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 시중 돈 어디로?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경제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책 일환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5월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25%p 낮춘 0.5%로 하향 조정했다. 3월 1.25%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빅컷’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만 2번째 기준금리 인하 조치다.

금리 인하는 대출이자 부담 감소로 부동산시장의 투자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을 초래한다. 이런 가운데 예·적금 상품 대비 높은 투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안정적인 임대 수요를 확보한 상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섹션 오피스 등으로 갈 곳 잃은 시중의 여유자금이 흘러가고 있다.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상품 특성에 따라 연일 쏟아지는 부동산 대책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물론 대출이나 세금 면에서도 유리하다. 대출을 이용한 레버리지를 많이 사용하는 상품으로, 역세권이나 대기업이 몰린 업무지구, 산업단지 인근 등 입지여건에 따라 투자 성패가 갈린다. 입지가 좋을수록 임대수요가 몰리고, 발전 가능한 지역인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먼저 역세권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시장에서 항상 사랑받는 일명 ‘스테디셀러’ 상품인데, 그중에서도 역과의 거리가 매우 가까운 초역세권 상품들이 분양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초역세권은 역과 거리가 도보 3분 내 정도로 매우 가깝거나 역과 직접 연결된 상품을 말한다. 이러한 초역세권 수익형 부동산 상품들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주택 외에도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에서도 부각되고 있다. 특히 업무, 상업시설의 경우 초역세권 입지로 인해 접근성이 높아 직주근접에 기여해 입주사 근로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잇단 기준금리 인하…장기화 조짐
갈 곳 잃은 여유자금 어디에 묻나

실제로 수익형 부동산 분양시장에서 나타난 청약 경쟁률을 통해 초역세권 단지들의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공급된 서울 지하철 여의도역과 여의나루역 사이에 위치한 더블역세권 오피스텔인 ‘브라이튼 여의도’의 경우, 평당 4305만원이라는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평균 26.46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국내 최대 교통요충지로 꼽히는 청량리역 일대 수익형 부동산도 연일 완판행진을 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 5월 공급한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일원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상업시설은 반나절 만에 완판(완전판매)됐다. 총 486실 규모의 주거형 오피스텔과 함께 조성돼 기본적인 고정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데다, 청량리역 역세권 단지로 일대 유동인구가 많고 인근 대학가 등 배후수요도 풍부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3월 분양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상가 역시 청량리역 역세권이라는 장점으로, 52개 전실이 단기간에 계약이 마감됐다. 청량리역 일대는 도시철도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분당선, 광역철도 강릉선KTX, 경춘선ITX까지 총 5개의 철도노선이 지나며 향후 GTX B·C노선, 강북횡단선, 면목선 등이 예정돼 있다.

직주근접형 수익형 부동산도 주목을 받고 있다. 대기업이 몰린 업무지구와 산업단지 등을 품은 지역이 뚜렷한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대기업이 몰린 업무지구나 산업단지가 자리한 지역은 기업 근로자들을 바탕으로 한 고소득층이 다수 포진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많은 관련 종사자를 통해 안정적인 시장이 유지된다는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대기업과 대규모 산업단지가 자리한 지역은 진입을 원하는 수요가 꾸준히 유입돼 환금성이 우수하고 불황에도 하락 폭이 적다. 여기에 임대수요도 풍부해 임대수익도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주변 지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자리창출은 물론 세수 증대, 소득수준 향상,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효과도 함께 기대해볼 수 있다. 이는 부동산 가치 상승의 주요 요인이 된다.

분양시장
높은 인기

대표적인 지역으로 충남 아산탕정지구가 있다. 삼성이 충남 아산에 있는 탕정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에 1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후부터다. 삼성 측은 투자가 다 이뤄지면 고용인구가 8만 정도 되고, 총 유입인구가 50만명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대형 투자 계획이 발표되면서 침체됐던 아산과 천안의 주택시장은 물론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도 살아나고 있다.

천안 및 아산 부동산시장의 변화의 가장 큰 요인은 ‘대기업 효과’다. 대기업이 투자를 하면 고용이 늘고, 고용이 늘면 주택과 수익형 임대수요가 늘고 상권형성에 탄력을 줘 부동산시장이 활황을 누리는 것이다. 지난해 2월에도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122조원을 투자해 448만여㎡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결정한 이후, 올해 상반기 용인시 처인구의 땅값은 3.73%가 올라 전국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기업 끼고
뚜렷한 강세

분양 성적도 좋다. 지난 10월 동부건설이 선보인 ‘마곡 센트레빌’은 1순위 청약접수 결과 평균 102.59대 1의 로또 같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의 청약을 마쳤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지방에서는 광양제철소(포스코), 여수국가산업단지 등이 자리한 여수가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수는 최근 분양한 ‘여수 웅천 꿈에그린(평균 8.02대 1)’ ‘여수 웅천 디 아일랜드(평균 80.3대 1)’ ‘웅천자이 더스위트(평균 35.6대 1)’등의 주거시설이 모두 높은 청약경쟁률로 완판 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역세권과 업무지구, 산업단지 인근의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풍부한 직장인 및 근무자 배후수요를 확보하고 있어, 지금처럼 저금리와 규제 시대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역세권·업무지구·산업단지를 품은 수익형 부동산.
 

▲왕십리 지음재(도시형 생활주택·소형 오피스·상가)= ㈜도시공감이 5개 지하철 노선(2호선, 5호선, 분당선, 중앙선, 동북선(예정)이 위치하고 있는 교통 1번지 왕십리역에서 도보 4분 거리,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초소형 아파트인 도시형 생활주택 ‘왕십리 지음재’가 소형 오피스와 상가를 동시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446㎡, 건축면적 240,11㎡에 지하 2층~지상 10층 총 63세대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지상 4~10층), 근린생활시설 3호(지하 1층~지상 1층), 업무시설 16호(지상 2~3층)로 지어진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16.76㎡ 35가구·13.72㎡ 28가구로, 업무시설은 16.52~26.95㎡으로 구성된다.
 

▲종로5가역 하이뷰 the 광장(오피스텔)= JTK글로벌㈜이 시행하고 정우개발㈜이 시공하는 ‘종로5가역 하이뷰 the 광장’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1387㎡, 연면적 1만1424㎡ 규모로 조성된다. 지하 2층~지상 16층의 주동에 오피스텔 294  실(전용면적 18.97㎡), 상업시설 40실로 구성된다. 총 154대 주차가 가능하다.

상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입지여건 갖춘 수익형 부동산 인기

▲동대문 동원 베네스트 2차(오피스텔)= ‘동대문 동원 베네스트 2차’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144-31번지 일원에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 5층~지상 16층, 1개 동 오피스텔 206실과 근린생활시설로 공급된다. 입주 시기는 2022년 3월 예정. 

전 세대 선호도 높은 복층 형태의 전용면적별 5가지 타입으로 이뤄진다. 실사용 면적별로 보면 A타입 71실 전용 32.58㎡, B타입 90실 31.66㎡, C타입 15실 전용 44.84㎡, D타입 15실 전용 51.43㎡, E타입 15실 전용 81.87㎡의 복층으로 조성된다.
 

▲클래시아 구리(오피스텔·상가)=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고 창성건설이 시공하는 ‘클래시아 구리’가 즉시 입주가 가능한 오피스텔과 단지 내 상가를 동시에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20층 1개동, 전용 19~47㎡ 총 388실 규모로 주차대수는 총 458대이다. 1실당 1대 이상의 주차 공간을 제공한다. 총 17가지 다양한 평면타입으로 구성돼 1인가구뿐만 아니라 신혼부부, 은퇴부부 등 2~3인가구도 거주가 가능해 실거주 수요와 임대투자 상품으로서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단지 내 상가도 분양 중이다. 지상 1~3층에 공급되며 1층 13개 점포, 2층 11개 점포, 3층 12개 점포로 구성돼 있다. 일부는 선임대가 완료됐으며 투자와 동시에 수익이 발생한다.
 

▲창릉 더하이브(오피스텔·상가)= 일산 3기신도시인 창릉신도시 개발의 최대 수혜지인 원흥지구 내에 ‘창릉 더하이브’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오피스텔 192실과 상업시설로 구성된 A타워, 오피스텔 234실과 상업시설로 구성된 B타워로 이뤄졌다. 창릉과 서울의 더블라이프를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 입지로, 투자자는 물론이고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에게도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안정적인
투자처는?

거실과 침실을 분리하는 1.5룸 설계, 빌트인 붙박이장, 수납장 특화, 전 세대 개별 창고 제공으로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또한 새집증후군 염려가 적은 E0 등급 친환경 마감재 시공과 각층 엘리베이터홀 방범 도어 설치로 임차인의 안전 특화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인테리어 혁신과 동시에 건강과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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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