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냥’ 나선 윤석열 검찰총장 노림수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9.02 10:24:18
  • 호수 12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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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서 서초동으로 칼자루 넘어갔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또 다시 검찰이 정치권의 목줄을 쥐었다. 검찰이 전격적으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검찰 수사를 보는 여·야의 속내는 복잡하다.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 주도권이 여의도서 서초동으로 옮겨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딸 입시 부정과 가족 사모펀드, 웅동학원 사금고화 등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지난달 27일과 29일에 걸쳐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서울대 환경대학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오거돈 부산시장 시장실 등 3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속전속결
친인척 출금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이번 검찰의 속전속결 수사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공직 후보자가 청문회 전에 검찰의 강제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다른 부처도 아닌, 법무부장관 후보자다. 임명된다면 검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갖는 이를 상대로 검찰이 칼을 빼든 전례가 없다.

또 조 후보자를 고발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등 시민단체의 고발장이 접수된 지 일주일 만에 검찰 수사가 이뤄진 부분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검찰은 공적 사안이 크기 때문에 빠른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서, 객관적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크다”며 “만약 자료 확보가 늦어질 경우 객관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했다.


검찰이 조 후보자를 향해 사실상 칼을 빼들었다. 검찰은 조 후보자 사건들을 서울중앙지검은 형사1부에 배당했으나, 특수2부로 재배당했다.

재산 의혹과 관련된 수상한 자금 흐름, 딸 조씨를 둘러싼 입시 부정, 장학금 특혜 등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선 특수부가 적합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은 조 후보자의 부인과 딸에 대해 출국 금지 명령을 내렸다. 동생, 처남 등도 출국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국 후보자 수사 착수 ‘액션? 리얼?’
법무부 수장 청문회 앞두고 압수수색 최초

검찰이 전격적으로 조 후보자를 수사하면서 정치권의 속내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복잡해진 모양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검찰 수사에 상당히 정치 공학적인 노림수가 숨어있다. 조 후보자 문제로 여당이 코너에 몰렸지만 야당도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번 검찰 수사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코너에 몰렸다. 한국당 공격에 검찰 변수까지 떠안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번 검찰 수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민주당 수석대변인 홍익표 의원은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둔 시점에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에 유감을 표하며 이로 인해 청문회의 정상적 진행에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번 압수수색이 검찰개혁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 검찰은 청문회 결과를 보고 검증과정서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있다면 그에 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 청문회와 관련해 한국당의 가족 증인 신청을 거부하는 정도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검찰의 등장으로 한국당에선 전선이 크게 확대되는 형국이다. 한국당에선 조 후보자를 피의자로 규정해 민주당과 청와대에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정권실세 잡나?
궁지 몰린 여

정치권에선 조 후보자의 임명 여부와 검찰 수사 결과가 민주당의 내년 총선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에 낙마하거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조기 레임덕, 내년 총선 패배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게 될 수도 있다. 

민심도 상당히 악화됐다. 조 후보자 사태 이후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3주째 하락세를 나타내며 40%대 중반에 머물렀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부정 평가(50.8%)가 긍정 평가(45.7%)보다 5.1%포인트 우세했다. 지난달 29일 조 후보자 장관 임명 여론조사서도 반대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섰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전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조 후보자 법무부장관 임명에 대해 ‘반대’ 응답이 54.5%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났으며, 국민청원서도 조 후보자 임명 반대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무엇보다 조 후보자 사태가 문재인정부에 대한 배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역구서 민심을 접하며 내년 총선을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 사태로 간만에 웃고 있긴 하지만 마냥 기뻐할 상황은 아니다. 

한국당은 이번 검찰 수사를 고리로 조 후보자의 자진 사퇴 문 대통령의 지명철회를 압박하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한국당은 특히 조 후보자를 ‘피의자’ ‘검찰 수사 대상자’로 표현하며 부적격 인사임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과거 조국 교수도 검찰 수사대상인 장관에게 ‘직을 버리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자진사퇴와 문 대통령의 지명철회가 꼬인 정국을 푸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밝혔다. 

웃고 있는 야 
그럴 때가…

한국당 소속 의원들 역시 패스트트랙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번 주 조 후보자의 수사로 이 주장에 힘을 잃었다.

지난 4월 국회 개혁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서 의사진행 방해·폭력 사태 등으로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수사대상에 오른 한국당 의원은 총 58명이다. 당시 한국당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를 막론하고 대대적인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패스트트랙 수사로 경찰에 출석한 의원은 총 17명이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단 한 명도 출석하지 않았다. 현재 한국당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수사와 관련해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한국당 엄용수, 여상규, 정갑윤, 이양수 의원 등 4명에게 3차례에 걸쳐 출석 요구서를 보냈지만 불응했다. 
 

▲ 검찰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오거돈 부산시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모든 사태의 근본적 원인을 제공한 집권세력부터 수사하지 않는다면 표적소환에 응할 수 없다”며 “경찰은 타깃 줄 소환으로 야당 의원을 겁박해오고 있다”고 수사 불응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검찰이 이번 정권의 최고 실세인 조 후보자에 대한 전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면서 패스트트랙 수사가 ‘야당 탄압’이라는 한국당 주장의 명분은 보기 좋게 사라졌다. 경찰이 한국당 의원들의 소환 불응에도 의원 불체포 특권과 야당 탄압 등을 의식해 현실적으로 손쓸 방법이 없는 데 반해, 검찰은 강도 높은 수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모두 물린 상황  
내년 총선 좌지우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조 후보자 수사가)야당이 환호작약할 일은 아니다. 그 다음은 패스트트랙 수사”라며 “그때 가서 야당이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할 명분이 있느냐”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수사는 총선뿐만 아니라 향후 한국당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에 따라 의원들의 정치적인 입지가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찰 소환 조사에도 불응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선진화법 위반은 처벌 수위가 높다. 국회서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 또는 그 부근서 폭력행위를 하거나 의원의 회의장 출입 등을 방해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회의를 방해하는 과정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단체로 위력을 보인 경우 7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도 있다. 더구나 국회 회의 방해죄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5년간,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으면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수사 결과에 따라 피선거권까지 박탈될 수 있다.

한국당 58명 
도마에 올라

정치 무대는 여의도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서는 서초동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치평론가로 활동 중이기도 한 변호사는 “현재까지 명분과 실리는 모두 검찰에게 있다. 내년 총선 역시 검찰의 칼자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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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