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그룹 형제경영의 앞날

형 한입 동생 한입…‘홍석조 왕국’ 쪼개질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편의점 CU로 유명한 BGF그룹이 2세 경영체제로 돌입했다. 장남은 그룹 지주사 대표이사로 거취를 옮겼고, 차남은 전무로 승진했다. 장남과 차남의 존재감이 뚜렷해지면서 ‘형제경영’ 가능성도 점쳐진다.
 

▲ ▲▲ ▲ 홍석조 BGF그룹 장남 홍정국 대표이사와 홍정혁 전무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 홍정국 BGF리테일 부사장이 지난 10월31일, BGF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CU를 운영한다. 홍 대표가 사업회사서 지주회사 ‘수장’이 되면서 2세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2세 경영
체제 구비

BGF그룹의 세대교체도 동시에 이뤄졌다. 이건준 BGF 대표이사는 BGF리테일 신임 대표 자리로 이동했다. BGF그룹은 “경영진의 세대교체와 함께 강력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해나가고 향후 지속 성장의 기반을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GF리테일을 책임지게 될 이 신임대표는 삼성그룹을 거쳐 1993년부터 BGF그룹 영업기획팀장과 전략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그룹 내 대표적 전략통으로 편의점 사업에 탁월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내실 성장과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인사에 앞서 BGF 지분을 취득, 2세 경영을 예고했다. 지난 5월 홍 대표는 홍 회장과 어머니 양경희 BGF복지재단 이사장 지분을 시간외매매로 사들였다. 홍 대표의 BGF 지분은 1% 미만서 10% 이상으로 크게 뛰며 2대주주가 됐다.


홍 대표는 스탠퍼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보스턴컨설팅 코리아서 근무했다. 이후 와튼스쿨 대학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BGF그룹에 입사했다. 1982년생인 홍 대표의 당시 나이는 32세. 그는 상무로 시작해 35세에는 전무, 36세에는 부사장을 지내며 올해 39세에 사장직을 맡게 됐다.

‘젊은 피’ 오너 2세 전면에 등장
승계는 장남? 차남 향한 기대도

홍 대표는 몽골 등 해외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 대표는 BFG서 책임 경영 강화, 그룹 신성장 동력 발굴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차남 홍정혁 BGF 상무는 지난달 1일 전무로 승진했다. 홍 전무는 카네기 멜론대학과 게이오 경영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넥슨과 미쓰비씨, KPMG 등 아세안 지역 전략컨설팅 매니저를 두루 거쳤다.

홍 전무는 지난해 6월 실무부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신사업개발실장(상무)으로 입사했다. 올해 7월부터는 친환경 신사업 발굴에 나서며 그룹 계열사 대표를 맡았다. 홍 전무 역시 37세로 형과 같은 나이대다.
 

30대 형제가 동시에 등장하면서 다양한 분석이 있었다. 먼저 이번 인사로 그룹 경영권과 한층 더 가까워진 건 홍 대표다. 2대 주주로 자리를 잡은 뒤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의 대표가 됐기 때문이다. 홍 대표의 무게감이 한층 묵직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BGF 주요 주주는 홍 회장(53.34%)과 홍 대표(10.29%)다. 홍 전무는 0.03%로 지분 자체는 미미하다.

홍 전무가 지난해 상무로 입사하면서 형제 간 경쟁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차남이 그룹에 발을 들인 만큼 후계구도에 대한 조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남매 경영처럼 귀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2세 경영 형태의 가변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추후 구도를 예단하기란 쉽지 않다.


형제 경영
어떻게?

선명한 점은 그룹 지주사인 BGF의 최대주주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그룹을 주무를 수 있다는 것. BGF그룹은 국내·외를 포함해 20개가 넘는 계열사를 거느린 유통대기업이다. 주력사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다. 지주사 BGF와 주력사 BGF리테일 모두 상장사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BGF그룹 주요 계열사 간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최정상에 지주사 BGF가 있다. BGF는 100% 종속회사로 ▲BGF네트웍스(자료 처리업) ▲BGF휴먼넷(편의점 운영업) ▲BGF보험서비스(보험대리 및 중개업) ▲BGF포스트(화물 수탁 알선업) 등을 품고 있다.

이어 BGF는 ▲헬로네이처(50.1%·농수축산물 소매 및 전자상거래) ▲BGF에코바이오(83.3%·친환경제품 제조 및 판매업) ▲사우스스프링스(94.8%·골프장 개발 운영업) 등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BGF에코바이오는 홍 전무가 입사 이후 대표를 맡은 곳이다. 홍 전무는 상무로 입사해 1년 동안 신사업 아이템 발굴에 집중, 친환경 사업에 역점을 뒀다. 이후 BGF에코바이오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지난 6월 설립돼 BGF그룹 자회사가 됐다. BGF는 이번 인수로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 관련 핵심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를 보유하게 됐다.

BGF에코바이오는 국내 유일의 생분해성 발포 플라스틱을 전문적으로 제조한다. 회사는 플라스틱을 따로 재활용하거나 수거하는 과정 없이 매립만으로 6개월 이내 완전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관련 핵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신성장 동력
발굴에 앞장

BGF는 핵심 계열사 BGF리테일 지분을 30% 쥐고 있다. 이어 홍 회장(7.36%)을 필두로 여러 특수관계자들이 소수 지분을 갖고 있다. BGF를 포함한 이들 지분의 합은 55.43%다.

BGF리테일은 상당한 실적을 자랑한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만 2조8000억원을 넘는다. 이마저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2억원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870억원으로 48억원 늘었다.

다만 올해 3분기 실적은 흐린 편이다. BF리테일의 매출은 1조58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6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502억원으로 5.3% 늘었다.
 

BGF리테일은 ▲BGF로지스(일반 창고업) ▲BGF푸드(식료품제조업) ▲씨펙스로지스틱(자동차 운송업) 등을 전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씨펙스로지스틱의 경우, BGF로지스의 100% 종속회사다.


홍 회장과 장·차남은 지주사 전환 이전에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었다. 일례로 BGF네트웍스서 이들은 각각 8%대 지분을 쥐고 있었다. 지분합은 25%를 넘었다.

당시 BGF네트웍스는 용인·양주·강화 소재의 BGF 물류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해당 물류회사 매출 대부분이 BGF리테일서 나오면서 일감 몰아주기 지적이 있었다. BGF리테일이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다는 것이었다.

물류회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주목하는 비주력업체 중 하나다.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 물류회사를 포함해 시스템통합(SI)·부동산관리·광고회사 등에 감시 초점을 맞춘다. 실제로 해당 영역서 일감 몰아주기로 지적을 받거나 적발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주사 정점…신 먹거리 발굴 박차
계열사 지분 털고 내부거래 빗겨가

그러나 홍 회장 등은 지주사 전환과 함께 계열사 지분을 정리했다. 지난 2016년 BGF로지스용인은 양주·강화·대구·팔탄·화성 소재 BGF로지스를 흡수합병했다. 이후 사명을 오늘날의 BGF로지스로 변경했다. BGF네트웍스는 BGF리테일의 100% 자회사가 됐다.

BGF그룹은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서 비교적 여유로워졌다는 해석이다. 현재 홍 회장 등은 BGF와 BGF리테일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


다만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현재진행형이다. BGF로지스는 BGF리테일의 ‘전용 운송 창구’로 불린다. BGF로지스 매출 대부분이 BGF리테일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BGF로지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496억원. 이 중 BGF리테일서 발생한 매출이 1483억원이었다. 비중만 봤을 때, 99.14%로 압도적이다.
 

 

매출은 이전부터 BGF리테일의 전적인 영향을 받았다. 2015~2017년 상황(매출액-BGF리테일서 발생한 매출-비중)을 살펴보면 ▲2015년(365억원-296억원-81.14%) ▲2016년(1112억원-916억원-82.35%) ▲2017년(1353억원-1111억원-82.13%) 등이다. BGF리테일서 발생한 매출이 많을수록 BGF로지스의 매출액도 덩달아 증가했다.

BGF푸드도 마찬가지다. BGF리테일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지난해 BGF푸드의 매출액 559억원서 545억원이 BGF리테일서 나왔다. 100%에 가까운 97.34%의 비중이었다. BGF푸드 역시 지난 3년간 상황을 살펴보면 ▲2015년(328억원-324억원-98.69%) ▲2016년(456억원-449억원-98.42%) ▲2017년(567억원-457억원-80.49%) 등이다. 

오너 일가
지분 정리

2017년의 경우 나머지 관계사들의 내부 거래량까지 더할 경우, 비중은 80.49%서 98.37%까지 늘어난다. 내부거래 매출도 457억원서 558억원으로 뛴다. BGF리테일과의 내부거래 매출액이 증가할수록 BGF푸드의 매출액도 동시에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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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부인은 통신상 기밀을 요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저 ‘대통령의 아내’다. 비화폰이 필요하지도 않고 쓸 일도 없다. 김건희씨는 그 어떤 영부인과는 달랐다. 윤석열정부 초부터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정치권을 포함해 이곳저곳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고 내용도 암호화된다. 정부와 대통령실 경호처·안보 담당 고위 관계자, 군·정보기관에 근무 중인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민간인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김건희씨는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비화폰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지켜졌던 관행을 파괴하고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수사기관·정치권 등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사 개입 정황 확인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씨가 사용했던 비화폰 통신 기록 확보에 나섰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 관계자 비화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당사자 21명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외압이 의심되는 기간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김씨도 비화폰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본인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8월 소위 ‘VIP 격노’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점으로 한 수사 외압과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인물의 자택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들이 당시 보안성이 높은 비화폰을 사용해 연락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통신 기록 확보에 추가로 나선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일반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들은 어느 정도 확인됐는데 중간중간 비화폰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누구와 어떤 시기에 수발신이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 윤·김 통신 기록 확보 조태용·김태용 등 “VIP 격노 사실” 앞서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통신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고, 경호처 측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화폰 기록을 모두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됐던 2023년 7월31일 VIP 격노 회의 전후 기간 이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씨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내가 VIP(윤 전 대통령)한테 얘기하겠다”고 지인에게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아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비화폰 기록을 토대로 김씨가 이 전 대표와 어떤 통화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씨의 비화폰 사용에 의문을 제기한다. 윤석열정부 이전엔 대통령 부인이 비화폰을 상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경호처 출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부인이 비화폰을 쓰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여러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에 관행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 경호처는 “비화폰은 국가정보원의 ‘국가정보보안 기본 지침’ 등을 근거로 한 대통령경호처의 내부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김씨에 대해서는 관련 내부 규정에 따라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에게 지급된 비화폰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은 사용할 수 없고 송수신 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만 가능하다. 그의 비화폰 기록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의 비화폰 기록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도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검찰 출장 조사를 받기 전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30분 넘게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부 맞다” 줄줄이 실토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김 전 수석이 당시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비화폰으로 2차례 통화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한 김씨의 비화폰 기록이 추가로 확인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특검팀은 최근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쯤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을 당시 배석한 것으로 알려진 7명 중 한 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 내선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로만 보면 4번째다. 정 특검보는 “해병대수사단이 이첩한 수사 기록의 회수와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확인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순직 사건 기록을 이첩한 당일 임 전 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하며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대통령실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북경찰청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첩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하던 박모 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이 전 비서관이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박 총경은 대통령실과 국수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8월2일 이모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유 전 관리관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경북청이 연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과장도 특검에 출석해 박 총경이 이 전 비서관 이름을 언급하며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기록을 이첩한 직후 2023년 8월2일 오후 1시21분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하고 뒤이어 오후 1시42분 유 전 관리관에게 전화했다. 누구와 통화했나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에서 전화를 걸어올 것이란 말을 들었고, 경북청 관계자와 통화하며 수사 기록 회수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관리관은 노모 당시 경북청 수사부장과의 통화에 대해 “경북청에서 ‘아직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회수해 갈 것인가’라고 물었고, 판단하기론 ‘항명에 따른 무단 이첩이라 회수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유 전 관리관과 경북청의 통화 이후 해병대수사단에서 이첩한 수사 기록은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 국방부검찰단에서 회수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8명으로 혐의자가 적시된 해병대 수사 기록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를 거쳐 2명으로 축소돼 경북청에 다시 보내졌다. 특검팀은 수사의 초점을 점차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와 국방부조사본부의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 확인으로 옮기고 있다. 정 특검보는 “기록 회수와 재검토 등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 초반에 비해 기록 회수나 (조사본부) 재조사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진락 전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장(육군 대령)의 2023년 8월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한 20여쪽 분량의 수첩을 확보해 국방부의 외압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아닌 2023년 초부터 사용 “문제 생기거나 위기 때마다 애용”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년 8월9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해병대수사단 수사 기록 재검토에 들어갔고 닷새 후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혐의자로 판단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국방부조사본부는 총 6차례에 걸친 보고서 수정을 거쳐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적시한 재검토 결과를 경북청에 재이첩했다. 김씨와 비화폰으로 통화한 인물들은 모두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에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이나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비화폰으로 김 전 수석과 조 전 원장 등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한 인물은 윤석열정부 초대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한다. 김씨가 비화폰을 많이 사용하던 시기는 2023년 초부터다. 특검팀도 2023년 3월부터 김씨가 비화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지난해 9월부터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사 안팎에서는 노 전 사령관과 김씨가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직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연남 역할은? 한 정보사 관계자는 “김씨의 어머니인 최은순씨의 내연남 의혹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노상원을 후원하던 사람이라는 풍문은 많이 알려진 얘기”라며 “노상원과 내연남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내연남이 노상원에게 돈을 퍼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연남이 노상원과 비화폰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무속과 고민 상담 등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