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물의 연예인들, 어이상실 변명 백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어요”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JYP 소속 남성 아이돌 그룹 2PM의 멤버 닉쿤이 음주운전에 의한 오토바이 접촉사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그는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0.056%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고 경찰조사에 임했다. 국내 연예인의 음주운전 적발은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다. 올해에만 연예인 음주운전 사건이 무려 5차례나 발생했기 때문. 그러나 단지 공인이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잠시 자숙하다 아무렇지 않게 방송활동 재개를 시도하는 연예인들이 늘어나면서 대중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그들은 왜 음주운전을 하는 것일까. 이를 해결할 방안은 어디에도 없는 것일까.

2PM의 멤버 닉쿤은 7월24일 오전 2시30분께 공연연습을 마친 후 식사자리에서 가볍게 맥주 두 잔을 들이켰다. 이후 그는 자가용 폭스바겐을 끌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 이면도로에서 마주오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당시 닉쿤의 음주측정결과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56%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10대들의
음주 아이돌?

경찰은 술을 마시고 차를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닉쿤을 불구속 입건했다. 한국어가 서툰 그는 진술서에 ‘죄송합니다’라는 짤막한 문장만 적었을 뿐 사고 경위에 대한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 A씨는 한 언론사를 통해 사고 현장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닉쿤의 차량과 상대 오토바이가 서울 청담동 안세병원 사거리 골목에서 크로스 방향으로 마주오고 있었다. 오토바이는 올라오는 길이었고 닉쿤 차량은 내려오는 길이었다. 직진 상황에서 닉쿤의 차량 오른쪽 범퍼 쪽이 오토바이와 부딪혔다”며 “1차 충돌이 있은 후 2차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2차 충격으로 몸이 꺾이면서 오른쪽 바퀴 부분에 부딪힌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두 운전자가 충돌할 당시 둘다 운전미숙에 의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였다. 이날 사고가 100% 닉쿤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닉쿤과 오토바이 운전자 모두 매우 빠른 속도로 운전했고 급정거를 한다고 해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던 상황은 못 됐다. 사고 직후 닉쿤은 너무 미안하고 놀란 모습이었으며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쓰러져 고통을 호소한 모습을 보며 스스로도 많이 당황했고 어쩔 줄 몰라 했다”고 덧붙였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응급실에 실려 가던 중 동승했던 목격자 A씨는 “현장에서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쓰러져 있었고 머리에서 피가 많이 흘러내렸다. 사고 직후 119 구급대에 실려 서울 건국대학교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설명했다. 병원 관계자는 오토바이 운전자의 상태에 대해 “1번 요추뼈에 약간의 손상이 있고 어깨뼈에 금이 가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상태”라고 전했다.


알렉스부터 닉쿤까지… 스타 음주운전 올해만 5차례
“어제 먹은 술이 안 깨서”…자숙하거나 뻔뻔하거나

그러나 여기에 심상치 않은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닉쿤이 오토바이 운전자와 충돌 후 미안함과 동시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던 목격자의 증언과는 달리 오히려 사고 난 운전자와 말다툼을 한 장면이 행인의 카메라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또한 음주운전을 하기 전 알코올 농도를 낮추기 위해 편의점에서 음료수 두 캔을 사서 마셨다는 목격자의 증언도 나왔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은 “음주운전도 잘못인데 거기에 충돌사고까지, 그것도 모자라 꼼수에 말다툼까지 벌인 그를 용서하기 힘들 것 같다. 그는 한국에 와서 못된 것만 먼저 배웠나”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해 닉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닉쿤이 회사 전체 아티스트가 함께 하는 공연 연습 후 소속 전체 연예인이 참석한 식사 자리에서 식사와 함께 간단히 맥주 2잔 정도를 마신 후, 식사 장소에서 같은 블록 안에 있는 숙소로 운전하여 돌아가던 중 학동사거리 부근 이면도로에서 오토바이와 접촉 사고가 발생했다. 본인은 물론 회사도 부주의로 잘못된 일임을 사과드린다. 향후 필요한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며 공식입장을 밝혔다.

관리 소홀한
소속사가 더 문제?

연예인의 잇단 음주운전 적발사건은 비단 어제 오늘일 만은 아니다. 지난 1991년 배우 조형기가 만취상태로 운전 중 사람을 치어 사체를 유기한 충격적인 사건을 시작으로 이후에도 연예인들의 음주운전은 풍습처럼 이어져 내려왔다. 올해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연예인만 해도 벌써 5명 째다.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은 개그맨 김기욱이다. 그는 지난 1월14일 오전 7시10분경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술을 마신 뒤 음주상태로 자신의 차를 직접 운전했다. 이후 강남구 잠원동 강남대로에서 차선 변경 중 뒤따라오던 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혐의를 받았다.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결과 0.09%가 나와 김기욱은 100일 면허정지 및 불구속 입건됐다.

약 보름 뒤 1월30일에는 배우 채민서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택가에서 음주를 한 후 운전을 감행해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그녀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81%로 측정됐으며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녀는 다음날 자신의 미니홈피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문구로 공식사과를 대체했다.


반성’하는 변명
‘술’을 위한 변명

5월8일 어버이날에 음주사고를 일으킨 중년배우도 있었다. 사극전문배우 최모(53)씨는 이날 오후 11시께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호텔 앞에서 술을 마신 후 200m를 운전한 혐의, 혈중알콜농도 0.063%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고 경찰의 재소환 요청에 추가 조사를 받았다.

가수 알렉스도 음주운전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는 지난 7월18일 오전 2시께 서울 강남구청 사거리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그는 음주운전 적발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0.134%로 면허취소에 준한 수치를 보였다. 이에 알렉스 소속사 측은 “그가 음주운전에 적발된 후 집으로 귀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공인으로서 신중하지 못한 행동을 뉘우치는 중이다”며 “알렉스의 향후활동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씀드리긴 힘들고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고 있다”고 언급해 알렉스의 향후활동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그는 면허취소와 벌금형이라는 처분에 따라 카레이싱팀 인디고레이싱으로부터 출전정지 통보를 받는 수치스러운 결과까지 떠안게 됐다.

연예인의 음주운전 적발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데 이에 따르는 제대로 된 법적조치는 미약한 수준이다. 음주운전사고를 낸 연예인들은 사태를 수습하려 가당치도 않는 온갖 변명들을 장황하게 늘어놓기에만 혈안이 돼 대중의 미움을 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난 2005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가수 김상혁이다. 음주뺑소니 혐의를 받은 그는 자신의 범법행위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술을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음주 운전은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해 한동안 누리꾼들의 비난세례를 받았다.

낮은 수위의 처벌에 연예인 음주사건 갈수록 증가
대중에게 모범 보여야 공인…“강력조치 마련돼야”

앞서 이야기했던 닉쿤과 채민서는 음주운전 사건과 관련해 각각 “맥주 두 잔만 마셨는데…” “어제 먹은 술이 안 깨서…”라며 얼토당토않은 변명으로 수습에만 급급했다. 가수 이동원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24%로 면허취소 처분을 받은 후 한 언론매체 인터뷰에서 “그저 막걸리 한 잔만 마셨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런가하면 배우 김지수는 2010년 10월, 음주운전을 하는 도중에 택시를 들이받은 후 자신의 자가용을 버리고 도주했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친구들과 샴페인 5잔을 마셨다. 사고 후 순간 겁이 나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배우 권상우는 음주혐의를 끝까지 부인했다. 그는 “비가 오고 어두운 상황에서 운전이 미숙한 차량을 몰고 좁은 골목을 지나다 사고가 났다. 술은 전혀 마시지 않았고 충돌한 차량이 경찰차라 순간 당황해 자리를 떴다. 운전미숙으로 인한 과실과 현장을 이탈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자숙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한 심리전문가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도 전에 이미지 관리에 혈안이 돼 변명만 늘어놓는 행동은 공인으로서의 덕목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행위와 마찬가지인데 연예인이라는 특권으로 그들에게 솜방망이 처벌만 가한다면 악순환은 지속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광고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연예인과 광고 계약을 맺을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피해를 보상하는 조항이 따라붙는다. 요즘에는 이 조항 옆에 마약과 음주운전을 특별히 명시해놓기도 한다. 그래서 연예인들이 음주운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광고주가 입는 타격 뿐 아니라 연예인 본인에게 가는 타격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사고는 끊이질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연예인 음주운전 소식
“이제 지겹다”

그렇다. 연예인은 공인으로서 대중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그들이 무차별적으로 음주운전을 한다면 그만큼 사회적 파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에게 올바른 본보기가 돼야할 연예인들의 음주운전은 단순히 자숙이나 벌금형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강력한 추가 조치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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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