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약' 위한 무한도전 박지성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7.16 12:05:18
  • 댓글 0개

캡틴 '두개의 심장' 이제는 QPR에서 뛴다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박지성이 7년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생활을 접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박지성이 선택한 새로운 정착지는 퀸스파크 레인저스(이하 QPR). 정확한 이적료와 연봉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이적료와 옵션을 합쳐 약 500만파운드(약 88억원)에 계약했다고 전하고 있다. 리그 최강팀 맨유에 비해 최하위권 QPR로 이적한 것은 '박지성의 추락'을 의미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박지성이 유독 강팀에게 강한 면모를 보여줬던 점을 감안하면 제2의 도약에 충분한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지성의 표정은 밝았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밀뱅크 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은 "QPR은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높은 레벨에서 성공하기 위한 야망도 가지고 있다"면서 "페르난데스 회장(QPR 구단주)을 비롯해 이 구단은 큰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거절할 수 없는 너무 좋은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약팀이지만 가능성 커"
팀 내 최고수준 대우 보장

박지성은 또 "다른 구단으로부터도 제안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돈보다는 미래에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며 "QPR로부터 미래에 대한 계획을 들었고 그런 점에서 입단을 결심했다"고 입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이적 계약기간은 2년, 이적료는 대략 500만파운드(약 88억원)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박지성은 팀 내 최고 수준의 대우를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난데스 회장도 박지성의 영입을 적극 반기고 나섰다. 이날 회견장에서 페르난데스 회장은 "마침내 박지성을 얻게 돼 구단은 흥분상태다"며 "훌륭한 재능의 선수를 영입해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마크 휴즈 QPR 감독은 "박지성은 여러 해 동안 맨유에서 활약하면서 뛰어난 에너지와 기량을 입증했다"며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성을 떠내 보내는 입장인 맨유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박지성에게 알렉슨 퍼거슨 감독과 동료들은 고마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전했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의 QPR입단 기자회견이 열린 날 맨유 홈페이지를 통해 "박지성은 진정한 프로였다. 지난 7년간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아쉽게도 그가 원하는 만큼 출전기회를 주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퍼거슨 감독은 "맨유의 모든 구성원들은 박지성의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한다. 나도 박지성이 QPR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팀 동료이자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박지성 자선축구에도 참석할 만큼 박지성과 우애를 과시했던 리오 퍼디낸드도 박지성의 성공을 기원했다. 퍼디낸드는 "박지성은 진정한 선수다. 맨유 팬들과 선수들 모두 박지성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며 "항상 성실했고 팀을 위해 헌신했다. 좋은 친구를 떠나보내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마크 휴즈 감독의 신뢰 유력한 주장 후보
퍼거슨·퍼디낸드 "맨유에서 최고였다"

퍼디낸드는 또 "앞으로 QPR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박지성이다. 경기 전날 잠을 설치게 하겠다. 그래야 그가 쉴 틈 없이 뛰어다닐 수 없기 때문"이라며 박지성의 성공을 역설적으로 기원했다.

박지성이 새 정착지로 삼은 QPR은 지난 시즌 리그 17위에 머물렀지만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다음 시즌에서 역습을 준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페르난데스 회장은 말레이시아 에어라인과 싱가포르 타이거 에어라인 등을 소유하고 있고 락슈미 미탈 부회장도 세계에서 8번째 부자로 선정될 만큼 유명하다.


1882년 창단되어 1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서 깊은 클럽인 QPR은 잉글랜드 런던을 연고로 하고 있으며 로프터스 로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성적은 초라한 편이다. 풋볼리그 1군(현 프리미어리그) 시절 당시 리그 2위(1975~1976시즌)와 FA컵 2위(1981~1982시즌)을 차지한 것이 전부다. 지난 2011~2012시즌에는 16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성공해 리그 17위를 기록, 간신히 강등권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2011년 8월 페르난데스 회장을 새 구단주로 맞은 QPR은 이후 구단주의 막대한 자금력으로 시세, 자모라, 앤드류 존슨 등의 선수들을 영입했다. 이외에도 조이바튼, 숀 라이트 필립스, 안톤 퍼디난드, 파비오 다실바가 포진해 있다.

구단 측은 로프터스 로드 홈구장을 대체할 3만5000석 규모의 경기장 신축 계획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지휘봉을 쥐고 있는 마크 휴즈 감독은 맨유에서 공격수로 선수생활을 한 바 있고 이번 박지성의 영입에도 입김이 작용했다는 말이 있다. 휴즈 감독은 QPR의 새 주장으로 박지성을 진지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QRP 성적 초라해
"올해는 다르다"

영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QPR의 마크 휴즈 감독이 박지성에게 팀의 주장을 맡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와의 최종전에서 카를로스 테베스의 얼굴을 가격하는 행위로 징계를 받은 조이 바튼이 팀 내 징계로 주장직을 박탈당한 이후 현재 QPR의 주장직은 공석 상태다.

이와 관련 휴즈 감독은 "나는 클럽을 위한 새 주장으로 박지성을 고려 중이다"며 "누가 주장직에 더 어울리는지 지켜볼 생각이다. 박지성을 포함해서 주장을 원하는 선수들은 누가 더 그 자리에 적합한지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1981년 전남 고흥군 점암면에서 태어난 박지성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 6학년 때는 전국 대회에서 세류초등학교 준우승을 이끌어 5회 차범근 축구상을 수상할 정도로 축구에 재능을 보였다. 덩치가 큰 상대선수를 상대로 잘 뛰고 넘어져도 바로 일어나는 모습 때문에 관중들이 박지성에서 마우스라는 애칭을 붙이기도 했다. 안용중학교, 수원공업고등학교를 거쳐 1999년 김희태 감독의 눈에 들어 명지대학교로 진학한 박지성은 2000년 올림픽축구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 당시 허정무 감독에 의해 올림픽대표로 선발됐다.

멈추지 않는 도전
꿈을 향해 뛰어라

같은 해 명지대학교를 휴학한 박지성은 연봉 5000만엔(당시 약 5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과 주전급 대우를 보장한 J리그 교토 퍼플상가에 진출, 2년간 풀타임 주전으로 뛰었다.

맹활약을 펼쳤던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2월31일자로 교토 퍼플상가와의 계약이 종료됐지만 팀의 컵대회 우승을 위해 경기에 출전, 우승을 이끌어 찬사를 받았다.


이후 박지성은 2002월드컵에서 인연을 맺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고 계약기간 3년 6개월에 연봉 100만달러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으로 이적했다. 2003년 에인트호번 이적 초기, 부상으로 인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홈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을 상황에 이르렀지만 차차 페이스를 끌어 올리면서 발군의 기량을 보이며 팀 내 주요 선수로 발돋움 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AC밀란과의 원정 1차전 0-2 패배 이후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박지성은 선제골을 기록하며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골을 터뜨린 대한민국 선수가 됐다. 이 경기에서 에인트호번은 AC밀란과 승점과 골득실 부분에서 모두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 내내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던 박지성은 외신들의 찬사를 받았고 그때까지 박지성을 괴롭혔던 팬들의 야유가 열광적인 '위숭 빠르크송'으로 바뀌었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QPR 도약 이끈다
떠나는 박지성에 쏟아지는 찬사 '새 역사 쓴다'

이런 그에게 손을 내밀었던 구단이 현재의 맨유였다. 박지성은 2005년 6월22일 맨유와 계약을 하고 같은 해 7월 14일 등번호 13번으로 입단식을 가졌다. 2005년 7월23일 홍콩 프로 선발팀과의 친선경기로 첫 경기를 가진 박지성은 3일 뒤 중국에서 열린 베이징 현대와의 친선 경기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당시 국내팬들은 박지성이 맨유의 후보선수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며 걱정했지만 박지성은 첫 번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며 맨유의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박지성은 현재까지 7시즌 동안 맨유에서 많은 것을 이뤄왔다. 그중에서도 프리미어리그 4회, 챔피언스리그 1회, 칼링컵 3회 우승 등이 대표적이며 개인적으로는 올 시즌 20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200경기 출장은 맨유 역사상 92번째 기록이며 아시아인으로는 최초의 기록이었다.


박지성이 아시아인 최초로 세운 기록은 이뿐만이 아니다. 박지성은 맨유가 06-07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함에 따라 아시아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우승메달을 받았으며 2008년 4월9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보이면서 팀을 4강으로 이끌어 역시 아시아선수 최초로 세 시즌(04-05 에인트호벤, 06-07·07-08 맨유)동안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하는 기록을 이뤄냈다.

지난 11일(한국시간) QPR 측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링턴 스포츠 그라운드에서 실시한 프리시즌 트레이닝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박지성은 팀 동료들과 함께 러닝과 볼 뺏기 등 가벼운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다. 특히 맨유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파비우 다살바와 함께 있는 모습이 많이 포착됐다.

화려한 커리어
'팀 중심 우뚝'

QPR은 또 '숫자로 본 박지성'이라는 글로 박지성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QPR은 맨유 시절 박지성이 경기당 평균 28.5회의 패스를 했으며 패스 성공률이 89.5%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박지성이 2002월드컵 포르투갈 전에서 후반 25분에 골을 터뜨렸으며 프리미어리그 133경기에 출전해 19골을 성공시켰다고 전했다.

구단 측의 애정, 확실한 주전자리 확보, 팬들의 관심 등 박지성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은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특히 맨유 시절 유독 강팀과의 경기에서 큰 활약을 펼친 점을 미뤄보면 이번 이적은 현실적이고 현명했다. 지난 시즌 2위 맨유보다 시즌 17위 QPR에서 강팀을 만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박지성이 QPR의 도약을 이끌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