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2기 참모진> ‘삼계탕 인사’의 비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1.14 10:26:40
  • 호수 1201호
  • 댓글 0개

보약일까 극약일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기 청와대 참모진’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인 올해 초 단행된 개편이다. 이번 개편의 키워드는 삼계탕(3선, 계파, 탕평)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구체적 성과를 내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인다.
 

청와대는 지난 8일 2기 참모진의 면면을 발표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노영민 주중대사,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강기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후임으로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을 각각 임명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 ”기업과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혁신적 포용 국가의 기반을 튼튼히 가져야 할 현 상황서 최고의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참모진 개편
성과의지 보여

노 비서실장과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은 모두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노 비서실장은 충북 청주서 태어나 청주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99년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17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해 19대 국회까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현역 의원이던 시절 국회 신성장산업포럼 대표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임 전 비서실장은 노 비서실장을 “국회서 다년간 신성장산업 포럼을 이끌며 다져온 산업·경제계 등 각계 현장과의 풍부한 네트워크 및 소통 능력이 강점이며, 민생경제 활력을 불어넣어 포용 국가의 기틀을 다져야 할 상황서 비서실을 지휘할 최고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강 정무수석은 전남 고흥 태생으로 광주 대동고와 전남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행정대학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노 비서실장과 마찬가지로 17대 때부터 19대 때까지 국회의원을 지낸 중진급 인사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국민대타협기구 공동위원장 등을 역임한 이력을 가졌다.


임 전 비서실장은 강 정무수석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자세와 정무적 조정 능력으로 여야 협상은 물론 기초노령연금법 제정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타협을 이루는 등 남다른 능력을 보인 정치인”이라며 “특히 공동위원장을 맡아 성공한 공무원연금 개혁은 헌정 사상 첫 국회 주도의 국민 대타협으로 평가 받는다”고 설명했다.

3선 중진 노·강 전면 배치
계파 핵심으로 친문진영 강화

두 사람의 공통점은 비단 국회 경력만이 아니다. 두 사람 모두 핵심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다. 노 비서실장은 두 번의 대선 모두 문 대통령의 곁을 지킨 정치적 동지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수행했으며, 지난 2017년 대선 당시에는 조직본부장을 맡아 문 대통령 당선에 공을 세웠다.

강 정무수석은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을 때 당 정책위의장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지난 2017년 대선 때 문 대통령 캠프의 총괄수석부본부장을 맡았다. 호남 출신인 강 정무수석은 지난 2016년 ‘호남홀대론’이 불거졌을 당시 안철수 전 대표 측으로 이탈하는 여타 호남 지역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과 달리 당에 홀로 남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이번 청와대 개편을 두고 계파에 치중된 인선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친문 진영을 더욱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 4당은 이번 청와대 개편을 일제히 지적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요약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인의 장막에 가려져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또다시 대표적 친문계 인사로 청와대를 채우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누가 봐도 친정 체제 구축”이라며 “국민 눈높이서 심각한 하자가 있는 비서진으로 채워졌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역시 “친위체제를 더욱더 굳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일각서 제기된다”고 총평했다.


문 대통령은 세간의 지적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서 그는 “친문을 강화했다는 언론 평가는 좀 안타깝다”며 “노 비서실장과 강 정무수석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오로지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핵심 친문
청와대로

‘2기 청와대’ 인선으로 청와대의 친문 성향이 강화됐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청와대는 둘 모두 대통령 비서기 때문에 친문 아닌 사람이 없는데 더 친문으로 바뀌었다고 하면 임 전 비서실장이 섭섭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어 넘겼다.

그럼에도 집권 중반을 맞은 문 대통령이 국정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서 친문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 ⓒ청와대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의 난관을 돌파하는 데 공직 기강을 잡는 것이 급선무인데, 노 비서실장이 군기반장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10년 넘게 그와 함께 국회의원 생활을 했으니 그에 대해 알 만큼 안다. (노 비서실장을) 한마디로 평가하면 카리스마를 갖춘 제갈공명 같은 인물이다. 또 시인으로서 부드러움도 겸비했으니 외롭고 힘든 국민들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국민들에게는 힘껏 응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에 대해서는 나름의 탕평인사라는 평가다. 서울 태생인 그는 서라벌고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언론에 33년간 몸담으며 MBC 문화과학부장과 LA 특파원 등을 거쳤다. MBC 노조를 만든 사람 중 한 명이다. 언론외길만 걸어온 윤 수석을 친문으로 분류하기는 힘들다.

탕평인사로 ‘계파무관’ 언론인 선택
50%대 지지율 회복…쇄신효과 보나?

오히려 청와대가 현역 언론인을 인선한 부분이 논란을 불러왔다. 문 대통령은 윤 수석과 함께 여현호 전 <한겨레> 선임기자를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이는 정부여당의 앞선 발언과 정면 배치된다. 민주당은 지난 2014년 박근혜정부가 당시 KBS 문화부장이었던 한국당 민경욱 의원을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하자 “관언유착 정도가 아니라 공영방송에 소속된 언론인을 청와대 직원쯤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쏘아붙인 적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 2015년 정연국 당시 MBC 시사제작국장이 청와대 대변인에 발탁되자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권력에 유화적인 언론 문화가 정착된다면 권언유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한 인사임을 지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야당은 문 대통령의 이번 인선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로 규정하고 파상 공세에 들어갔다.

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권력에 대한 감시를 가장 큰 본업으로 삼아야 할 현직 언론인이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곧바로 ‘권력의 나팔수’를 자청하는 행태는 일그러진 언론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언론인이 청와대로 바로 오는 것이 괜찮냐고 비판한다면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언론의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 공공성을 제대로 살려야 할 청와대에 와 이를 잘해준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언론인 직행
권언유착?

문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7∼9일 사흘 동안 유권자 1510명을 조사하고 지난 10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약 두 달 만에 50% 선을 회복했다. 전주 대비 3.7%포인트 상승한 50.1%를 기록했다. 지난 4일 44.8%였던 지지율은 2기 청와대 참모진 개편 계획을 알렸던 지난 7일 48.3%로 상승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참모진 개편으로 분위기 쇄신에 성공한 문정부 청와대가 2019년 어떤 성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