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농구 전주원 감독의 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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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2.22 11:26:22
  • 호수 13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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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잡고 8강 간다”

▲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JSA뉴스]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가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 최초의 여성 감독인 전주원 감독은 도쿄올림픽에서 스페인, 캐나다, 세르비아와 조별리그를 치르게 된다.

전설

시드니올림픽 4강의 주역이었던 전 감독은 1990년 실업리그에 데뷔했다. 선수 시절 천재 가드로 불렸고, 고등학교 졸업 후 현대산업개발에 입단해 실업리그 8년간 신인상, 우수 선수상 포함 베스트 파이브 7회 등의 기록을 남겼다. 

1998년 프로리그 출범 이후에도 MVP와 베스트 파이브 등 개인상들을 수상하며 정상급 가드로 군림했고, 통산 10차례나 어시스트 왕에 올랐다. 2004년 임신으로 잠시 선수생활을 쉬기도 했지만, 40세까지 총 21시즌을 뛰었고, 전 감독의 등번호는 소속팀에서 영구 결번됐다.

선수 시절의 전 감독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도 많은 명경기를 연출했다. 대표적인 업적은 시드니올림픽 4강 신화며 (한국은 1984년 LA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공산권 국가들이 불참한 대회였다.), 아시안게임에서도 1994 히로시마, 2002 부산, 1998 방콕 등에서 금·은·동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
이미선 코치 함께 준비


은퇴 후 전 감독은 소속팀이었던 신한은행에서 1년 동안 코치직을 수행했다. 이후 신한은행에서 같이 코치직을 맡았던 위성우 감독이 우리은행의 감독으로 부임하자 우리은행의 코치를 맡게 된다.

위성우 감독과 전 감독은 부임 직후 우승을 포함해 8년 동안 7차례나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우리은행이 여자 프로농구를 지배할수록, 전 감독을 향한 타 구단의 러브콜은 계속됐지만, 그때마다 “아직 지도자 공부가 더 필요하다”며 거부했다.

전 감독은 김태일, 정선민, 하숙례의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감독으로 선임됐다. 러닝메이트 제도로 진행됐던 이번 감독 공모에서 전 감독은 여자농구의 또 다른 전설인 이미선 코치와 러닝메이트로 지원해 감독에 낙점됐다.

전 감독은 올림픽 구기 종목 역사상 처음으로 대표팀을 지도하는 한국인 여성 감독이다. 그전까지 구기 종목의 여성 감독들이 있었지만,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을 지도한 적은 2018 평창올림픽에서 여자하키 남북단일팀을 지도했던 사라 머리 감독 단 한 명 뿐이었고, 머리 감독은 캐나다인이었기에 한국인 여성 지도자는 전 감독이 처음이다.

전 감독은 소속팀을 여러 차례 우승으로 이끈 유능한 코치이지만, 아직 감독 경험이 없어서 큰 대회를 맡기엔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미 4년 동안 대표팀에서 코치직을 수행하며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경험이 있다.
 

▲ (사진 왼쪽부터)전주원 감독과 이미선 코치 ⓒWKBL

자주 바뀌는 감독으로 인해 선수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랜 시간 대표팀에 있었던 점이 전 감독의 강점이다. 전 감독을 보좌하는 이미선 코치도 자신의 소속팀이었던 삼성생명에서 코치직을 역임하고 있으므로, 두 코치진이 모두 현역이라는 점도 가점 요인이었다.

한국 여자농구는 1984년 LA올림픽 은메달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8강 이후로 13년 만에 다시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그동안 국제무대와는 거리가 멀었던 여자 농구 대표팀은 세계선수권도 2010년이 마지막 경험이었다. 그러나 13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에도 대표팀의 전망이 밝지는 않으며 일각에선 올림픽 티켓을 따낸 것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결과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스페인 캐나다 세르비아
세계 강호들과 조별리그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본선에는 12개 국가가 참가해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본선 진출 12개국은 개최국 일본(10위)을 비롯해 미국(1위), 호주(2위), 스페인(3위), 캐나다(4위), 프랑스(5위), 벨기에(6위), 세르비아(8위), 중국(9위), 나이지리아(14위), 대한민국 (19위), 푸에르토리코(22위)다. 한국 대표팀은 푸에르토리코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게 랭킹에 열세를 보이는 약팀이다.

올림픽 본선에서는 4팀씩 구성된 조별리그를 먼저 치르고, 조별리그서 각 조별 1,2위인 상위 6개국이 8강 진출, 조 3위 3개국 중 성적이 좋은 2개 국가가 추가로 8강에 합류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한국은 스페인(3위), 캐나다(4위), 세르비아(8위)와 A조에 편성됐다. 조 추첨 원칙상 한국은 랭킹 하위 3개국인 나이지리아, 푸에르토리코 및 같은 아시아 대륙인 중국, 일본과도 한 조로 묶일 수 없는 상황이어서 강팀과의 조 편성이 유력했다.

전 감독은 조 편성 결과를 듣고 “호주나 스페인이나 뭐가 다르겠나. 우리는 어차피 약한 팀이기 때문에 조 편성에서 바라는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어차피 세계의 강호들과의 조별리그 경기가 예상됐기 때문에 특별한 일은 아니라는 평가였다. 오히려 전 감독은 새로운 경기 방식에 더 주목했다. 이전 올림픽까지는 2개 조로 나뉘는 풀리그 방식으로 치렀는데, 이번 올림픽에서는 3개 조로 나뉘어 리그를 진행한다. 이런 진행 방식은 이변이 적고 강팀이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전 감독은 “현실적으로 8강에 오르기 위해선 세르비아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세르비아도 유럽의 강팀인 만큼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같은 조의 스페인은 지난해 2월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의 맞대결에서 37점 차로 완패했고, 캐나다에게는 2018년 19점 차로 패한 경험이 있다.  

이변?

여자농구 대표팀은 오는 3월 프로리그가 종료한 후 소집돼 올림픽을 준비한다. 올림픽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에 전 감독은 “전력을 보강하기보다는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팀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감염병 확산 속에서 어렵게 경기를 치러 티켓을 땄다.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성원해 주시면 좋은 경기를 만들겠다”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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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