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산다> 이시언·성훈, ‘찐 얼간이’가 되지 않으려면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인기 예능 프로그램 MBC <나 혼자 산다>의 이시언과 성훈이 동시에 실망스러운 영화를 내건다. 이시언은 스릴러 장르물인 <서치 아웃>, 성훈은 로맨틱 코미디 <사랑하고 있습니까>다. 두 배우 모두 예능에선 뛰어난 활약을 매주 금요일 최고의 화제성을 잡고 있지만, 본업의 영역에선 실망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문병희 기자, Kth

배우 성훈과 이시언은 MBC <나 혼자 산다>의 간판이다. 매주 스튜디오서 새로운 게스트의 영상을 보면서 입담을 발휘하며, 격한 리액션으로 분위기를 살린다. 중심축을 맡았던 전현무와 한혜진이 갑작스럽게 하차했음에도 불구, 두 사람과 기안84, 박나래의 활약으로 인해 빈자리는 잘 메워진 편이다. 그 덕분에 <나 혼자 산다>는 여전히 MBC 간판 예능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나 혼자 산다> 내에서 이시언과 기안84, 헨리, 성훈은 ‘얼간이’로 불린다. 이시언이 얼간이의 대장이라고 해서 ‘얼장’으로 불렸고, 뒤늦게 합류한 성훈은 ‘뉴 얼간이’가 됐다. 됨됨이가 모자르고 똑똑하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 얼간이로 희화화하는 부분은 시청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준다.

처참한 작품성

두 사람이 예능서 캐릭터화한 ‘얼간이’ 이미지는 예능에서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배우 본연의 부분서 두 사람 행보가 매우 실망스럽다. 선택한 작품이 적당히 못 만든 영화의 수준을 넘어 처참할 정도로 형편없기 때문이다. 두 배우 모두 새로운 작품으로 나서지만, 차갑게 얼어붙은 영화계에 영향을 미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먼저 성훈이 주연한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지난 3월 25일 개봉했다. 언론 배급 시사회 이후 평단의 혹평이 이어졌다. 


이 영화는 제작사 강철필름과 중국의 한 OTT업체가 10년 장기 프로젝트로 준비한 기획물이었으나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인해 프로젝트가 무산돼 개봉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개봉을 미룬 영화들로 인해 영화관 내 신작의 공백이 생기자 개봉에 성공했다. 
 

▲ ⓒ강철필름

굳이 개봉이 꼭 좋은 결과였는지는 의문이다. 너무 실망스러운 결과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판타지 성향이 짙은 설정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영화적인 개연성이 매우 떨어진다. 영화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이 억지스러우며, 설명도 미흡하다.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부분이나, 가택 침입 등 현실에서는 범죄나 다름없는 행위가 서슴지 않게 발생한다. 

애초 취향이 다른 중국 관객을 목표로 했다고 하더라도, 용납되지 않을 수준의 작품성이다. 

이 과정서 성훈의 연기 역시 어색하다. 성훈은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뒤에서 은근히 직원을 챙기는 카페 오너 승재 역을 맡았다. 초반부 자신이 좋아하는 직원인 소정(김소은 분)에게 다그치는 장면을 비롯해 일부 장면에서는 감정이 지나치게 과하다. 캐릭터의 감정선이 연결되지도 않는다. 성훈뿐 아니라 출연진 대부분이 현실감 없이 어색하고, 과잉된 행동을 보인다. 

실망스러운 작품 행보
출연작 모두 처참한 완성도

초반에 감정을 차곡히 쌓는 데 실패한 영화는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에서도 감동을 주지 못한다. 이 영화를 향해 평단의 혹평이 이어지는 이유다. 


2009년 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로 데뷔한 이시언 역시 상황이 좋지 못하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아내를 죽였다>나, 오는 15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서치 아웃> 역시 작품성을 논하기 어렵다. 두 영화 모두 이시언이 전면에 나서는 스릴러 장르물인데, 영화 내내 서스펜스가 느껴지지 않는다. 

스릴러 장르의 특성상 주인공이 위기에 빠지는 과정서 긴박감이 느껴지면서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을 때 높은 평가를 받는데, 이시언이 주연한 영화 모두 이 부분서 실패한다.

술만 마시면 발생하는 블랙아웃으로 인해 아내를 죽인 살인자로 내몰린 정호(이시언 분)가 이를 해결한다는 줄거리의 <아내를 죽였다>와 SNS로 사람을 죽이는 사건을 파헤쳐나가는 내용의 <서치 아웃> 모두 조소가 나올 법한 장면이 곳곳서 나온다. 영화 내 장면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두 작품 모두 몰입하기 쉽지 않다. 
 

▲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아내를 죽였다>의 경우 경찰을 피해 도망가는 부분이나, 악당의 가방을 갑작스럽게 뺏는 장면 등 상황적인 측면서 어색했는데, 최근 온라인 배급 시사회를 진행한 <서치 아웃>에서는 이시언의 연기 자체가 어색하다. 

경찰을 준비생인 성민 역의 이시언의 얼굴은 <나 혼자 산다>서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대동소이하다.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 예능서의 이시언이 그대로 나오는 느낌이다. 애드리브로 보이는 일부 대사들은 작품의 몰입을 방해한다. 

극중 성민이 철이 아직 들지 않은 준비생이라고는 하나, 장난기가 지나치다. 이는 후반부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까지 이어진다. 캐릭터를 가볍게 설정해놓은 탓에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에선 오히려 웃음이 나온다. 이야기에 깊게 빠지기 어렵다. 

일종의 ‘떡밥’을 던지고 회수해가는 부분서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나, 쓸데없는 농담으로 영화가 늘어지는 대목 등 영화의 질적인 문제가 꼭 이시언만의 잘못은 아니지만, 연기 자체도 좋은 평가를 주긴 어렵다.

예능과 연기는 ‘양날의 검’으로 통한다. 작품서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가 캐릭터로 보이지 않고 예능하는 모습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핑계에 가깝다. 

고(故) 김주혁은 KBS2 <1박2일>에 오랜 기간 출연했지만, 영화 <비밀은 없다>나 <독전>서 엄청난 연기력으로 극복했다. 애초에 SBS <런닝맨>으로 인지도를 높인 이광수 역시 영화 <좋은 친구들> <돌연변이>, tvN <디얼 마이 프렌즈>서 맹활약하며 배우로서도 성장했다. 예능이 ‘변명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양날의 검

앞서 성훈은 2016년 방송된 <아이가 다섯>을 통해 우수 연기자상을 받았으며, 이시언은 2018년 방송된 tvN <플레이어>서 감초 역할은 물론 깊이 있는 연기로 시선을 끈 바 있다. 재능을 증명한 바 있었던 만큼 최근 이들의 선택은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선택받는 위치에 있는 배우다 보니 운신의 폭이 좁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가 제대로 성립되지 않는 작품에 출연해, 기대 이하의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가는 건 배우에게도, <나 혼자 산다>에도 득이 되지 못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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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