ·비오템·에스티로더 등 고가 브랜드 제품도 병행수입으로 시중가보다 10∼15% 싸게 판다. 기존 드러그스토어의 유기농·기능성 화장품부터 중저가 화장품, 백화점 고가 브랜드 제품까지 총망라돼 있는 것.

이마트의 해외 소싱력과 유통 파워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약 150개의 점포를 보유한 이마트가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면 상당한 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직영점일 뿐이다"면서 "앞으로 가맹점이 열린다면 (직영점 품목과) 같은 구성이 가능할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약국·편의점·화장품 등 취급 상권 장악
복합점포 드러그스토어 골목 위협 지적도

사실 이들 세 기업의 경쟁은 강남역에서 시작됐다. 강남역을 중심으로 반경 250m 안에는 CJ올리브영 5개와 GS왓슨스 1개, 이마트 분스 1개 등 통 7개 매장이 '강남 삼국지'를 벌이고 있다.

CJ올리브영 강남대로점과 역삼점은 200개 CJ올리브영 매장 중 매출 상위 30위 안에 드는 곳이며 왓슨스 강남역점도 전국 63개 매장 중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지난 6월 오픈한 이마트 분스는 1호점인 의정부점을 훌쩍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 중심의 드러그스토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짐에 따라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을 한 곳에서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는 장점이 있지만 약국·슈퍼마켓·화장품 브랜드 숍 등 입지는 줄어들 전망이 제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영업규제를 받는 대형마트처럼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드러그스토어가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

드러그스토어는 뷰티&헬스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소형 마트를 방불케 할 만큼 다양한 품목들을 구비하고 있어 골목상권을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드러그스토어는 뷰티케어용품과 건강용품·생활용품·잡화·식품·팬시용품 등의 제품군이 주를 이룬다. 이런 품목들은 근처 단일품목을 취급하는 소형 상권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들과의 경쟁관계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화장품회사들의 자체 매장이 확고히 자리 잡고 있어 드러그스토어 활성화는 곧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상황을 만들 수가 있다. 약국의 반발도 과제다. 현재는 일반법인이 약국을 운영할 수가 없어서 드러그스토어에서 취급하는 상품이 한정적이지만 일반인 약국 운영 허용 법안이 통과 되면 약사 사회의 커다란 저항이 예상된다.

드러그스토어
재벌들의 탐욕?

해외 브랜드 공세도 문제다. 160년 전통을 가진 영국의 대표 멀티 드러그스토어인 '부츠'가 국내 진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드러그스토어가 새로운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하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거대 유통 기업들이 앞 다퉈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드러그스토어 뿐만아니라 편의점, 소형슈퍼, 기존 화장품 매장, 약국 등과도 생사를 걸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누가 1위로 자리매김을 할지 시선이 모이고 있다.

 

<용어설명>

▲드러그스토어(drugstore) =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및 화장품·건강보조식품·음료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말한다. 미국 '월그린', 영국 '부츠', 홍콩 '왓슨스', 일본 '마쓰모토기요시' 등이 대표적이며 일본이나 홍콩의 경우 편의점과 드러그스토어의 비율이 3대 1이 될 정도로 흔하다. 국내에서는 비처방의약품과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유통업체를 통칭하며 CJ올리브영과 SG왓슨스, 이마트 분스, 코오롱 W스토어, 메가마트 판도라 등이 있다.

▲카테고리킬러(category killer) = 기존의 종합소매점에서 취급하는 상품 가운데 한 계열의 품목군을 선택, 다양하고 풍부한 상품구색을 갖추고 저가격으로 판매하는 업태다. 세계적인 완구판매점 체인인 토이잘스가 카테고리 킬러의 원조다. 셀프서비스와 낮은 가격을 바탕으로 운영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킬러'가 붙은 것은 업체들간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의미이다. 이들은 대부분 체인 전개에 의한 현금매입과 대량매입, 전략매입, 개발 수입 등을 무기로 저가판매를 실현한다는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국내에는 가전제품 전문점인 하이마트를 비롯해 농산품 전문점 농협 하나로마트, 사무용품 전문점 베스트오피스, 유아용품 전문점 맘스맘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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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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