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차기 국무총리 물망 오른 4인방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1.11 10:15:44
  • 호수 12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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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되는 자리 ‘포스트 이낙연’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유력 정치인들이 잇따라 거론되고 있다. 연일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이 총리가 조만간 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와 맞물리면서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하마평도 무성해지는 분위기다. 김진표·정세균·원혜영·박지원 등이 유력 총리 후보로 등장하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차기 총리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진표·원혜영(더불어민주당)·박지원(대안정치연대) 의원

이 총리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재임기간이 가장 길었던 김황식 전 총리(880일)의 기록을 넘어서는 2년5개월 동안 안정감 있는 국정 운영과 노련한 정치 감각을 보여왔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서 대선후보 선두주자를 지키고 있어 이 총리가 총리 출신 첫 번째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차기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장수 총리
대체할 사람?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김종필·고건·이회창 등 다수 총리 출신 인사들이 유력 대권 후보로 거론됐지만, 대통령이 된 총리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 총리의 임명은 호남 출신 인물의 발탁이라는 탕평 인사의 의미가 컸지만 ‘사이다 답변’ ‘내각 군기반장’ ‘막걸리 회동’ ‘깨알 수첩’ 등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등 꼼꼼한 성격답게 안정감 있는 국정운영을 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정부의 2인자로서 지난해 7월 이후 1년 이상 여권의 차기주자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이 총리의 거취에 대한 관심은 총선 국면으로 접어드는 올 연말과 내년 초까지 계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치권에선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 총리를 대체할 만한 국무총리가 누가 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기 총리가 될 수 있는 인사는 누구일까. 정가에선 청문회·내년 총선·지역 상징성 등이 총리의 조건으로 고려된다. 
 


우선 문정부의 첫 번째 고려 요소는 청문회 통과 여부다. 얼마 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당시 진통을 겪었던 바 있다. 이런 상황서 청문회를 무사 통과할 수 있는 인사로는 현역 중진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진표·원혜영(더불어민주당) 의원, 대안정치연대 박지원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모두 다선 중진의원들로 현 정국 상황을 고려할 때 파격과 혁신보다는 경륜과 전문성에 어울리는 인물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세균 = 차기 총리설로 물망에 오른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다. 지난달 31일 정치권서 총리로 유력하다는 설이 퍼졌다. 

정 전 의장이 이 총리의 후임으로 임명되고, 이 총리는 정치적 무게감을 고려해 정 전 의장의 지역구인 종로에 출마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일각서 제기됐다. 이 경우 종로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서울 중구성동구을서 총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나왔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은 이를 “근거 없는 추측”이라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정 전 의장은 ‘총리설’에 대해 “그냥 근거 없는 추측인 것 같다. (청와대 등에서)이야기를 들은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종로 재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총리 퇴임 시점 주목…여권 권력지형 흔들 
‘이낙연 나비효과’ 내년 총선 민주당 전략?

국가의전 서열 2위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까지 지낸 상황서 행정부를 총괄하는 총리로 가는 것이 모양새가 썩 좋지는 않다는 의미다. 여기다 이 총리가 정 전 의장의 지역구에 출마하고, 정 전 의장은 이 총리의 후임으로 가는 것도 서로 자리를 놓고 맞바꾸는 형식으로 비쳐지는 게 부담이다.


정치권도 정 전 의장의 총리설에 대해 국정운영과 4·15 총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6선의 정 전 의장은 전북서 4선을 지낸 후 대한민국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서 19대,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또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산자부장관과 집권여당의 당 대표를 지냈다.

정 전 의장은 1950년 11월 5일에 전라북도 진안서 4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과 오지의 환경서 자란 탓에 전주공고에 진학해야 했다. 하지만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전주신흥고로 전학해 1970년에 고려대학교 법대에 입학했다. 대학에 진학한 후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과 대학 신문기자로 활동하며 유신 체제 반대운동을 주도했다.

1995년에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김대중(이하 DJ)의 정계 입문 제안을 받고 1995년에 특별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20대 국회까지 국회의원 6선까지 역임했다. 참여정부 시절 2006년 2월부터 2007년 1월까지 산업자원부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진표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김진표 의원도 총리 하마평에 올랐다. 김 의원은 경제부총리를 지냈으며, 교육인적자원부장관 등을 거쳤다. 문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지난해 9월부터는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문정부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인 경제살리기·교육개혁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권 후반기
경제통으로?

김 의원은 경기도 수원서 초·중교를 졸업하고 경복고를 거쳐 1971년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재무부서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공직생활 중 능력을 인정받아 정권에 상관 없이 두루 활약했다. 문민정부에선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비밀리에 금융실명제 시행을 추진할 때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DJ정부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국무조정실장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으며, 노무현정부 시절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과 교육인적자원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초기인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경제부총리)을 역임하며, 당시 카드대란 수습에 결정적 기여를 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선거구에 출마하여 당선됐다. 이후 2005년부터 2006년까지 교육인적자원부(현 대한민국 교육부)장관(교육부총리)를 역임했으며 2007년 열린우리당의 마지막 정책위원회 의장을 지냈다.
 

▲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같은 해부터 2010년까지 민주당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2011년 5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경기도 수원시 정 선거구에 출마해 3선 의원이 됐다.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낙선 후 2015년 3월 새정치민주연합 국정자문위원장을 맡았다. 이때 한국 정당 사상 최초로 열린 정책엑스포 조직위원장을 맡아 새정치민주연합이 유능한 경제정당, 정책정당이 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새롭게 신설된 경기도 수원시 무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여권 중진들 
국무총리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려 했으나 불출마를 선언하고 전해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2018년 7월 26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예비경선 컷오프를 통과해 이해찬, 송영길과 민주당 당 대표직을 놓고 겨뤘으나 3위로 낙선했다.

▲원혜영 = 풀무원 식품 창업자이자 5선 중진인 원혜영 의원도 차기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올랐다. 원 의원은 야권 인사들과도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경제 등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의원으로 평가 받고 있다. 

원 의원은 1951년 경기도 부천군 오정면 도당리(현 부천시 도당동)서 풀무원 공동체를 일군 원경선씨의 아들로 태어났다. 원씨는 풀무원농장의 창업주다. 이후의 식품 기업 풀무원은 출소 후 생계유지를 위해 강남 지역서 유기농 식품 가게를 운영하던 원 의원이 창업했다. 

부천북초교(당시 부천소사북국민학교)와 중동중, 경복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제적 및 복교)를 졸업했다. 1971년에 서울대학교 교양과정부 학생회장을 하던 시절 유신 헌법 반대 시위를 하다가 긴급조치 위반으로 강제 징집됐다. 

전역 후 서울대학교 재학 중이던 1975년 민청학련 사건 미석방자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다가 기소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6년 동안 친구 남승우 풀무원 대표와 함께 풀무원서 일했다. 
 

▲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

1988년 한겨레민주당 창당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당 후보로 경기도 부천시 중구 을(현 옛 오정구 지역)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서 활동했다.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도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으며, 이듬해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새정치국민회의 공천을 받아 부천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2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수도권서 새천년민주당이 고전하는 와중 무려 55%의 득표율로 재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정세균, 김진표, 원혜영, 박지원…
4선 이상 중진 의원들 유력 후보 

재선 후 1년6개월 정도의 임기를 수행한 뒤 사임하고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8년 만에 국회 복귀 및 3선 고지에 올랐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4선 의원이 됐다. 당선된 해에 선거법 위반 문제로 1심서 벌금 500만원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으나, 대법원서 무죄 선고를 받는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5선을 달성했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원 의원은 5선 중진 의원으로 한 때 이석현 의원(6선)과 같은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유력했으나 불출마 선언을 했다.

▲박지원 =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도 총리 하마평에 올랐다. 청와대 내부서도 박 의원을 ‘검토 대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지난 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총리설에 대해 “일부 보도 등 그런 이야기를 하지만 내 목표는 내년 4월 지역구인 목포의 총선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총선서 승리하고, 그 이후 호남의 몫과 가치를 찾는 일에 뭐든지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야당 소속이긴 하지만, 최근까지 ‘조국 지키기’에 앞장서는 등 친여 행보를 이어왔다. 박 의원은 1942년 6월5일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서 출생했으며, 4선 의원으로 2019년 기준 77세로 20대 국회 내 최고령이다. 

목포시 문태고, 광주교육대, 단국대 상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대학 졸업 후 LG 상사(당시 럭키금성상사), 동서양행 등 기업서 근무했다. 이후 미국서 성공적으로 가발 수출 사업을 운영하면서 80년대 초 뉴욕 한인회장을 지냈다. 그러다 DJ와 인연을 맺으면서 정치 행보를 함께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당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돼 초선의원이 됐다. 1996년에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최소·최대한 
안정감 고려

하지만 DJ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대변인으로 대언론 소통창구를 맡았으며, DJ정부 출범 후에는 공보수석, 문화관광부장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중용됐다. 2009년 DJ 장례식 때는 북한 측이 조의화환과 함께 공개적으로 보내온 편지의 수신자 두 사람(임동원, 박지원) 중 1인이었을 만큼 그의 최측근이었다. 2019년 현재에도 이희호 여사의 병세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입장일 정도로 사후에도 10년째 완벽한 ‘DJ의 심복’임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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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