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왕따돌’로 전락한 ‘티아라 사태’ 막전막후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8.06 10: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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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당한 거 소문나면 또 ‘왕따’ 당한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걸그룹 ‘티아라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지난 한 주 연예계는 티아라 멤버의 ‘왕따 파문’ ‘일진설’ 등으로 떠들썩했다. 멤버 가운데 랩을 맡고 있는 화영이 일본 부도칸 공연에 부상으로 빠진 데 대해 다른 멤버들이 트위터에 비난하는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파문이 확산되자 티아라 소속사 측은 화영과의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해결’이 아닌 ‘퇴출’을 선택한 소속사의 태도에 팬들은 분노했다. 한국인의 보편적 정서인 ‘콩쥐 심리’에 기인한 대중들이 상대적 약자인 화영에게 급격히 몰리면서 나머지 멤버들과 김광수 대표는 거대한 역풍을 맞고 있다. 이대로라면 제기도 어려워 보인다. 과연 이 사건의 진짜 진실은 무엇일까. 

“화영과의 전속계약을 조건없이 해지한다.”

소속사 김광수 대표의 공식 입장 이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팬들은 화영의 왕따증거 뿐 아니라 화영을 앞장서서 괴롭혔다고 추정되는 멤버의 과거행적을 모으는가 하면 멤버들의 과거 사진을 놓고 때 아닌 성형 의혹을 제기하며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설된 ‘티아라에 진실을 요구합니다(티진요)’ 카페는 사흘 만에 회원이 30만 명을 돌파했고 티아라 공식 팬카페는 폐쇄됐다. 팬들은 나머지 멤버들의 방송 하차 요구 및 콘서트 보이콧, 광고 중단, 해체 서명운동 등을 펼치며 티아라 그룹 자체의 존폐위기를 흔들고 있다.

김광수 대표
이면에 숨은 ‘칼’

화영은 약 20여개월 전 티아라에 뒤늦게 합류한 막내다. 김 대표의 일방적인 계약해지 발표 후 화영은 자신의 트위터에 “진실 없는 사실들”이라는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남겼다. 해당글이 논란이 되자 김 대표는 갑자기 “그간 화영이 돌발행동을 수십 차례 해왔다”고 폭로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화영은 그간 뮤직뱅크에서 뿐만 아니라 수십 가지 사건을 일으켜 왔다”며  “더 이상 이러한 사건을 공개하지 않고 화영을 보호해주고 싶다”는 뜻 깊은(?)의중을 밝혔다. 그는 또 “화영이가 트위터에 남기는 말들에 대해 정말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김 대표의 이중적 모습을 강하게 질타했다. 일방적으로 화영과의 계약을 해지했으면서 “보호해주고 싶다”라고 한 이중적인 태도 이면에 숨은 칼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돌출행동을 보였다면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제기되고 있는 왕따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는지 등에 대한 진실을 분명히 밝히려는 노력도 없이 말이다. 사태가 커지자 김 대표가 화영을 위해주는 척, 이미 화영의 책임으로 모조리 전가해 놓은 까닭에 더더욱 그렇다.

한 네티즌은 김 대표의 잇따른 입장발표에 대해 “누가 보더라도 왕따 피해를 힘겹게 견뎌온 화영이 고작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한 마디를 보고 대표라는 사람이 쏟아낸 말은 과연 그가 한국을 대표할 엔터테인먼트 사업 종사자인지 의구심이 가고도 남는 대목이다”라며 “그것은 화영이 더 이상 이와 관련된 일을 공개하면 연예계에 영원히 발 못 붙이게 만들겠다는 위협으로 밖에 안 들린다”고 비난했다.

과거 들쑤시는
본격적인 계기

그렇다면 화영은 실제 왕따를 당하고 있었던 것일까. ‘티진요’ 카페에는 화영 왕따의 배경이 되는 증거자료들이 계속해서 공개되고 있다.

발단은 지난달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티아라의 단독콘서트였다. 랩을 맡고 있는 화영이 다리 부상을 이유로 공연에서 빠진 뒤 다른 멤버들이 트위터에 ‘의지의 차이. 우리 모두 의지를 갖고 파이팅’(효민) ‘의지가 사람을 만들 수도 있는 건데’(은정) ‘의지의 차이^^ 개념 있게. 항상 겸손하기. 연기천재 박수를 드려요’(지연)라고 쓰고 화영이 다시 ‘때로는 의지만으로 무리일 때가 있다’고 맞받은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들의 글을 모아 퍼 나르면서 “부상으로 무대에 못 오른 화영이 다른 멤버들로부터 집단 따돌림 당한 정황”이라며 ‘화영 왕따설’을 제기했다. 이후 팬들이 동요하기 시작했고 네티즌들은 ‘소름 끼치는 화영 왕따 증거’라며 영상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화영이 다른 멤버들과 떨어져 서 있는 방송 캡처 화면, 일본 예능 프로그램에서 은정이 화영에게 떡을 억지로 먹이고 있는 듯한 방송 캡처 화면, 한 국내 TV프로그램에서 화영이 다른 멤버로부터 면박을 당하는 듯한 장면 사진 등이 ‘추가 왕따 증거’로 올라왔다.

화영 왕따 증거 ‘눈 찌르기, 험담하기, 떨어뜨린 사탕까지…’
재점화 되는 ‘효민 일진설·소연 불륜설·지연 몸캠설’실체는?

그 밖에 음악방송에서 화영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만 포옹을 하고 있는 모습, 지연이 화영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과만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 촬영 중 사탕이 떨어지자 소연이 떨어진 사탕을 화영에게 주는 모습 등도 평소 이들의 사이가 좋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주장이다.

화영 왕따설은 그간 별 스캔들 없던 티아라의 과거를 들쑤시는 본격적인 계기로도 작용했다. 그 중 하나가 효민의 학창시절 ‘일진설’이다.

해당 게시물을 살펴보면 효민이 K여자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시절, 폭력사건에 휘말려 M중학교로 이전퇴학을 당했다면서 효민의 일진설을 뒷받침할 만한 여러 사례들이 거론됐다.

특히 효민은 K여중 재학 시절 불량 서클에 가입해 다른 서클 학생들과 ‘노예팅’ ‘키스타임’ ‘일락(일일 락카페)’ 등에 참여했다는 정황들이 곳곳에서 포착되며 술렁이고 있다. 이외에도 지연의 음란동영상 촬영설, 소연 불륜설 등 루머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또 다른 멤버 은정도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우증권은 회사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은정을 더 이상 광고모델로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전의경 메인 화면에 걸려있던 홍보대사 은정의 사진은 그룹 f(x) 멤버 크리스탈로 교체됐다.

이뿐만 아니다. 배우 이장우와 가상부부로 출연 중인 MBC <우리 결혼했어요3>를 비롯 SBS에서 방영예정인 드라마 <다섯손가락> 공식 홈페이지에는 은정을 하차시키라는 시청자 불만 글로 도배됐다.

아이돌그룹 왕따
실제로 존재

아이돌 걸그룹이 왕따설에 휘말린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카라 박규리와 니콜, 원더걸스 전 멤버 선미, 애프터스쿨 유이 소영, 시크릿 선화도 이런 소동을 겪었다. 이번 사태처럼 확산되진 않았지만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흘러나오는 게 걸그룹 멤버들의 왕따설이었다.

그렇다면 걸그룹 왕따란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까? 연예계 안팎에선 “카메라 앞에서는 해맑게 웃으며 우정을 과시하지만, 실제로 걸그룹 왕따는 존재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7월 초 슈퍼주니어의 멤버 예성이 “멤버들끼리 우애가 좋지 않은 팀이 99%”라고 폭로(?)한 것과 은혁이 “멤버들끼리 좋은 사이를 유지하는 팀은 별로 없다”라고 말한 것은 아이돌 그룹의 이같은 ‘현실’을 증언한다.

원조 걸그룹 주얼리 멤버였던 서인영은 지난해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주얼리 시절 왕따를 당했다”고 충격고백 하기도 했다. 서인영은 “멤버들에게 꼬박꼬박 인사를 했는데 인사를 안 받아주고 나중에는 인사를 안 한다고 혼내더라”고 회고했다.

한 연예 관계자는 “어린 나이에다 경쟁과 스트레스가 심한 아이돌그룹 활동을 하다 보면 멤버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면서 “인기가 올라갈수록, 멤버 사이의 소득 격차가 클수록, 여성들만 모인 걸그룹일수록 이런 갈등이 왕따현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아이돌그룹과 왕따의 불편한 진실…“99%가 따돌림 존재”
김광수 대표가 ‘티아라 사태’의 가장 큰 원인 만들었다 ‘왜?’

특히 수년간 연습생으로 고생한 뒤 데뷔한 기존 멤버와 뒤늦게 합류해 곧바로 데뷔한 신참 멤버의 공존은 사소한 일도 갈등으로 번지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공교롭게도 화영 역시 뒤 늦게 티아라에 합류한 멤버였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걸그룹의 태생적 구조적인 특성상 갈등이 발생하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 “학교나 직장 심지어 군대에서도 왕따가 존재하는데 이미지를 먹고사는 걸그룹에게만 깨끗함을 요구하는 것은 팬들의 지나친 환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번 티아라 역시 멤버들의 따돌림 행적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 그보다는 그들을 관리 못한 기획사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10대 후반~20대 중반까지 정서적으로 예민한 시기의 멤버들을 슬기롭게 관리하지 못한 김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것.  

한 연예 관계자는 “멤버들의 포메이션 관계없이 머릿수만 늘리는 기획사 대표가 가장 이기적인 사람이다. 일부 멤버들은 연기로 돌리느라 자꾸 결원이 생기는데 땜빵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꾸 티아라 멤버를 충원한다는 말도 나온다”면서 “충원 후 멤버 내부의 트러블은 곪고 곪아 터질 때까지 방치하면서 빡빡한 스케줄만 감행 한 게 이번 사태의 큰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심리 전문가 역시 김 대표의 사태수습 결정 오류를 꼬집었다. 그는 “고질적인 학교폭력 처리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게 흥미롭다”며 “‘너한테도 책임이 있잖아. 일 크게 만들면 너만 더 힘들어. 일단 최대한 조용히 전학수속 밟아 줄 테니까 가서도 외부에 학교 얘기 하지 말고. 너 왕따 당한 거 소문나면 또 왕따 당한다’라는 식이다”라고 비꼬았다.
 
왕따의 악몽은
티아라의 몫으로

지난 2009년 7월 말 보람, 큐리, 은정, 소연, 효민, 지연 등 6명이 팀을 이뤄 데뷔한 티아라는 지난 2010년 7월 화영의 합류를 공식 발표했고, 화영은 그해 12월 ‘야야야’ 활동을 통해 티아라 멤버로 정식 활동했다.

이후 ‘롤리폴리’ ‘러비더비’ ‘Day by day’등 수많은 히트곡을 낳으며 최고의 걸그룹으로 승승장구 했다. 한편의 동화 같은 인기를 누리던 티아라는 이번 왕따 사태로 인해 비호감 왕따돌로 전락했다. 그리고 그 악몽은 현재진행형이다.

‘걸그룹은 곧 이미지’라는 공식을 깜빡 잊은 김 대표가 꼭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떠나는 화영이 향후 티아라의 존폐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존폐여탈권은 수 많은 대중이 화영의 손에 쥐어준 것이다. 

국내 공영방송 주요 음악프로그램 PD들도 “향후 티아라 출연 섭외는 안 하겠다”고 공표한 상황에서 김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왕따’의 악몽은 화영의 것이 아니라 티아라의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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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