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 연발’ 여름철 기상청 잔혹사

오보청, 구라청…아무도 안 믿는 일기예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습기에 허덕이다 폭염에 달궈졌다가 비에 젖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날씨가 변덕스러울수록 사람들의 짜증지수도 높아진다. 사람들의 불만은 변화무쌍한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기상청에 쏠리고 있다. ‘오보청’ ‘구라청과 같이 비난 의도가 담긴 기상청의 별명도 해마다 늘어간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기상청서 나눠주는 우산.jpg’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게시글에는 날씨 맞히기가 너무 힘듭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우산 사진이 올라와 있다. 기상청의 고충이 묻어나는 문구에 누리꾼들은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게시글 속의 기상청 우산은 1999323세계 기상의 날을 맞아 기념품으로 제작된 것이다. 이 우산은 당시 새겨진 문구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싸늘해 추가로 제작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정확한
예상에…

날씨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자연을 일터 삼아 살아가는 사람은 물론이고, 매일 같은 길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에게도 날씨는 초미의 관심사다. 많은 사람들은 매일 아침 휴대전화, 뉴스 등을 통해 날씨를 체크한다. 맑을지, 흐릴지, 비가 올지 등 날씨 예보에 따라 옷차림부터 교통수단, 일정 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농사를 짓거나 바다에 나가는 사람들은 날씨에 따라 한 해 수입이 결정되기도 한다. 조상들은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날이 가물면 신을 향해 기우제를 올렸다. 뱃사람들이 먼 바다로 나가기 전 제를 올린 것도 날씨에 따라 요동치는 파도를 잠잠하게 해달라고 기원하기 위해서였다.


조상들은 하늘을 보고 기후를 전망했다. 해와 달, , 바람, 구름 등의 상태나 변화 등을 관찰하고 여러 생물의 특이한 활동을 날씨와 연결 지었다. 비교적 과학적으로 날씨를 관측했던 때는 조선시대 세종 때인 1441년 측우기 발명 이후다. 측우기는 비가 내린 양을 측정하는 기구다.

서구식으로 기상관측을 하게 된 것은 1883년에 이르러서다. 당시 우리나라 정부에 고용돼있던 독일인 묄렌도르프가 인천에 관측소를 설치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1898년 러시아 정부가 인천에 측후소를 설치해 기상관측과 기상신호를 시작했다.

1884년부터는 일본이 부산서 기상관측을 시작했다. 1910년 일제강점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기상업무는 모두 일본인이 관장했다. 그러다 1945년 광복 후에야 모든 기상업무가 우리나라로 이관됐다. 근대적인 일기예보를 독자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 기상청

현재의 일기예보는 첨단과학의 첨병이다. 인공위성을 통해 수집한 정보,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데이터 등을 슈퍼컴퓨터로 분석해 시민들에게 전달하는데 문제는 정확도다. 기상청은 국내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확도에는 매번 의문부호가 붙는다. 일각에선 예보가 아닌 중계라고 조롱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8호 태풍 프란시스코의 경로 예측도 이 같은 사례 중 하나다. 기상청은 당초 태풍 프란시스코가 지난 6일 밤 남해안에 상륙해 한반도 내륙을 관통한 뒤 7일 오전 경북 안동을 거쳐 강원도 속초 부근서 동해안으로 빠져나가 소멸할 것으로 예측했다.

‘역대급 태풍’이라더니 조용
비 안 온다더니 폭우 쏟아져

하지만 기상청은 초기 전망과 달리 태풍 프란시스코가 경북 안동 주변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되면서 소멸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실제 태풍 프란시스코는 부산에 상륙한 뒤 열대저압부로 인해 세력이 약해지면서 채 1시간도 안 돼 소멸됐다.


태풍은 별다른 피해 없이 지나갔다. 만반의 준비를 갖췄던 지역 공무원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기상청의 예보로 행정력을 낭비했다는 지적은 피해가기 어려웠다. 예보보다는 중계에 가까운 발표로 오락가락하는 사이 공무원들은 물론 지역 시민들에게까지 혼란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다.

최근 항공사들은 기상청의 부정확한 예보에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항공사는 날씨 정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데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날씨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기상청에 돈을 내고 기상정보를 제공받는다. 하지만 기상청의 예보가 빗나가 손실이 발생하자 기상정보 제공비를 낮춰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 ▲기상청의 오보로 항공사들의 매출 감소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기상청은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제주도에 많은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 것이라고 예보했다. 항공사들은 기상예보에 따라 174편의 항공기 운항을 취소했다. 하지만 예보와 달리 비행기 이착륙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강풍은 불지 않았다. 이로 인해 항공사가 입은 손실은 약 17억원 정도였다.

기상청 예보를 믿고 항공편을 취소했다가 피해를 입은 항공사들은 기상청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중이다. 기상청은 지난해 61일부터 국제선 항공기가 국내 공항에 착륙할 때 부과(1회 착륙 기준)하는 항공기상정보 사용료를 기존 6170원서 114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린 바 있다.

대한항공 등 국내 8개 항공사는 항공기상정보 사용료 인상률이 과도하고 정부가 권한을 남용했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인상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기상청의 손을 들어줬고, 항공사들은 항소한 상태다.

지난해 6월 한국항공협회는 국내 공항서 기상오보로 인한 회항 편수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420편에 달했다는 통계를 내놨다. 2015114, 2016179, 2017127편 등이다. 기상청의 오보로 회항하는 항공편이 23일에 한 번꼴로 나온 셈이다.

시민 불만
전국 폭발

앞서 기상청의 예보와 달리 비가 내리지 않아 피해를 입은 골프장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거론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지난 629일 남부지방에 최고 300비가 온다고 예보했지만, 실제 비는 거의 내리지 않았다. 제주 지역 골프장들은 기상 예보로 인한 예약 취소로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기상청의 빗나간 예보로 제주 지역 골프장은 한 곳당 수천만원 상당의 경제적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틀린 예보를 한 기상청은 이후 비가 내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밝혔지만, 손실을 메울 방법이 없는 골프장 업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부정확한 예보로 빈축을 샀던 제주기상청은 지난 7월 난데없는 눈 예보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10일 오후 제주기상청은 제주 지역 날씨를 흐리고 눈이라고 안내했다. 눈을 상징하는 눈 결정체나 함박눈을 연상하게 하는 눈사람 그림까지 띄워놓았다. 제주기상청의 이 같은 예보에 누리꾼들의 비난은 빗발쳤다.

제주기상청은 담당자의 입력 실수라고 해명했다.

지난 2월에도 기상청의 대형 오보가 있었다. 기상청은 215일 수도권에 눈 날림현상을 예보했지만, 실제로는 기습 폭설이 내려 출근길 대란이 일어났던 것이다. 눈 날림 현상은 눈이 내리기는 하지만 쌓이지는 않아 적설량이 없는 것을 말한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기상청은 서울 지역에 눈이 쌓일 것으로 예보를 수정했다. 당시 기상청이 예보한 적설량은 1가량이었다. 하지만 눈발이 점차 굵어지자 실시간으로 예보가 바뀌는 촌극이 일어났다.
 

그 전날 새벽부터 15이상의 폭설이 내릴 것으로 예보한 영동지방서 5가량의 눈이 내렸던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었다.

지난해 824일에는 역대 최악의 피해를 예고한 태풍이 예상과 달리 큰 피해 없이 지나가면서 기상청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19호 태풍 ‘솔릭’이 기상청 예보와 달리 조용히 넘어가면서 기상청의 과잉대응이 논란으로 떠올랐다. 기상청이 태풍의 예상 진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서울시 어린이집, 유치원, ·중학교가 휴업에 들어가면서 맞벌이 부부들이 곤란을 겪은 것.

당시 ‘기상청 예보관을 교체해달라’ ‘기상청을 없애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청원글이 폭주했다. 기상청은 당초 태풍 솔릭이 충청남도 보령 해안 일대에 상륙, 서울과 경기 일대를 직접적으로 타격해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예보했다. 또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예보하면서 대비를 당부했다.

행정력 낭비
비판 빗발쳐

기상청 예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전국 12개 시·7835개 학교가 기상청의 말을 믿고 휴교 조치했다.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조치였다. 하지만 기상청 예보와 달리 태풍 솔릭은 예상보다 훨씬 남쪽인 전남 목포 인근 해안에 상륙했고, 대전 일대를 통과하면서 세력이 크게 약화됐다. 수도권과 경기 지역은 태풍의 영향권에 들지 않았으며 강수량도 5내외였다.


태풍 솔릭에 대한 빗나간 예보 이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또 다시 기상청의 오보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829일 밤부터 서울과 경기 북부 등 수도권 지역에 기록적인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밤 사이 이 지역에 내린 비는 무려 400520에 달했다. 당시 쏟아진 폭우로 총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특히 이미 12시간 전부터 게릴라성 호우가 내리고 있는 상황서 기상청의 때늦은 호우경보도 빈축을 샀다.

기상청의 해명도 구설에 올랐다. 당시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출입기자들에게 당황스러움을 넘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상상하지 못한 현상이라며 “30년 가까이 기상청에 근무했는데도 처음 보는 현상이다 보니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상청의 해명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2017년 여름에도 강우량을 예측하지 못해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017911일 부산에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당초 기상청 예보보다 100이상 많은 비였다. 기상청은 부산을 포함한 남부지방에 시간당 30이상의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곳에 따라 최대 강수량이 150이상 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실제 부산에 쏟아진 강수량은 350를 넘었다. 기상청 예보와 비교해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지난 20177월엔 기상청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감사원이 결과 보고서를 내놨다. 기상청, 기상산업진흥원, 지질자원연구원 등 8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기상예보 및 지진 통보 시스템 운영 실태에 대한 감사였다.

항공사에 기상정보비 올려
부정확한 예보로 손실 발생

그 결과 최근 5년간 기상청의 강수 예보 적중률은 46%에 불과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기상청이 비가 올 것으로 예보한 5193회 중 실제 비가 온 경우는 3228(62%)였고, 비가 오지 않은 경우는 1965(38%)였다. 반면 비가 온다고 예보하지 않았지만 비가 온 경우는 무려 1808회에 달했다.

감사 결과는 그동안 강수 유무 예보 정확도가 92%에 이른다고 발표해온 기상청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기상청과 감사원의 산출 기준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기상청은 강수 유무 정확도가 90%가 넘는다고 발표하는데, 우리나라는 비가 자주 오지 않아 정확도가 아닌 적중률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기상청은 20106월 약 3500억원을 들여 천리안위성 1호를 발사했다. 하지만 이를 예보에 활용할 기술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해 국지성 호우, 폭염, 가뭄 등 국지 예보에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선 기상청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소속 정당을 불문하고 의원들은 입을 모아 기상청의 부정확한 예보에 대해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지난해 사상 최악의 폭염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기상청을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기상청에 대한 국민의 평가 점수가 점점 박해지고 있다국민은 기상청을 오보청, 구라청으로 부른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강효상 의원은 무능을 통감하지 않느냐차라리 기상청 문을 닫고 민간 용역업체에 4000억원을 들여 예보를 맡기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4000억원은 기상청 1년 예산이다.

당시 김종석 기상청장은 오보, 오차는 죄송하다면서도 사실 장기 예보는 단기와 달라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김 청장은 그럼에도 의원들의 잇단 질타가 이어지자 앞으로 오보청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예보관
전문성↓

기상청 오보가 여름철에 자주 나오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여름철 강수 예보는 겨울철과 비교해 고려해야 할 자연 변수가 많다. 북태평양 고기압, 오호츠크해 고기압, 티벳 고기압 등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큰 공기덩어리가 많아 그만큼 다양한 강수 시나리오가 발생한다. 예보관의 전문성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좋은 장비가 있어도 결국 판단을 내리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하지만 기상청 예보관들은 자주 보직이 바뀌는 탓에 전문성을 갖추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예보관실의 평균 근무경력은 6년에 불과하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기상청 슈퍼컴 5호기 도입 "600억원 든다는데과연?"

기상청은 약 600억원을 들여 슈퍼컴퓨터 5호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구축 사업자로 중국 정보기술 기업 레노바가 최종 선정됐다. 

사업비는 물품대 611억원을 포함 총 628억원으로 올해 연말 소형 시스템 등 초기분 물량을 도입한 후 내년 연말 대형시스템 구축이 완료된다.

차세대 슈퍼컴이 도입되면 기상청 기상관측 데이터 처리 속도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5호기는 현 4호기보다 8배 이상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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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