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노리는 마켓컬리 불신론

바람 잘 날이…역풍까지 불라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쿠팡의 성공신화를 지켜본 마켓컬리가 뉴욕 증시 상장 준비를 공식화했다. 갈길이 구만리지만 블랙리스트 사건 등 터져 나오는 논란들은 더욱 더 마켓컬리의 발목을 붙잡는다. 또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을 두고 일부에서 ‘국부 유출’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러한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마켓컬리 물류센터

쿠팡에 이어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마켓컬리’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성장한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는 최근 김슬아 대표 이름으로 주주들에게 보낸 정기주주총회 소집 통지서에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4259억원)보다 123.5% 증가한 9523억원(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IPO 추진

이는 주요 대형 마트의 온라인 쇼핑 매출과 비슷한 규모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의 지난해 매출은 1조2941억원이며, 홈플러스의 지난해 온라인 매출은 1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마켓컬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162억원으로, 전년의 1012억원보다 적자 폭이 15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누적 적자는 26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배 성장한 매출 증가율에 비해 영업 적자 확대 폭은 크지 않아 내부에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평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금이 4200억원 수준이어서 누적 적자를 고려해도 아직 자금에 여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주총회 통지서에 나온 실적과 관련해 “주총 참가자들을 위해 대략적인 숫자를 먼저 전달한 것”이라면서 “정확한 숫자는 회계 과정을 거쳐 이달 말께 공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마켓컬리

마켓컬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쿠팡에 이어 연내 국내외에 상장해 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적 개선과 상장 추진 소식에 지난 17일 기준 마켓컬리 주식 거래가는 상장 주식 거래플랫폼인 ‘서울거래소 비상장’에서 5만7700원으로 전날 대비 23.74% 치솟았다.

마켓컬리의 기업가치 또한 1조3213억원으로 불어났다.

쿠팡 본보기로 준비
불안한 시선에 부담

만약 마켓컬리가 쿠팡에 이어 미국 증시로 향할 경우, 회원 수 700만명을 보유한 거대 플랫폼 기업의 성장 동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샛별배송으로 통칭되는 새벽배송을 바탕으로 국내 온택트 트렌드의 선두를 달리는 상황에서 쿠팡처럼 막대한 자금을 유치해 새로운 퀀텀점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기대감이 커져가는 가운데 마켓컬리는 회사와 관련한 각종 논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물질 논란부터 시작해 바람 잘 날 없는 마켓컬리가 최근에는 일용직 근로자를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정황이 포착됐다.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블랙리스트는 일용직 노동자를 현장에서 솎아내 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마켓컬리 측은 “근무태도가 불량한 노동자와의 계약을 중지하기 위한 평범한 리스트”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일용직 근무자들은 이에 맞서 부당해고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켓컬리 측이 주장하는 근무태도가 불량한 노동자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대행업체들에게 돌리면 5개 이상의 대행업체는 해당 리스트에 오른 노동자들에게 일을 넘기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용직 노동자의 개인정보가 공유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대중들의 분노를 샀다.

노동자들의 주장은 “블랙리스트의 기준이 너무 터무니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파서 조퇴를 하거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해 불만을 제기할 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제보자 A씨에 의하면 2019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마켓컬리 냉장·냉동센터에서 근무했다. 주 업무는 주문 상품을 꺼내고 포장하는 일로 A씨는 저성과자로 뽑히면 현장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사 측의 눈 밖에 나지 않도록 노력했으나 지난 1월6일부터 일감이 끊겼다고 주장했다.
 

▲ ▲ⓒ마켓컬리

표면적인 이유는 두 번의 조퇴였으나 A씨는 관리자 갑질 및 성희롱 전력을 본사 법무팀에 고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발 당시 마켓컬리는 일부 사실을 시인하고 부당하게 무더기로 해고했던 노동자들을 복직시켰다고 한다.

A씨는 “확인된 블랙리스트 일용직만 5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블랙리스트 작성은 근로기준법 제40조(취업방해의 금지)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사용하거나 통신을 해서는 안 된다”를 위반하는 행위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노동문제연구소 ‘해방’은 마켓컬리와 김슬아 대표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 서울강남고용노동지청에 지난 8일 고발하고 나섰다. 권오성 해방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켓컬리가 작성한 블랙리스트는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해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켓컬리는 “블랙리스트란 용어로 확산이 되고 있지만, 사실 ‘업무 평가 리스트’정도였을 뿐”이라며 “물류센터 특성상 일용직 근무자의 업무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작년 10월부터 6월까지 업무 평가 리스트를 관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직원 블랙리스트 등 
각종 논란에 골머리

마켓컬리의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물질 논란부터 품질 논란까지 잊혀질만하면 떠오르는 논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마켓컬리는 ‘4번 달걀’ 판매 논란에 휩싸였다. 달걀 껍질에는 총 10자리로 된 계란 생산정보가 담겨있는데 이 중 산란일자(4자리), 생산자 고유번호(5자리)에 이어 마지막 숫자는 사육 환경 번호를 의미한다.

사육 환경 번호는 1~4번까지로, 1번은 닭을 풀어서 키우는 방사, 2번은 케이지와 축사를 자유롭게 다니는 평사, 3번은 개선된 케이지, 4번은 일반 케이지에서 자란 닭을 의미한다.
 

▲ 마켓컬리 본사 ⓒ카카오맵

이 논란은 핵심은 평소 마켓컬리가 ‘동물 복지’를 챙기는 ‘착한 소비’를 내세우는 기업이면서, 왜 ‘4번 달걀’ 즉 비좁은 일반 케이지에서 비위생적으로 키우는 닭의 달걀을 판매했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중들은 “동물 복지를 내세우던 기업이 4번 달걀이라니 속은 기분”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마켓컬리는 환경단체의 거센 비난을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일각에선 마켓컬리가 토종 스타트업들의 연합체인 코스포의 의장사라는 점에서 김슬아 대표 및 경영진들이 미국 증시행을 시도할 경우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을 두고 일부에서 ‘국부 유출’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마켓컬리도 쿠팡과 동일한 선택을 할 경우 비슷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무엇보다 토종 스타트업의 ‘간판’이라는 점에서 역풍이 불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시선 집중

나아가 코스포는 최근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유망 스타트업의 상장보다는 인수합병 및 매각을 통한 엑시트 전략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때 카카오 인수 제안을 거부하는 한편, 상장을 시도하며 무엇보다 미국행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은 마켓컬리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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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