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설아 기자] 2012 ‘미스코리아 진(眞)’의 영예는 서울 진 김유미가 안았다. 김유미는 이미 예선에서부터 가장 눈에 띄는 미모로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았으며 “미스 유니버스 이하늬의 뒤를 이을 ‘엄친딸’”이라는 극찬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 최고 미녀의 행복은 얼마 가지 못했다. 그의 과거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성형논란이 불거졌기 때문. 한국의 미(美)를 대표한다는 미스코리아마저 ‘성형미인’이라는 사실에 네티즌들은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미스코리아 대회의 위상, 떠오르는 논란들을 짚어봤다.
1990년생으로 22세인 김유미는 건국대학교 예술학부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있는 재원이다. 이번 미스코리아대회 출전을 위해 휴학 중으로, 175cm의 키에 35-23-35의 S라인 몸매가 돋보이는 미인이다.
한국무용과 피아노치기가 특기라는 그녀는 한 포즈 한 포즈 꼼꼼하게 체크하며 대회 내내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특히 포토제닉으로 뽑힐 정도로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고, 아이돌 못지않은 춤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녀가 진이 되는 순간 많은 사람들은 “역대 최강 미모, 이번 미스코리아는 진짜 이쁘다”는 등의 극찬을 쏟아냈다.
동창의 배신? 국제 망신!
그런 그녀가 대회 이후 공개된 과거사진으로 미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그녀와 동문이라는 한 트위터리안이 과거 졸업사진을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름다움과 지성을 겸비한 미인으로 선정된 지 불과 3일만이다.
네티즌들은 해당 사진을 근거로 김유미가 과도한 성형을 했을 것으로 주장하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모습과 전혀 다른 얼굴의 졸업사진이 나온 후에도 그녀의 과도기 사진들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녀의 여고시절 모습과, 수능시험을 치를 무렵 달라진 모습 등 외모변천사를 담은 여러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한 네티즌은 ‘이 아이는 자라서 미스코리아 진이 됩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이제 미인대회가 아니라 성형외과 솜씨경연대회라고 해야 할 것 같다”며 “자연미인이 미스코리아가 되는 일은 이제 없겠다”고 말했다.
김유미에 대한 실망감은 그녀가 대한민국 최고의 미인대회에서 최고로 아름답다고 선정된 ‘미의 사절단’으로 뽑혔다는 것에서 나온다.
미스코리아 진이 되면 2년 동안 미스유니버스, 미스어스, 투어리즘 인터내셔널 등 주요 국제미인대회에 한국대표로 참가해 외교사절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자격이 주어진다.
또 다양한 방송활동은 물론 헌혈운동 홍보대사, 국민나눔대축제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하고 한중 미래숲 사업과 아프리카 모기장 보내기 등 다양한 국내외 공익사업에도 참여하게 된다.
많은 대중들은 이 부분에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한국대표로 출전하는 미녀가 성형을 통하여 만들어진 외모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이것만큼 국제사회에 부끄러운 일이 어딨겠냐”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시대가 바뀌어 아무리 성형에 관대해졌다 해도 그것이 국내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가진 미스코리아에서라면 사정이 다르다”며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를 뽑는 미스코리아만큼은 의술의 힘을 빌리지 않은 자연미인이 선정되어야 한다. 이번 미스코리아 성형논란을 통하여 자칫 미스코리아는 성형미인 선발대회라는 인식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1957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56년의 역사를 가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여성계를 중심으로 ‘성 상품화’ 논란이 제기되자 2002년부터 지상파에서 퇴출돼 케이블을 통해 중계방송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미스코리아는 대중들로부터 서서히 외면 받고 있다.
단순히 케이블 중계 때문만은 아니다. 2004년에는 수영복 공개 심사가 폐지되면서 구설수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방송사고’가 잇따르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012미스코리아대회…성형외과 솜씨경연대회로 둔갑?
“완벽한 성형얼굴보다 한국정서에 맞는 얼굴 뽑아야”
특히 불명확한 심사기준, 아름다움이라는 사회적 가치 변화에 따른 정체성 등에서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이 크다. 이번 성형논란 역시 같은 선상이다. 미스코리아라는 타이틀이 가진 정체성을 의심해볼만하고, 과연 성형관련 규제는 없는 것인지 그 선발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대중 역시 “이번 미스코리아처럼 미스코리아 선발 후, 성형논란이 일어나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심사위원들에게 만이라도 출전자가 성형여부에 대해서 밝히고, 그에 따른 패널티를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게 된다면 성형미인이 미스코리아 진이 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선발된 후 이런 성형논란도 일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 한 성형외과 의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바라는 것 두 가지’라는 내용의 글에서 “우선 꼭 성형여부를 미리 체크해서 성형한 분들은 절대 참가하지 못하도록 할 것과 꼭 머리 스타일을 통일한(뒤로 올백 묶음머리)생얼 증명사진도 프로필로 넣었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 같은 요구 이유에 대해 “성형수술은 이미 존재하는 현재 미의 기준에 맞춰 자신의 얼굴을 인위적으로 때로는 서양적으로 고친 것이기 때문에 진정한 순수 미스코리아로 볼 수가 없다”며 “굳이 백인 중심의 미스월드선발대회에서 1등을 할 목적으로 미스코리아를 선발하지 않는 것이라면, 당연히 성형을 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한국인 그대로의 안모와 체형이 미스코리아 선발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썼다.
이 의사는 또 “성형이 아니더라도 화장과 헤어스타일, 의상의 변화로 사람의 얼굴은 너무도 다른 인상을 줄 수 있고 심지어 딴 사람으로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민낯의 표준화된 형태의 얼굴사진이 꼭 공개되고 심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며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매력적인 얼굴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것이 진정한 미스코리아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름다움’ 대체 기준이 뭐?
이러한 점을 볼 때 미스코리아 선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여성이 아닌 한국의 미를 가진 여성이다. 이 점이 미스코리아 대회의 취지와 타이틀에도 더 부합되고 나아가 외모만이 아닌 내적 아름다움과 지성을 보는 미스코리아의 진정성을 평가하는 데에도 더 유익하다.
당선과 동시에 성형 논란에 휩싸인 김유미. “더 노력해 안티미스코리아까지도 진정성 있게 가슴으로 포용하겠다”던 그녀가 향후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보다 앞으로의 행보가 미스코리아 진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를 이뤄내는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