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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06일 11시57분

정치


‘LH 핑퐁게임’ 특수본 무용론과 특검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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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패 깔았더니 판은 남의 손에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정치권이 ‘LH 특검’ 카드를 꺼내면서 검·경이 LH 투기 사건에 모두 투입됐다. 경찰을 밀고 있는 여당과 검찰을 옹호하는 야당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 한국토지주택공사 ⓒ박성원 기자

여야가 ‘LH 사태’를 규명한 특검 도입에 전격 합의했다. 또 고위공직자에 대한 전수조사 및 국정조사도 함께 실시될 예정이다. 국회가 특검과 국정조사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2016년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부동산 투기 조사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합의
역대 14번째

LH 특검 도입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제안이 단초가 됐다. 야당은 ‘시간 끌기 전략’이라며 처음엔 반대했으나, 끝내 특검 제안을 수락했다. LH 사태로 인한 성난 민심이 거센 상황에서 이를 거부하면 역풍이 불 우려가 있어서다.

이번 사태에서 주도권을 갖겠다는 여당의 전략이 통한 셈이다. 현재 LH 수사는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를 중심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에서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일 LH 사태 수사를 위해 국수본에 지휘권을 줬고, 770명의 매머드급 특수본을 꾸렸다.

사실상 국수본이 생긴 후 맡는 첫 대형 사건이다.

반면 검찰은 이번 수사에 대한 직접 수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만약 특검이 꾸려진다고 해도 검찰이 어디까지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특검은 별도 법률에 따라 수사·기소권이 주어져, 파견된 검사가 수사하는 데는 제약이 없을 것이란 법조계 의견이 주를 이룬다.

수사권 조정이 규정된 법률은 형사소송법이고, 특검은 이와 별개로 운영될 수 있단 분석이다. 

검찰 개혁 외친 정부·여당의 자충수
매머드급 특수본 죽 쒀서 특검 준다

하지만 정부는 결국 수사권 조정안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검찰은 올해 통과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으로 인해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 대해서만 수사권을 갖고 있다. 

이미 특수본을 구성한 상황에서 특검을 꾸리는 것은 ‘옥상옥’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로 인해 수사의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중복 수사로 인한 비효율, 시간 지연에 따른 혐의자들의 증거인멸 가능성도 제기된다.
 

▲ 국가수사본부 ⓒ박성원 기자

무엇보다 여당은 지금껏 주창했던 ‘검찰개혁’을 스스로 훼손시키는 자충수를 뒀다. ‘검찰 힘 빼기’에 총력을 기울인 여권이 사실상 중대 수사를 검찰의 손에 넘긴 꼴이 됐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도 결국 여당 스스로 경찰 수사력을 믿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한 셈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당장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 특검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다.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특검 절대 반대’ ‘특검 철회하라’ ‘국수본 수사 응원’ 등의 글이 줄을 잇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검찰에 수사를 보내는 게 아니라 이건 특검”이라며 “검경 수사권의 근본 취지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옥상옥?
검경 혼란

일각에선 여당이 비판을 피하기 위해 특검 파견검사 규모를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수사력 측면에서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추후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인 6대 범죄 관련 혐의가 발견될 경우 수사 주도권을 둘러싼 기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수사 진행 내내 진통이 그려지는 그림이다.

검·경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불만이 나오고 있다. 수사에 탄력을 받은 특수본에서는 사기가 떨어지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특수본이 꾸려진 지 얼마 안 된 시점인 데다 정부가 적극 밀어줬던 수사였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해당 수사는 국수본의 수사 역량을 검증받는 첫 번째 시험대”라며 국수본에 힘을 실어줬다.

결국 “필요할 땐 검찰이냐”는 비아냥이 흘러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국회 소통관서 기자회견 갖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또 특검 도입으로 경찰 주도 수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수사 상당 부분이 특검에 넘겨질 소지가 커졌다. 경찰로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의 정당성을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가는 셈이다. ‘죽 쒀서 검찰에 넘기는’ 시나리오가 그려지자,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반면 검찰은 수사협력단을 통해 경찰 수사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또 검사가 직접 이번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함께 검토 중이다. 검찰로 송치된 사건 가운데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6대 중요 범죄 또는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죄가 발견될 경우 검사가 직접 수사하도록 지휘한다는 계획이다. 

가냐 마냐
일단 협력

검찰의 수사협력단 출범으로 외형상으로는 검·경과 법무부가 단일한 협력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검찰 역시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수사권 조정안 통과로 인해 쉽게 ‘칼’을 갖다댈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로서는 신속성이 생명인 수사에서 정부가 피의자들에게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이다.

전국 고검장들은 지난 15일 법무부에 ‘검찰의 직접 수사권 제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현행 수사권 조정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제부터는 정치의 시간이다. 특검 도입은 극적으로 성사됐지만, 사실상 조사 대상·시기 등을 확정 짓는 데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특검 수사가 진행되면 특정인을 향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 타깃이 누구냐에 따라, 대선 정국까지 논란이 될 가능성도 높다.

현재 양당 모두 수사 대상을 넓히는 데 동의했지만, 구체적 범위를 두고 이견을 보고 있다.

민주당은 선출직 공직자 및 재보선 후보의 전수조사까지 범위를 넓혔다. 보궐선거 전에 별도기관에서 신속하게 현재 후보들의 부동산 조사를 하자는 것이다. 이는 민주당의 야당 후보에 대한 부동산 의혹 총공세와 연관돼있다. 최근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투기 의혹이 떠오르면서다.

하나마나 먼지 털다 끝난다?
수사 주도권 기싸움 관측도

또 이명박·박근혜정권 당시의 부동산 개발도 포함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특검을 통해 ‘적폐 청산’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하지만 일부 여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특검 수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법조인 출신의 한 의원은 “국정 농단 사태를 제외하면 특검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적이 있느냐”며 “오히려 LH 사태는 장기화하고, 역공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 드루킹 사건 당시에도 민주당 당시 추미애 대표가 특검의 불을 붙였지만, 결국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향한 표적 수사로 이어진 바 있다.
 

▲ ⓒ고성준 기자

국민의힘은 국회에 LH 의혹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공무원 등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선거를 앞두고 터진 LH 사태로 인한 민심의 이반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과거 이명박·박근혜정부의 부동산 개발까지 수사를 확대하자는 민주당의 의견에는 반대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특검 ‘무용론’도 제기된다. 경찰에 비해 규모와 활동 시한 등 제약이 있는 특검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검은 관련법에 따라 최장 90일, 수사관 30명을 파견받아 수사할 수 있다. 필요하면 인력을 보충할 수 있고 수사 기간에 특별한 제한이 없는 검찰과는 다르다. 또 특검을 두고 여야가 협의해야 할 내용이 방대해, 진행이 지지부진 할 수 있다.

주도?
뒷북?

이달 중 LH 특검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특검 인선과 수사 준비 등을 거쳐 이르면 4월 말이나 5월 초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출범 자체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법조계의 한 변호사는 “특검을 두고 여야 신경전도 벌어질 텐데,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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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야권의 쟁탈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을 이끌만한 ‘킹메이커’들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손꼽히는 ‘킹메이커’다. 이들은 정치권에 몸담은 세월만 40년이다. 두 사람은 YS(김영삼)정부 출범 이후 다른 길을 걸으며, 여야 할 것 없이 각종 선거판을 이끌었다. 고공행진 우량주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2년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에 참여해 경제민주화 정책 등을 주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진두지휘한 공도 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를 이끌며 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윤 전 장관은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이다. 그는 2002년 대선에선 당시 이회창 대선 후보를, 2012년엔 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에서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를 도왔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제3지대를 구축한 점은 그의 큰 치적으로 꼽힌다. 그는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기도 했는데 당시 국민의당은 헌정 사상 최초로 신생 정당이 총선에서 압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은 과거 정치권의 새 인물과 의기투합해 돕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2년 안 대표가 정치판에 입문할 당시 두 ‘책사’는 멘토로 나섰지만 이는 잠시에 그쳤다. 최근 이들은 안 대표에게 야박한 점수를 주고 있다. 중도·개혁 성향은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장관의 공통점이다. 21대 대선은 그 어떤 선거보다 중도 민심이 결과를 가를 전망이다. 이들이 대선 정국서 킹메이커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실제 두 인물은 새로운 세력화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시나리오에는 대세의 중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있다. 이대로 대선의 시계가 흐른다면, 결국 윤 전 총장을 잡는 이가 대선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두 책사 역시 최근 윤 전 총장에 대한 노골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호평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의 상승세에 일조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윤 전 장관 역시 윤 전 총장을 내년 대선에서 당선 확률이 가장 높은 인물로 평가했다. 그는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인 ‘명불허전보수다’에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오는 것이 성사되면 당선 확률이 강력한 대선 주자가 아니겠나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잠룡 선두’ 윤 매개로 부는 새바람 파평 윤씨 윤여준 ‘역할론’ 부상 다만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 전 총장은 과거 박영수 특검과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등을 역임하며 국민의힘이 배출한 두 전직 대통령을 몰락시켰다. 보수정당의 대권 주자로서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따라 야권 지형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윤 전 총장이 스스로 새로운 정치 세력을 갖고 출마하면 대선을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의 세력에 합류하는 시나리오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과거 여러 차례 “제3지대는 없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한국 정치 역사상 3지대론을 갖고 성공한 예가 없다는 게 그의 논리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은 “새로운 세력과 제3지대와 다르다”며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예를 제시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새 정치 세력을 형성해서 대선 출마하고 당선된 후, 전통적인 두 정당이 무너지고 마크롱 대통령의 앙 마르슈가 다수 정당이 되는 형태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 측근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킹메이커 역할을 원하고 있다. 만약 신당에 준하는 정치 세력을 만들어지면 국민의힘을 흡수할 심산으로 읽힌다. 윤 전 장관의 역할론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윤 전 장관 역시 차기 대권 주자들의 러브콜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집안 어른들이 나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 같다”고도 했다. 윤 전 장관은 올해 윤 전 총장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를 몇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진다. 40년 책사 힘겨루기 윤 전 총장의 고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이냐, 윤여준이냐, 둘 다 함께할 것이냐다. 하지만 둘과 함께 동행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두 개의 태양’을 모두 선택하긴 부담스럽다는 판단이다. 또 둘과 손을 잡을 경우 ‘낡은 세력’의 규합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은 1940년생, 윤 전 장관은 1939년생이다. 또 두 책사의 역할도 겹친다. 윤 전 총장의 피로감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이 윤 전 장관과의 만남을 후순위로 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윤 전 장관을 접촉할 경우 윤 전 총장이 가지는 타격이 크기 때문인데 둘은 파평 윤씨 종친 사이다. “파평 윤씨가 다 해먹는다”는 비아냥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정치인 테마주 중 ‘파평 윤씨 테마주’는 연일 상한가다. 정치 테마주는 투기의 꽃으로 불린다. 윤 전 총장의 대권 지지율이 수직 상승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올 때면 파평 윤씨가 오너인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에게 김 전 위원장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큰 공로가 있다. 김 전 위원장의 선거 전략과 중도보수의 이미지가 ‘천군만마’가 될 수도 있다는 것. 국민의힘은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전국단위 선거 4연패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 국민의힘은 당의 꼰대 정당 이미지를 버리고, 2030 중도층의 표심을 잡았다. 여기에는 김 전 위원장의 중도 끌어안기 전략이 먹혔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외에도 김 전 위원장은 안 전 대표와의 단일화 싸움에서 오세훈 당시 후보를 승리로 이끌었다. 윤 전 장관은 “김 전 위원장이 노련하게 안철수의 미숙함을 발판으로 오세훈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공시켜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일각에선 최근 김 전 위원장의 플랜이 변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이 잠행이 계속되자, 다른 대권주자를 지원하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전 위원장이 ‘별의 순간’으로 지목했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대로라면 김 전 위원장이 그렸던 여러 시나리오도 일부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플랜B 가나 엇갈린 시선 그러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 외에 김 전 부총리에 대해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부총리가 임기 후반 정부 여당과 각을 세웠던 점도 윤 전 총장이 가진 반문(반문재인) 이미지와 겹친다. 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도하는 신당 창당에 김 전 위원장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둘은 과거부터 돈독한 사이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금태섭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고 관측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안철수 대표의 참전이다. 안 대표 역시 윤 전 총장에게 “도와드릴 수도 있다”며 손을 내밀었다. 과거 제3지대에서 ‘안풍’을 일으켜며 대권에 나섰던 그의 이력을 어필한 셈이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게 “나처럼 시행착오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연출, 주연, 조연, 어떤 역할이든 맡겨진 역할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쟁탈전에 진전이 없자, 안 대표가 전면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안 대표 역시 윤 전 총장이 ‘태풍의 눈’ 될 수 있다는 정치권의 논리를 따르고 있는 셈이다. 안 전 대표는 두 킹메이커와 ‘애증’의 관계로 알려져 있다. 특히 김 위원장과 안 대표의 오래된 앙금은 유명하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또 엉망이 된다”고 저격한 바 있다. 윤 전 장관 역시 윤석열 현상은 과거 안철수 현상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윤 전 장관은 “안철수는 국민들이 정치인으로 보지 않았지만, 윤 전 총장이 정치하는 자리는 아니나 현실정치에 휘말렸다”며 “총장으로 있으면서 법치와 헌법정신, 국민 상식 등을 이야기했는데 메시지 내용과 타이밍을 볼 때 정치 감각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윤 노인당 이미지 부담 견제·러브콜 쇄도…어디로? 일각에서는 콧대 높은 두 책사보다 안 전 대표가 더 매력적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안 대표는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전 시장을 도우며 ‘진정한 승자’라는 호평을 얻어냈다. 제1야당이 가진 조직력과 자본력으로 입당을 압박하는 국민의힘과도 다르다. 오는 5월 말이나 6월 초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윤 전 총장이 등판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온다. 현재 국민의힘에는 윤 전 총장 이외에는 경쟁력 있는 대선 후보가 없다. 지난달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잠행에도 불구하고 그의 최근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추세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달 24~25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대선 양자대결에서 윤 전 총장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47.2%, 이 지사는 40.0%로 각각 집계됐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현재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 전 총장은 대권 준비를 위해 서초동 자택에서 다양한 분야의 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잠행이 길어지면서 윤 전 총장과 보수 세력의 악연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의 공개 사과가 발단이 됐다. 서울지방경찰청장 출신인 김 의원은 “소위 적폐 수사를 현장 지휘할 때 ‘친검무죄, 반검유죄’ 측면이 전혀 없었는가”라며 윤 전 총장에게 고해성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의 공개 사과 요구는 윤 전 총장을 영입하려는 야권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칼잡이’였던 윤 전 총장이 굵직한 시국 사건을 맡으면서 보수 진영에 큰 타격을 준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보수층 일부에선 윤 전 총장에 대한 반감이 여전히 크다.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지향점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어 정치인으로서는 아직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반문(반 문재인)의 상징으로 ‘공정’과 ‘정의’의 시대정신을 잡았다는 점에서 그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참전 최대 변수로 이 같은 흐름 속에 윤 전 총장을 향한 정치권의 러브콜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직을 걸었던, 가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윤석열 총장님을 기억한다”며 “국민의힘에서 총장님의 가치와 철학으로 당당하게 증명해 주시길 바란다.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가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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