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편법운영 해결방안은?

뿌리 뽑히지 않는 유사회원권 논란

최근 제주도가 도내 한 대중제 골프장이 회원제와 유사한 구조로 편법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동시에 문화체육관광부에는 해당 골프장의 유사회원권에 대한 유권 해석을 질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홍이 일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상반기부터 도내 159개 골프장 중 87개소에 달하는 대중제 골프장을 전수 조사한 바 있다. 9곳의 골프장에 대한 위반사항을 명시하고 일부 제재를 가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러한 지자체와 정부의 기류로 볼 때 향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유권해석이 강경한 방향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업계는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잘못된 관행

문제로 떠오른 것은 대중제 골프장에서 판매한 주식과 채권형 상품, 선불카드형태의 상품 등이다. 물론 일반 주식회사가 주식과 채권, 차감형 선불카드를 발행한다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회원권이 가진 주요 특성인 ‘시설물을 사용할 수 있는 배타적 우선권’을 부여한다면 위법행위가 될 수 있다.

부킹우선권을 주는 형태를 띠면 회원 모집을 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통설이다.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체육시설법 시행령)’ 제7조에는 체육시설업의 세부 종류를 기술하고 있는데, 대중체육시설업은 응당 회원을 모집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회원제 골프장들도 편법운영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체육시설법 시행령 제13조에는 18홀 이상의 정규 회원제 골프장도 6홀에서 18홀을 초과하는 9홀마다 추가로 3홀을 추가하는 규모 이상의 대중골프장을 병설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18홀이 일반적인 골프라운딩의 특성 때문에 현실적으로 부지를 마련하기 어려워 대중골프장 조성기금으로 대체하거나 9홀 단위로 병설골프장을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여건이 이렇다 보니 회원제 골프장에서 운영하는 병설 대중골프장은 이미 모집한 회원들에게 우선 예약을 배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다. 마치 전체 골프장을 회원제처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에서 예시된 대중제와 회원제 골프장들의 대표적인 편법운영 사례와 달리, 차감형의 선불카드나 부킹 우선권이 없는 주식, 채권형 그린피 할인혜택의 상품 등은 어떻게 봐야할까?

대중제·회원제 할 것 없이…
과도한 그린피 인상 억제 급선무

실제로 선불카드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도심 외곽의 골프장에서 유행했던 상품이다. 또는 영업부진을 겪을 당시 유휴부킹을 소진할 목적으로 유행했었다. 탄생은 매출부진을 탈피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에서였지만 점차 판매규모가 확대되면서 골프장들의 입장에서는 효자상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주식과 채권형 상품들은 골프장 운영이나 재무구조에 불리한 구조다. 실제로 우선부킹을 배정해 고가로 분양하는 것은 체육시설법에 저촉될 수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선불카드는 회계적으로 선매출에 반영할 수 있어 부담이 적고 영업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대중제뿐만 아니라 회원제 골프장에서도 선불카드를 발행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래서 초기 상품은 고객 유인 차원에서 기백만원대의 소액 선불카드에 금액 할인율을 높게 발행함으로써 다량판매를 목적으로 했다. 금액대는 점차 수천만원대로 상승했고, 이를 발행하는 골프장도 상당수 증가했다.

문제는 이러한 편법 모집 회원권들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란 것이다. 물론 코로나19의 수혜를 틈타서 골프장들이 각종 비용 인상의 꼼수를 쓴 것은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겠지만, 이러한 상품들은 금융위기 전부터 이미 유통되기 시작했다. 


눈먼 회원권 모집 폐해
문체부, 철퇴 꺼내드나?

또한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불황에, 많은 회원제 골프장들이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대중제 전환을 조건으로 기존 회원들에게 선불카드를 지급하거나 한시적으로 회원대우하는 것을 법원이 인정한 골프장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논란이 있을 법하지만 체육시설법과 무관하게 대중골프장들이 편법적으로 회원권 형태의 상품들을 판매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결국, 시기적으로나 법의 형평성에서나 논란이 가중될 수도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공은 문체부와 골프장들을 직접 관리 감독하는 각 지자체로 넘어간 듯하다. 과거의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지침이 없다가 골퍼들의 공분에 못 이겨 괘씸죄를 적용할 게 아니라 이 기회에 명확한 유권해석과 관리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에서 지칭하는 유사회원권은 골프장 시설물도 없이 마구잡이로 발행하는 사기 사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의 편법 회원모집에 대한 논란은 실체가 있는 골프장들이 그 대상이며 체육시설법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의 문제에 해당된다.

해결 언제쯤?

해당 상품 판매 규모가 큰 곳들은 자칫하면 존폐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또한 현 사용자들을 포함해 새롭게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요점은 골프장들의 과도한 그린피 인상을 억제하고 합리적으로 조율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점이다. 법의 적용을 형평성에 맞게 조율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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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