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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06일 11시57분

사건/사고


살인마 김태현으로 본 ‘택배와 범죄’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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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당신의 주소를 훔쳐본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손바닥 크기의 종이 한 장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종이에 적힌 주소가 문제였다. 피의자는 그 주소로 피해자의 집을 찾아냈다. 그 끝은 일가족의 죽음. 이미 셀 수 없을 만큼의 사람들이 종이 속 주소가 노출되면서 곤혹을 치렀다. 더 이상 개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뜻이다.

▲ 택배 송장 ⓒ인천본부 세관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퀵서비스 기사로 가장해 집안에 들어갔다. 작은딸이 먼저 살해됐고 뒤이어 귀가한 어머니와 큰딸이 변을 당했다. 김태현은 범행 이후에도 피해자들의 집에 머물며 음식을 먹는 등의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다 큰딸과 연락이 안 된다는 지인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아차하다…

김태현은 지난해 12월 한 온라인게임 이용자 모임에서 큰딸 A씨를 만난 이후 줄곧 스토킹 해오다가 A씨가 그의 구애를 거부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A씨가 모바일 메신저에 올린 ‘택배상자가 노출된 사진’을 보고 주소를 알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부터 김태현은 A씨의 집 근처를 맴돌았다. A씨는 그를 ‘검은 패딩’이라고 부르며 지인들에게 공포감을 호소했다.

문제는 택배 운송장이 범죄에 악용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택배 운송장에 적힌 주소가 노출되면서 많은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택배 운송장에는 수신인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가 기재돼있다. 운송장만 봐도 누가, 어디서, 무엇을 샀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운송장에 적힌 몇 가지 정보만 조합해도 이른바 ‘신상털기’가 가능하다. 

지난달 31일 대전지법 형사4단독(재판장 김성준)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등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B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B씨는 택배 운송장에서 옆집에 혼자 사는 여성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낸 뒤 ‘영원히 사랑한다’ ‘밤에 목욕해’ 등의 문자메시지를 10여차례 보냈다. 피해 여성이 경찰에 신고한 뒤에는 200여 차례에 걸쳐 공포심을 유발하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사진에서 주소 보고 범행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옆집 여성이 오랫동안 샤워하는 듯 물소리가 계속 나서 나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반복적인 문자메시지로 고통 받아 이사까지 하게 된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018년 10월 한 남성은 택배 운송장에서 얻은 전화번호로 발신자 표시제한 전화를 걸어 70여명에게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 2016년에 부산에서도 택배 운송장 번호를 이용해 택배 기사로 위장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유명 유튜버의 택배가 영상에 노출되면서 여러 전화번호로 장난전화 피해를 입은 사건도 있었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총 택배 물량은 33억7000만개에 이른다. 2019년(27억9000만개)에 비해 20.9% 성장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그 증가세는 앞선 2018년(9.6%), 2019년(9.7%)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았다. 지난해 국민 1인당 택배 이용횟수는 연 65.1회에 달했다.

경제활동인구로 한정하면 연 122회로 늘어난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택배를 직접 받지 못하고 집 앞에 두고 가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범죄 위험성 때문에 처음부터 대면 수령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집집마다 택배 상자 한 두 개씩 쌓여있는 광경은 말 그대로 일상이 됐다. 누구나 택배 운송장에 적힌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충분히 악용도 가능한 셈이다.

택배 운송장을 이용한 개인정보 유출, 이로 인한 범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하루 이틀 사이에 제기된 게 아니다. 10여년 전인 2012년 9월 행정안전부는 “소비자들이 택배를 받고 나서 운송장을 함부로 방치해 소중한 개인정보가 보이스피싱·스팸 등에 악용되는 사례가 많다”며 민간자율규제기구인 ‘개인정보보호 범국민운동본부’와 함께 개인정보보호 캠페인은 실시한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 수칙을 담은 스티커 10만개를 제작해 택배 운송장 옆에 부착해 배송하는 방식이다. 스티커에는 ▲보이스피싱·스팸 방지를 위해 필수정보만 제공하고 ▲배송용 임시 전화번호(가상번호)를 이용할 수 있으며 ▲택배 수령 후 운송장은 파기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외에도 택배 운송장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이미 수도 없이 많았다. 

안심번호·무인택배함 아직…
강한 이름·아세톤 궁여지책

결국 돌고 돌아 개인정보보호는 ‘개인’의 몫으로 남았다. 안심번호는 인터넷 쇼핑이나 택배 주문, 개인 간 온라인 거래 등을 할 때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가상 연락처다. 하지만 안심번호는 전화나 문자를 상대방으로부터 받을 때만 유효할 뿐 이용자가 상대방에게 걸 때는 실제 번호가 여과 없이 노출된다. 또 다른 대안인 무인택배함은 보급률이 높지 않다. 

그러다 보니 개인이 택배 운송장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곽두팔, 조덕출 등 뭔가 ‘강해 보이는’ 이름을 골라 본명 대신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택배 이름’이라고 검색하면 가장 상단에 ‘택배 받을 때 꿀팁인 XX 쎄보이는 이름 모음’이라는 글이 나온다. 그 아래로 ‘혼자 사는 여자들이 택배 받을 때 꿀팁’ 등의 글도 눈에 띤다.

여성 이용자가 많은 커뮤니티에서는 ‘택배 운송장을 잘게 찢어서 버려라’ ‘개인정보 부분만 잘라서 화장실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려라’ ‘파쇄기로 파쇄해서 한꺼번에 버려라’ ‘매직 등으로 개인정보 부분을 검게 칠한 후에 버려라’ ‘아세톤으로 개인정보를 지울 수 있다’ 등의 팁을 공유하기도 한다.

표적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택배 운송장 등 일상생활 속에서 개인정보보호 수준 자율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온라인 수요가 급증한 통신대리점(고객정보), 오픈마켓(판매자 계정), 배달앱(주문정보), 택배(운송장), 인터넷 광고(행태 정보) 등 5대 민간분야를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배달앱도 위험하다

배달앱 이용자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도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2019년에는 헤어진 남자친구가 배달앱 고객센터를 통해 주소를 알아낸 뒤 찾아와 폭행을 가한 사건도 있었다.

당시 그는 배달앱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이 번호로 주문을 했는데 배달이 안됐다”고 속여 피해 여성의 위치를 알아냈다.

배달앱 고객센터 직원은 간단한 본인확인 절차만 거쳐 집 주소를 알려줬던 것. 

지난해에는 배달앱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보관하고 빼돌린 혐의를 받는 업체 대표가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그는 2019년 8월부터 2년간 배달앱 이용자들이 주문을 위해 입력한 개인정보 2300만 건을 빼돌려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 서버에 보관한 혐의를 받았다.

또 해당 개인정보를 한 달에 3만원씩 받고 식당 등에 제공해 16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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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전쟁’ 김종인-윤여준의 윤석열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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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야권의 쟁탈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을 이끌만한 ‘킹메이커’들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손꼽히는 ‘킹메이커’다. 이들은 정치권에 몸담은 세월만 40년이다. 두 사람은 YS(김영삼)정부 출범 이후 다른 길을 걸으며, 여야 할 것 없이 각종 선거판을 이끌었다. 고공행진 우량주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2년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에 참여해 경제민주화 정책 등을 주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진두지휘한 공도 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를 이끌며 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윤 전 장관은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이다. 그는 2002년 대선에선 당시 이회창 대선 후보를, 2012년엔 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에서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를 도왔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제3지대를 구축한 점은 그의 큰 치적으로 꼽힌다. 그는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기도 했는데 당시 국민의당은 헌정 사상 최초로 신생 정당이 총선에서 압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은 과거 정치권의 새 인물과 의기투합해 돕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2년 안 대표가 정치판에 입문할 당시 두 ‘책사’는 멘토로 나섰지만 이는 잠시에 그쳤다. 최근 이들은 안 대표에게 야박한 점수를 주고 있다. 중도·개혁 성향은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장관의 공통점이다. 21대 대선은 그 어떤 선거보다 중도 민심이 결과를 가를 전망이다. 이들이 대선 정국서 킹메이커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실제 두 인물은 새로운 세력화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시나리오에는 대세의 중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있다. 이대로 대선의 시계가 흐른다면, 결국 윤 전 총장을 잡는 이가 대선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두 책사 역시 최근 윤 전 총장에 대한 노골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호평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의 상승세에 일조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윤 전 장관 역시 윤 전 총장을 내년 대선에서 당선 확률이 가장 높은 인물로 평가했다. 그는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인 ‘명불허전보수다’에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오는 것이 성사되면 당선 확률이 강력한 대선 주자가 아니겠나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잠룡 선두’ 윤 매개로 부는 새바람 파평 윤씨 윤여준 ‘역할론’ 부상 다만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 전 총장은 과거 박영수 특검과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등을 역임하며 국민의힘이 배출한 두 전직 대통령을 몰락시켰다. 보수정당의 대권 주자로서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따라 야권 지형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윤 전 총장이 스스로 새로운 정치 세력을 갖고 출마하면 대선을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의 세력에 합류하는 시나리오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과거 여러 차례 “제3지대는 없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한국 정치 역사상 3지대론을 갖고 성공한 예가 없다는 게 그의 논리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은 “새로운 세력과 제3지대와 다르다”며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예를 제시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새 정치 세력을 형성해서 대선 출마하고 당선된 후, 전통적인 두 정당이 무너지고 마크롱 대통령의 앙 마르슈가 다수 정당이 되는 형태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 측근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킹메이커 역할을 원하고 있다. 만약 신당에 준하는 정치 세력을 만들어지면 국민의힘을 흡수할 심산으로 읽힌다. 윤 전 장관의 역할론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윤 전 장관 역시 차기 대권 주자들의 러브콜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집안 어른들이 나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 같다”고도 했다. 윤 전 장관은 올해 윤 전 총장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를 몇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진다. 40년 책사 힘겨루기 윤 전 총장의 고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이냐, 윤여준이냐, 둘 다 함께할 것이냐다. 하지만 둘과 함께 동행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두 개의 태양’을 모두 선택하긴 부담스럽다는 판단이다. 또 둘과 손을 잡을 경우 ‘낡은 세력’의 규합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은 1940년생, 윤 전 장관은 1939년생이다. 또 두 책사의 역할도 겹친다. 윤 전 총장의 피로감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이 윤 전 장관과의 만남을 후순위로 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윤 전 장관을 접촉할 경우 윤 전 총장이 가지는 타격이 크기 때문인데 둘은 파평 윤씨 종친 사이다. “파평 윤씨가 다 해먹는다”는 비아냥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정치인 테마주 중 ‘파평 윤씨 테마주’는 연일 상한가다. 정치 테마주는 투기의 꽃으로 불린다. 윤 전 총장의 대권 지지율이 수직 상승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올 때면 파평 윤씨가 오너인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에게 김 전 위원장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큰 공로가 있다. 김 전 위원장의 선거 전략과 중도보수의 이미지가 ‘천군만마’가 될 수도 있다는 것. 국민의힘은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전국단위 선거 4연패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 국민의힘은 당의 꼰대 정당 이미지를 버리고, 2030 중도층의 표심을 잡았다. 여기에는 김 전 위원장의 중도 끌어안기 전략이 먹혔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외에도 김 전 위원장은 안 전 대표와의 단일화 싸움에서 오세훈 당시 후보를 승리로 이끌었다. 윤 전 장관은 “김 전 위원장이 노련하게 안철수의 미숙함을 발판으로 오세훈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공시켜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일각에선 최근 김 전 위원장의 플랜이 변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이 잠행이 계속되자, 다른 대권주자를 지원하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전 위원장이 ‘별의 순간’으로 지목했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대로라면 김 전 위원장이 그렸던 여러 시나리오도 일부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플랜B 가나 엇갈린 시선 그러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 외에 김 전 부총리에 대해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부총리가 임기 후반 정부 여당과 각을 세웠던 점도 윤 전 총장이 가진 반문(반문재인) 이미지와 겹친다. 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도하는 신당 창당에 김 전 위원장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둘은 과거부터 돈독한 사이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금태섭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고 관측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안철수 대표의 참전이다. 안 대표 역시 윤 전 총장에게 “도와드릴 수도 있다”며 손을 내밀었다. 과거 제3지대에서 ‘안풍’을 일으켜며 대권에 나섰던 그의 이력을 어필한 셈이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게 “나처럼 시행착오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연출, 주연, 조연, 어떤 역할이든 맡겨진 역할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쟁탈전에 진전이 없자, 안 대표가 전면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안 대표 역시 윤 전 총장이 ‘태풍의 눈’ 될 수 있다는 정치권의 논리를 따르고 있는 셈이다. 안 전 대표는 두 킹메이커와 ‘애증’의 관계로 알려져 있다. 특히 김 위원장과 안 대표의 오래된 앙금은 유명하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또 엉망이 된다”고 저격한 바 있다. 윤 전 장관 역시 윤석열 현상은 과거 안철수 현상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윤 전 장관은 “안철수는 국민들이 정치인으로 보지 않았지만, 윤 전 총장이 정치하는 자리는 아니나 현실정치에 휘말렸다”며 “총장으로 있으면서 법치와 헌법정신, 국민 상식 등을 이야기했는데 메시지 내용과 타이밍을 볼 때 정치 감각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윤 노인당 이미지 부담 견제·러브콜 쇄도…어디로? 일각에서는 콧대 높은 두 책사보다 안 전 대표가 더 매력적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안 대표는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전 시장을 도우며 ‘진정한 승자’라는 호평을 얻어냈다. 제1야당이 가진 조직력과 자본력으로 입당을 압박하는 국민의힘과도 다르다. 오는 5월 말이나 6월 초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윤 전 총장이 등판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온다. 현재 국민의힘에는 윤 전 총장 이외에는 경쟁력 있는 대선 후보가 없다. 지난달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잠행에도 불구하고 그의 최근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추세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달 24~25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대선 양자대결에서 윤 전 총장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47.2%, 이 지사는 40.0%로 각각 집계됐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현재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 전 총장은 대권 준비를 위해 서초동 자택에서 다양한 분야의 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잠행이 길어지면서 윤 전 총장과 보수 세력의 악연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의 공개 사과가 발단이 됐다. 서울지방경찰청장 출신인 김 의원은 “소위 적폐 수사를 현장 지휘할 때 ‘친검무죄, 반검유죄’ 측면이 전혀 없었는가”라며 윤 전 총장에게 고해성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의 공개 사과 요구는 윤 전 총장을 영입하려는 야권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칼잡이’였던 윤 전 총장이 굵직한 시국 사건을 맡으면서 보수 진영에 큰 타격을 준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보수층 일부에선 윤 전 총장에 대한 반감이 여전히 크다.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지향점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어 정치인으로서는 아직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반문(반 문재인)의 상징으로 ‘공정’과 ‘정의’의 시대정신을 잡았다는 점에서 그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참전 최대 변수로 이 같은 흐름 속에 윤 전 총장을 향한 정치권의 러브콜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직을 걸었던, 가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윤석열 총장님을 기억한다”며 “국민의힘에서 총장님의 가치와 철학으로 당당하게 증명해 주시길 바란다.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가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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