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말 둑 터진 '4대강 게이트' 실체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6.12 10: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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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혈세 1조원 서로 짜고 빼먹고 봐주고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대강 사업이 정권 말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8개 건설사가 서로 짜고 공사비를 부풀려 혈세 1조원을 빼돌린 것이 적발됐고,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이 사업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은 이 문제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고 건설노조가 4대강 참여업체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폭로하면서 검찰은 현재 진행 중인 일부 업체의 감독 공무원 뇌물수수 수사를 비자금 수사로 확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일 전원회의를 열고 19개 건설사가 4대강 사업에서 부당한 공동행위를 했다며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19개 건설사 가운데 상위 8개사에 과징금 1115억4100만원이 부과됐는데 이는 애초 계획한 1561억원보다 약 28% 낮춘 금액이다.

“조사 협조했다”
형사고발조치 철회

공정위의 이 같은 결정에 해당 건설사들은 담합 사실을 부인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공정위가 담합으로 본 업체 간 협의체는 4대강 사업이 국책사업으로 변경되기 전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되던 '한반도 대운하사업'의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이었다는 것.

여기에 4대강 공사 시 난공사 구간이 많았고 잦은 홍수와 정치적 갈등에 따른 공사 지연, 세굴 현상 등에 따른 보수보강 공사로 건설사별로 최대 수백억원의 손해를 봤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가장 높은 과징금을 받은 건설사는 대림산업으로 225억4800만원을 받았다. 이어 현대건설은 220억1200만원, GS건설 198억2300만원, SK건설 178억5300만원, 삼성물산 103억8400만원, 현대산업개발 50억4700만원, 포스코건설 41억7700만원순이다.

MB정권 최대 국책사업에 대한 평가 시작
대통령 친·인척 사업 비리 연루 의혹 제기

담합을 주도하지 않은 금호산업, 쌍용건설, 한화건설 등 8개 건설사에는 시정명령을, 롯데건설, 두산건설, 동부건설 등 3개사에는 경고조치를 내렸다.

4대강 공사 15개 구간의 낙찰금액은 총 4조1000억원으로 예정가의 93% 수준이었다. 일반적으로 경쟁 입찰의 낙찰가율이 65%선에서 결정되는 것에 비하면 4대강 공사비가 1조원 가량 더 들었다는 추측이 나온다.

하지만 공정위가 8개 건설사에 부과한 과징금은 전체 낙찰금액에 3%에 해당할 정도로 미미하다. 여기에 공정위는 형사고발조치까지 철회했다. 애초 공정위는 담합을 주도한 6개사 담당임원을 고발키로 했지만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며 철회했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수십년간 공공공사에서 담합이 근절되지 않는 근본원인은 담합으로 얻는 이익이 적발 시 부과되는 과징금보다 월등히 크기 때문"이라며 "현 정부의 핵심 토건사업인데 공정위의 탕감된 과징금 부과는 이해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공정위의 '솜방방이' 대응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 공정위의 4대강 담합 제재가 담합 의혹이 제기된 지 2년8개월 만에 이뤄져 늑장 처리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해당건설사 담합 부인
강한 반발 나서

2009년 10월8일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처음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6대 대형건설사들이 2009년 5~7월 서울 호텔과 음식점 등에서 수차례 회의를 열어 1차 사업 15개 공구를 1~2개씩 나눠 맡기로 합의했다"고 구체적인 정황까지 제시한 바 있다.

이에 공정위는 2009년 10월 중순 바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정호영 전 공정위원장은 2009년 11월11일 국회 답변에서 "담합 관련 정황을 포착했다"고 말했지만 이틀 뒤인 13일 공정위는 "정 위원장의 말은 와전된 것이다"며 말을 바꿨다. 당시 청와대 입김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만 김석호 공정위 카르텔국장이 2010년 2월 국회에서 "건설사들을 세 차례 조사했다"고 말했고 정 위원장도 같은 해 10월 "담합 의혹을 모니터링 중이다"고 밝히는 등 조사가 진행 중임을 내비쳤다. 정 위원장의 후임인 김동수 위원장도 지난해 3월 국회에서 "담합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고 9월에는 조사가 마무리 단계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건설사에 대한 제재는 지난 5일에야 이뤄졌다.

이석현 의원은 조사가 늦어졌던 점에 대해 "공정위가 청와대의 말에 왔다 갔다 하면서 정략적으로 시간을 끌어온 탓"이라고 주장했다. 최승섭 경실련 간사도 "이제 공사가 다 끝났고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안 남았으니 '임기 내에 털고 가자'는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공정위는 "해당 건설사가 많은데다 협력업체, 설계회사, 식당까지 점검했기에 조사 기간이 많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많든 적든 공정위가 현 정권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 입찰과정에서 담합한 8개 건설사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계기로 대통령선거를 불과 6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4대강 게이트'로 번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낙동강 칠곡보 건설을 맡았던 시공사와 관리·감독을 맡은 공무원 사이에 벌어졌던 뇌물거래가 검찰 수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SK건설 등 8개사 나눠먹기 들통
건설사 담합 2년8개월 조사 끝에 쥐꼬리 과징금

대구지검 특수부는 지난달 26일 낙동강 칠곡보 건설을 맡은 A사로부터 공사감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9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부산국토관리청 6급 공무원 이모씨 등 공무원 3명을 구속했다. 또 공사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 40여억원을 조성한 A사 임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 8명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시공사가 공사 진척도에 따라 받는 기성금 수령을 위해서는 현장점검을 담당하는 국토관리청의 '도장'이 필요한데 공무원들은 이 도장값을 시공사 측에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공사 점검기간뿐만 아니라 휴가·명절 때에도 돈을 요구하는 등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중하위 공무원이 사법처리 된 것으로 검찰이 진행하는 4대강 비리 수사의 시작에 불과하다. 건설업계와 포항지역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대통령 측근 비리가 터져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4대강 사업자 선정 과정에 현 정부 실세들이 영향력을 행사했고, 특정 학교 출신 인사들이 사업권을 줄줄이 따냈으며 이 과정에서 거액의 자금이 오갔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낙동강 비리 수사
4대강으로 번지나

실제로 낙동강 공사구간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의 모교인 동지상고 출신들이 대표로 있는 중소업체 7곳이 대기업 컨소시엄에 포함돼 공사지분을 확보하고 공동도급 형태로 사업에 참여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런 일은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 등의 배후가 없이는 어려운 일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과거에도 4대강 사업에 대통령 친·인척이 연루된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안동지청이 이 대통령 손윗동서의 막내동생인 황모씨를 불구속 기소한 사건이 그것인데, 황씨는 2010년 10월 대통령과 특수관계임을 내세워 4대강 사업 하도급공사 수주, 공기업 취업 알선 등의 명목으로 피해자 3명에게서 26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의 형인 황태섭씨는 김윤옥 여사의 둘째언니 남편으로 과거 이 대통령 후원회 사무국장을 지냈다.

작년 3월엔 이 대통령의 사촌형 이모씨와 두 아들이 4대강 사업권을 미끼로 건설업자에게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피소돼 수사를 받은 사건도 발생했다. 검찰은 "사기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4대강 사업을 통해 돈을 벌려고 했던 점은 인정됐다.

검찰 전면 내사
감사원 감사 착수

검찰은 이미 4대강 사업 비리에 대한 전면 내사에 나섰고 감사원도 최근 감사에 착수했다.

민주통합당도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비자금, 측근 관련 혐의를 밝혀내겠다는 기세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6일 "지난 2009년 이석현 의원이 제기했던 4대강 사업 입찰 참여 건설사의 담합 혐의가 드디어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하면서 "반드시 4대강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통해 4대강 사업이 얼마나 추악한 비리와 부정, 환경 재앙의 산물인지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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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