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재벌’ 조선내화 미성년 4세 기막힌 주테크

한 살 때부터 지분 차곡차곡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조선내화 오너 4세들은 미성년자다. 반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는 상당한 편이다. 오너 4세 가운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인옥 회장의 장남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조선내화서 1% 이상 주식을 보유한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 ⓒ조선내화

조선내화는 내화물(벽돌) 1위 기업이다. 창업주는 고 이훈동 명예회장. 그는 일제 강점기 시절 납석(내화물 원료) 광산 직원으로 첫 발을 뗐다. 이 명예회장은 해당 분야에 평생을 바치며 내화물 국산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947년 설립된 회사는 오늘날 7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중견 상장기업으로 성장했다.

업계 1위

현재 조선내화는 3세 경영 체제다. 이인옥 회장이 경영 전면에 있다. 이 회장은 부친인 이화일 명예회장의 뒤를 이었다. 그는 지난 2013년 42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회장 직함을 달았다.

조선내화는 오너 일가 지배력이 공고한 곳이다. 이 회장을 비롯해 30명에 가까운 일가서 각자 지분을 쥐고 있다. 관계사와 재단법인에도 일정 몫이 있다. 이들의 지분율은 모두 60.6%다.

최대주주는 이 회장(21%)이다. 부친인 이 명예회장(15.1%)이 뒤를 잇는다. 이어 계열사 대한세라믹스(8.32%)와 재단법인 성옥문화재단(2.65%) 순이다.


이 회장에게는 누나와 남동생이 있다. 이들은 이 회장과 달리 조선내화서 별다른 직을 맡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 회사 주식만 보유하고 있다. 각각 2.36%, 1.14% 씩이다. 이 회장의 삼촌(1.39%)에게도 지분이 있다.

지분율 1%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한 명 더 있는데 바로 오너 4세인 이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2004년생으로 아직 미성년자이지만, 보유 주식 가치는 30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도 주식을 매수했다. 나머지 친인척의 보유량은 1%에 미치지 못한다.

장남이 회장으로…경영키 잡은 3세
금수저 손자들 야금야금 승계 발판

이 회장의 장남이 최초 조선내화 주식을 확보한 때는 지난 2005년이다. 그는 그해 8월 3000주를 매입했다. 한살이 채 되기도 전이었다. 이듬해인 2006년 6월에는 총 8차례에 걸쳐 3000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2007년 8월에도 2000주를 사들이면서 보유 주식은 모두 8000주가 됐다.

장남은 매년 지분을 꾸준히 확보하기 시작했다. 2008년 2214주, 2009년 4204주, 2010년 923주 등이었다. 이후 1년 넘게 매수 소식은 들리지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주식을 재매입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4659주를 확보하면서 총 2만주 보유량을 달성하게 됐다. 이어 2013년 7225주, 2014년 2569주, 2015년 1만966주를 사들였고, 모두 4만760주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특히 2015년은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이던 때였다. 지분율 1%를 처음 넘긴 시기기도 하다.
 

▲ 조선내화 본사 ⓒ조선내화

이후로 약 5년간 지분 매입은 없었다. 그러다 올해 8~9월 1015주를 추가로 쥐게 되면서 4만1755주에 도달했다. 성인이 되기 전, 30여명에 가까운 친인척 가운데 6번째로 많은 주식을 갖게 된 것이다.


이 회장 장남에게는 남동생과 여동생이 한 명씩 있는데 이들 역시 조선내화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들이 처음 주식을 확보했던 시기는 한살이 채 되기도 전이었다.

2006년생 남동생은 1만3536주(0.34%)를, 2007년생 여동생은 6765주(0.17%)를 각각 갖고 있다. 환산해보면 대략 9억4000만원, 4억7000만원을 상회한다.

이 회장 장남 동생들은 지난 22일까지 주식을 한 차례 매입하는 데 그쳤다. 이들은 지난 3월 같은 날에 각각 625주와 312주를 확보했다.

이 회장 조카들에게도 소량의 지분이 있다. 비교적 어린 나이지만 엄연한 조선내화 주주다. 이 회장 누나의 자녀로 추정되는 이들은 1996년생 그리고 2000년생이다.

이들은 지난 2008년 4월 같은 날에 처음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차츰 확보하던 지분은 각각 1만3405주(0.34%), 6701주(0.17%)로 올라섰다(지난 22일 기준). 지분 가치는 약 9억3000만원, 4억6000만원이다.

이 회장 형의 자녀로 보이는 두 인물은 2006년생 그리고 2009년생이다. 모두 미성년자로 분류되지만 조선내화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두 살 무렵인 2008년부터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매년 실시한 배당
매입 ‘총알’ 역할

지난 22일 기준 보유 주식은 각각 1만3485주(0.34%), 6738주(0.17%)다. 주식 가치는 9억4000여만원, 4억7000여만원 씩이다. 오너 4세들이 꾸준히 지배력을 키울 수 있는 배경은 현금배당이다. 조선내화는 이들이 최초 주식을 확보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을 지속하고 있다.

2008년부터 조선내화가 매년 실시한 배당액과 배당성향(순이익서 주주 몫으로 돌아가는 배당금의 비율)은 57억원(64.01%), 64억원(22.87%), 81억원(23.36%), 97억원(32.02%), 113억원(38.57%), 130억원(38.99%) 등이었다.
 

▲ 정형 내화물 ⓒ조선내화

2015년까지 130억원 배당이 실시됐고, 2016년부터 2017년까지 113억원으로 수렴했다. 2018년과 지난해에는 다시 130억원이 배당됐다.

조선내화는 순이익이 감소하더라도 배당액을 크게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배당성향이 80%를 뛰어넘기도 했다. 오너 4세들은 최초 주식을 확보한 이후 배당을 통해 자금을 동원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향후 4세 승계 구도에 있어서도 배당은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조선내화 성적표는 직전년도에 비해 위축된 모양새였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4%가량 감소한 7571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다소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45.9% 줄어든 213억원, 순이익은 44.4% 감소한 322억원이었다.


배당은?

올해 실적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선내화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누적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3% 감소한 3444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역시 43.5% 감소한 54억원이었다. 반면 순이익은 149.4% 껑충 뛴 371억원이었다. 순이익을 끌어올린 건 금융수익이었다. 조선내화 금융수익은 같은 기간 109억원서 519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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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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