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웃는’ 룸살롱 골목장사 실상

홍등가 불은 꺼지지 않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영업정지 기간이 길어지자 일부 업종에서는 불법적인 상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3차 대유행 국면에 접어들었다. 올해 1월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대구, 이태원 등을 거쳐 수도권에서 유행이 시작됐다. 1~2차 유행과 비교해 감염 규모와 범위가 훨씬 크고 넓어졌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의료붕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성매매

정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 수칙을 실시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와 모임 참가 자제, 외출 자제, 재택근무 확대 등이다. 코로나19 유행의 심각성과 방역조치 강도에 따라 1~3단계로 구분했다.

지난 11월부터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 지속가능한 방역체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5단계(1.5단계, 2.5단계 신설)로 세분화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확진자 수에 따라 오르내리면서 자영업자들이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고위험시설로 분류되는 업종의 경우 그 피해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정부는 클럽, 룸살롱 등 유흥주점·콜라텍·단락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노래연습장·실내 스탠딩 공연장·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류)·뷔페·대형학원(300인 이상)·유통물류센터 등을 고위험 다중이용시설로 분류했다. 이 중 클럽과 룸살롱 등 유흥주점과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 5종은 따로 고위험시설로 지정해 강화된 방역수칙을 적용 중이다. 

그러자 최근 유흥업소들 사이에서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풍선효과는 어떤 현상이나 문제를 억제하면 다른 현상이나 문제가 새로 불거져 나오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모습에 빗댄 표현이다. 고위험시설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자 불법영업이 나타나는 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
고위험시설 영업정지 계속돼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9일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유흥업소 업주, 종업원, 손님 등 12명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업주와 손님 등 3명은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 3일 서울 강동구 길동 소재 유흥주점에서 문을 닫은 척 속이고 손님을 받았다. 업소 안에서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실제 성매매까지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도 지난 7일 룸살롱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자 호텔에서 ‘꼼수 영업’ 중이던 업주를 적발했다. 룸살롱 업주 측은 지난 3일, 이 호텔 인근의 한 업소를 방문한 손님 2명에게 여성 종업원을 보여주고 “거리두기 조치로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하니 호텔로 가자”고 안내했다. 

호텔로 이동한 손님들이 코로나19를 피해 이상한 방법으로 영업하면서 바가지를 씌우는 업소가 있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로 출동한 경찰은 호텔의 각 층 비상구에 룸살롱 전용 양주와 얼음통이 놓여 있는 등 룸살롱과 유사한 접객 행위가 벌어진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룸살롱 업주와 호텔 주인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그동안 음식점업으로 신고해 운영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일부 홀덤펍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9시 이후 운영을 금지하자 폐업이나 업종 포기 등의 방법을 통해 심야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홀덤펍은 포커의 한 종류인 텍사스 홀덤을 즐기면서 술과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장소다. 

홀덤펍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된 경우가 많다. 이전까지는 보드게임 카페에서 업종을 전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한 PC방에서 넘어오는 경우가 급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환자관리팀장은 홀덤펍이 코로나19 방역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업종이라고 평가했다. 

곽진 방대본 팀장은 “게임을 하는 장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체류기간이 길고 간격이 좁을 수밖에 없는 제한점이 있다”며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전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장소”라고 강조했다. 

매출 99% 급감 궁여지책?
단속 피해 꼼수영업 늘어

또 간판 불을 끄고 문을 닫은 채 몰래 손님을 맞거나 예약제로 일부 손님만 받아 관리하는 등의 영업방식도 나타나고 있다. SNS에 손님 모집글을 올리고 몇 시간 후 지우는 게릴라 홍보를 통해 호객행위를 하기도 한다. 심지어 영업장 입구에서 손님과 접선해 다른 층으로 몰래 들이는 방식도 있다. 

경찰은 불시단속 등의 방식으로 꼼수 영업 잡기에 나섰다. 지난 7일 부산에서만 불법영업을 한 주점 8곳이 적발됐다. 경찰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신고가 25건이나 잇따라 접수됐고, 합동 단속반에 통보해 실제 단속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당시 부산에서는 5~6일 이틀 새 확진자가 70명 발생했다. 

앞서 9월에도 경찰은 모텔 등 숙박업소에서 이뤄지는 불법 PC방, 이른바 게임텔에 대한 불시단속에 나섰다. PC방이 집합금지 대상이 된 이후 일부 숙박업소에서 컴퓨터를 설치해 게임물을 제공하는 등 불법영업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먹고 살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PC방과 노래방, 유흥주점 등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9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여가·유흥시설은 매출이 98~99% 줄어 사실상 수입이 0원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약 60만곳의 소상공인 사업장 카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북적
 
상당수의 자영업자가 매출 절벽으로 내몰리면서 피해 보전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을 구제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여기에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에서 확진자 수가 폭발하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언급하고 있다. 이미 한계에 몰린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장기간 유지되거나 현 단계가 상향될 경우 동시다발적 폐업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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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