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올해만 해도 벌써 세 번째. 신종 변태남들이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극장 자위남에 이어 지하철 야동남, 고속버스 추태남까지 그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이들은 남의 따가운 시선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민망한 상황을 연출한다. 이 때문에 피해보는 쪽 역시 주위 사람들이다. 예전에는 여중·여고 앞 '바바리맨' 때문에 골머리를 썩었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의 변태들은 더욱 다양하고 자극적인 수단을 이용해 피해를 준다. 대한민국이 변태들의 아지트로 변해버린 원인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2012년 대한민국 극장가는 여름이 채 오기도 전에 화끈한 영화들로 후끈 달아올랐다. <간기남>에 이어 <은교> <후궁>까지 다소 노골적이고 야한 장르의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관객의 말초신경을 자극했다. 극장 안에는 다양한 변태들이 출몰했고 무방비 상태에서 피해를 본 많은 여성들이 '변태남'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을 요구했다.
'변태남'에도 종류가?
극장 변태남들은 영화상영 중에 남녀의 정사신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바지를 내린다. 그리고선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며 자신만의 행복한 시간(?)을 갖는데, 특히 여성관객 주위에 자리를 잡고 변태행각을 벌이는 사례가 많다고 전해졌다. 한 여성은 영화를 보다 말고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온 사건이 발생했다.
한 극장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높은 노출수위로 마케팅 경쟁을 벌이는 영화들이 속속들이 나오면서 부녀자를 노리는 변태들이 자주 출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피해를 입은 이모씨는 "시간이 없어서 조조영화를 보려고 (극장에) 갔는데 한참 보는 도중에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처음엔 이른 아침이라 "누가 잠꼬대하나' 생각했는데 계속해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느낌 상 불안해서 뒤돌아보니 어떤 남자가 희한한 자세를 취하며 변태행위를 벌이고 있었다"며 당시의 충격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비슷한 사례를 겪은 조모씨도 "개봉 전부터 화제를 끌었던 영화라서 친구랑 같이 보러갔는데 우리 옆자리에 어떤 중년남성이 대놓고 변태행각을 부렸다. 우리와 눈이 마주쳤는데도 그는 너무나 당당했다. 오히려 우리가 더 민망할 정도였고 영화고 뭐고 바로 자리를 피했다"며 수치스러워했다.
이들은 주로 관객이 별로 없는 시간대인 심야상영이나 조조상영을 노린다. 그 시간대에는 관객 수가 별로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자리를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영화상영이 시작되면 극장 내부는 온통 까맣게 변해 변태들이 아무렇지 않게 자위행위, 신음소리 등 각종 변태행각을 저지를 수 있다. 최근 이런 사례가 급증하면서 피해자들의 고발 횟수도 늘었지만 제재하기란 쉽지 않다.
관계자는 "한 번 피해신고가 접수되면 그 남성은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극장 내 남성 직원을 동원해 가해자를 계속 주시하지만 잡기가 힘들다. 변태들을 제재하기 위한 실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며 극장의 허술한 시스템에 우려를 표했다.
지난 4일 유투브에 충격적인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제목은 바로 '1호선 지하철 야동남'.
그 영상에는 퇴근 길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지하철 안에서 한 중년남성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야동을 시청하고 있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20분 넘게 야동을 시청하는 아저씨를 보다 못한 사람이 그 상황을 몰래 찍어 유투브에 올렸다.
여성들 앞에서 버젓이 음란행위 일삼아
장소가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당당하게!
그는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퇴근시간에 야동을 시청한 아저씨. 주변 여성들이 불쾌해했다"는 설명글을 덧붙여 영상과 함께 게시했다. 그런데 그 영상 안에는 더 충격적인 사실이 숨어있었다. 영상 속 중년남성은 이어폰도 꽂지 않은 채 버젓이 야동을 시청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어폰을 꽂는 것은 공공장소 내의 기본 에티켓으로 알려져 있다. 노래를 듣거나 DMB를 시청할 땐 무조건 이어폰을 꽂는 게 예절인데 심지어 야동을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했다. 그의 몰지각한 행동에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수군 댔지만 오히려 그는 그 상황을 즐기는 듯 영상에 더 집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 영상을 본 대구의 한 여성은 "내가 그 상황에 있었다면 민망해서 그 남자의 행위를 찍지도 못했을 것 같다. 급히 자리를 옮겼을 것"이라며 불쾌해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블로그에 '야동남 기사'를 게시하며 "야동을 보는 것은 자기 자유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소리까지 켜놓고 20분 넘게 야동을 시청한 행동은 같은 남자로서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야동남의 행동을 지적했다.
지하철 야동남에 대한 비난의 열기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바로 다음 날인 지난 7일 또 다른 변태가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인터넷상을 뜨겁게 달궜다. 그는 일명 '고속버스 추태남'으로 불리며 사람들에게 비난세례를 받았다. 한 여성은 "전남 나주에서 무안군으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상습적으로 변태행각을 한 남성에 화가 난다"며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관련 사진까지 첨부하며 항의했다.
"그 남성은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 다니며 여성승객들 앞에서 바지를 벗고 민망한 행동을 연출했다. 무방비로 당한 나를 포함한 피해자들은 성적수치심을 안고 그 장면을 찍은 후 버스 운전기사에게 보여주며 변태행위를 하는 남성에 대한 제재를 요구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이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그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조치가 이뤄진다면 재발의 위험성을 보다 감소시킬 수 있다"며 우리나라 사법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처벌수위 높여야"
그렇다. 우리나라는 각종 변태들에게 '공연음란죄'라는 벌금형의 경미한 처벌제도만 적용하고 있다. 이로써 변태들은 날이 갈수록 더 자극적인 행위를 일삼게 되고 심각한 범죄까지 저지르는 상황에 이르러있다. 전문가들은 "그들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이고 치료감호법을 적용해 재범의 위험성을 낮춰야 한다. 지금은 변태들의 행위가 단지 주목받고 싶어서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런 범행이 지속된다면 훗날 강간범이나 연쇄살인마로 발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사법개정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