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지난 11일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 “역대 검찰 중 지금처럼 불신을 받고 있는 검찰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돈봉투 사건, 불법사찰 사건, 파이시티 사건에 이어, 이번 내곡동 사저 사건의 처리 결과도 이미 예상된 것과 한 점의 차이도 없다”며 이같이 탄식했다.
그는 이어 “여기서 한 가지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라며 “사람들 뇌리에서 점차 멀어져 가고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젊은 검사들과 계급장 떼고 대화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막 가자는 것이지요?’라는 그 유명한 조크가 바로 그 만남에서 만들어졌지요”라며 2003년 초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젊은 검사들 간의 공개 설전 당시를 상기시켰다.
그는 “그때 우리는 대통령조차 무서워하지 않는 젊은 검사들의 패기에 놀랐습니다. ‘아, 이렇게 정의감이 강한 검사들이 다 있나?’라고 경탄했습니다”라며 “(그런데) 이 시점에서 내가 갖는 의문은 지금 그들이 모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변호사 등으로 전직하지 않고 아직 검사로 남아 있다면 검찰의 중견간부 이상의 중책을 맡고 있을 게 분명합니다”라며 “그들은 지금 검찰의 모습이 십 년 전 자신들이 펼쳐 보였던 이상과 부합된다고 만족하고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는 결론적으로 “사람은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십 년 전 일이지만 지금도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라며 “입으로만 부르짖는 정의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실천으로 정의를 보여줘야만 비로소 언행이 일치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라고 철저한 책임 추궁을 촉구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1일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해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 등 7명에게 전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