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불륜 청부해킹 ‘사이버흥신소’ 실태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7.13 11:30:22
  • 댓글 0개

쉿~누군가 당신의 ‘메신저’를 엿보고 있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누군가의 뒤를 쫓거나 행방이 불분명한 사람을 찾아주는 등의 일을 대행해주던 ‘심부름센터(흥신소)’. IT시대를 맞아 최근 이 흥신소가 불륜 증가와 맞물리면서 사이버상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이나 틱톡 등의 메시지 내용 확인은 물론,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뒷조사를 대행해주고 있는 것. 독버섯처럼 퍼져나가는 ‘사이버흥신소’ 실태를 추적해봤다.

주부 김모(37)씨는 얼마 전부터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남편 손모(42)씨의 늦은 귀가와 갑작스런 출장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10년을 함께 살아온 남편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출처를 알 수 없는 카드 값은 점점 늘어나고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를 매번 나가서 받는 남편의 이상한 행동에 불안한 생각은 자꾸 커져만 갔다.

불륜 호황에
날개 단 ‘IT흥신소’ 

심지어 외도라는 확신까지 갖게 되었지만 직접 증거를 찾아 나서자니 덜컥 겁부터 나고 주변사람들에게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자니 내 얼굴에 침 뱉는 격이라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인터넷을 하던 중 “배우자가 바람났나요? 애인의 카톡이 궁금하시나요? 배우자의 문자기록 통화기록이 궁금하시나요? 애인이 네이트온이나 메신저에서 누구랑 채팅하는지 궁금하나요? 배우자가 뭐하는지 원격으로 감시하고 싶으시다구요? 그 고민은 저희가 해결해 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의 광고 글을 발견했다. 이후 해당 사이트에 접속했더니 돈을 주면 원하는 사람의 뒷조사나 불륜현장 추적 등을 해주는 ‘사이버흥신소’였다.


흥신소 관계자는 김씨에게 남편이 가입한 통신사, 주민번호 앞자리, 휴대폰 번호만 갖고 있으면 통신사의 ‘친구찾기 시스템’을 통해 그의 행적과 소재를 파악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과 메신저 내용 확인도 가능하다고 은밀히 제안했다.

최근 불륜이 증가하면서 인터넷에 L흥신소, P사설탐정, N심부름센터 등의 IT흥신소사이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속의 손길이 느슨한 틈을 타 전국적으로 이런 청부업체 1000여 곳이 성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IT 기술의 재앙… 불륜 잡는 ‘사이버 흥신소’ 활개
특정인 정보 파악 ‘식은 죽 먹기’…메신저까지 엿본다

C탐정업체 관계자는 “특히 요즘같이 휴가철이 다가오게 되면 흥신소와 심부름센터들은 더더욱 바빠지는데 저마다 연인들과 해변으로 계곡으로 휴가를 떠나기 때문”이라며 “휴가를 보내더라도 가족과는 1박이나 2박만 보내고 내연의 여자나 남자와 같이 두 번째 휴가를 가거나 어떤 경우는 아예 모든 휴가를 내연남녀와 같이 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또 이 관계자는 “특히 최근 일어나는 불륜 중 자주 일어나는 케이스의 한 유형을 보면 다름이 아니라 집으로 끌어 들인다는 것”이라며 “남편 해외출장 중에 혹은 아내가 친정에 가 있을 때 등을 자주 이용한다. 또 처녀인 내연녀가 남편이 얻어준 원룸으로 끌어들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털어놨다.

배우자의 불륜을 확인하고자 내는 비용은 막대하다. 인건비만 하루에 보통 30만~50만원. 휴대폰 메시지 확인이나 장비 사용 비용은 따로 청구된다.

추정해 보면 이렇게 이들이 일주일 동안 장비비와 인건비 등으로 챙기는 돈은 300만~500만원이 넘는다. 또 현 위치와 주행속도, 주차 여부, 배터리 상태 등 갖가지 항목을 체크할 수 있는 위치추적기, 300m 거리에서도 남의 대화내용을 엿들을 수 있는 고성능 도청기 등 장비 또한 첩보영화에서처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007도 울고 갈
감쪽같은 첨단장비

담뱃갑 한 개 반만 한 크기의 차량위치추적기.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기능을 활용해 추적기가 장착된 차량의 위치를 인터넷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24시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장비다. 단 몇 분 만에 누구나 손쉽게 장착할 수 있고, 탑승자의 눈에 띄지 않게 장착이 가능한 위치도 50여 군데나 된다.

P추적자 관계자는 “차량위치추적기는 추적 대상 차량을 ±10m의 오차범위 내에서 정확히 잡아낸다. 주위의 건물이나 상호명까지 세세하게 모니터로 들여다볼 수 있다”며 “가격은 100만~250원대로 좀 비싼 편이지만 그만큼 성능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완벽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고성능 캠코더도 있다. 캠코더라고 해서 큰 부피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PC에서 바로 인식이 가능한 USB 메모리 캠코더가 있는가하면 자동차 리모컨 디자인의 캠코더, 내가 보는 것을 그대로 찍는 신개념 안경캠코더, 초소형 단추 카메라, 스위치 디자인과 최신 센서를 착용한 스위치형 캠코더까지 있다. 가격은 10만원~40만원대이다. 

외도와 불륜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시약 테스트도 있다. 한 흥신소 사이트 내 N스프레이는 하루 종일 입고 다니던 배우자의 은밀한 하루 행적을 알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의심 가는 날 의심이 가는 속옷에 스프레이를 살짝 뿌리면 정액이 묻은 자리에 색상이 변하게 되면서 외도에 대한 정황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자위를 통한 정액인지 남녀관계를 통한 정액인지를 구분할 수 있고 노래방, 자동차, 모텔 등의 대략적인 장소구별도 가능하다고 한다. 

당신의 사생활은
‘알몸으로’

관계자에 따르면 “자위를 했을 경우 눈에 보기에도 흔적이 진하며 흔적의 부분이 단단한 촉감을 나타낸다”며 “쿠퍼액을 시약으로 검사했을 시 ‘노란색’으로 나타나는데 시약이 검붉은색, 보라색으로 나타날 때는 성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가 사정한 정액은 샤워를 해도 일정시간동안 조금씩 흘러나와 속옷에 묻게 되고 여자의 경우 약 2, 3일 정도에도 조금씩 흘러나와 속옷에 묻어나오니 객관적인 확인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IT흥신소는 이 밖에도 상대방의 통화내역은 물론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등 개인의 적나라한 사생활도 확인해주고 있다. 상대방의 휴대폰에 저장돼 있는 통화내역, 문자·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위치정보 등을 전송받을 수 있는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PC나 휴대폰에 설치하기만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내용확인이 가능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이름과 주민번호, 아이디만 알고 있으면 특정인이 사용하는 주요 인터넷 포털의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일도 한다.


증거조사전문 S기획 관계자는 “휴대폰은 기본적인 불륜 증거, 간통증거를 잡을 수 있는 문자메시지, 전화통화 기록 등을 담고 있다”며 “상대방의 기본정보만 알려주면 언제 어디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생각보다 어려워 보이지만 통신사 서버에 접근할 수 있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라면서 “심증만으론 증거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불륜증거 확보를 위해서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 이유다”라고 조언했다.

불륜현장과 간통현장 잡기 위해 사용되는 최첨단 장비
분쟁 생기지 않는 한 법적 제재 어려워 사실상 무대책

이에 대해 직장인 조모(41·남)씨는 “드디어 배우자 구속의 결정판이 나왔다”며 “SNS 서비스로 불특정 다수에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도 꺼려지는데 날 의심하는 아내가 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찔리는 게 없어도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다.

주부 윤모(39·여)씨도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한 법인데 이런 게 널리 사용되는 세상이 되면 모든 게 싸움거리가 될 것 같다”며 “한번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관음증 이상으로 중독성이 강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경찰관계자는 “IT흥신소가 있다 해도 분쟁이 생기지 않는 한 단순한 정보노출 자체만으로는 법적 제재가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벌어지는 프라이버시 침해를 원천 차단하는 수단은 사실상 없는 형편이다”라고 지적했다.


보안전문가들은 “바야흐로 ‘빅 데이터(Big Data) 시대’가 도래했지만 자칫 개인의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성도 함께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과 함께 개개인의 철저한 보안관리”를 요구했다.

배우자 구속의
완벽한 결정판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사생활침해를 관리 감독할 법적 근거마련도 중요 하지만 유능한 해커를 양성화해 국가와 기업의 보안파수꾼으로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수많은 정보가 생산 유통되는 시대에 도청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관심인물에 대한 웬만한 정보와 사생활을 훔쳐볼 수 있는 사이버시대. IT 기술의 재앙을 막기 위해선 보다 강력한 단속과 제재가 필요하다. 당신이 누군가의 정보를 캐내는 사이 누군가에게 당신의 정보도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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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