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커피 창업시장

900원이냐? 4000원이냐?

2019년 올해도 가장 많은 창업수요 업종 중 하나는 커피전문점이었다. 고가 커피는 ‘스타벅스’의 독주가 이어지면서 중심상권뿐 아니라 지역상권 고가 커피전문점을 초토화시켰다. 중간 가격대 커피는 ‘이디야커피’가 선두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커피베이’의 선전이 돋보였다. 저가 커피는 ‘메가MGC커피’‘더벤티’‘커피에반하다’‘빽다방’ 등이 매장을 크게 늘였다. 전체적으로 프랜차이즈 시장은 중간 가격대 커피와 저가 커피가 성장하고 고가 커피는 스타벅스에 밀려 주춤한 한 해였다. 
 

▲ 스마트띠아모 벤딩머신

여기에 최근 들어 무인카페 커피전문점과 ‘벤딩머신’창업이 증가하고 있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 대로 좋은 커피 맛을 내는, 무인카페 창업이나 벤딩머신 설치 창업이 미래 커피 창업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저가 혼전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4000원 대인 고가 커피로는 스타벅스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토종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기업 브랜드의 출점을 규제하는 정부 규제의 역설로 스타벅스는 프랜차이즈가 아니라는 이유로 규제를 받지 않고, 중심상권뿐 아니라 지역상권에도 속속 입점해 주변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고객의 편의성을 높여서 이제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공간이 아니라 대화하고 토론하고 공부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 브랜드들이 대기업으로서 골목상권 진출 규제를 받는 사이 스타벅스는 그 틈을 비집고 전국 상권을 장악해버린 것이다. 언제까지 이러한 현상을 지켜봐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급기야 그나마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선전하고 있던 ‘투썸플레이스’도 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돼버렸는데, 더 이상 스타벅스와 경쟁이 어려웠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공차’ 역시 글로벌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3200원 하는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은 이디야커피가 선두 질주를 하고 있는 가운데, 커피베이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이 분야 1위 브랜드인 이디야커피는 올해에도 300여개 가맹점포를 늘리면서 3000호점을 돌파했다. 커피베이는 150여개 가맹점포를 출점하면서 600여개 점포로 이 분야 2위 자리를 굳혀가는 모양 세다. 이디야와 커피베이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암흑기였던 작년과 올해에도 가맹점포를 크게 확장했는데, 커피전문점이 이미 포화라는 시장의 평가를 무색케 할 정도다. 
 


특히 커피베이의 성장은 향후 커피시장의 판도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이 진단이다. 커피베이의 성장 원인을 일부에서는 선두 브랜드인 이디야커피가 수도권에서는 더 이상 입점할 장소를 찾기가 어려워 커피베이가 어부지리로 창업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디야커피는 수도권에서는 웬만한 지역은 가맹점이 들어가 있어서 더 이상 입점할 점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올해 이디야커피의 출점도 지방에서 많이 일어났다. 하지만 커피베이는 10년간 수많은 커피전문점 브랜드의 부침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해온 나름대로의 경쟁력이 있다. 외부 환경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구축해온 것이다.

커피베이는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중간 가격대 포지션닝을 취하고 있는데, 최고 품질의 아라비카 생두 5종(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온두라스)을 엄선해 전문 로스터의 손을 거쳐 각 가맹점에 공급된다. 또한 100% 아라비카 원두 고유의 맛과 향을 유지하기 위해 태우지 않는 미디엄 로스팅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부드럽고 고소한 커피 맛이 특징인데, 고객들로부터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커피원두의 품질관리를 위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로스팅 공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면서, 품질관리뿐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의 니즈와 고객 클레임 및 컴플레인을 즉각 해결하고 있다.

신 메뉴 개발은 커피베이의 가장 큰 경쟁력 요소다. 커피 및 음료, 빙수 외에 디저트 메뉴도 샌드위치, 베이글, 베이커리, 토스터, 아이스크림 등 신 메뉴를 다양하게 출시한다. 이로써 커피베이는 경쟁 브랜드에 비해 디저트 메뉴 매출이 훨씬 높은 것이 장점이다. 향후 커피전문점은 커피 및 음료와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분위기 있는 공간이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거기에 초점을 맞춰 혁신하면서 점포 콘셉트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이에 걸맞게 품격 있는 인테리어로도 여타 브랜드와 차별화했다. 

이 밖에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을 2800원에 유지하면서 싱글오리진커피를 판매함으로써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로는 ‘셀렉토커피’가 있는데, 매년 점포가 증가하면서 250여개 점포가 돼 향후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커피전문점 창업 동향 중 하나는 강력한 가성비 트렌드에 의해 저가 커피가 득세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 내외 하는 저가 커피는 커피에반하다가 800여개, 메가MGC커피가 600여개, 더벤티가 350여개 점포가 있다. 이들은 최근 매월 20개 내외 가맹점이 개설되고 있을 정도로 창업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메가MGC커피의 성장세가 눈에 돋보인다. 
 

커피에반하다는 로열티, 가맹비, 보증금, 인테리어 리뉴얼이 없는 4無 정책과 매장별 영업시간 조정, 개별 매장의 자유 메뉴 허용, 오픈 시 무상 교육지원 등의 3有 정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해에만 가맹점이 200여개 늘어났고 올해도 꾸준히 점포가 증가하고 있다. 독특한 브랜드 컬러와 뛰어난 메뉴 개발력에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창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스팀 로스팅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는 ‘흑설탕 버블티’ 출시로 더욱 인기를 끌면서 창업 수요자들을 견인하고 있다. 

초저가 커피 역시 창업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저가 커피의 대명사였던 아메리카노 한 잔에 1500원 하는 커피가 이제는 1000원, 900원 커피로 이동하고 있다. 편의점 커피뿐 아니라 로드숍 점포에서도 900원 커피가 등장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온리’‘매머드익스프레스’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인데 이들은 키오스크 설치 등 무인화로 운영비용을 줄이고, 원두의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 원가를 줄이는 방법으로 저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고가 커피 ‘스타벅스’ 독주
중간 가격 ‘이디야’가 선두

커피 머신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 대인 무인카페와 벤딩머신 설치 창업이 증가하고 있다. 자판기 커피는 믹스커피, 블랙커피, 1000원 아메리카노에 이어, 최근에는 1500원 하는 아메리카노 커피 자판기까지 점점 더 성능이 좋아지고 있다. 주로 해외에서 수입하는 벤딩머신은 중심가에 입점하면서 고객을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터치커피’는 벌써 50여개 점포로 확장했고, ‘바리스타마르코’는 벤딩머신을 200여군데에 설치했다. 카페띠아모에서 론칭한 ‘스마트띠아모’ 역시 론칭하자마자 많은 창업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중이다.

창업전문가들은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무인카페 및 벤딩머신 고급 자판기가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왜냐면 1500원 하는 커피전문점이 인건비 상승의 부담으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따라서 장기적으로 무인카페나 벤딩머신 커피가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무인카페는 문을 열고 닫는 것을 원격 자동으로 할 수 있고, 지역에 따라서는 24시간 영업도 가능해 다점포 창업자들의 새로운 업종으로 부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판도는?

이 업종은 병원이나 대형 건물의 벤딩머신 자판기로 설치하거나 밤늦게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자투리 점포로 시작해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 전통시장도 좋은 입지다. 다만 기계는 무엇보다 AS가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본사가 그러한 능력이 있는지 사전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하고, 무인카페로 창업할 경우 단순히 자판기계만 설치한다는 것보다 인테리어 디자인 및 음악 등 카페 요소를 지니고 있는지도 중요한 성공 포인트다. 커피 및 음료 외에 디저트 메뉴도 자판기로 판매할 수 있으면 더 좋다. 그리고 창업 후 큰 자본을 가진 경쟁사가 성능이 더 좋은 기계를 자기 점포 주변에 설치할 수 있는 위험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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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