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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03일 17시10분

이슈&피플


<이슈&인물> 차기 국무총리 물망 오른 4인방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1.11 10:15:44
  • 호수 12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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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되는 자리 ‘포스트 이낙연’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유력 정치인들이 잇따라 거론되고 있다. 연일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이 총리가 조만간 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와 맞물리면서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하마평도 무성해지는 분위기다. 김진표·정세균·원혜영·박지원 등이 유력 총리 후보로 등장하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차기 총리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진표·원혜영(더불어민주당)·박지원(대안정치연대) 의원

이 총리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재임기간이 가장 길었던 김황식 전 총리(880일)의 기록을 넘어서는 2년5개월 동안 안정감 있는 국정 운영과 노련한 정치 감각을 보여왔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서 대선후보 선두주자를 지키고 있어 이 총리가 총리 출신 첫 번째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차기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장수 총리
대체할 사람?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김종필·고건·이회창 등 다수 총리 출신 인사들이 유력 대권 후보로 거론됐지만, 대통령이 된 총리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 총리의 임명은 호남 출신 인물의 발탁이라는 탕평 인사의 의미가 컸지만 ‘사이다 답변’ ‘내각 군기반장’ ‘막걸리 회동’ ‘깨알 수첩’ 등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등 꼼꼼한 성격답게 안정감 있는 국정운영을 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정부의 2인자로서 지난해 7월 이후 1년 이상 여권의 차기주자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이 총리의 거취에 대한 관심은 총선 국면으로 접어드는 올 연말과 내년 초까지 계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치권에선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 총리를 대체할 만한 국무총리가 누가 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기 총리가 될 수 있는 인사는 누구일까. 정가에선 청문회·내년 총선·지역 상징성 등이 총리의 조건으로 고려된다. 
 

우선 문정부의 첫 번째 고려 요소는 청문회 통과 여부다. 얼마 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당시 진통을 겪었던 바 있다. 이런 상황서 청문회를 무사 통과할 수 있는 인사로는 현역 중진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진표·원혜영(더불어민주당) 의원, 대안정치연대 박지원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모두 다선 중진의원들로 현 정국 상황을 고려할 때 파격과 혁신보다는 경륜과 전문성에 어울리는 인물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세균 = 차기 총리설로 물망에 오른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다. 지난달 31일 정치권서 총리로 유력하다는 설이 퍼졌다. 

정 전 의장이 이 총리의 후임으로 임명되고, 이 총리는 정치적 무게감을 고려해 정 전 의장의 지역구인 종로에 출마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일각서 제기됐다. 이 경우 종로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서울 중구성동구을서 총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나왔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은 이를 “근거 없는 추측”이라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정 전 의장은 ‘총리설’에 대해 “그냥 근거 없는 추측인 것 같다. (청와대 등에서)이야기를 들은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종로 재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총리 퇴임 시점 주목…여권 권력지형 흔들 
‘이낙연 나비효과’ 내년 총선 민주당 전략?

국가의전 서열 2위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까지 지낸 상황서 행정부를 총괄하는 총리로 가는 것이 모양새가 썩 좋지는 않다는 의미다. 여기다 이 총리가 정 전 의장의 지역구에 출마하고, 정 전 의장은 이 총리의 후임으로 가는 것도 서로 자리를 놓고 맞바꾸는 형식으로 비쳐지는 게 부담이다.

정치권도 정 전 의장의 총리설에 대해 국정운영과 4·15 총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6선의 정 전 의장은 전북서 4선을 지낸 후 대한민국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서 19대,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또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산자부장관과 집권여당의 당 대표를 지냈다.

정 전 의장은 1950년 11월 5일에 전라북도 진안서 4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과 오지의 환경서 자란 탓에 전주공고에 진학해야 했다. 하지만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전주신흥고로 전학해 1970년에 고려대학교 법대에 입학했다. 대학에 진학한 후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과 대학 신문기자로 활동하며 유신 체제 반대운동을 주도했다.

1995년에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김대중(이하 DJ)의 정계 입문 제안을 받고 1995년에 특별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20대 국회까지 국회의원 6선까지 역임했다. 참여정부 시절 2006년 2월부터 2007년 1월까지 산업자원부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진표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김진표 의원도 총리 하마평에 올랐다. 김 의원은 경제부총리를 지냈으며, 교육인적자원부장관 등을 거쳤다. 문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지난해 9월부터는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문정부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인 경제살리기·교육개혁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권 후반기
경제통으로?

김 의원은 경기도 수원서 초·중교를 졸업하고 경복고를 거쳐 1971년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재무부서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공직생활 중 능력을 인정받아 정권에 상관 없이 두루 활약했다. 문민정부에선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비밀리에 금융실명제 시행을 추진할 때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DJ정부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국무조정실장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으며, 노무현정부 시절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과 교육인적자원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초기인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경제부총리)을 역임하며, 당시 카드대란 수습에 결정적 기여를 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선거구에 출마하여 당선됐다. 이후 2005년부터 2006년까지 교육인적자원부(현 대한민국 교육부)장관(교육부총리)를 역임했으며 2007년 열린우리당의 마지막 정책위원회 의장을 지냈다.
 

▲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같은 해부터 2010년까지 민주당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2011년 5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경기도 수원시 정 선거구에 출마해 3선 의원이 됐다.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낙선 후 2015년 3월 새정치민주연합 국정자문위원장을 맡았다. 이때 한국 정당 사상 최초로 열린 정책엑스포 조직위원장을 맡아 새정치민주연합이 유능한 경제정당, 정책정당이 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새롭게 신설된 경기도 수원시 무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여권 중진들 
국무총리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려 했으나 불출마를 선언하고 전해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2018년 7월 26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예비경선 컷오프를 통과해 이해찬, 송영길과 민주당 당 대표직을 놓고 겨뤘으나 3위로 낙선했다.

▲원혜영 = 풀무원 식품 창업자이자 5선 중진인 원혜영 의원도 차기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올랐다. 원 의원은 야권 인사들과도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경제 등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의원으로 평가 받고 있다. 

원 의원은 1951년 경기도 부천군 오정면 도당리(현 부천시 도당동)서 풀무원 공동체를 일군 원경선씨의 아들로 태어났다. 원씨는 풀무원농장의 창업주다. 이후의 식품 기업 풀무원은 출소 후 생계유지를 위해 강남 지역서 유기농 식품 가게를 운영하던 원 의원이 창업했다. 

부천북초교(당시 부천소사북국민학교)와 중동중, 경복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제적 및 복교)를 졸업했다. 1971년에 서울대학교 교양과정부 학생회장을 하던 시절 유신 헌법 반대 시위를 하다가 긴급조치 위반으로 강제 징집됐다. 

전역 후 서울대학교 재학 중이던 1975년 민청학련 사건 미석방자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다가 기소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6년 동안 친구 남승우 풀무원 대표와 함께 풀무원서 일했다. 
 

▲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

1988년 한겨레민주당 창당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당 후보로 경기도 부천시 중구 을(현 옛 오정구 지역)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서 활동했다.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도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으며, 이듬해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새정치국민회의 공천을 받아 부천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2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수도권서 새천년민주당이 고전하는 와중 무려 55%의 득표율로 재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정세균, 김진표, 원혜영, 박지원…
4선 이상 중진 의원들 유력 후보 

재선 후 1년6개월 정도의 임기를 수행한 뒤 사임하고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8년 만에 국회 복귀 및 3선 고지에 올랐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4선 의원이 됐다. 당선된 해에 선거법 위반 문제로 1심서 벌금 500만원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으나, 대법원서 무죄 선고를 받는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5선을 달성했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원 의원은 5선 중진 의원으로 한 때 이석현 의원(6선)과 같은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유력했으나 불출마 선언을 했다.

▲박지원 =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도 총리 하마평에 올랐다. 청와대 내부서도 박 의원을 ‘검토 대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지난 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총리설에 대해 “일부 보도 등 그런 이야기를 하지만 내 목표는 내년 4월 지역구인 목포의 총선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총선서 승리하고, 그 이후 호남의 몫과 가치를 찾는 일에 뭐든지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야당 소속이긴 하지만, 최근까지 ‘조국 지키기’에 앞장서는 등 친여 행보를 이어왔다. 박 의원은 1942년 6월5일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서 출생했으며, 4선 의원으로 2019년 기준 77세로 20대 국회 내 최고령이다. 

목포시 문태고, 광주교육대, 단국대 상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대학 졸업 후 LG 상사(당시 럭키금성상사), 동서양행 등 기업서 근무했다. 이후 미국서 성공적으로 가발 수출 사업을 운영하면서 80년대 초 뉴욕 한인회장을 지냈다. 그러다 DJ와 인연을 맺으면서 정치 행보를 함께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당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돼 초선의원이 됐다. 1996년에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최소·최대한 
안정감 고려

하지만 DJ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대변인으로 대언론 소통창구를 맡았으며, DJ정부 출범 후에는 공보수석, 문화관광부장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중용됐다. 2009년 DJ 장례식 때는 북한 측이 조의화환과 함께 공개적으로 보내온 편지의 수신자 두 사람(임동원, 박지원) 중 1인이었을 만큼 그의 최측근이었다. 2019년 현재에도 이희호 여사의 병세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입장일 정도로 사후에도 10년째 완벽한 ‘DJ의 심복’임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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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통을 벗긴 후 턱, 눈썹, 입술, 목, 팔 등에 빨래집게를 집어두고 같은 자세로 버티게 한 것이다. 또 거실 가운데 서준이를 앉혀두고 집단 린치를 가하도록 다른 아이들에게 지시했다. 또 다른 보육교사는 플라스틱 봉을 물도록 한 뒤 떨어뜨릴 때마다 폭행을 가했다. 너무 세게 깨물어 봉이 망가지자 그걸 버리게 됐다며 또 혼냈다. 서울서 6시간 거리 ‘강제노동’ 도망칠 곳도 없는 농장서 열흘 수녀에게 방을 바꿔 달라 요구했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서준이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고등학생이 돼서야 자신이 당한 일이 잘못된 일이라고 인식한 서준이는 가출을 하기에 이른다. 도저히 시설에서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매번 잡혀와도 다시 도망쳤다. 가출은 서준이가 보내는 일종의 SOS였다. 하지만 아무도 서준이에게 가출의 이유를 묻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경찰에 잡혀 시설로 보내져도 바로 다시 거리로 나갔다. 그런 일이 반복되던 중 가출을 했다 밤늦게 잡혀온 다음 날 사무실에서 서준이를 불렀다. 서준이 앞에 놓인 건 버스표 한 장. ‘벌칙’이라면서 삼가면으로 가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삼가면은 꿈나무마을 아이들에게 공포의 장소였다. 삼가면에 가면 농사일을 하고 컨테이너 박스에서 잔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서준이는 믿지 않았다. 그로부터 24시간이 안 돼 서준이는 앞서 삼가면에 다녀온 아이들의 말을 확인하게 된다. 그는 “밤에 도착해 컨테이너 박스 같은 곳으로 들어갔는데 정말 말도 안 되게 추웠다. 난방을 세게 틀고 잤는데, 다음 날 관리하는 분이 와서 ‘난방을 틀지 말라’고 혼냈다”고 했다. 옆에는 수녀를 위해 만든 신축 건물이 있었지만 서준이는 식사시간 외에는 그곳에 발을 들일 수 없었다. 일과는 단순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묵주기도한 뒤 밭일을 했다. 점심을 먹은 뒤에도 똑같았다. 땅을 파고 양파 모종을 심는 등 부산 소년의집에서 왔다는 또 다른 아이와 함께 서준이는 종일 농사일을 해야 했다. 서준이는 말 그대로 기약 없이 삼가면에 머물러야 하는 처지였다. 학교도 계속 결석 상태였다. 경남 합천군 삼가면 양전리 일대. 마리아수녀회가 1999년경 후원자로부터 증여받은 곳이다. 마리아수녀회는 2013년 4월8일 해당 장소에서 ‘삼가면 수녀원’ 축복식을 가졌다. 그리고 같은 해 수녀들이 머물 수 있는 건물을 짓고 ‘삼가홈(삼가면에 자리한 집)’이라고 칭했다. 학대 피해 가출했지만… 삼가면까지는 서울 꿈나무마을에서 자동차로 최소 3시간57분, 부산 소년의집에서는 1시간42분이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5시간49분, 2시간45분 등 각각 2시간, 1시간 이상 늘어난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실제 장소까지 가려면 차편에서 내린 후 1㎞는 걸어야 한다. 입구와 출구가 같아 들어간 그대로 돌아서 나와야 하는 구조다. 갈림길에서 도로와 연결되지 않은 다른 길로 가면 저수지가 나온다. 뒤편은 산이다. 서준이는 길 오른쪽에 넓게 펼쳐진 밭에서 농사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지역 관리인에 따르면 논과 밭이 각각 1000평에 달한다. 삼가면에 다녀왔거나 보고 들은 이들은 공통적으로 ‘벌칙’과 농사일을 언급했다. 시설에서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을 삼가면에 보내 농사일을 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서준이의 경우 잦은 가출이 삼가면에 가게 된 원인으로 보인다. 중학생 때 여러 차례 삼가면에 다녀왔다는 한 제보자는 “수녀님들에게 많이 반항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벌칙의 위력은 대단했다. 어떤 문제아도 삼가면에 다녀오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주변 친구들을 포함해 최소 8명가량이 삼가면에 다녀온 것을 봤다는 또 다른 제보자는 “엄청난 문제아가 있었는데 삼가면에 다녀온 뒤 정말 조용해졌다. 삼가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하지 않았지만 힘들다는 말은 빠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준이의 경우 열흘 만에야 서울 꿈나무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다. 시설에 도착하자마자 서준이는 “원래(삼가면에) 한 달 이상 보내려고 했는데, 학교 상담 선생님이 연락해서 빨리 풀려난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정신병원에 갇혔던 지훈이(가명)와 마찬가지로 상담 선생님의 구조로 벌칙에서 벗어난 셈이다. 서준이가 상담 선생님에게 연락한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서준이는 삼가면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을 ‘제출’했다. 아침에 일어나 농사일을 하는 하루가 기약 없이 이어지자 ‘학교 선생님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는 말로 휴대폰을 받아 전화를 걸었다. 상담 선생님은 서준이가 학교에 오지 않은 이유도 모르고 있었다. 서준이는 상담 선생님과의 통화에서 ‘살려달라’고 말했다. 이후 상담 선생님은 꿈나무마을에 서준이의 상황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년 전 존재했던 곳 2009년경을 기점으로 마리아수녀회의 운영 방식이 변화되면서 외부인사가 개입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진 게 영향을 끼친 셈이다. 과거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미혼모 시설인 마리아모성원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대부분 부산 소년의집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생활한 뒤 반 전체가 서울 소년의집(현 꿈나무마을)으로 옮겨오는 구조다. 이들은 다 같이 알로이시오초등학교(2015년 2월 폐교)를 다니다가 졸업 이후 다시 부산 소년의집으로 간다. 부산에 알로이시오중학교(2016년 1월 폐교), 알로이시오전자기계고등학교(2018년 3월 폐교) 등 중·고등학교가 있기 때문. 그리고 18세로 보호 종료가 되면 사회로 나간다. 하지만 서준이는 초등학교까지만 알로이시오초등학교를 다녔고 중·고등학교는 외부로 다녔다.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나온 한 제보자는 아이들이 철창 없는 감옥에서 18세까지 사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 같이 소풍을 가거나 161번 버스를 타고 시민회관에서 하는 행사에 가는 것을 제외하곤 바깥 구경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했다. 심지어 병원(알로이시오 기념병원)에 갈 때도 나가는 시각과 들어오는 시각을 체크했다. 모든 상황이 마리아수녀회의 통제 아래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삼가면에 보내 농사일을 시켜도 학교에서 문제 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서준이처럼 삼가면에서 농사일을 한 사람이 과거에도 상당수 존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중학생 때 삼가면에 다녀왔다는 한 제보자는 “삼가면에 가 있는 동안 학교에 가지 않았는데, 출석은 인정됐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아침 먹고 일, 점심 먹고 일 “컨테이너 같은 시설서 지내” 삼가홈 관리자는 서울, 부산 등지에서 삼가면으로 오는 아이들을 자신이 픽업해왔다고 인정하면서도 농사일은 시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시설에서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격리시키는 과정이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지내기에 불편함이 조금도 없는 곳이라고 해명했다. 마리아수녀회 측은 “아이들 중에 학교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정학 등 등교 제재를 받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이 갖게 되는 좋지 못한 감정, 외로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등교 제재를 받은 기간 동안 시설을 떠나 심신을 휴식할 수 있도록 삼가홈을 방문하도록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절에 따라 수녀님들이 하시는 농사일을 거들었을 수는 있겠으나 일체의 강제는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벌칙에 대한 노동’ ‘컨테이너 박스’ 등은 어느 것 하나 사실이 아니며, 삼가홈에 대한 어떠한 오해도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삼가면에 간 것은 인정하면서도 강제로 농사일은 시키지 않았다는 해명이다. 전문가는 서울 꿈나무마을, 부산 소년의집 등에서 아이들을 벌칙 명목으로 삼가면에 보낸 행위가 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복단 종합법률사무소 대정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64조에서는 15세 미만의 노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18세 미만의 경우도 근로시간과 업무영역에 제한이 따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동을 보호하고 있는 기관에서 벌칙 명목으로 가해진 2주~한 달의 노동 행위가 ▲시설에서 상당한 거리가 떨어진 장소에서 노동이 이뤄진 점 ▲컨테이너 박스 등 임시 거처에서 지내게 하면서 노동을 하도록 한 점에서 단순한 벌칙을 넘어 강제노동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는 “삼가면 문제는 시설폐쇄 사유를 넘어 법인설립 허가취소 사유에 해당될 수도 있을 만큼 중대한 문제로 보인다. 그만큼 반인륜적인 행위라는 뜻”이라며 “해당 시설에 대한 운영권을 재단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들었을 뿐 노동 아니다” 이어 “나도 보육원 출신이고 어린 시절 많은 학대를 당했다. 그때는 이게 내 운명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수모나 모욕, 학대는 대한민국 헌법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우리 사회, 모든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누군가 여러분의 입을 막으면 시설 앞에라도 찾아가 항의하겠다. 불만을 이야기해야만 치유된다. 용기를 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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