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물 만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6.10 10:41:26
  • 호수 12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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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번쩍 서에 번쩍 ‘미친 존재감’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양비’(양정철 비서관)가 돌아왔다. 문재인정권 출범 후 2선 후퇴와 백의종군을 택했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여의도의 ‘인싸’(인사이더, 무리에 잘 섞여 노는 사람들을 뜻하는 신조어)로 급부상했다. 국회의장·국장원장·지자체 단체장들을 잇달아 만나며 총선을 앞두고 ‘광폭행보’에 나서고 있다. 
 

▲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이 방랑생활을 끝내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산하 정책연구소 민주정책연구원장 책임자로 여의도에 복귀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양 전 비서관이 현 여권서 공식 직책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숨어 지내다 
세상 밖으로

민주연구원은 지난 4월29일 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양 전 비서관을 신임 민주연구원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양 원장은 취임 일성서 민주연구원 ‘병참기지론’을 펼쳤다.

양 원장은 “총선 승리에 꼭 필요한 병참기지로서 역할을 하겠다”며 “민주연구원이 총선을 앞두고 비상한 상황이다. 돌아오는 총선서 정책과 인재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해찬 대표와 연구원 운영 방안과 목표 등에 대해 충분히 의논을 많이 했다”며 “이 대표와 지도부를 잘 모시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양 원장의 복귀를 두고, 친문 세력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려는 여권 핵심부의 구상이 담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주연구원이 총선의 실질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이유다.


실제 양 원장은 연구원의 정책 연구 기능을 다소 축소하고, 총선 전략 수립 등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기존 연구원 멤버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이후 양 원장은 여의도서 가장 주목 받는 정치인으로 급부상했다. 국회의장, 국정원당, 여권의 유력 대권 잠룡인 광역단체장들을 잇따라 만나며 광폭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언론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양 원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달 16일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이날 만남의 공식적인 사유와 정치적인 의미는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양 원장은 인사 차 문 의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의장과 양 원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참모 중 하나였던 양 원장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문 의장을 모신 경험이 있다.  

이날 국회의장실서 20분 정도 대화를 나눈 양 원장은 예방 직후 “여의도에 계신 큰 어른께 인사드리러 온 것이고 참여정부 때 첫 비서실장을 하셨는데, 제가 의장님께 비서관 임명장을 받았다”며 “존경하는 정치 선배이자 어른이신데 최근에 여러 정치 상황에 대한 좋은 당부 말씀과 가르침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싱크탱크 맡은 ‘문의 남자’
단순 소통? 총선 앞두고 광폭행보

양 원장은 국회의장에 이어 서훈 국가정보원장과도 만찬을 가지며 ‘실세 행보’를 보였다. 양 원장은 지난달 21일 저녁 서울의 한 한정식 식당서 서 원장과 만찬을 가졌다. 4시간 가까이 이어진 만찬 이후 양 원장은 자리를 뜬 서 원장을 배웅했다.  

당 외곽 조직인 민주연구원을 맡으면서 원외인사인 양 원장이 대통령, 대법원장과 함께 ‘3부 요인’으로 꼽히는 국회의장에 이어 국정원장까지 두루 만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여권 내에선 양 원장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방증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 원장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독대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 함께한 만찬이었다”며 “사적인 모임이어서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반면 야당은 총선을 앞두고 양 원장과 서 원장의 만남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민감한 정보가 모이는 국정원 수장과 여당 싱크탱크의 수장이 만났다. 누가 봐도 부적절한 만남”이라며 “원래 잡혀 있던 사적인 모임이라는 해명은 국민을 우롱하는 무책임한 설명”이라고 비판했다.
 

▲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하지만 양 원장은 이런 비판을 뒤로한 채 이번에는 여권의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를 연이어 만났다. 서훈 국정원장과의 비공개 회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뒤 일주일 만에 가진 공개 행사였다. 

양 원장은 지난 3일 서울시청, 경기도청을 각각 찾아 서울연구원, 경기연구원과 정책 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와 지방정부의 싱크탱크가 정책 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원장은 “(박 시장은)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고, 정책의 보고이자 아이디어 은행”이라며 “좋은 협약을 통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정책적 성과가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수 배우러 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든든하다”며 “서울시의 많은 혁신 정책들이 문재인정부 들어 전국화하고 있는데(양 기관이) 좀 더 긴밀하게 협력해 정책 성과로 나오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총선 병참기지 
역할론 설파 

양 원장은 이어 경기연구원과의 업무협약 체결식서 이 지사를 만났다. 양 원장은 “지사님이 가진 획기적 발상, 담대한 추진력, 경기연구원에 축적된 연구성과와 민주연구원이 힘을 합쳐 경기도와 나라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에 이 지사는 “내년 선거도 그렇고 정책이 정말 중요한데 저희가 경기도에서 시범적으로 하거나 앞으로 할 일들을 연구원서 많이 받아주면 저희도 영광”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지방정부 싱크탱크의 정책 협약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역할과 입지를 굳히려는 양 원장과 국회 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두 대권주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만남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최근 한 방송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공안검사는 독재정권의 하수인”이라고 각을 세우고, 대북 식량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차기 대권 준비에 군불을 때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형 강제입원 등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달 16일 1심 무죄판결을 받은 이 지사도 재판 과정서 탄원서에 서명한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감사 인사를 하는 등 최근 빠른 정치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양 원장은 조만간 김경수 경남지사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양 원장은 “우리 당 소속이 아닌 단체장 관할의 싱크탱크에도 협약 제안을 했다.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국리민복에 보탬이 될 만한 좋은 정책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것이지, 선거로 해석하지는 말아달라”고 했다.

민주연구원의 위상과 역할을 ‘총선의 병참기지’라고 규정한 양 원장이 연이어 지자체를 방문하자 야당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잠룡으로 거론되는 광역단체장들과의 만남이 이어지는 것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나 원내대표는 “양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만 떠받들겠다는 ‘문(文)주연구원장’다운 오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양 원장이 서훈 국정원장과 만찬을 가진 것을 지적하며 “몰래 뒤에서 나쁜 행동을 하다 들키더니 이제는 대놓고 보란 듯이 한다. 지자체를 선거전략을 짜는 데 동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도 “양 원장의 발걸음이 수상하고 매우 부적절하다. 선거법 위반의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문의 남자’ 또는 ‘강성 친노’로 불렸던 양 원장은 이번 광폭행보로 ‘원외대표’라는 별명을 하나 더 추가했다. 이인영 원내대표와 함께 집권여당 민주당을 이끄는 양대 축이라는 점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이런 
원장은 없었다 

앞서 양 원장은 민주연구원의 총선 병참기지론을 언급했다. 민주연구원 부원장에는 재선 출신의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함께 김영진·이철희 의원과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이근형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가 맡아 전현직 전략기획위원장이 포진했다.

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재정 의원까지 포함해 부원장을 현역 의원이 맡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양 원장은 현역 의원을 총괄하는 위치서 총선 전 인재 영입 또한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처럼 민주연구원의 위상이 강화되는 것에 대해 경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대비한다기보다 민주연구원이라는 원외조직을 중심으로 당이 쪼개지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양 원장이 인재 영입 작업을 주도하면서 다선 의원을 젊은 정치 신인으로 대거 물갈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와 내년 총선까지 양 원장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외대표 별명이 향후 민주당 총선에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양 원장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서울팀서,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팀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이후 청와대에 함께 입성했다. 지난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문 대통령은 노무현재단 상임이사를, 양 원장은 사무처장을 맡았다. 양 원장은 지난 2011년 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의 출간을 돕기도 했다.

이후 양 원장은 2012년 제18대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 메시지팀장을 맡았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18대 대선 때의 ‘비선 실세’ 논란을 우려해 선대위 내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하며, 메시지 관리와 선거전략 수립 등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양 원장은 자타 공인하는 문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자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다.

양 원장은 1964년 7월4일 서울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생 시절 자민투(반미자주화 반파쇼 민주화투쟁위) 위원장과 한국외국어대학교 학보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노태우정부 시절인 1990년 9월 <언론노보> 기자로 있을 때 군 복무 중 보안사에 근무하던 후배로부터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 자료를 전달받게 되고, 그것을 <한겨레> 기자에게 전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했다. 

국회의장, 국정원장, 잠룡들 잇단 회동
19대 이어 다음 대선도 킹메이커 역할?

<한겨레>는 창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권력의 압력과 로비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언론매체였기 때문에 선택됐는데 <한겨레>의 심층취재 보도로 국방부장관과 보안사령관이 경질되고 보안사가 기무사로 개편되는 등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이 사건은 후에 영화 <모비딕>의 모티브가 됐다.

이후 양 원장은 시민단체 간사, 미디어 전문 기자 등으로 활동하다가 노무현을 통해 언론개혁을 이루고자 제1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무현 후보 대선 준비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노무현정부서 5년 동안 비서관을 지냈다. 

노 전 대통령 퇴임 후에도 비서관으로 활동하면서 저서 집필작업을 도왔던 그는 노 전 대통령이 2009년 5월23일 서거하자 ‘사람사는세상’ 홈페이지에 노 전 대통령의 글을 여러 개 올리면서 슬픔과 추모를 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해 9월 노무현재단이 설립됐다. 양 원장은 노무현재단의 사무처장을 맡으며 당시 노무현재단 상임이사였던 문 대통령과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때 문 대통령의 정계입문을 권유한 사람도 양 원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원장은 문 대통령이 2011년 출간한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을 기획하고 집필을 도왔다. 반향이 커지자 전국 각지를 도는 ‘북콘서트’를 기획해 문 대통령의 입지를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 <문재인의 운명>과 북콘서트의 흥행을 기반으로 2012년 문 대통령은 정계에 입문하게 된다. 이로써 양 원장은 ‘문재인을 호랑이 등에 태운 인물’이자 ‘킹메이커’로 불리게 됐다. 

문 대통령이 2016년 6월 민주당 대표직서 물러난 뒤 네팔로 떠나 히말라야 트레킹을 했을 때 동행한 사람도 양 원장이었다. 2016년부터는 문 대통령의 대선 준비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한 ‘광흥창팀’에 참여했다. 광흥창팀은 대선 후보의 일정, 정책, 메시지, 조직 등을 준비하는 역할을 맡았다.

2017년 대선에서는 문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회 부실장을 맡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손발을 맞추면서 대선 승리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를 만나야…
여의도 인싸

2017년 5월 문 대통령이 대선서 승리하자 당선에 큰 기여를 한 양 원장이 정부나 청와대로 다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양 원장은 2017년 5월16일 기자들에게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남기면서 정계와 거리를 두겠다고 선언했다. 그 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사는 작은형의 집에서 머물다가 일본 도쿄로 거처를 옮겨 2년여를 보내며 정치와는 거리를 뒀다. 2018년 4월부터는 도쿄 게이오대학교 법학과 방문교수로 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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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