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두려움 떨치고 돌아온 '피겨여왕' 김연아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7.09 1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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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절대 믿는다…여왕의 성공적인 귀환을~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피겨여왕'의 선택은 역시 피겨였다. 김연아가 2014년 소치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계속한 뒤,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부담도 크지만 후배들과 한국피겨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남았다고 판단한 것. 당장 올림픽 출전권부터 확보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세계 피겨역사를 새로 쓴 여왕의 귀환에 전 세계 피겨팬들은 벌써부터 가슴 설레고 있다.

김연아는 지난 2일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김연아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선수생활을 지속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 같았다"면서 현역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어 "2014년 소치에서 현역 은퇴하겠다"며 "어릴 때 종착역은 밴쿠버였지만 소치로 연장했고 그곳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소치올림픽에서
아름다운 끝맺음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이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연아는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하면서 IOC 선수위원에 관심과 꿈을 키웠다"면서 "소치올림픽에서의 현역 은퇴는 새로운 꿈과 도전을 위한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다. 소치올림픽에서 18년 선수생활의 아름다운 끝맺음을 하겠다"고 전했다.

팬들의 관심과 기대에 대한 속마음도 꺼냈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이후 선수로서 어떤 목표를 찾기 어려웠고, 반대로 국민과 팬들의 관심과 애정은 더 커졌다"면서 "그런 관심과 애정이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느껴졌고 하루만이라도 거기서 벗어나고 싶었던 게 소망이었다"고 말했다.


선수로의 복귀를 생각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어린 후배 선수들로부터 자극과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밴쿠버 금메달리스트가 아닌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새 출발하겠다. 팬 여러분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아닌 국가대표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소치에 후배들과 함께 출전하고 싶다"고 응원을 기대했다.

김연아가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소치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해야 한다.

김연아는 가장 먼저 내년 1월에 개최되는 전국남녀피겨종합선수권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야 한다. 내년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리는 2013세계피겨선수권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서다.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 대회에서 종합순위 24위안에 들어야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다.

은퇴 후 IOC 선수위원 도전할 것…새로운 목표
팬들의 관심과 애정 큰 부담 "벗어나고 싶었다"

여기에 세계선수권 이전에 열리는 국제대회 중 한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28.00점, 프리스케이팅 48.00점을 넘어야 한다. 세계 15위권에 해당하는 점수다.

김연아는 지난해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 대회 이후 2011-2012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여자피겨스케이팅에서 그를 넘어설만한 마땅한 적수가 보이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종합선수권 1위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소치에 후배들과 함께 출전하고 싶다는 김연아의 바람이다. 세계선수권에서 10위 이내의 성적을 내야하는 것. 10위 안에 들면 한국에 올림픽 출전권이 2장 주어진다. 우승이나 준우승의 경우 출전권은 3장이 주어진다.

최근 여자피겨계의 수준이 떨어져 김연아가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은 높다. 2011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김연아가 피겨계에서 물러난 후 200점을 넘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대회 우승자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는 189.94점에 머물렀고 일본의 아사다 마오도 지난 시즌 최고점수는 184.19점에 불과했다. 떠오르는 신예 콤비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러시아)와 레오노바(러시아) 역시 각각 182.89점과 180.45점에 머물렀다.

반면에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점수인 228.5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토리노 세계선수권에서는 190.79점이다. 마지막 경기였던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194.50점이었다.

세계 피겨계 수준 하향
좋은 성적 가능성 높다

김연아가 본격적인 실전 준비에 들어간다면 언제든 우승권을 노릴 수 있는 기량이 있는 톱 클래스 선수인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외신들도 김연아의 성공적인 복귀를 점쳤다. 미국 <유니버셜 스포츠>는 지난 3일 메인 홈페이지에 "여왕은 왕좌를 탈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김연아는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아이스쇼와 홍보대사로 활동을 펼쳐왔다"고 복귀 소식을 전했다.

역시 미국의 <이그재미너>는 지난 2일 "여자 피겨선수 중 가장 강했던 김연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다시 한 번 빛낼 준비에 들어간다"며 "김연아가 소치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일본 <아사히 TV>는 나가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시미즈 히로야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연아가 올림픽에 출전하면 대회 수준이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피겨전문 사이트 '아이스 네트워크'에서 열린 김연아의 복귀 성공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는 곧바로 정상에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50%, 적응기간을 거치면 정상을 탈환할 것이라는 응답이 30%로 80%의 팬들이 여왕의 화려한 귀환을 확신하고 있다.

1990년 9월 경기도 군포에서 2녀 중 차녀로 태어난 김연아는 7살이 되던 해인 지난 1996년 고모의 낡은 스케이트를 신고 처음으로 피겨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6가지 점프 기술 중 악셀을 제외한 5가지 트리플 점프를 소화하며 '천재 피겨소녀'로 주위의 주목을 받아온 김연아는 타고난 천재성에다가 '연습벌레'이기까지 했다. 김연아를 지도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연습할 때 '이제 좀 그만하자'고 말려야 할 정도로 연습벌레다. 만족을 모른다"고 말할 정도였다.


어릴 적부터 계속된 부상은 김연아를 더욱 힘들게 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곤 했다. 특히 중학 시절 인대가 늘어나 점프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땐 은퇴까지 고려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천재 피겨소녀의 노력은 차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4년 9월 ISU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지난 2005년 11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세계 진출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김연아 시대'가 왔음을 세계에 알렸다.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두 차례 우승한 김연아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에 이어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정상까지 차지, 4개 대회를 연속 우승하며 세계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다.

그러나 시니어 무대에 진출한 김연아는 2006~2007 시즌에 시련을 맛봐야만 했다. 2006-2007 시즌 허리부상과 스케이트 부츠 문제가 겹치면서 은퇴까지 고려했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2006년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진통제 투혼을 발휘, 아픈 허리를 이끌고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를 11.68점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 화려하게 부활했다.

시련은 이제 그만
역사는 계속 된다

이어 2007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 3위, 그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대회 2연패를 일궈냈다. 이후 2008년 3월 세계선수권에서 2회 연속 동메달을 따내며 '국민영웅'으로 부상한 김연아는 4대륙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했고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김연아는 유니세프의 국제친선대사로 임명되어 공익홍보영상과 뉴욕 유엔본부의 기념행사에 참가했다.

<TIME>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과 미국 여성 스포츠 재단의 '올해의 스포츠 우먼'으로 선정되어 2010을 빛낸 유명인사들과 함께 시상식에 참가하기도 했다. 미주동포후원재단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떨친 공로를 인정받아 새미 리 박사와 함께 '자랑스런 한국인상'을 수상했고 김연아의 LA방문을 축하하기 위해 미국 LA시가 8월7일을 김연아의 날로 제정하고 LA명예시민증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다.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단짝 호흡을 자랑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결별했다. 코치와 계약이 끝나면 새로운 코치진을 찾는 것은 피겨계에서 흔한 일이지만 헤어지는 과정에서 볼썽사나운 진실공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국민들과 팬들은 김연아를 '스승을 배반한 제자'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선수생활 하느라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않는다'는 비판도 감수해야했고 2011년 12월1일 종편 개국을 맞아 건넨 축하인사로 인해 '국민여동생 김연아가 종편 앵커로 나섰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이외에도 경기에 출전해 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인터넷 상에는 '훈련 안 하고 TV에만 나오더니 그럴 줄 알았다' '하라는 훈련은 안 하고 광고만 찍냐? CF선수냐'는 댓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구슬땀 흘리며 훈련하는 후배들 보며 자극
여왕 복귀에 외신들 반색 화려한 귀환 확신

2011년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일반 대학생(고려대)으로 돌아와 교생실습을 마친 김연아에게 대학교수가 태클을 건 일도 발생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5월2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연아 선수가) 교생실습을 성실하게 간 것은 아니고요, 교생실습을 한 번 갔다고 쇼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거겠죠"라고 발언했다. 김연아가 대학교에서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하지 않으면서 대학생으로 취할 수 있는 이득은 쏙쏙 가져가고 있다는 것.

황 교수의 이 발언은 김연아가 대학생활과 교생실습에 스포츠스타의 특혜를 받고 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5월25일 같은 프로그램 전화인터뷰를 통해 김연아 관계자의 반대 증언이 나왔지만 논란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황 교수의 발언으로 선수의 명예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김연아 측은 5월30일 황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곧 고소를 취하했다. "일이 생각보다 너무 커졌고 계속 논란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김연아의 뜻이 반영됐다.

이후 한국중독정신의학회는 김연아의 맥주광고 출연이 청소년의 음주문화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맥주 광고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김연아가 1년 가까이 선수생활을 접고 휴식을 취한 대가였다. 이 때문에 지난 2일 열린 김연아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연아가 선수생활 은퇴를 선언할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금메달도 목에 걸어봤고, 지금까지의 기록만으로도 피겨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김연아가 부담감을 안고 현역생활을 연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두의 예측 깬
현역선수 연장

하지만 정작 당사자 김연아는 현역선수 연장을 선포했다. 훈련량을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면서 지옥훈련도 불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은 버렸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김연아가 종착역으로 선택한 소치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새 출발을 할 수 있을지, IOC 선수위원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연아 프로필>

생년월일 : 1990년 9월5일
직업 피겨 : 피겨스케이트 선수
키 : 164cm
코치 : 피터 오피가드(Peter Oppegard)
안무가 : 데이빗 윌슨(David Wilson)
소속사 : 올댓스포츠
가족 : 아버지, 어머니,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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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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