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빈’ 알펜시아 새 주인 찾기 프로젝트

혈세 먹는 하마 누구 품에?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알펜시아리조트의 새 주인 찾기가 어떻게 끝맺음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차례에 걸친 매각실패로 몸값이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인수자 찾기는 오히려 탄력이 붙은 상태. 다만 예상치 못한 경영진의 일탈 행동과 임직원 고용승계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알펜시아 전경 ⓒ알펜시아

‘알펜시아리조트(이하 알펜시아)’는 2009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 491만㎡ 부지에 2009년 지은 종합 리조트다. 2006년 10월 공사가 시작돼 2010년 7월 전체 영업시설을 개장했으며, 골프장·스키장·호텔·콘도·고급 빌라 등으로 구성돼있다. 

옥죄는
빚의 무게

강원도개발공사는 2014년 12월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매각에 나섰다. 투자유치자문사 선정 용역 입찰공고를 공사 홈페이지와 나라장터에 게시해 접수를 진행했고, 이듬해 2월 기업평가가 마무리되자 매각 대상자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매각 결정에는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 재정난을 해소한다는 판단이 깔려있었다. 알펜시아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핵심기반시설로 조성됐지만, 차입금을 끌어다 사업을 추진한 탓에 빚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했다. 부채 규모는 한때 1조189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알펜시아 새 주인 찾기 프로젝트는 참담한 실패의 연속이었다. 2016년 6월 중국 기업 2곳과 매각 협약을 맺었지만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무산됐다. 2017년 4월에는 싱가포르와 영국 기업들이 강원도개발공사와 타운지구 매각 협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금액 차이로 인해 협상이 중단됐다.


빚더미에 쌓은 올림픽 영광
바닥 친 몸값…이제야 입질

지난해 1월에는 미국계 투자회사 컨소시엄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한껏 기대를 키웠다. 컨소시엄은 알펜시아의 글로벌 이미지에 주목했다며 시설을 아시아 최대 스포츠파크와 휴양시설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해각서 체결 나흘 전까지 강원도에 입금하기로 했던 계약이행 보증금 15억원은 입금되지 않았고, 유예기간까지 넘기면서 협약은 공식적으로 무효 처리됐다.

마음이 급해진 강원도는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한 알펜시아를 공개 매각하기로 방침으로 선회했다. 유찰될 경우 건물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우려해 추후 숙박지구와 골프장을 구분하는 등 분리매각도 검토했다.
 

▲ 심세일 알펜시아 대표 ⓒ알펜시아

하지만 매각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세 차례에 걸쳐 유찰이 이뤄진 상태다. 지난해 10월 1차 매각공고 결과 다수 기업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예비실사를 진행했지만, 입찰 진행 과정에서 무응찰로 유찰됐고, 2·3차 매각공고도 모두 유찰됐다. 1∼2차 입찰 때 1조원 수준이던 매각 가격은 3차 때부터 10% 할인이 적용됐지만, 인수자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팔고는 싶은데
제자리걸음

지난 11일에는 네 번째 입찰공고를 내고 매수자 물색에 나섰다. 4차 입찰부터는 20%까지 할인이 가능해 매각 가격은 8000억원대로 떨어졌다.

만약 4차 입찰마저 유찰되면 매각 셈법은 한층 복잡해진다. 공유재산법상 50% 할인도 가능해 5차·6차 입찰도 진행할 수 있지만, 감정평가를 거쳐 공개된 재산 가액의 20%까지만 할인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매수자 입장에서 추가 입찰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다행인 점은 인수 의향을 드러낸 곳이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9일 강원도개발공사는 알펜시아 4차 매각공고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결과, 다수의 기업이 의향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4차 매각공고에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다음 달 23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한다. 예비실사가 끝나고, 3월3일까지 입찰 및 입찰보증금(매각 금액의 5%) 약 400억원에 대한 납부가 완료되면 본 실사를 통해 올 상반기인 5월에 최종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팔릴 듯 말듯
이번에는 과연

다만 알펜시아 안팎에 산재한 불안요소가 매각 작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일단 고용승계 여부가 최대 분수령이다.

알펜시아 경영진은 매각 작업에서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기본 원칙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수자가 조직 정비의 필요성을 앞세울 경우 고용승계는 공염불이 될 수도 있다. 알펜시아에 직접 고용된 인원은 약 500명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계약직 신분이다. 매각 협상에 앞서 최우선해야 하는 것이 고용안정대책과 승계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 알펜시아 전경 ⓒ알펜시아

지난해 12월 민주노총 서비스연명 강원본부와 알펜시아리조트노동조합은 강원도청 정문 앞에서 알펜시아리조트 공개 매각으로 인한 노동자 고용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는 “매각이라는 불안한 미래에 떨지 않기로 했으며, 직접 행동으로 나서기로 결의한다”며 “강원도와 도개발공사는 우리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업을 매수자로 선정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번엔 달라” 말만 몇 번째…
바닥 친 몸값…이제서야 입질

경영진의 공짜 라운딩 및 돈내기 골프 논란이 자칫 매각 작업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강원도개발공사는 공짜 라운딩 등과 관련한 감사 결과 알펜시아리조트 임원 2명에 대해 감봉 3개월의 중징계를, 알펜시아 직원 4명과 강원도개발공사 직원 1명 등 5명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앞서 강원도개발공사는 지난해 12월 초께 감사를 진행했다. 알펜시아 임원과 강원도개발공사의 간부 등이 코스 점검을 이유로 1년이 넘게 무료 라운딩을 하고, 돈내기 골프를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감사 결과, 이들은 업무적으로 적절한 점검 라운딩은 사전 계획 수립 등을 통해 명확한 근거를 남겨야 한다는 절차를 어겼다. 돈내기 골프 의혹에 대해서는 간식비와 캐디피 지급 명목으로 금전이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이번 불미스러운 사태로 강원도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직원들의 공직기강을 강화해 강원도민들의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산재한
불안요소

그럼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강원도당과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논평을 통해 “도민의 혈세를 축내는 빚덩어리·골칫덩어리 알펜시아의 공기업 간부들이 이러한 특권 남용과 도덕적 기강해이를 보였다는 사실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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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