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 속이는 프랜차이즈 시장

‘공정위 가맹거래과’의 헛발질?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정보공개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보공개서 제도가 도입된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이를 통해 창업자들은 훨씬 안전한 창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렇게 많은 환경이 바뀌었는데 왜 창업시장은 별로 바뀌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창업시장이 더 안전해졌다’거나 ‘더 투명해졌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이는 것. 창업자는 여전히 프랜차이즈 본부에게 속고, 컨설턴트에게 속고, 브로커에게 속는다. 왜 그런 것일까?

이유는 바로, 제도는 바뀌었다 해도 그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정보공개서 제도는 아주 좋은 제도이지만, 이 좋은 제도를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있기 때문. 여전히 창업자들은 정보공개서의 중요성을 모를 뿐더러, 왜곡된 정보를 얻기도 한다. 

그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 누가 그 책임을 져야 하나? 기자는 이 책임의 상당 부분을 주무부서인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가맹거래과가 져야 한다고 본다. 가맹거래과가 오히려 정보공개서가 별 쓸모없는 존재로 만드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해 왔고, 또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초에도 가맹거래과의 헛발질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기자는 정보공개서 변경등록 현황을 취재하면서 이런 헛발질 현장을 또 목격하고 말았다. 공정위는 존재하지도 않는 정보를 버젓이 ‘0’으로 표기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보통 정보공개서에는 해당 가맹본부에 대한 최근 3개년간의 재무정보 또는 가맹점, 직영점의 신규 개설 및 폐점 현황 등을 보여주게 되어 있다. 즉 지금 이 순간 A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정보공개서의 경우 2016년, 2017년, 2018년도 정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

'가맹거래과' 정보공개서 2개년만 제공
잘못 지적에도 ‘모르쇠’ 일관


그런데 공정위가 정보공개서 열람 등을 위해서 운영하는 가맹사업거래 사이트에는 벌써부터 2019년도 정보가 표시되기 시작했다. ‘2020년이 되었으니 2019년도 정보를 보여주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으나, 현재 그 어떤 프랜차이즈 본부의 정보공개서에도 2019년도의 재무정보나 매장현황 정보는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보통 재무정보와 매장현황 정보 등은 가맹본부의 법인결산이 끝나고 나서 변경등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정보가 정보공개서에 반영되려면 빨라야 4월 말이나 5월 초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공정위 등 정보공개서 담당 기관이 정말 제대로 일해줘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지금까지 별로 없었고, 보통은 7월 또는 8월에나 변경등록된 정보공개서를 열람할 수 있었던 게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 즉 특정 가맹본부의 2019년도 재무정보나 매장 신규개설 또는 폐점 정보를 보려면 최소한 2020년 6월 또는 7월에나 가능한 일인 것.

그렇다면 그 전에 2019년도 정보를 표시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것은 바로 모든 수치가 ‘0’으로 표시된다는 뜻이다. 매출액도 ‘0’, 영업이익도 ‘0’, 매장 수도 ‘0’, 폐점된 가맹점 수도 ‘0’ 등 모든 수치가 ‘0’으로 표시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존재하지 않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그걸 왜 이렇게 서둘러서 보여줄까? 

혹자는 ‘그냥 그렇게 표시한다고 해서, 큰 문제도 없는 거 아닌가?’라고 또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2019년도 정보를 보여준다는 것은 곧 2016년도 정보는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3개년의 흐름을 봐야 하는 정보인데, 2개년 정보만 제공되는 것이다. 창업자에게 정보공개서가 그 어떤 정보보다도 중요하고, 더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함에도 공정위는 별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매사가 이런 식이었다’고 하면 너무 심한 표현일까? 또 하나의 문제는 이렇게 잘못을 지적해도 대개의 경우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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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현지서 탈옥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현지서 탈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