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발전 앞장선 10대그룹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6.18 14: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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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강국 뒤엔 "우리가 있다"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10대그룹의 2011년 스포츠 지출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체육예산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그룹은 비인기 종목 발전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불리한 신체조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스포츠강국을 달성할 수 있는 배경에는 우리 기업들의 역할이 지대했다.

지난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10대그룹의 지난해 스포츠 지출을 조사한 결과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예산의 절반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0대그룹의 스포츠 지출은 4276억원.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예산은 8403억원이다.

10대그룹은 비인기종목 선수단 운영에 471억원, 협회지원 140억원, 주요 국제대회 유치 및 개최에 714억원을 후원해 총 1325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지원금 4276억원의 31%에 이르는 금액이다.

버팀목 역할 '톡톡'

10대그룹은 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탁구, 레슬링, 양궁, 태권도, 배드민턴, 육상, 사격, 수영 등 18개의 비인기종목에서 23개의 실업팀을 창설해 장기간에 걸쳐 운영해왔다. 비인기종목 32개의 절반 이상을 10대그룹이 커버해온 것이다.

또한 10대그룹은 육상, 빙상, 양궁, 핸드볼, 펜싱, e스포츠, 체조, 골프, 탁구, 사격 등 10개 종목협회의 회장직을 맡아 해당 분야 스포츠 발전도 선도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빙상은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양궁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핸드볼은 최태원 SK회장이, 체조는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이 각각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지원의 결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해당 종목의 선수단과 기업 운영 선수단 소속 선수들이 금메달 7개와 은메달 7개, 동메달 4개를 획득하는 등 한국이 종합 7위(금13, 은10, 동8)의 성적을 달성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역시 해당 종목에서 획득한 메달(금45, 은17, 동32)이 전체 획득 메달의 40%를 웃돌아 한국이 아시아 2위(금76, 은65, 동91)를 수성하는데 기여했다.

특히 한화그룹에서 집중 지원하고 있는 사격에서는 단일 종목 역대 최다인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획득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10대그룹은 비인기종목 뿐 아니라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골프, 바둑 등 6대 프로스포츠 종목에도 막대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에서는 10대그룹이 27개의 프로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동안 2951억원을 지출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08년 12월 발표한 '2009~2013 스포츠산업 중장기계획'에 따르면 국내 프로구단이 적자 누적으로 대기업 지원 없이는 독립경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평균 적자규모도 야구 150~200억원, 축구 100~150억원 등으로 막대한 수준이다.

프로스포츠단을 운영하는 모 기업 관계자는 "입장료 수입은 한정된 반면 매년 구단 운영비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적자가 심화되는 국내 상황을 감안할 때 프로스포츠 선수단 운영은 CEO의 사회공헌 의지가 없다면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스포츠 지출,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예산 절반 수준
비인기종목에 적극적 지원 "사회공헌 일환"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1998년부터 15년째 축구단 구단주를 맡을 정도로 축구사랑이 남다르다. 허 회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직접 경기를 관전하면서 해외전지훈련장도 직접 찾아가 선수단 격려에 힘쓰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97년부터 빙상역사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97년부터 빙상연맹 회장을 맡았고 이후 김연아, 모태범, 이승훈, 이상화 등 유망주들을 발굴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빙상 전종목에 걸쳐 금메달을 따내며 종합 5위의 쾌거를 올린 배경에는 이 회장이 있었다.

양궁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아들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현대차가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1985년부터 회장직을 맡아 지원을 시작했고 정의선 부회장의 뒤를 이어 27년째 양궁선진화에 힘쓰고 있다. 지금까지 200억원 이상의 재정을 지원했고 훈련법 개발, 심리요법, 장비개발 등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이 결과 1984년부터 2008년까지 7번의 올림픽 동안 양궁에서 금메달 16개를 획득했다.

핸드볼은 최태원 SK회장이 2008년 협회장에 취임한 이래 지난해 434억원의 예상 지원을 통해 국내 최초 핸드볼전용경기장을 설립하고 올해 1월 해체위기에 놓인 용인시청 여자핸드볼팀을 인수해 실업팀을 창단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또 핸드볼발전재단을 설립해 1000여 명의 학생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했다.

2008년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탁구사랑도 남다르다. 조 회장이 협회장이 오르기 불과 몇 달 전 탁구협회가 내분으로 사분오열되면서 남녀 탁구대표팀 유남규?현정화 감독이 사임했고 당시 협회장도 퇴진했다. 여기에 조 회장이 나서서 특유의 조직 관리 능력과 운영능력을 발휘해 사태 수습을 원만히 했다. 이후 조 회장은 선수 육성 지원, 심판 및 지도자 양성 등 제도 개선으로 한국 탁구 발전 전기를 마련했으며 아시아탁구연합 부회장으로 선임된 이래 중국, 러시아, 스웨덴 등과 탁구 교류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그 외에도 삼성은 육상·e스포츠, SK는 수영, 포스코는 체조·럭비, 현대중공업은 씨름, 한진은 스피드스케이팅, 한화는 사격·승마 등의 발전에 힘쓰고 있다.

기업 공헌도 과소평가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들어 주요 기업들의 비인기종목 지원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있어 고무적이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들 기업들의 스포츠 지출이 대부분 마케팅비용으로 회계처리 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이 과소평가 받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조사가 짧은 역사와 불리한 신체조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스포츠강국을 달성하고 하계·동계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5번째 국가 되는데 우리 기업들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재인식 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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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