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로리타 콤플렉스 ‘아동성애자들’ 실태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8.03 15: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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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나를 먼저 유혹, 그 아이들이 더 좋아했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만취한 상태로 8살 여아를 납치 성폭행한 이른바 ‘조두순 사건’에 이어 안양 초등생 살해사건, 최근 발생한 통영 초등생 성추행 살해사건까지. 연이은 아동 상대 성범죄로 인해 ‘소아기호증(pedophili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아기호증은 아이를 보면 성욕을 느끼는 성도착증의 일종. 강한 성적 흥분과 상상이 반복되며, 성행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전체 성도착증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지만 사회안전망 미흡으로 관련범죄는 매년 증가추세다. 아이를 노리는 성범죄자들은 누구고, 어떤 특징이 있을까. 성범죄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의 실태를 ‘김점덕 사건’을 통해 들여다봤다.

실종됐던 경남 통영 초등학생 한아름(10)양 살해 사건의 피의자인 김점덕(45). 그는 “한양이 짧은 분홍색 치마를 입고 있어서 순간적인 충동을 느껴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하려다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그는 한양의 집에서 불과 250여m 떨어진 곳에 사는 이웃 주민으로, 사건이 발생한 후 아름양을 목격했다며 언론사와 인터뷰를 갖기도 해 이 땅의 부모들을 경악케 했다.

‘이웃’이란 이름의
성범죄 전과자

평범한 이웃의 얼굴을 한 용의자는 성폭력과 절도·사기·폭력 등 전과 12범이었다. 2009년 베트남인 아내(22)와 결혼해 세 살 난 딸까지 두고 있었다.

고물 행상을 하며 가계를 꾸렸던 것으로 알려진 그는 지난 16일 아침 학교를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한양을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하려 했으나 반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점덕의 진술에 따라 중촌마을에서 10㎞쯤 떨어진 야산 일대에서 알몸 상태로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자루에 들어 있던 한양의 시신을 찾아냈다.

경찰은 그동안 김점덕을 용의자로 보고 조사했으나 뚜렷한 물증을 찾지 못했다. 신봉마을이 고향인 김점덕은 2005년 산양읍에 사는 62세 노인을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돌멩이로 내리쳐 강간상해죄로 4년 실형을 산 뒤 2009년 5월 출소한 전력이 있었다.

통영 살해범 “치마 입은 아이 보자 욕정 느꼈다”
아동 성범죄자 ‘정성현·김수철’ 그들의 공통점은? 

그러다 지난 21일 경찰이 자신을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한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종적을 감추자 경찰은 본격적으로 김점덕을 추적해 검거했다.

검거 직후 성추행 여부는 부인하던 김점덕은 경찰조사와 변호인 접견에서 “한양을 집으로 데려가 옷을 벗긴 뒤 음부에 손가락을 넣는 등 여러 차례 성추행했다. 한 양이 발버둥을 쳐 목 졸라 살해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경찰서는 김점덕이 한양을 성폭행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이날 부검을 실시했으나 시신이 많이 부패해 확인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김점덕이 ‘소아기호증 성향’을 가진 인물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 그 사실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이 김점덕의 집을 수색한 결과, 그의 컴퓨터에서 동영상, 문서 등의 218개의 파일을 확보했으며 이중 70개가 음란 동영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박병준 통영경찰서 수사과장은 “김씨가 보유한 음란물 중에는 아동 관련 동영상도 있었다”며 “김씨의 컴퓨터에서 파악한 나머지 파일은 음란 소설이었다”고 말했다.

어린아이들의 성을 탐하며 꼭꼭 숨겨왔던 욕망의 봉인을 풀어헤치는 사람들. 비단 김점덕뿐이 아니다. 2008년 8세, 10세 여자 어린이를 성폭행하고 토막 살해한 정성현도 그 중 하나다.

그는 어린 여아들을 유괴·살해하고 시신을 집안에서 훼손, 야산과 개천에 암매장하거나 유기한 엽기적인 범행수법의 살인마이자 아이들 집과 불과 40m, 130m 떨어진 곳에 살던 동네 아저씨였다.

아동 관련
‘포르노광(狂)’

경찰에 따르면 정성현도 평소 가학적 성행위를 담은 동영상을 수집하는 등 변태성욕에 집착했다고 한다. 그는 컴퓨터 하드에 포르노 영화 785편, 10살 이하의 미성년 누드사진 441장을 보관하고 있었다.

당시 경찰은 “정성현의 집에서 확보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음란물 동영상과 사진 수 만건이 저장돼 있었고, 그중에는 '로리타'라는 아동 포르노물도 몇편 있었다”며 “이는 정씨가 소아기호증을 가진 인물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폭력전과 2범에 몇 개의 벌금전과가 있던 정성현은 조사과정에서 2004년 군포에서 실종된 정모(당시 44세) 여인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미성년자 약취ㆍ유인 및 살해와 강제추행 등의 죄가 적용돼 1ㆍ2심 재판에서 모두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2010년 백주에 초등학생을 학교에서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도 있다. 동네 골목골목을 잘 알고 있던 그는 친한 아저씨 행세를 하며 8살 여아를 납치해 500m 거리에 있는 자신의 집까지 끌고 가 무참히 성폭행했다.

김수철은 공사판을 전전하며 막노동 일을 해왔다. 특별한 일거리가 없자 범행 전날 오전 9시부터 저녁까지 10대가 등장하는 포르노 동영상 52편을 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김수철이 소장하고 있던 음란물 목록에는 교복 입은 여학생들이 등장하는 일본 음란물과 납치·강간을 다룬 동영상이 포함돼 있어 충격을 줬다.

음란물광인 동네아저씨 주의보…내 딸이 위험하다
‘소아성기호증’…원인 파악 및 치료도 쉽지 않아

당시 김수철은 경찰 조사에서 여아를 성폭행한 후 “기분이 좋아 스르르 잠들었다”고 진술하거나 “얼마나 살게 되냐”고 묻는 등 뻔뻔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져 분노를 샀다.


김수철은 “소주 1병과 맥주 2병을 마셨다”며 “맥주를 마시면 성적 욕구가 일어난다”고 진술했으며 자기 스스로를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소개했다.

역시 동네 아저씨였던 김수철은 교도소를 제집처럼 드나들면서 강도·강간과 미성년자 성추행 등을 여러 차례 저지른 상습 성범죄자였다.

전과 12범으로 1987년 부산의 한 가정집에 침입, 남편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성폭행한 뒤 강도짓을 하는 등 인면수심의 범행을 저지른 적도 있었다. 이 때문에 15년간 복역했지만 출소 4년 뒤인 2006년에는 15세 소년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혼자 있는 아이들…
‘제2의 아름이’ 될 수도

음란물을 즐겨보던 동네 아저씨들은 그렇게 괴물이 됐다. 최근 조사를 보면, 아동 성폭력의 경우 가해자가 ‘아는 사람’인 경우가 무려 85%를 넘었다. 범행 현장도 가해자 집이나 집 주변 3km 반경이 65%나 됐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익숙한 곳이라 지리를 잘 알고 있다는 점, 피해자 입장에서는 아는 사람이라 쉽게 경계를 늦춘다는 점이 범죄로 이어진 것이다.


범죄심리전문가들은 “범인들이 자신의 거주지 주변 익숙한 장소에서 범죄를 저지른다”며 “특히 성범죄자의 60~70%는 범행 장소 주변의 지역 주민으로 사전에 CCTV 설치 장소, 도주경로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음란물이 성범죄를 부채질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입증하는 연구도 있다. 미국의 한 연구진이 아동을 학대한 150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모두 아동 음란물을 소지하고 있었고 3명 중 1명은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에 음란물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에서 발표된 ‘음란물과 성범죄의 연관성’ 연구에 따르면 음란물을 많이 본 남자일수록 성폭행에 대한 잘못된 통념, 여성과의 변태적 성행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음란물을 즐겨본 성폭행범은 아이들이 나를 먼저 유혹했으며, 그 아이들이 오히려 그 피해 상황을 즐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는 보고서도 있다. 그러나 아동성애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아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모든 아동성애자가 반드시 범죄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많은 아동성애자들은 범죄와 동떨어져 자신의 소아성애욕구를 억제하며 생활한다”며 “아동성애자들 역시 스스로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까 두려워한다. 다만 그들이 순간적으로 욕구를 억제하지 못할 때, 그리고 때마침 범죄를 실행하기에 적절한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면 범죄 발생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던
우리 아이들을…”

어른들의 추악한 혓바닥이 핥고 간 잔해. 그 속에서 아이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고 그리워도 볼 수 없는 유가족들의 울부짖음으로 남았다.

세상을 발칵 뒤집은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아동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새삼 환기됐지만 아직도 꿈나무들의 싹을 자르는 검은 그림자는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대책 아닌 실효성 있는 예방책이 시급한 이유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던 아이들의 웃음을 되찾아주는 일이 어른들의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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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