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망신’ 욕먹는 라면재벌 부부, 왜?

회삿돈 빼돌리고 ‘옥중 돈잔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50억원 규모의 횡령을 저질러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삼양식품의 전인장 전 회장, 김정수 총괄사장 부부가 지난해 총 185억원의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수 사장의 복귀 행보를 두고 거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더욱 싸늘한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전인장 삼양식품 전 회장이 지난해 유통기업 가운데 보수를 가장 많이 받은 ‘연봉킹’에 등극했다. 전인장 전 회장은 회삿돈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복역 중이다. 일각에선 횡령 유죄 판정을 받은 전 전 회장의 연봉킹 등극 소식에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퇴직금 수백억
연봉킹 등극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전인장 삼양식품 전 회장에게 141억7500만원을 급여로 지급했다. 퇴직금 118억1700만원과 근로소득 23억5800만원이다.

전 전 회장의 아내인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은 44억7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퇴직소득이 40억6600만원, 근로소득이 3억4100만원가량이다. 이들 부부가 지난해 받은 보수만 185억5200만원가량에 이른다.

지난해 1월 이들 부부는 계열사로부터 납품받은 자재 일부를 페이퍼컴퍼니로부터 납품받은 것처럼 해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전 전 회장은 징역 3년형을 받아 퇴사 후 복역 중이다. 2019년 1월 1심 판결 이후 줄곧 구속 수감 상태로 경영 공백을 빚기도 했다.


김 총괄사장은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뒤 취업이 제한돼 지난해 3월 퇴사했다가 법무부 허가를 받고 지난해 10월 총괄사장으로 재취업했다. 삼양식품이 법무부에 “경영 성과가 있다”며 취업 승인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는 보수 외 배당으로도 주머니를 채우게 됐다. 삼양식품의 주당 배당금 800원과 소유 주식 수를 감안해 계산하면 김정수 총괄사장은 2억6000만원, 전인장 전 회장은 1억8900만원의 배당금을 각각 받게 된다. 오너가 3세 전병우 경영관리부문장은 3400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한다.

50억 횡령한 부부 퇴직금만 ‘180억’
“규정 따라 지급했다”…싸늘한 시선

오너 일가는 삼양식품 최대주주인 삼양내츄럴스를 통해서도 배당금을 받는다. 삼양내츄럴스엔 20억400만원의 배당금이 지급되는데 이 회사 지분의 42.2%가 김 총괄사장 소유다. 21.0%는 전 전 회장, 26.9%는 전병우 부문장이 100% 소유한 에스와이캠퍼스 소유다. 나머지 9.9%는 삼양내츄럴스가 보유한 자기주식이다.

김 총괄사장은 삼양식품 사내이사에 다시 오를 예정이다. 횡령 사건으로 물러난지 1년 만이다. 김 총괄사장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지 않고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투명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영 총괄은 그대로 수행한다.
 

▲ 김정수 삼양그룹 총괄사장 ⓒ삼양식품

이에 일각에선 김 총괄사장이 맡는 ESG위원회 위원장이 이미지상 부합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SG는 기업이 단순히 수익을 창출 것을 넘어 환경적, 사회적, 윤리적 가치도 잘 지키는지 여부를 보는 평가지표를 뜻한다. 김 총괄사장이 7개월 만에 경영복귀를 하는 것도 시기상조인데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 ESG위원장을 맡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측은 투명한 경영을 위해 사외이사를 증원하고 있으며 김 총괄사장은 책임경영이라는 측면에서 복귀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 측의 주장에도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벌써 경영참여?
소액주주 반발

한 업계 관계자는 “횡령으로 회사에 피해를 입힌 사람이 ESG경영을 강화하겠다면서 다시 등기이사로 재직하려는 것은 모순된 행동”이라며 “위법 행위를 저지른 경영진들이 다시 이사로 선임되고 고액의 보수를 받으면 범법 행위를 진정으로 반성할 수 있을까 싶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의 범죄행위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며 김 총괄사장 복귀에 반기를 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 소액주주들은 법무법인 창천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철저한 준법 감시체계 구축, 경영진의 불법행위 재발방지, 배당액 증가 등 주주가치 제고, 기타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 요청 등을 주장했다.

법무법인 창천 정영훈 변호사는 “소수의 지분을 가진 창업주 일가가 오너라는 미명하에 회사를 마음대로 쥐락펴락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주주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집단소송 조짐도 보이고 있다. 소액주주 A씨는 법원에 주주명부 열람 등사 가처분을 신청했고, 지난 11일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민사부는 A씨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허용했다. 
 

▲ ▲▲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삼양식품

주주명부 열람 등사는 주주가 상법 제396조 제2항에 근거해 회사측에 주주명부의 열람과 등사를 요청하는 행위로, 주주는 이를 통해 회사 지분구조를 정확하게 파악 가능하다. A씨는 확보한 주주명부를 토대로 소액 주주들의 힘을 모으고, 회계장부열람등사 청구 및 대표소송 제기 등을 통해 회사 경영 정상화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계 방향은?
“아직은 이르다”

A씨는 “회삿돈을 횡령해 유죄 판결을 받은 경영인이 곧바로 사업에 복귀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김 총괄사장이 복귀하더라도 경영진의 범죄행위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객관적 감독기구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총 시즌을 맞아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은 전방위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도입된 감사위원 분리 선출제도 영향으로 대주주 의결권이 대폭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횡령 금액을 다 배상했고, 김 총괄사장은 삼양식품의 매출 증가를 이끈 불닭볶음면 기획·수출 등에 공헌이 있다”며 “오너의 책임경영이 필요해 김 총괄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올렸다”고 말했다.


현재 삼양식품은 지난달 8일 정태운 대표와 진종기 대표를 선임해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이 같은 상황에서 삼양식품의 3세 승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전 전 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부문장이 회사 지분을 늘리고 있어 3세 승계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올해로 27세인 전병우 부문장은 지난해 삼양식품 부장으로 입사했다. 지난 3월에는 삼양식품 최대주주인 삼양내츄럴스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면서 지분 매집도 이어가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전병우 부문장은 삼양식품 0.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6월9일 기준 지분율이 0.59%로 0.03%포인트 늘어났다. 전병우 부문장은 올 3월 이틀에 걸쳐 삼양식품 2350주를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9일 종가 기준(12만원) 전병우 부문장이 추가 매수한 주식가치는 약 2억8200만원 수준이다.

때이른 경영 복귀에 소액주주들 불만
공고한 오너 지배력…경영승계는 아직

다만 지주사 격인 삼양내츄럴스의 지분 증여는 현재까지 전무한 가운데 아직 승계를 논하기 이르다는 해석도 일고 있다. 오너리스크가 발생했어도 이들 부부가 행사하는 지배력은 여전히 크다.

향방은 60%가 넘는 이들 부부의 지분이 장남 전병우 부문장에게 어떻게 증여될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승계 및 지분증여에 따라 발생하는 증여세 문제도 거론된다. 


김 총괄사장과 전 전 회장이 보유한 삼양내츄럴스 주식가치는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약 893억원으로 집계됐다. 만약 이들 부부가 60%가 넘는 삼양내츄럴스 지분을 전병우 부문장에게 증여할 경우 적잖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상 증여재산이 상장주식이면 증여일 이전·이후 각각 2개월(총 4개월)의 최종시세 평균으로 매겨진다. 여기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이면 증여재산이 20% 할증평가된다. 여기서 산출된 과세표준이 30억원을 넘으면 50%의 세율이 붙는다.

증여지분 가치는 총 893억원이며 과세표준은 주식가치의 60%인 536억원, 여기에 세율 50%를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대략 268억원으로 추산된다. 누진공제 및 신고세액공제(산출세액의 3%)를 받을 수 있지만 크지 않은 금액이다.

오너 부부가 장남에게 지분을 증여할 시 대략 268억원의 증여세를 짊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경영승계와 더불어 지분증여를 위한 재원확보 과정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곱지않은 시선
“규정 따랐다”

삼양식품은 횡령 혐의로 물의를 빚고 쫓겨나듯 물러났던 두 사람이 거액의 퇴직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인장 전 회장은 28년, 김정수 사장도 19년 동안 재직해왔으므로 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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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