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레포츠 ①화성 전곡항 요트 체험

바람을 타고 바다를 가르다다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나온 이 대사는 요트의 낭만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된다. 여기서 흰 천은 돛을 의미하는데, 요트는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따라 돛을 움직여 추진력을 만든다. 서해안 최대 규모 요트 정박지(마리나)를 갖춘 전곡항에 가면 언제든 ‘흰 천과 바람’을 타고 바다를 가르는 요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화성 전곡항은 ‘수도권 요트의 천국’으로 불린다. 지난 2009년 수도권 첫 마리나로 뜨거운 관심 속에 개장해 세계 3대 요트 대회인 월드매치레이싱투어(WM RT), 경기국제보트쇼, 전국해양스포츠제전 등 굵직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매년 화성뱃놀이축제도 열린다.

이국적인 풍경

축제 기간이면 요트를 비롯해 보트와 유람선, 황포돛배 등 온갖 배가 전곡항 앞바다를 누빈다. 아쉽게도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축제가 취소됐다.

평소에는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 요트 체험을 진행한다. 체험이 아니라도 고급 요트 수백 척이 즐비한 이국적인 풍경을 즐기러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낡은 고기잡이배가 둥둥 떠 있던 작은 어항이 지금은 서해안을 대표하는 인기 마리나로 변신한 셈이다.

▲ 화성 전곡항에서 즐기는 요트 체험

언뜻 간만 차이가 큰 서해안에 어떻게 마리나가 들어섰을까 싶지만, 화성시 서신면과 안산시 대부도를 잇는 방파제 덕분에 전곡항은 일정한 수심을 유지한다. 요트는 선체 아래 바람에 밀리는 것을 막아주는 센터보드가 있어 수심이 1.5m 이상 확보돼야 하는데, 전곡항은 밀물과 썰물 때 모두 3m 이상이다. 마리나가 들어서기에 최적의 조건인 것.


섬 둘레를 따라 깎아지른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제부도와 안산 탄도항의 그림 같은 풍력발전기, 해넘이 명소로 꼽히는 누에섬까지 요트 위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풍경도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서울과 경기도 어디서든 자동차로 한두 시간이면 닿는 접근성이 전곡항 마리나의 가장 큰 장점이다.

▲ 관광안내소가 자리한 전곡항마리나클럽하우스

화성시는 해양 레저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전곡항 마리나 개장 초기부터 시민을 대상으로 요트 체험과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두 중단한 상태다. 현재는 마리나 내 전곡항여행스테이션과 마리나클럽하우스 1층 관광안내소에서 사설 업체가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비교해보고 선택할 수 있다.

‘수도권 요트의 천국’으로 불려
일반 관광객도 요트 체험 가능

여행스테이션과 관광안내소는 모두 주말에 운영하는데, 여행스테이션은 업체의 호객 행위가 공공연해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관광안내소부터 찾아보길 추천한다. 네 명 이상 가족 단위라면 비용을 조금 더 부담하더라도 단독 승선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안전하게 요트 체험을 하고, 요트 내 다양한 휴식 공간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 침실과 샤워실, 주방까지 갖춘 크루저 내부

전곡항에 도착하니 해상과 육상 계류장에 빼곡한 요트 300여척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파란 하늘과 하얀 요트, 그 사이에 선 빨간 등대가 마치 광고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요트를 탄다는 말에 지난밤부터 설렌 아이들은 처음 보는 풍경에 탄성을 터뜨렸다.

요트는 오직 바람의 힘으로 항해하는 딩기, 엔진과 선실을 갖춘 크루저로 분류한다. 요트 체험은 대부분 크루저에서 하는데, 우리가 선택한 크루저는 침실과 샤워실, 주방까지 갖춰 그야말로 바다 위 호텔이다.

▲ 제부도 제비꼬리길에 마련된 벤치

바람을 가르며 전곡항을 출발한 크루저는 한 시간 반 남짓 제부도 앞바다를 항해했다. 큰아이는 아빠와 바다낚시를 즐기고 차가운 바닷물에 발을 담갔다. 선장님이 알려준 대로 직접 키를 잡고 조종도 해봤다. 엄마는 갑판에서 멋스런 인생 사진을 남기고, 센스 만점 선장님이 신나는 댄스음악으로 흥을 돋웠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려진 요트의 낭만을 제대로 만끽한 시간이다.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바다 갈라짐 현상으로 유명한 제부도는 석양이 아름다운 해변과 드넓은 갯벌이 매력적이다. 최근 제부도아트파크라는 전시 공간을 시작으로 감각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 워터워크, 다양한 벤치 등이 들어섰다. 탑재산을 끼고 제부항까지 돌아보는 제비꼬리길은 웅장한 해안 절벽과 서해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어 꼭 한번 걸어볼만하다.

▲ 산책로 양쪽에 염습지가 펼쳐진 화성 고정리 공룡알화석 산지

화성 고정리 공룡알화석 산지(천연기념물 414호)도 멀지 않다. 중생대 백악기 퇴적층에서 공룡 알 화석 180여개가 발견된 곳이다. 공룡 알 화석을 직접 관찰하고, 약 1.5km 산책로 양쪽에 펼쳐진 광활한 염습지에서 색다른 풍경까지 즐길 수 있다.

공룡알화석산지방문자센터에 전곡항 마리나를 조성할 당시 한반도 최초로 발견된 뿔공룡 코리아케라톱스화성엔시스의 화석도 있다. 방문자센터는 현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관 중이며, 산책로는 발열 체크와 개인 정보 확인 후 입장한다.

▲ 사진 동호회와 백패커들이 즐겨 찾는 우음도 벌판

제부도

우음도는 시화방조제 건설과 함께 육지가 된 섬이다. 신도시 개발 계획으로 섬사람들은 떠나갔지만, 10여년째 공사가 미뤄지면서 인적 드문 땅에 갈대가 무성하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광대한 벌판은 사진 동호회와 백패커의 성지로 사랑받는다. 섬 한쪽에 우뚝 솟은 송산그린시티전망대에서 우음도와 고정리 공룡알화석 산지, 시화호 주변이 한눈에 보인다. 현재는 휴관 중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전곡항 요트 체험→제부도→화성 고정리 공룡알화석 산지→우음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전곡항 요트 체험→제부도→화성 고정리 공룡알화석 산지→우음도 
둘째 날: 매향리평화역사관→제암리3·1운동순국기념관→융건릉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화성시 문화관광 https://tour.hscity.go.kr
- 공룡알화석산지방문자센터 http://dinopia.hscity.go.kr 

문의 전화
- 전곡항마리나관광안내소 031)357-4283
- 화성시청 관광진흥과 031)5189-2667
- 화성도시공사 제부도관리팀 031)355-3924
- 공룡알화석산지방문자센터 031)357-3951
- 송산그린시티전망대 031)369-8315

대중교통
[버스] 2·4호선 사당역 10번 출구 정류장에서 1002번 광역버스(40~60분 간격 운행) 이용, 전곡항 정류장 하차, 1시간10분~1시간30분 소요. 
*문의: 제부여객 031)356-5979

자가운전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과천 IC에서 수원·의왕·학의 JCT 방면→학의 JCT에서 봉담·의왕 방면→의왕톨게이트→천천 IC에서 송산·화성시청 방면→화성비봉톨게이트→양노 IC에서 남양·화성시청 방면→전곡항교차로에서 전곡항 방면 좌회전→전곡항마리나클럽하우스


숙박 정보
- 롤링힐스호텔: 남양읍 시청로, 031)268-1000
- 신라스테이 동탄: 화성시 노작로, 031)8036-9000
- 전곡항바다게스트하우스: 서신면 전곡항로62번길, 010-7148-1201

식당 정보
- 전곡어촌푸드(바지락칼국수): 서신면 전곡항로14번길, 010-5588-2066
- 해금강횟집(생선회): 서신면 전곡항로14번길, 031)357-3307
- 카페 휴&휴(커피): 서신면 전곡항로(전곡항마리나클럽하우스 내), 010-9936-0006

주변 볼거리
궁평항, 소다미술관, 화성시우리꽃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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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뒤통수로 다시 꼬인 한·미·일

트럼프 뒤통수로 다시 꼬인 한·미·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장 확실하다고 굳게 믿었던 관계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초기부터 보이기 시작한 적신호가 이제 눈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모습이다. 어디서부터 균열이 시작된 걸까? 우리나라 외교는 한미동맹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 외교를 꾀한 때도 있지만 대체로 한·미 혹은 한·미·일 관계가 우선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와 미국이 삐걱거리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상수였는데 변수됐나 지난 12일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이 귀국했다. 이번에 구금된 한국인은 총 317명으로 남성 307명, 여성 10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은 잔류를 택했다.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의 불법체류 및 고용 전격 단속에서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된 지 8일 만이다. 이들은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중에 체포·구금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급히 방문했다. 당초 이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각)에 전세기를 타고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사정’으로 지연됐다. 외교부는 이번에 체포·구금된 한국인이 향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에게 이들이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히 귀국하고 향후 미국에 재입국하는 데 불이익이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미국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을 받았다고 한다. 체포·구금된 한국인이 미국을 떠나는 방식을 두고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이견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자진 출국’을, 미국은 ‘추방’을 언급한 것이다. 자진 출국 방식으로 귀국하면 향후 ‘5년 입국 제한’ 등의 불이익이 없다. 반면 추방 명령으로 미국을 떠나면 영구적으로 기록이 남아 최대 10년간 미국에 들어갈 수 없다. 지난 8일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법대로 하고 있다. 그들은 추방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출국 형태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다행히 미국 측과 조율이 이뤄지면서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이재명 대통령과 도출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 이 사안에 대한 한국인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국의 투자와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 야 “700조원 줬는데도?”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노력으로 상황이 봉합되는 모양새지만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의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 체포·구금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 이민 당국의 모습을 두고 동맹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미국 측은 한국인 체포 과정에서 수갑을 채웠고, 이들을 환경이 열악한 수용소에 구금했다. 야권에서 ‘외교 참사’가 일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 이후 내놓은 논평에서 “이재명정부는 700조원 선물 보따리를 미국에 안겼지만 회담은 공동성명조차 발표하지 못한 채 끝났다”며 “그 결과가 고스란히 현대차-LG 합작 공장 단속 사태로 돌아왔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국민 사이에서는 실컷 투자해 주고 뒤통수 맞은 것 아니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70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해 놓고도 국민의 안전도, 기업 경쟁력 확보도 실패한 것이 이재명정부의 실용 외교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관세 협상,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미국에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수갑 채우고 수용소 넣고 장 대표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불법체류자 단속을 넘어 앞으로 미국 내 한국 기업 현장과 교민 사회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많은 한국 기업이 미국 전역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되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국가적 차원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미국 측과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책과 대미 투자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비자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안 논의를 위한 ‘한미 외교부-국무부 워킹그룹’ 신설을 제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한미 관계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미 관계가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관세 등을 무기로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동맹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삐걱거림’은 이정부 출범 초기부터 감지됐다. 미국 백악관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처음 내놓은 메시지에서 중국을 언급해 ‘이례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백악관은 지난 6월3일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면서도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메시지를 두고 이정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 견제, 실용 외교를 표방하는 이 대통령이 중국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압박 등 다양한 해석이 이어졌다. 당시 미국은 중국과 관세를 두고 이른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시간이 가면서 다소 소강상태가 되긴 했지만 갈등의 골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분위기만 화기애애? 관세 협상이나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도 여전히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 시한으로 정한 날짜를 하루 앞두고 미국과 타결을 이뤄냈다. 당초 한미FTA로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의 관세는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0’이었기에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을 통해 언급한 상호 관세 25%를 15%로 낮추는 데는 합의했지만 과정은 난항을 거듭했다. 루비오 장관의 방한이 취소되는가 하면 ‘한미 2+2 통상 협의’를 앞두고 미국 측의 취소로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길을 돌리는 일도 벌어졌다. 일본이 먼저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기준이 생기고 시간에 쫓기는 등 여의치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 결국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서 정리됐고 동시에 천문학적인 수준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때도 관세 협상 결과를 두고 이견이 나타났다. 우리 정부 측은 쌀, 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은 없다고 주장했던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 개방을 말했다. 또 대미 투자의 방식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보였다. 이견은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고도 조율되지 않은 모양새다. 미국 측은 관세 협상 타결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대통령의 방미를 언급했고 실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앞에 두고 면박을 주는 등의 돌발 행동을 보인 바 있어 우려가 제기됐지만 무난하게 마무리됐다는 평을 받았다. 문제는 명문화된 결과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달 25일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공동합의문은 발표하지 않았다.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동맹의 성과와 협력 의제를 문서화해 왔다. 당선 메시지에 중국 언급 정상회담 합의문도 없어 당시 공동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될 정도였다. 정상회담에서 각종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지만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결과였다. 특히 자동차 관세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업계는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으로 타결했지만 문서로 명시되지 않은 것이다. 안보 문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인 지난달 2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동발표문이 항상 있는 것은 아니”라며 “정상 간 논의 내용은 상당 부분 생중계됐고 나머지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양국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위 안보실장은 “문건을 만들어내기까지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많은 공감대가 있었다. 그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가 협의를 하면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온 조 장관의 발언은 조금 더 구체적이었다. 그는 “투자 부문에서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수용하지 않았다”며 공동합의문이 발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말했다. 이어 “미일 간 합의문 내용을 보면 왜 우리가 협상을 지연해 가면서까지 안을 만들고 있는지 이해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본은 관세 협상에서 제조업·항공우주·농업·에너지·자동차 등 분야에서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고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내용의 합의를 진행했다. 또 합의 불이행 시 미국이 관세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굴욕 협상’이라는 말도 나왔다. 조 장관은 “일본의 타결 협상안을 보면 우리가 비슷한 협상안을 받아들인다고 할 때 여러 문제점이 많다”며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분명히 하며 협상을 강하게 하다 보니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품목 관세가 부과될 때 최혜국 대우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불확실성 해소될까?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 자리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타국을 대하는 방식은 이제 변수를 넘어 상수가 되는 모양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한미 관계를 더 흔들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