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죽음 내몬’ 변태사장 성폭행의 무서운 진실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8.29 15: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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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죽일까봐 내가 죽는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여대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 발생 10여일이 지난 이후 이 사건은 취업난으로 열악한 조건서 일하는 ‘88만원 세대’의 한 단면을 드러낸 케이스로 이슈화되고 있다. 그녀의 죽음은 단순 ‘자살’이 아니라 고용주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아르바이트생의 어두운 단면과 등록금 마련을 위해 극단적 상황에 내몰린 이 땅의 젊은이들이 처한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TV에서 일어나는 일이 실제로 나한테 일어나고 있다. 치욕스럽고 고통스럽고 모욕스럽다. 그가 나에게 협박을 계속하고 있다. 나를 죽일까봐 너무나 공포스럽다. 그래서 대신 내가 죽는다. 죽어서 진실을 알리겠다. 내가 당한 일을 인터넷에 띄워 알려 달라. 친구들아 도와줘. 경찰 아저씨 이 사건을 파헤쳐서 그 사람을 사형시켜 주세요.’

사장손에 모텔 끌려가

죽음 직전 여대생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남긴 유언 전문이다. 충남의 한 대학교 아동미술학과를 다니던 여대생 이씨. 올해로 만 22세인 그는 “친구들을 만나고 오겠다”며 아버지의 승용차를 갖고 나가 연탄불을 피우고 꽃다운 생을 마감했다.

안타까운 이씨의 죽음은 사건의 내막을 공론화한 친구들로부터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씨의 친구들은 ‘친구일동’이라는 이름으로 친구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는 글을 최근 인터넷에 올렸다.

그들은 “피자가게의 현 사장이자, 부인과 어린 아들을 둔 한 가정의 가장인 사장이 꽃과도 같았던 친구(이씨)를 무참히도 짓밟았다”며 “강간과 협박을 하고 사진을 촬영하여 간직하는 등 여자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 수치심을 안겨주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방학 기간 동안 부모님의 부담을 덜기 위해 용돈을 조금이라도 벌어보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다 사장의 지속되는 성폭행과 협박에 못 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꿈에 부풀어 있을 한 여대생을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는 L피자가게 주인 안모(37)씨다.

이씨는 자살하기 이틀전날도 안씨의 협박을 받고 강제로 모텔에 끌려갔다. 이씨의 집 앞까지 찾아가 협박하여 불러내고 또 다시 강간한 후 충격과 공포에 떨고 있는 이씨의 나체를 찍어 또 다시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모텔로 끌려가며 이씨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나는 살기 위해서 지금도 이런 치욕적인 곳을 따라간다. 치욕당한 몸을 모두 소독하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안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이씨가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겪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살 직전 여대생 휴대전화에 남은 충격적 유언
결혼해 젖먹이 자식까지 있는데…교활한 두 얼굴

죽음을 각오하고 유서를 쓰고 있는 순간에도 안씨의 협박은 계속됐다. 안씨는 강제로 찍은 이씨의 나체사진을 휴대전화를 통해 보내며 위협했다.

이씨는 휴대전화에 남긴 유서에 “이 더러운 놈 봐라. 이 순간에도 더러운 카톡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토할 것 같다”라고 적었다.

이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사장 안씨에 대한 ‘신상털기’는 물론 일부 네티즌은 싸이월드를 뒤져 모자이크 처리 없이 안씨의 사진을 퍼뜨리기도 했다. 동료 알바생들은 “사장이 숨진 여대생에게 ‘너는 얼굴이 예뻐서 뽑았다’며 자주 추근댔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수많은 네티즌이 이번 사건에 분노하는 이유는 결혼해 젖먹이 자식까지 있는 안씨가 가게 사장이라는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이씨를 성폭행한 것도 모자라 “사귀고 싶다. 안 만나주면 죽이겠다”고 나체사진을 찍어 끊임없이 협박하는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이중적인 얼굴에 ‘경악’
 
네티즌들은 안씨의 신상을 터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정은 행복하게 꾸린 사진과 평범한 삶을 적은 글을 발견하고 그의 소름끼치는 이중적인 모습에 더 분노하고 있다.

안씨가 어린 여대생을 상대로 몹쓸 짓을 하면서 집에서는 다정한 가장이었던 것을 증명하는 사진도 여러장 공개됐다. 안씨가 결혼을 앞두고 ‘이제 나도 가는구나∼’라는 제목으로 올린 사진과 자신의 아이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 등이다. 

네티즌들은 “가족까지 있는 사람이 성폭행한 것도 모자라 협박하고 괴롭혔다니 인간 말종이다”면서 “명백하게 죄를 샅샅이 파헤쳐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번 사건이 이슈화되면서 인권의 사각지대에 내몰린 아르바이트생 성폭력 실태의 심각성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2일 고용노동부가 청소년 28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 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중 성폭행을 경험한 학생은 6.0%(172명)에 달했다.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건은 매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전남 광주에 위치한 한 편의점 업주가 아르바이트생을 편의점 창고로 데려가 성폭행했고 한 노래방 업주는 학비를 벌기위해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하던 명문대 여대생을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차에 태운 뒤 인근 모텔로 끌고가 성폭행 했다. 경남 창원에서도 한 식당 고용주가 자신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고생의 친구를 자신의 원룸으로 데려가 수차례 성폭행 해 구속되기도 했다.

이처럼 알바생 성폭행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자 시민사회단체들은 “고용주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행 사건이 더 이상 없도록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고 촉구하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과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아울러 성폭력상담 전문가들도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벌이는 성범죄 관련 교육은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성폭행한 가해자는 살아남고 피해자만 억울하게 세상을 등지는 일은 다신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분노했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웬만한 대학생들은 등록금과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알바에 뛰어든다. 그러나 이들이 내딛는 노동의 첫걸음엔 온갖 불법과 횡포가 난무하다. 뒤 늦게 우리사회의 경종을 울린 한 알바생의 죽음이 노동인권에 무거운 과제를 남긴 이유다.

강력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악마의 맷돌’은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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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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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