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 ‘풍전등화’ 재계는 지금…

‘올스톱’ 대한민국 경제도 비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재계에 ‘신 풍속도’가 그려지고 있다.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후폭풍은 현재진행형이다. <일요시사>는 코로나19 급증 이후 크고 작은 변화에 대해 살펴봤다.
 

▲ 공항검역대에 설치된 코로나19 방역 시스템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피해 최소화를 위해 재계는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 변경과 재택근무가 대표적이다. 한정된 공간에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때를 피해 감염 가능성을 낮추는 방법이다.

보통 출퇴근 시간 변경은 1시간 정도 시차를 둔다.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기준으로 한다면 출근 시간을 오전 8시나 오전 10시로 변경하는 것이다. 퇴근 시간 역시 1시간씩 늦은 오후 5시 혹은 오후 8시다. 혼잡한 출퇴근 시간서 벗어나 감염 가능성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는 평가다.

[재택근무]

SK그룹은 서울 서린동 SK 본사와 을지로 T타워에 입주한 계열사 임직원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로 미뤘다. 공공기관도 이에 동참한다. 서울시는 공무원과 산하기관 직원 출퇴근 시간을 오전 10시와 오후 7시로 각각 늦췄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출퇴근 시간이 비슷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린다”며 “불안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출퇴근 시간이 조정되면서 사람들과 조금이나마 거리를 둘 수 있어 이전보다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로 전환한 기업들도 눈에 띤다. 대표적으로 삼성과 LG, 현대자동차그룹이 있다. 삼성은 계열사 내 임산부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LG그룹은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보살펴야 하는 직원과 임산부 직원에게 시한을 두지 않고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은 임산부와 기저질환자 등 면역력이 취약한 이들 중 희망자에 한해 진행했다.

반면 규모가 작은 회사에선 ‘그림의 떡’이라는 불만도 있다.

한 중소기업 근무자는 “사무실 근처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다”며 “재택근무가 충분히 가능한 업종인데 굳이 회사로 나와 출근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사업장 폐쇄]

아예 사업장을 폐쇄하는 곳들도 있다. LS그룹은 서울 용산 LS타워서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아 건물을 폐쇄했다. SK텔레콤도 본사 직원이 1차 검진서 양성 판정을 받아 서울 중구 T타워의 문을 닫았다. 하나투어도 코로나19 의심 직원이 발생해 서울 종로구 본사 건물을 임시 폐쇄했다.
 

업계 관계자는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사업장을 폐쇄하고 방역처리를 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추가 확진자가 증가하는 만큼 몇 차례 폐쇄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만큼 회사 차원서 입는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지역인 대구와 경북에는 산업통상자원부서 지원에 나선다. 성윤모 산자부장관은 지난달 26일 “산업단지 입주 기업 원자재, 부품 수급 문제 등 애로사항을 유관기관 지원책을 활용해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적 확산 완전 차단 어려움
선제적 대응에도…여전히 불안

코로나19 여파는 구조조정 바람을 불게 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를 점치면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20일부터 명예퇴직을 받았다. 대상은 만 45세 이상 직원들이다. 명예퇴직 결정은 2014년 이후 처음이었는데 규모만 2600명에 달한다.

에쓰오일도 부장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추진할 계획이다. 모기업 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했는데 최근 사우디 아람코는 실적 악화와 유가 하락 등으로 타격을 입었다.

항공업계는 더욱 심각하다. 앞서 일본 불매 운동이 노선 감소로 이어지면서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임금 삭감과 희망퇴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항공업계 전체를 덮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주주총회]

코로나19 여파는 주주총회까지 퍼졌다. 주주들의 참여가 쉽지 않은 가운데 대부분 기업들이 의결정족수 확보에 골머리를 앓았다. 특히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된 감사 선임 안건에 대한 부담이 컸다. 재무제표 승인 안건도 불투명했다. 대부분 기업이 결산을 12월로 두고 있어 이번 달 31일까지는 주총을 열어야 했다.

주총서 재무제표가 승인되지 못할 경우 상법, 자본시장법, 외부감사법 위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을 넘길 때는 한국거래소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위험에 저촉될 수 있다.

기업들의 애로사항이 불거진 가운데 금융위원회와 법무부는 지난달 26일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금융위 등은 재무제표(연결 포함)와 감사보고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거나 지연 제출할 경우 회사와 감사인에 대한 행정제재를 면제하기로 했다.

원활한 업무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과 감사인은 오는 18일까지 금융감독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심사를 신청해야 한다. 이후 증권선물위원회가 이달 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기준은 회사 결산일이 지난해 12월31일이어야 하고, 주요 사업장이 중국이나 국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에 있어야 한다. 동시에 해당 지역서 중요한 영업을 영위해야 한다. 또 재무제표 작성, 외부감사 지연이 코로나19 영향을 받는 경우여야 해당된다. 감사인은 코로나19 또는 방역으로 사무실이 폐쇄돼 외부감사를 정해진 기한 내 완료하기 어려운 경우여야 한다.

금융위는 이를 신청하지 않은 기업 등이 사업보고서를 미제출하거나 지연할 경우 개별 심사를 통해 제재 수준을 결정할 방침이다. 제재 면제 대상에 해당된 기업은 1분기 보고서 제출기한인 오는 5월15일까지 사업보고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공개채용]


기업들의 신입사원 공개채용 일정도 영향을 받았다. 통상 3월 초부터 상반기 채용 일정이 진행되는 점과 코로나19 확산 속도 등을 미뤄봤을 때, 일정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1일 3급 대졸 신입사원 공채서 가산점을 획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 테스트를 연기했다. LG그룹 역시 이공계 석·박사 유학생 채용 설명회를 취소했다. 신입사원 공채 일정은 4월 이후로 미룰 전망이다.

SK그룹도 공채 일정을 작년에 비해 2주가량 늦췄다. GS그룹과 CJ그룹은 채용 일정을 상황에 따라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계열사별로 채용 일정 연기를 검토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채용 일정을 미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된다면 계획이 다시 변경될 수 있다”며 “공채가 시작되면 전국 각지서 취직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모이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속 폐쇄…일손이 없다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구직자들은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구직자 4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1%는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구직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불안한 이유로 채용 연기(25.8%), 채용 전형 중단(24.2%), 채용 규모 감소(21.7%) 등이 꼽혔다.
 

▲ 현대자동차 코로나 선별진료소

각종 시험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릴 예정이었던 영어능력 평가시험 토익 정기시험은 전면 취소됐다. 영어시험 텝스 역시 오는 7일로 예정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결국 취소됐다.

인사혁신처도 지난달 29일 예정이었던 2020년 국가공무원 5급 공채(행정고시) 및 외교관 후보자 선발 1차 시험(외무고시),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 선발 필기시험을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나홀로 호황]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외출을 자제하면서 업계 전체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내수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피해를 보고 있는 업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7일 기자 간담회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실물 경제 위축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충격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가장 크게 위축된 것은 소비다. 관광, 음식·숙박,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며 “1분기에 충격이 상당 부분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대로 비대면 산업 등 ‘찜찜한’ 호황을 맞은 업계도 있다. 온라인쇼핑과 택배, 배달 업체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집 밖을 나서지 않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홈코노미(주로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이들의 소비)’를 가능하게 만든 기술 발전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배달의민족’은 일주일 만에(지난달 17∼23일) 주문 건수가 4.6% 증가했고,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는 전주 대비 9% 늘어났다. ‘요기요는’ 지난달 1∼23일 동안 주말 전체 평균 주문 건수가 지난달에 비해 17%가량 올랐다.

이면도 있다. 업무량 폭증으로 택배나 배달 노동자들은 하루에 수백명과 마주치는 만큼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동네 구석구석을 책임지는 이들 중 확진자가 발생하면 사태는 꽤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배달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지난달 27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택배·배달 노동 분야서 코로나19 예방과 확산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조차 찾아보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온라인 주문이 더욱 증가했는데, 물품을 전달하는 이들도, 받는 이들도 무엇을 어찌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부분 마스크 지급 정도에 그치고 나머지는 노동자 개인 책임으로 전가되기 일쑤”라며 “배송 차량 방역이나 배송 확인용 단말기 소독도 기대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급휴가? 무급휴가?

코로나19로 입원되거나 격리되는 경우 감염병예방법 41조2항에 따라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유급휴가를 줄 수 있다. 의무사항은 아니다.

다만 사업주가 국가로부터 유급휴가 비용을 지원 받는다면 근로자에게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

해당 유급휴가를 사유로 사업주는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때는 가능하다.

고용노동부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유급 병가에 관련 규정이 있다면 이를 권고한다.

별도 규정이 없더라도 마찬가지다. 대규모 사업장은 대체로 권고를 따르지만 5인 미만 영세한 사업장은 사실상 사업주의 자의적 판단에 따르는 게 현실이다.

개원 또는 개학 연기로 아이나 학생들을 돌봐야 하는 근로자들은 가족돌봄휴가를 쓸 수 있다. 근로자 가족이 질병, 사고에 처해 있거나 자녀 양육을 위해서라면 연간 최대 10일을 쓸 수 있다.

가족돌봄휴가는 무급이지만 정부는 휴가 사용 장려를 위해 유급 휴가 전환을 검토 중이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지난달 27일 “가족 돌봄 휴가 유급제가 실시된다면 코로나19 발생 후 어린이집·유치원·학교의 휴원·휴교로 인해 자녀 돌봄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맞벌이 부부 등 양육자들이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