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2말3초’ 위기론 추적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2.10 10:20:00
  • 호수 12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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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일만 남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이 켜켜이 쌓이고 있다. 검증 부실 논란과 하위 20% 비공개 역풍, 그리고 지역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 수용 등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2말3초’에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이 외부로 표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민주당 경선이 진행되는 시기다. <일요시사>는 심상찮은 당내 목소리를 쫓았다.   
 

▲ 요즘 머릿속 복잡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나경식 기자

“경선만 하게 해달라. 지금 (선거에)뛰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심정일 것이다. 그런데도 전략공천을 밀어붙인다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한 예비후보의 바람이다. 현재 민주당은 전략공천에 대한 우려로 시끄럽다. 예비후보자는 물론이고 총선에 뛰어들지 않은 사람들도 합세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략공천
2차 발표

지난 5일 경기도 의정부시청에선 해당 지역의 민주당 소속 시·도의원들이 모였다. 민주당의 전략공천 방침에 반발하는 성명을 발표하기 위함이다. 당원들은 의정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자신들의 손으로 뽑고 싶어 한다는 성명이었다. 이들은 만약 보수세가 강한 의정부서 전략공천이 이뤄진다면 민주당의 총선 필패로 이어질 것이라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의정부갑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에 문 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수석부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해당 지역 출마를 준비했지만, ‘세습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출마를 포기했다.

민주당은 제주시갑 역시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 지역 현역은 4선의 민주당 강창일 의원이다. 그는 지난달 12일 제주 한라대 한라아트홀 대극장서 개최한 의정보고회를 열어 “박수 받을 때 떠나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 제주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자 한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 기자회견 갖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씨

이 지역에는 송재호 전 균형발전위원장의 전략공천설이 파다한데 그는 지난 5일에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그는 기자회견서 “제주시갑의 강 의원이 불출마라는 큰 결단을 해주셔서 갑으로 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전략공천설에 다른 후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이 제주시 갑에 대한 전략공천 노선을 철회하고 100% 국민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요구다. 경선을 요구하는 예비후보들은 ‘기회는 평등학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현 정부의 기조를 민주당 지도부가 실천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예비후보들의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는 곧 2차 전략공천 지역을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15곳의 전략공천 지역들이 발표된 바 있다. 1차가 규정에 따른 결정이라면, 곧 발표될 2차는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한 ‘판단’이 영향을 미쳐 논란이 예상된다.

전략공천설에 ‘토사구팽’ 불안 확산
‘험지’는 버리는 카드? 나 몰라라

“지역별로 상황이 다른데, 전국에 동일하게 (부동산 정책을) 적용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후보들에게 돌아간다.” 

험지에 출마한 한 예비후보는 당정의 부동산 정책에 이같이 하소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부는 고가의 ‘1가구 1주택’ 부동산 실수요자에게 강력한 대출규제를 실시하겠다고 알렸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고, 9억∼15억원 주택에 대해서는 9억원 초과 금액에 대해 주택담보비율(LTV)을 40%서 20%로 축소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다.


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주택거래허가제’ 검토 가능성까지 흘렸다. 민주당 지도부는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수도권으로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돼있는 서울 강남3구·양천, 경기 분당 지역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현역 의원들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고가 아파트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해 민주당 입장서 ‘험지’로 꼽힌다.

이에 수도권 험지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모였다. 이들은 1가구 1주택자의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당에 공식 제안하기로 했다. 당 일각에선 당정청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소통을 활발히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과 의원들 사이에 엇박자가 나는 모양새다. 앞서 당 지도부는 부동산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심사를 보류한 사건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민주당 지도부가 험지 현역 의원들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본다.

부동산 정책
어떡하나

“인재라고 데려오는 사람들을 보면 당에 대한 기여도는 전무하다. 기존에 당에서 노력한 사람을 좀더 신경써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총선에 첫 출전하는 예비후보의 목소리다. 최근 민주당은 영입된 인재들과 관련한 논란으로 시끄럽다. 원종건씨의 데이트 폭력 의혹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는 민주당이 야심차게 내놓은 2호 영입인재였다.

영입이 발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데이트 폭력 의혹이 불거졌다. 원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이는 교제기간 동안 원씨로부터 강제적 성관계, 불법촬영 등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여혐’ ‘가스라이팅’ 등 전 여자친구가 폭로한 글에 포함된 단어들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원씨는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논란은 사실이 아니지만, 이 자체가 당에 부담이 되기에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당사자들 사이서 반박과 재반박이 오갔다.
 

▲ 회의 갖는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민주당의 부실검증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대변인은 원씨 사태 후 “당에서 검증을 하긴 했는데, 본인 소명과 설명 중심으로 듣다 보니 상세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역시 “검증이 부족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영입인재와 관련한 논란은 원씨만이 아니었다. 5호 영입 인재인 소방관 오영환씨는 입당 당시 조국 전 법무부장관 가족의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당시 학부모들이 하던 관행이라고 주장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문표절 의혹도 불거졌다. 11호 영입 인재인 최기일 건국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가 표절로 논문이 취소된 적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방위사업청의 군수품 조달 전문지인 <국방획득저널>은 최 교수가 게재한 논문이 국내서 이미 발표된 논문의 관련 문장을 인용·출처 표시 없이 작성했다며 논문 취소 공고를 낸 바 있다.


부실한 검증
형평성 논란

논란이 일자 최 교수는 공동연구자가 해당 논문을 단독으로 다른 학술지에 먼저 투고해 발생한 사건으로, 자신은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문표절이 현 정부가 밝힌 인사배제 원칙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14번째 영입 인재인 청년창업가 조동인씨는 ‘스펙용 창업’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15년 기업 3곳을 비슷한 시기에 창업했다가 2년여 사이에 동시 폐업한 사실이 알려졌다. 

조씨는 입장문을 통해 “디바인무브는 경영이 어려워 폐업했고, 다이너모토는 진행했던 유통사업서 성과가 나지 않아 종료를 결정했다. 플래너티브는 창업교육 사업을 미텔슈탄트로 이관하기로 했다”며 폐업 사유를 설명했다.

13호 영입 인재인 이수진 전 부장판사는 입당 당시 했던 주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그는 ‘양승태 사법부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해당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 이수진 전 판사

이 대표가 밝힌 시스템 공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에는 인재영입위원회(이하 영입위)와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가 별개로 구성돼있다. 영입 인재에 대해서는 검증위가 아닌 영입위서 자체적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영입위서 하는 검증의 부실함이 드러난 것이다. 


김경협 검증위원장은 지난달 30일 BBS <이상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서 “영입인재는 일단 검증 대상서 제외돼있다. 시스템에 의한 검증은 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특별당규 제3장은 ‘영입위를 통해 영입했거나 최고위 의결을 거친 인사는 검증위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예비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서류심사부터 꼼꼼히 진행되는 데 반해, 영입 인재는 평판 조회와 면접 등만 거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형평성’에 있다. 검증 과정은 물론, 선거서도 영입인재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당 곳곳서 들려온다. 이미 출마 선언을 한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자들은 영입인재가 전략공천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충신보다 새 얼굴 중용
경선 후폭풍 몰아치나?

민주당은 현역 의원 평가서 하위 20%에 속한 대상자와 영입인재를 서로 경선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직 공식 기구서 절차를 밟고 있지는 않지만, 당 지도부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영입인재 대다수가 지역구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도 가능성을 높인다. 하위 20% 평가를 받은 의원들 중 불출마 선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위 20% 의원과 영입인재가 맞붙는다면 영입인재들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 하위 20%로 평가된 현역 의원은 경선서 총점의 20% 감점이라는 페널티를 받는 반면, 영입 인재는 정치신인으로 분류돼 10∼20%의 가산점을 얻기 때문이다. 

또 하위 20% 의원에 대해서는 정성평가(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하는 평가)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정체성(15%)·기여도(10%)·의정활동(10%)·도덕성(15%)·면접(10%) 등이 평가 항목이다. 선거판서 정성평가는 모호한 기준과 원칙으로 항상 논란을 불러왔다.  
 

▲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존 하위 20% 명단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당 지도부의 결정도 후폭풍을 낳았다. 지라시(각종 소문을 담은 정보지)가 돌면서다. 지라시에 이름을 올린 현역 의원의 경선 경쟁자 중 일부는 지라시를 흑색선전 용도로 활용했다. 

이에 지라시에 이름을 올린 현역 의원들은 지역구 유권자와 언론에 문자를 보내며 진화에 나서는 등 한차례 소동이 벌어졌다.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앞서 결정한 비공개 방침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았다는 말이 나온다.

정성평가
독 되나

민주당의 눈은 총선을 향해 있는 가운데 당 경선은 2월 말 내지는 3월 초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은 ‘2월 말, 3월 초’에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외부로 터져나올 것이라 예상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는 ‘승자독식’ 아닌가. 경선도 마찬가지다. 원래 집안싸움이 무섭다. 역대 경선만 봐도 조용히 넘어갔던 적이 없다. 아무리 (이)대표가 시스템 공천을 한다고 해도 떨어지는 사람이 있으면 잡음이 나오기 마련”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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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